- 산행일 : 2004. 7. 27(화)∼7.29(목) 맑음


- 산행자 : san001 등 7명


- 산행요약

■ 산행코스 : 성삼재∼노고단∼반야봉∼주능선∼천왕봉∼치밭목대피소∼유평리

■ 산행거리,시간 : 산행거리 39.7km, 산행시간 16시간20분, 총시간 28시간33분

(1일째)
성삼재∼(2.5km,42분)∼노고단대피소∼(11분)∼노고단고개∼(3.2km,38분)∼1,424봉∼(24분)∼임걸령샘터∼(1.9km,25분)∼노루목∼(1.0km,29분)∼반야봉∼(1.5km,33분)∼삼도봉∼(0.8km,17분)∼화개재∼(1.2km,30분)∼토끼봉∼(3.0km,1시간)∼연하천대피소∼(0.7km,15분)∼음정갈림길∼(1.4km,44분)∼형제봉∼(1.5km,42분)∼벽소령대피소∼(2.4km,46분)∼선비샘∼(1.8km,1시간18분)∼칠선봉∼(1.5km,32분)∼(0.6km,16분)∼세석대피소
  : 산행거리 24.4km, 산행시간 9시간43분, 총시간 17시간23분

(2일째)
세석대피소∼(0.7km,15분)∼촛대봉∼(1.9km,47분)∼연하봉∼(0.8km,10분)∼장터목대피소∼(0.6km,22분)∼제석봉∼(1.1km,40분)∼천왕봉∼(0.9km,22분)∼중봉∼(1.3km,40분)∼써래봉∼(1.8km,45분)∼치밭목대피소∼(1.1km,27분)∼무재치기폭포∼(0.7km,19분)∼유평리갈림길∼(4.4km,1시간50분)∼유평리
  : 산행거리 15.3km, 산행시간 6시간37분, 총시간 11시간10분




- 산행기


【1부】

산행코스 : 성삼재에서 벽소령대피소까지
산행자    : 한걸음 2, 어나더, 고요, 신기루, 알점점, san001 등 7명


〈출발〉

용산역 대합실. 설레는 마음으로 모인 일행들이 산더미 같은 배낭을 메고 나타난다. 특히 키만큼이나 큰 배낭을 멘 알점점님... 13KG, 가히 무게와의 전쟁이다. KTX가 개통된 후 깔끔하게 새단장을 한 무궁화호 또한 여행 기분을 UP 시킨다.

잠을 청하기 위해 얼려온 맥주 샤베트로 기분 좋게 한잔하며 지리산 종주의 성공을 기원한다. 억지로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어느새 깜빡 잠이 빠져들고... 아득히 알점점님과 어나더님의 대화 소리가 내릴 때까지 계속된다. 잠은 안자고 갈 수 있을지...


〈구례구역〉03:50

기차가 텅 빌 정도로 등산복을 입은 많은 사람들이 구례구역을 내린다. 대합실을 나오면 여기저기 택시의 호객. 버스가 기다리고 있지만 이미 만원. 6인승 밴 택시가 30,000원. 7명이라는 이유로 40,000원에 성삼재로 향한다. 시간절약과 입장료 무료라는 측면에서 보면 적당한 가격이라는 생각.


〈성삼재〉04:18/04:33

벌써 여러팀이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유일하게 불빛이 있는 화장실 앞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리며 산행준비를 한다. 맑은 밤하늘에는 오랜만에 보는 별빛... 유별나게 밝은 샛별이 우리의 산행을 축복하는 듯하다.  


〈노고단대피소 가는 길〉

랜턴을 착용하고 노고단 가는 너른 길을 따른다. 잘 정비되어 어둠속에서도 걷기가 편하다. 완만한 길이지만 몸이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무게에 대한 적응이 되질 않아 힘들어 보인다. 약20분 정도... 평탄한 길을 만나며 여명의 새벽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무냉기전망대(04:57)를 오르면 광활하게 펼쳐지는 구름바다. 그리고 그 아래 꿈을 꾸는 도시 구례의 깜빡이는 불빛... 답답하던 마음이 시원하게 풀리며 감탄이 절로 나온다. 노고단의 스카이라인 또한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을 배경으로 아주 선명하다.

그런데 전망대 옆의 안내판에는 무냉기에서 화엄사까지 입산통제 안내... 지리산 종주를 위해 성삼재를  피해 일부러 이 길을 힘들게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잠시 도로를 벗어나 어두운 수풀길을 따르면(편안한 길보다 1.6km 단축) 이내 노고단대피소. 이른 아침부터 많은 등산객들이 식사준비가 한창이다.


〈노고단대피소〉05:15/06:05

배낭 무게도 줄일 겸 아침을 먹기로 한다. 서로 풀어내는 먹거리. 일단 해 가지고 온 밥(신기루님, 알점점님)이 우선... 한걸음님의 햇반 처리 걱정이 태산이다. 어나더님은 슈퍼를 옮긴 듯한 각종 통조림... 언제 줄어들려나... 대신 한걸음님이 댓병으로 가지고 온 소주로 반주를 겸한다. 다시 한번 종주 성공을 기원하며 위하여를...

이제 대장정의 출발. 노고단고개로 가는 계단길은 역시 인내의 길. 별 것 아닌 길이지만 여기만 오면 몸이 무거워진다.


〈노고단고개〉06:16

너무나 맑고 쾌청한 날씨... 우리를 축복하는 듯 시원한 바람도 스치고 지나간다. 노고단 정상의 돌탑, 반야봉의 우뚝한 산세 뒤로 천왕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가야할 긴 여정... 아득히 멀리 보이지만 두려움은 없다. 연가 식구들과 같이 할 수 있으므로...

임걸령으로 가는 길은 대체로 평탄하다. 노고단 정상이 통제되어 있는 관계로 등산로는 노고단의 숲속 사면으로 이어진다. 약20분후 주위가 트이며 돼지평전(06:38)이라는 안내판을 만난다. 왕시루봉의 갈림길이지만 현재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다.

완만한 오름길. 전망 좋은 바위지대를 지나면 돼지평전 안내판이 있는 1424봉(06:54)에 오른다. 쉽게 지나왔지만 벌써 노고단고개가 아득히 멀리 보인다.  


〈임걸령〉07:18/07:30

다시 숲길. 피아골삼거리(07:10)를 지나 임걸령샘터까지는 평탄한 길.
임걸령샘터는 등산로보다 높이가 약간 낮아 간혹 놓치기 쉬우나, 지금은 나무 울타리로 잘 정비가 되어 있다.

배낭을 내려놓고 목을 축인다. 아직까지는 어려운 길이 없어 모두 종주에 대한 자심감으로 충만해 있다. 더구나 반드시 올라가야 할 반야봉도 눈앞에 웅장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지척 거리. 하지만 종주의 첫 번째 고비는 노루목 오르막길.


〈노루목〉07:55/08:07

가파른 오르막. 무게의 고통이 더해진 발걸음이 더욱 무겁다. 25분만에 전망바위가 있는 노루목에 오른다. 짙은 수풀로 뒤덮인 피아골의 깊이에 잠시 거대한 지리산의 매력에 빠진다.

노루목은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주능선을 타고 바로 삼도봉으로 가는 갈림길로서 반야봉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거리상으로는 약1.6km, 시간상으로는 약40∼50분 정도 더 소요된다.

그래도 반야봉은 반드시 들려가야 할 봉우리. 높이로 보면 지리산의 다섯 번째에 해당하지만 지리산 주능선을 좌우로 굽어 볼 수 있는 지리산 삼대 봉우리(천왕봉, 노고단, 반야봉)의 하나이며, 최고의 전망 봉우리이다.


〈반야봉〉08:36/08:55

한걸음님, 알점점님과 삼도봉에서 만나기로 한 후 반야봉으로 향한다. 약8분 오르면 갈림길. 여기서 노루목으로 내려가지 않고 삼도봉으로 막바로 갈 수 있다.

배낭을 내려놓고 정상주를 즐길 오십세주 한병과 땅콩 안주 하나만을 들고 빈몸으로 오른다. 울창한 나무숲은 점차 키 작은 나무지대로 바뀌고 주위에는 바위가 많아진다. 하늘이 보여 금방이라도 올라갈 것 같은 반야봉도 30분을 올라서야 정상에 오른다.

처음으로 제대로 맞이하는 반야봉의 전경. 날씨의 변화가 심해 안개가 전망을 가리기 일수인 반야봉이 오늘은 너무나 쾌청하다. 거대한 지리산... 유순하게 펼쳐지는 주능선이 굵은 선을 그리며 천왕봉으로 이어진다. 막상 걸어가면 그렇게 힘든 길이건만...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을 거쳐 점심식사를 할 연하천대피소를 가늠해본다. 너무나 거대한 규모에 자세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삼각고지에서 실상사로 이어지는 능선을 보며 연하천의 위치를 그린다. 그 너머 너머 이어지는 주능선의 끝... 장엄한 천왕봉을 구름이 휘감고 있다. 아! 천왕봉... 그 명성에 걸맞게 장엄하다.

기다리는 일행들을 잊어버리고 반야봉의 아름다움에 취해 오십세주 한병을 기분 좋게 비운다. 아직 종주의 시작에 불과하지만 우리를 반겨준 반야봉에 대한 희열은 종주 성공을 위한 에너지를 얻은 듯하다.


〈삼도봉〉09:28

다시 부지런히 내려와 갈림길(09:10)에서 배낭을 메고 삼도봉으로 향한다. 조금 내려오면 주능선길(09:17). 평탄한 길을 거쳐 약간의 바윗길을 오르면 삼도봉이다.

삼도봉은 전라남도, 북도, 경상남도의 경계를 이루는 봉우리란 뜻으로 붙여진 이름.

삼도봉에 도착하였지만 일행들이 보이질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정표에 붙여진 메모. 토끼봉을 향하여 8분 전에 출발하였다고...

부지런히 앞선 일행을 뒤쫓는다. 잠시 후 화개재로 내려가는 540여개의 끝없는 계단길(길이 240m, 폭 1.5m, 1999년 완공). 예전에 경사가 심해 내려가기가 상당히 힘들었던 곳이다. 특히 비가 오면 계곡처럼 흘러내리는 물로 등산화가 흠뻑 젖었던 기억이 새롭다.

화개재를 거의 도착할 무렵 일행들을 만난다.


〈화개재〉09:45/09:55

화개재는 뱀사골계곡의 갈림길. 예전 너른 공터인 화개재는 나무 울타리로 역시 정비가 되어 있고 쉼터가 있다. 쉬는 시간마다 간식은 푸짐히 조달된다. 무게와의 전쟁이 한편으로는 풍성한 간식을 제공하여 즐거운 마음...


〈토끼봉〉10:25/10:45

토끼봉으로 가는 길은 두 번째 고비. 초반은 생각보다는 완만하게 진행된다. 약간의 오름을 거쳐 한동안은 평탄하게 이어지지만 다시 오르막. 급격하지는 않지만 지루한 오르막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점차 일행들의 거리가 벌어진다.

오늘 세석대피소까지 가려면 일단은 연하천대피소까지는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급선무. 약간은 서두르며 앞서나가 일행들이 쫓아오도록 무언의 말을 전한다.

인내심이 바닥날 무렵 주위의 숲이 낮아지면서 주위가 시원하게 터진다. 토끼봉... 정상은 안내판에서 조금 올라야 한다.


〈명선봉〉11:57

토끼봉을 지나면 역시 내리막길. 잠시 평탄한 길을 지난 후 오르막이 시작된다.  

지루한 숲속길은 점점 고도를 높여가고 1,463봉으로 추정되는 봉우리를 오르기 위해 한차례 경사 급한 길을 지나서도 여전히 어려움은 계속된다. 일행들과의 거리는 계속 벌어지고... 너무 거리가 멀어진 것 같아 철계단 직전에서 기다리지만 오지를 않고... 거의 20분이 지나서야 나타난다. 총각샘에서 쉬어 왔다고...

철계단에서도 20분... 드디어 반가운 「연하천대피소 0.6km」라는 이정표. 예전 기억으로 여기서부터 쉬운 길이라는 기억이 생생하다. 이 이정표에는 몇 년전까지 명선봉이라는 표시가 있었지만 지금은 생략되고 없다. 명선봉을 직접적으로 거쳐가지 않아 표시를 없앤 듯...


〈연하천대피소〉12:05/13:35

명선봉을 지나면서 점점 내리막이 시작된다.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깔아놓은 나무계단길. 삼도봉에서 화개재만큼이나 길다.

8분만에 드디어 연하천대피소. 벌써 아침식사후 6시간이 지난 시간. 출출해진 배를 채우고 오랜 휴식에 대한 기대로 표정들이 밝다.  

연하천산장은 글자 그대로 지리산 주능선상에서 가장 물이 풍부한 곳이다. 샘터의 물은 시원하게 흘러내리고 무더운 여름철임에도 얼음같이 차가워 5초도 발을 담그고 있기 어려울 정도이다.

도착하자마자 지리산 태극종주를 하고 있을 겨울새님 일행분들을 찾아보았지만 없다. 뻔한 주능선길... 능선상에서 만나면 더욱 반갑지 않을까...

많은 등산객들이 점심을 준비하고 있다. 공터에 자리를 잡고 모처럼 양말까지 벗고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 한걸음님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햇반 9개를 처리하기로 하고... 어나더님이 이것저것 통조림을 꺼내며 처분을 원하지만 대부분 안주용... 저녁때 삼겹살 안주용이라는 분위기에 섭한 마음인 듯...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가장 중요한 술량을 가늠해 본다. 남은 술은 소주 댓병 2/3. 오십세주 2병, 막걸리 1병. 팩소주 2개... 처음에는 여유 있다고 생각했지만 분위기로 보아선 확실히 부족한 숫자. 무게와의 전쟁을 하면서도 의외로 술 준비가 턱없이 부족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술 먹는 장소를 배분하는 사이 고요님이 작은 소주 4병을 사가지고 온다.  

한시간만에 출발하려던 계획과 달리 느긋한 여유를 즐기는 사이 어느덧 1시간반이 흐르고...
한걸음님이 은근히 벽소령에서의 비박을 흘린다.


〈형제봉〉14:50

천왕봉을 향해 평탄한 길을 따라 약700여미터 가면 음정 갈림길(13:50). 일명 사찰순례길이라 하는 능선 분기점이다. 원래는 경상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선 상에 있는 삼각고지가 분기점이지만 등산로는 약간 사면을 따른다.

갈림길에서 5분 정도면 01-24 안내판. 삼각고지(13:55)이다.

이후 형제봉까지는 내리막을 지나 오르막이라는 종주 산행의 공식을 따른다. 거대한 바위 봉우리를 우회하여 능선(14:18/14:30)에 오르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그 짧은 시간 릿찌를 즐기는 신기루님. 전염이 된 듯 모두 따라 오르고...  

형제봉은 지적으로 형제봉이라는 표시는 없고 01-26이라는 안내판(14:34/14:50)이 있을 뿐이다. 가파른 길을 조금 내려오면 멋진 암봉이 길을 가로막고...

서두르는 나의 마음과 달리 바위에 올라 구경 한번 하자는 의견... 신기루님과 알점점님이 바위에 올라 탄성의 소리. 결국 모두 따라 오른다. 눈앞에 펼쳐지는 광활한 풍경.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절묘한 봉우리 뒤로 그림 같은 벽소령대피소가 눈에 들어오고, 음정 마을이 평온하게 저 멀리 자리잡고 있다. 그 경관에 취해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고...

형제봉 안내판(14:50)은 바로 옆에 있다.

다시 내리막을 지나면 평탄한 길. 전망바위를 지나면 꿈같은 벽소령대피소가 나타난다.


〈벽소령대피소〉15:32/18:28

이제 종주길의 반. 물부터 보충한다. 잠시 쉬고 세석대피소로 향하고 싶지만 일행들이 피곤한 모습. 연하천대피소부터 벽소령에서의 휴식을 은근히 흘린 한걸음님이 어제 다친 부상을 이유로 더 이상 가기 어렵다는 반응... 또한 알점점님 또한 거의 탈진 상태... 어나더님 또한 분위기에 휩쓸려 이미 더 이상 걷고 싶지 않다는 표정... 고요님은 처분을 바란다는 의견...

난감하다. 여기서 머물면 종주의 끝인 대원사코스는 불가능한 상태... 여러 의견을 교환한 끝에 일단 배낭을 풀고 여기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삼겹살을 두루치기로 요리하는 고요님의 솜씨에 맛있는 저녁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면서도 세석대피소까지 가질 않고 여기서 머무르면 대원사코스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가득차고... 벽소령에서 머무를 경우 내일 산행거리가 거의 26km...

결국 결심을 한다. 야간산행을 하더라도 원하는 사람들과 세석대피소로 이동하기로... 동참한 사람은 고요님과 신기루님... 개인적으로도 완벽한 종주를 하고픈 마음이 있었지만 신기루님과의 100산 약속에서도 어설픈 정상 등정 또는 종주는 하지 않기로 하지 않았던가...

마지막까지 갈등하는 어나더님은 알점점님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벽소령에 머무르기로 한다.

먹거리를 나눈다. 무게와의 전쟁을 벌일 때 주고만 싶던 마음이 이제 서로 챙기려는 마음으로 바뀌고... 가장 중요한 술 배분을 힘겹게 마무리한다.

아쉬움 속에 3시간 동안의 휴식을 끝내고 기념촬영. 드디어 세석대피소로 가는 발걸음을 옮긴다. 서로 무사 종주를 기원하며...

가자! 쉽게 오기 어려운 지리산... 더 이상 망설일 이유는 없다. 이왕 하는 종주.. 제대로 된 종주를 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2부】

산행코스 : 벽소령대피소에서 유평리까지(대원사 방향)
산행자    : 고요, 신기루, san001 3명


〈선비샘〉19:14/19:50

벽소령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로 가는 길은 성삼재에서 천왕봉 방향으로 산행시 가장 힘든 구간중 하나이다. 거친 바윗길이 많고 대체로 오르막이 지속된다.

세석대피소까지의 거리는 6.3km... 상당히 긴 거리이지만 4년전 종주시의 거리표시 10km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어 부담은 없다. 정확한 거리를 실측한 듯 예전 안내판에 표시된 거리와 같은 것은 거의 없다.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빨치산 토벌을 위해 군작전도로로 만들어진 길이다. 세월의 무상함과 자연의 놀라운 복원력을 반영하듯 지금은 차량 한 대가 통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길이 좁아져 있다.

약1.2km를 걸어 음정으로 가는 마지막 갈림길(18:46)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난구간이 시작된다. 덕평봉으로 향하는 꾸준한 오르막... 배는 부르고 아직 술기운이 남아있어 발걸음이 너무 무겁다. 땀은 비오듯 솟아지며 잠시 말라버린 웃옷이 완전히 젖는다. 바람마저 잠잠하다. 약간 뒤로 쳐지는 신기루님을 놔두고 그리운 물을 찾아 고요님과 빠른 걸음으로 앞서간다.  

약간의 오르내림길을 지나 너른 공터가 있는 선비샘에 도착. 두팀이 야영준비를 하며 쉬고 있다.

처음 벽소령대피소의 비박 이야기가 나올 때 그 대안으로 헤어진 일행들과 비박 장소로 이야기하던 곳. 생각하던 것보다는 바닥이 울퉁불퉁하다. 시원한 물줄기에 머리를 감고 이를 닦는다. 갈 길은 많이 남았지만 몸은 개운하다.

날은 점점 어둑어둑해지고 랜턴을 꺼내어 야간 산행 준비를 한다. 마음속 걱정은 오직 하나... 어디서 비박을 할 것인가... 벽소령대피소에서 보듯 이미 예약이 완료된 대피소 안내방송은 하산을 권유하고 좁은 벽소령대피소 앞뜰도 이미 꽉 차지 않았던가... 하지만 첫 번째 목표는 무조건 세석대피소까지 가는 것. 비박은 차후 문제이다.    


〈칠선봉〉21:08

지리한 오르내림길이 반복된다. 바윗길 곳곳에는 밧줄이 걸려있다. 가능한 랜턴을 켜지 않고 어둠에 적응하여 걷지만 드디어 한계에 다다르고... 8시경 랜턴을 켠다.

하늘에는 보름에 가까운 상현달... 지리 8경중의 하나인 벽소명월을 즐길 후미팀의 여유로운 모습을 떠올린다.

어두운 숲속길에서 안경이 점점 뿌해진다. 처음에는 높은 습도와 후끈거리는 몸의 열기로 습기가 차는 가 했으나... 안개... 점점 자욱해지는 안개속에 불빛이 힘을 잃어간다. 답답한 등산로에서 쉬어갈 만한 곳도 없다.

오르막을 지나 컴컴한 숲길이 트이며 나타나는 바위지대(01-37 안내판)(20:25). 분명 봉우리인 듯 하지만 주위가 보이질 않아 감 잡기가 어렵다. 지도를 보면 망바위라는 곳이라는 감만 잡을 뿐... 바위 옆은 완전 구름바다. 둥근 달도 안개에 잠겨 흐릿하다.

이후에도 여전히 힘든 오르내림... 고도를 서서히 높여간다. 어둠속의 숲길에서 아무 것도 보이질 않고 오직 할 일은 걷는 일 뿐... 힘겨운 발걸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40여분만에 드디어 보이는 칠선봉(21:08). 2/3을 지나온 지점이다. 초코렛을 에너지를 보충하지만 신기루님이 밀려오는 졸음을 억지로 참는 듯하다.


〈영신봉〉21:40

여전히 안개는 자욱하다. 세석대피소까지는 아직 2.1km. 지리한 바윗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언제 철계단이 나오려나... 철계단의 끝은 영신봉... 그 너머 세석대피소가 있는데....
아무런 생각도 할 여유가 없다. 오직 비박에 대한 걱정...

다시 주위가 트이며 나타나는 전망바위(21:16). 장쾌한 남부능선이 한 눈에 들어올 위치이지만 답답한 운해는 우리를 집어삼킬 듯 사방을 뒤덮고 있다. 불빛에 흘러내리는 작은 물방울이 먼지처럼 지나간다.  

전망바위를 지나서도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철계단은 여전히 무소식이다. 전망바위에서 약15분. 어둠속에서 홀연히 나타나는 급경사 철계단. 신기루님의 표정이 조금 밝아진다. 지리한 계단길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에는 너무나 길다. 중간에 쉼터가 있어 편안하게 쉴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행복...

너무 힘들어하는 신기루님의 모습이 안쓰러워 억지로 배낭을 빼았는다. 계단길을 지나도 한동안 바윗길, 반가운 영신봉(21:40) 안내판이 나타난다. 이제 세석대피소까지는 0.6km... 칠선봉에서 1.5km 밖에 걸어오지 않았지만 그 힘겨움은 고요님은 표현대로 4km이상 걸어온 느낌이다.

이제 마음이 놓인다. 세석까지는 편안한 길. 세석의 불빛이 보일 만도 하지만 여전히 사방은 자욱한 안개.

어둠속에 거대한 목조건물인 세석대피소(21:55)의 불빛이 오아시스같이 나타난다. 세시간반 만의 여정. 악조건 속의 야간산행... 평상시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되었다.


〈세석대피소〉28일 21:55/29일 04:35

알프스의 그림 같은 통나무집... 그 모습을 마음으로만 느낀 채 일단 짐을 푼다. 비박할 장소를 찾는 일. 예상과는 달리 대피소 1층 식사하는 장소에 의외로 빈 공간이 많다. 산중의 여유를 즐기는 분들이 바닥에서 술을 즐기고... 자욱하던 안개도 서서히 걷혀 밝은 달빛이 투명하게 내리비친다.

비교적 젖지 않은 장소를 찾아 돗자리를 깔고 침낭을 펼친다. 어찌되었든 새벽이슬을 피할 수 있는 장소. 옷은 땀으로 완전히 젖고 끈적거리지만 마음은 편하다. 이보다 더 좋은 비박장소가 없음에... 졸음을 견디기 어려운 신기루님이 침낭을 펼치자마자 눕는다. 더 이상 앉아 있기 어렵다면서... 메트리스와 비닐을 준비한 고요님이 바로 옆으로 자리잡고...

신기루님이 잠든 사이 고요님과 느긋한 술한잔을 즐긴다. 무엇보다 귀한 술... 내일 천왕봉에서 즐길 정상주 약간을 보태어 아쉬운 목을 간신히 축이고... 깊어 가는 밤. 내일을 위해 웃옷 두 개를 겹쳐 입고 자켓을 이불 삼아 좁은 돗자리에 간신히 몸을 누인다.

한기를 느껴 일어났으나 시간은 여전히 12시반... 겨우 한시간이 흘렀다. 이 긴긴밤 언제 날을 밝아올 것인가...

신기루님이 몸을 흔든다. 새벽 4시가 조금 되지 않은 시간. 잠을 뒤척이다 어느새 잠에 빠져 단잠을 잤다. 몸 상태는 개운하다. 고요님을 깨워 부지런히 짐을 챙기고 출발한 시간은 4시 35분. 대원사로 가는 이틀째의 시작이 무난하여 발걸음이 가볍다.


〈촛대봉〉04:50

생태계 보호를 위해 울타리가 쳐있는 완만한 계단길을 따라 15분 오르면 촛대봉. 일출을 보기 위해 벌써 심여명이 정상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아직도 어둑어둑하지만 약하게 불그스름한 동쪽 하늘. 일출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최대한 갈 길을 걸어가 보기로 한다.

내리막 길... 철계단을 지나면 다시 평탄하지만 일출을 보기엔 시야가 트이질 않는다. 점점 붉어지는 하늘... 마음이 조급해진다.

5시17분. 01-45라는 이정표와 함께 나타나는 철계단지역에서 일단 배낭을 내린다. 삼신봉 근처인 듯 하지만 정상을 지나지 않아 감을 잡기가 어렵다. 멀리 동쪽으로 주능선상의 연하봉 그리고 뒤로 거대한 천왕봉능선이 하늘금을 그린다. 현재로서 일출을 보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 휴식을 취하며 일출을 기다리는 사이, 신기루님이 더 좋은 일출을 보기 위해 바로 옆의 암봉으로 오른다. 그 집념을 누가 막으랴...

5시35분. 드디어 새벽의 잠을 깨우는 일출. 붉게 타오르는 거대한 태양은 주위의 산들을 붉게 물들이며 하늘로 치솟는다. 아!  일출. 비록 천왕봉에서의 일출은 아니지만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보는 일출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 아름다움에 취해 그 자리에서만 10분. 멍하니 태양만 바라보고 있는다.


〈연하봉〉06:10/06:20

다시 출발(05:50). 평탄한 길을 지나면 작은 봉우리. 삼신봉과 연하봉 사이의 1607봉(05:57)인 듯. 촛대봉의 당당한 모습이 잘 보인다.

이후 철계단을 내려오면 평원지대. 소백산의 초원지대를 연상케한다. 어느새 옅은 안개가 주위를 살짝 휘감는다.

완만한 길을 따르면 연하봉. 연하선경(烟霞仙景)이라는 말이 있듯 이 일대의 풍경은 지리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이라 할만큼 가히 절경이다. 도장골 옆으로 뻗어 내린 능선에는 만물상 같은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자리잡고, 연하봉 자체의 생김새도 다른 봉우리들과 완전히 다른 날카로운 바위봉우리.

바위의 유혹에 신기루님이 여기저기 올라보기 바쁘다. 사진촬영등으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출출한 배를 채울 장터목으로 향한다.


〈장터목대피소〉06:30/07:43

연하봉에서 10분이면 장터목대피소. 대피소에서의 야영이 원래 불법이지만 간밤의 많은 등산객들의 흔적인 듯 텐트가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다.

아침 준비를 한다. 점심까지 남은 먹거리는 햇반 2개, 라면 2개... 7시까지 기다려 매점에서 햇반과 라면을 추가로 구입한다. 술이 없는 아쉬움만 남긴채...

쾌청한 날씨, 신선한 바람속의 여유있는 휴식.


〈제석봉〉08:05

제석봉 가는 길은 오르막 계단길. 식사후의 발걸음이 무겁다. 숲지대도 잠시, 고사목만이 묘한 분위기를 보이는 제석봉까지는 거친 돌밭길이다.

제석봉은 고사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살아 백년 죽어 천년이라는 고사목은 그 기기묘묘한 형태가 매우 아름답지만 사실은 자연파괴의 부끄러운 자취이다. 50년전 숲이 울창하여 대낮에도 어두울 정도의 숲이 철저하게 도벌꾼들에게 훼손되었고 그 도벌의 흔적을 없애려 불을 질러 지금처럼 나무들의 공동묘지인 고사목 군락지가 된 것이다. 제석봉은 현재 출입통제가 되어 있고 등산로 양옆으로 나무 울타리를 둘러쳐 보호되고 있다.

제석봉 옆의 이정표 있는 곳에서 장엄한 천왕봉의 위용이 들어난다. 역시 천왕봉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고... 능선 우측으로는 시시각각 운무가 하늘로 피어오른다. 그 역동적인 모습만큼이나 지리산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천왕봉〉08:45/09:14

정상으로 가는 상부지대는 바윗길. 통천문(08:28)을 지나 몇 개의 철계단을 지나면 곧 정상이다.

「한국인의 기상이 발원하는 곳」지리산. 바위로 이루어진 지리산의 정상은 우리나라 최고의 산답게 너르고 크다. 장쾌한 전망... 아쉽게도 꿈의 능선인 주능선이 옅은 안개로 자세히 볼 수 없는 아쉬움... 노고단은 보이질 않고 운무에 정상부가 감싸인 반야봉이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맞은편으로는 가야 할 중봉이 우뚝하고 깊고 깊은 칠선계곡이 울창한 수풀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 종주를 축하하며 파이팅을 하고 기념촬영을 한다. 그리고 그늘에서 아끼고 아껴둔 소주를 꺼내어 건배를 한다. 무사히 천왕봉에 오른 고요님은 올해 할 일을 더 이상 없다며 감격스러워 하고...


〈중봉〉09:36/09:41

중봉은 지리산 두 번째 고봉. 중봉에서 하봉을 거쳐 일명 태극종주로 가는 능선과 써래봉을 거쳐 황금능선가는 능선이 갈라진다.

내리막을 지나 한차례 다시 오르면 중봉. 나즈막한 나무들만 있어 햇볕이 따갑다. 경이로운 천왕봉의 전망에 또다시 감탄. 역시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정상은 정상이다. 칠선계곡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길에 걸린 기다란 철계단이 하늘에 걸린 듯 아슬아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치밭목대피소가 보인다는 사실. 대피소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뚜렷하다.

중봉을 지나면 바로 하봉갈림길(09:43). 출입금지 안내판이 있다. 이 갈림길을 지나면 이제 겨울새님과 만나기는 틀렸다. 아쉬운 마음과 더불어 걱정이 앞선다. 어디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써래봉〉10:35/10:40

중봉에서 써래봉으로 가는 길은 지리산 일반적인 능선길과 다르게 바위가 많은 길이다. 중봉골(마야계곡)과 조개골의 울창한 수풀이 풍요롭고 산행 내내 천왕봉의 당당한 위세를 볼 수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아기자기한 바윗길은 때론 직접 지나가고 때론 우회를 한다.

10여분 아주 가파른 내리막길. 갈림길에서 약400미터 내려오면 대체로 평탄하다(09:56). 몇차례의 오르내림 길 곳곳에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써래봉 안내판이 있는 봉우리(10:35)에 오르면 가히 절경. 그토록 많은 날씨이건만 언제 찾아왔는지 정상과 중봉은 안개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진촬영을 위해 잠시 기다리자 또 다시 안개는 물러가고 서서히 위풍당당한 봉우리가 제 모습을 찾는다.

다시 20분. 「치밭목대피소 1.0km」라는 이정표(11:00) 옆의 봉우리에 오른다. 인수봉의 축소판 같은 바위에 신기루님이 반색을 한다. 하지만 순식간에 안개가 밀려오고... 사진을 반드시 찍어야 한다는 염원 때문인가... 영락없이 순식간 사라지는 안개... 자연의 오묘함에 감탄할 뿐이다.

이 이정표에는 「등산로아님」이라는 표시가 함께 있다. 개념을 파악해보면 황금능선으로 가는 갈림길인 듯. 여기서부터 치밭목까지는 보기 드물게 편안한 길이다.


〈치밭목대피소〉11:25/12:44

취나물이 많이 나는 길목이고 여러 종류의 나물이 널려 있다하여 이름 붙여진 치밭목산장. 원래 건물 안은 그대로 놔두고 겉은 새단장. 예전의 목가적인 분위기가 사라진 듯하여 아쉽다.

도착하자마자 시원한 맥주로 산행의 보람을 만끽한다. 더욱 반가운 것은 소주를 판다는 사실... 대피소에서 약100미터 떨어진 샘터에서 물을 담아온 후 점심을 준비한다. 얼음처럼 차가운 물. 냉장고가 딸 필요 없다.

식탁이 있지만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모처럼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라면 4개가 점심. 코펠이 작아 한 개씩 끊이지만 완전 꿀맛... 더욱이 달콤한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으니...

한시간 20분간의 긴 휴식을 끝내고 휴대폰을 켜자 들어오는 메시지. 10시29분 현재 세석대피소를 출발한다는 어나더님의 연락. 시간을 가늠해본다. 우리하고는 약간 차이가 나지만 잘 하면 만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무재치기폭포〉13:11

내리막길. 대체로 거친 돌밭길이다. 길은 한동안 작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20여분 내려가면 「등산로아님」이라는 안내판. 그냥 무심히 지나칠 장소이건만 신기루님이 안내판을 넘는다. 뭔가 있을 거라며... 아니나다를까 계곡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무재치기 폭포의 위용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무지개가 걸린다는 무재치기폭포. 지리산 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장당골의 상류 지역이다.

다시 한차례 철계단을 내려가면 무재치기폭포 갈림길. 100미터 들어가면 폭포 아래로 갈 수가 있다.  

편안한 길. 요란한 장당골의 물소리가 유혹을 한다. 계곡(13:25/13:50)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그대로 풍덩... 얼음같이 차가운 물에 오래 몸을 담글 수 없다. 이제 하산하는 일이 남았다. 몸도 개운 마음도 개운... 기분 좋게 옷을 그대로 입고 출발을 한다.


〈유평리 갈림길〉13:55

약5분 정도 내려가자 새재와 유평리 갈림길에 도착한다. 새재는 3km, 유평리는 4,4km로 유평리가 길지만 새재가 더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6.7km를 걸어야 유평리길과 만난다. 하지만 편안한 길은 새재길. 갈림길에서 새재까지 약50분 소요되며, 새재에서 유평리까지(3.7km)는 포장돌길이어서 걷기가 편하다. 반면 유평리길은 약1시간50분 소요되는 길.

새재길만 두번 다녀온 경험이 있어 유평리길로 방향을 잡는다. 그런데 등산지도를 면밀히 살펴보면 등산로는 장당골을 벗어나 능선을 지나 한판골과 만나야 된다. 즉 능선으로 다시 한번 오르는 것이 자명한 사실.


〈유평리 가는 길〉

역시 예상대로 길은 장당골과 벗어나 점차 오르막으로 변한다. 약20분 정도 오르면 장당골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지점(14:14). 가야 할 능선은 너무나 높아 보이고... 끝날 줄 알았던 하산길이 의외로 힘겨운 오르막으로 변하자 고요님, 신기루님이 더욱 힘든 모습이다.

여기서도 20분 드디어 능선(14:35)에 오른다. 안도의 한숨... 이제 모든 오르막은 끝나고 남은 길은 오직 내리막.

지겨운 계단길. 턱이 높아 한걸음씩 걸음을 옮기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약600미터의 가파른 길을 내려오면 반가운 물소리(14:50). 이제 지칠대로 지친 듯. 알탕으로 젖은 옷은 마르기 전에 땀으로 다시 뒤범벅되고...

더위를 시킬 겸 계곡에서 탁족을 즐기는 사이, 돗자리를 깔아주자... 신기루님이 금새 잠에 빠져든다.

조금씩 주위가 밝아지는 길. 그리운 속세로 돌아오는 데에는 물을 만난 지 55분이 지난 후이다.  


〈유평리〉15:45

유평리. 대장정의 종지부. 마을에 접어들자마자 식당이 나타난다. 단숨에 들이키는 동동주 한잔으로 건배를 한다. 속세로 돌아왔다지만 아직도 대원사를 지나 버스정류장까지는 약4km 정도의 거리. 작렬하는 햇볕속에 아스팔트길을 걷는다는 생각조차 하기가 싫다. 고요님의 배려로 택시(15,000원)를 부른다. 그 사이 옷을 갈아입고...

어나더님의 메시지. 12시15분에 중산리로 내려가기로 했다고... 확인 전화를 하자 현재 법계사 근처라고... 만나기가 쉽지 만은 않을 듯한 시간의 차이...


〈진주〉18:10/19:00

콜택시는 다행히 대원사입구의 버스종점을 지나 산청군 덕산까지 우리를 데려다 준다. 대원사 방향에서는 거의 한시간마다 버스가 있는 반면, 덕산에서는 20분 마다 진주가는 버스가 있다.  

덕산에서 탄 버스는 50분만에 우리를 진주 시외버스터미날에 내려놓는다. 어나더님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아직 중산리에 도착하지 못한 상황... 아쉬운 마음으로 먼저 저녁 7시에 출발하는 표(8시가 막차)를 끊는다.

그리고 저녁식사... 여유 있는 하산주는 아니지만 머나먼 여정을 무사히 마친 뿌듯함을 느끼는 한잔의 술은 그 무엇에도 바꿀 수가 없다.

스스로 자축하는 파이팅을 외치며.....



- 일정


7/27(화)  22:50   무궁화호 출발 (기차, 용산역)
7/28(수)  03:40   구례구역 도착
          03:50   구례구역 출발 (6인승 밴 택시 : ₩40,000)  
          04:18   성삼재 도착
          04:33   성삼재 출발
          04:57   무냉기 전망대 : 무냉기∼화엄사 입산통제, 운무 펼쳐짐
          05:00   이정표 : 노고단고개 1.9km, 성삼재 1.5km
          05:04   전망대 : 바로 옆으로 물이 흘러감
          05:09   이정표 : 성삼재 2.2km, 노고단대피소 : 0.28km (1.9km 쉽게 편한 길)
          05:15   노고단대피소 : 반야봉 5.5km, 중계소 0.7km, 천왕봉 25.5km
          06:05   아침식사후 출발
          06:16   노고단고개
          06:38   돼지평전 안내판 : 돼지평전∼왕시루봉 자연휴식년제 구간
          06:49   전망 트이는 바위지대
          06:54   1,424봉(돼지평전 봉우리)
          07:00   헬기장 : 반야봉 3.6km, 임걸령 1.1km, 노고단 2.1km
          07:10   피아골 삼거리 : 천왕봉 22.3km, 피아골 대피소 2.0km, 노고단고개 2.7km
          07:18   임걸령 샘터 : 노고단 3.2km, 반야봉 2.3km, 뱀사골대피소 3.3km
          07:30   출발
          07:55   노루목, 반야봉 갈림길 : 천왕봉 21km, 노고단 4,5km, 반야봉 1.0km
          08:07   출발
          08:15   갈림길 : 뱀사골대피소 1.5km, 반야봉 0.8km, 노고단 4.9km
                           ⇒ 배낭 내려놓고 올라감
          08:28   쇠사다리
          08:36   반야봉(1,732m) : 뱀사골대피소 2.5km, 노고단 5.7km, 달궁 6.5km
                                  반야봉∼심원 자연휴식년제
          08:55   출발
          09:10   갈림길
          09:17   노루목에서 막바로 오는 길과 만남
          09:28   삼도봉(1,550m) : 노고단 5.5km, 뱀사골대피소 1.0km, 천왕봉 20km
          09:36   계단길 : 길이 240m, 폭 1.5m, 1999년 설치
          09:45   화개재 : 뱀사골대피소 0.2km, 반선 9.2km, 노고단 6.3km, 천왕봉 19.2km
          09:55   출발
          10:05   이정표 : 노고단 6.9km, 뱀사골대피소 0.8km, 천왕봉 18.6km
          10:25   토끼봉(1,533m) : 연하천대피소 3.0km, 천왕봉 18km
                                  뱀사골대피소 1.4km, 노고단 7.5km
          10:45   출발
          11:19   이정표 : 연하천대피소 1.0km, 토끼봉 2.0km, 노고단 8.5km
                          뱀사골대피소 3.4km, 천왕봉 16km ⇒ 철계단길 시작
          11:39   출발
          11:57   이정표 : 노고단 9.9km, 뱀사골대피소 3.8km, 천왕봉 15.6km
                          연하천대피소 0.6km ⇒ 예전 명선봉 안내판이 있던 자리
          12:05   연하천대피소(1,440m) : 천왕봉15km, 뱀사골대피소4.1km, 노고단 10.5km
          13:35   점심식사후 출발
          13:50   음정 갈림길 : 천왕봉 14.3km, 벽소령대피소 2.9km, 음정 6.6km
          13:55   01-24 : 삼각고지 (표시 없음)
          14:02   이정표 : 벽소령대피소 2.4km
          14:18   능선, 바위 휴식
          14:30   출발
          14:34   01-26 : 형제봉 (표시 없음)  
          14:48   바위에 올라 구경 후 출발
          14:50   형제봉(1,452m) 안내판 : 노고단 12.6km, 벽소령 1.5km
                          세석대피소 7.8km, 장터목 11.2km ⇒ 벽소령대피소 보임      
          15:04   전망바위
          15:15   이정표 : 벽소령대피소 0.7km, 연하천대피소 2.9km
          15:32   벽소령대피소 : 연하천대피소 3.6km, 천왕봉 11.4km, 세석대피소 6.3km
                                음정(마천) 6.7km, 의신 6.8km, 이현상아지트 6.3km
          18:28   출발
          18:46   이정표 : 세석대피소 5.2km, 벽소령 1.1km, 음정 8.4km
                           ⇒ 평탄한 길 벗어나 오르막 시작
          18:57   이정표 : 세석대피소 4.6km, 벽소령대피소 1.7km
          19:14   선비샘(1,491m) : 벽소령대피소 2.4km, 세석대피소 3.9km
          19:50   출발
          20:05   이정표 : 벽소령대피소 3.1km, 세석대피소 3.2km
          20:25   01-37 : 봉우리(?) ⇒ 안개가 자욱
          21:08   칠선봉(1,558m), 01-38 : 벽소령 4.3km, 세석대피소 2.1km
                                        장터목대피소 5.5km, 천왕봉 7.2km
          21:16   전망바위, 01-39
          21:40   영신봉(1,651m) : 세석대피소 0.6km, 연하천대피소 9.3km
                                  벽소령대피소 5.7km
          21:55   세석대피소


7/29(목)  04:35   출발 : 벽소령 6.3km, 장터목대피소 3.4km, 백무동 6.5km, 거림 6.0km
          04:50   촛대봉(1,703m) : 세석대피소 0.7km, 장터목대피소 2.7km, 천왕봉 4.4km
          05:17   01-45, 철계단 : 일출보기 위해 휴식
          05:35   일출
          05:50   출발
          05:57   봉우리 : 촛대봉 보임
          06:10   연하봉(1,730m) : 세석대피소 2.6km, 장터목대피소 0.8km
          06:20   출발
          06:30   장터목대피소 : 백무동 5.8km, 천왕봉 1.7km, 중산리 5.3km
          07:43   출발
          08:05   제석봉(1,806m) : 천왕봉 1.1km, 장터목대피소 0.6km ⇒ 천왕봉이 보임
          08:15   이정표 : 천왕봉 1.0km, 장터목대피소 0.7km
          08:28   통천문 : 천왕봉 0.5km, 장터목대피소 1.2km, 세석대피소 4.6km
          08:40   칠선계곡 갈림길 : 천왕봉 0.1km, 장터목 1.6km
          08:45   천왕봉
          09:14   휴식후 출발 : 중산리 5.4km, 대원사 11.7km, 장터목대피소 1.7km
          09:36   중봉(1,874m) : 천왕봉 0.9km, 치밭목대피소 3.1km, 대원사 10.8km
          09:41   휴식후 출발
          09:43   하봉, 써래봉 갈림길 : 치밭목대피소 3.0km(써래봉방향)
          09:56   이정표 : 천왕봉 1.4km, 치밭목대피소 2.6km
          10:10   출발
          10:35   써리봉(1,602m) : 천왕봉 2.2km, 치밭목대피소 1.8km, 대원사 9.5km
          10:40   출발
          11:00   이정표 : 천왕봉 3.0km. 치밭목대피소 1.0km
                   ⇒ 「등산로 아님」이라는 안내가 있는 곳으로 황금능선갈림길로 추정
          11:25   치밭목대피소
          12:44   휴식후 출발 : 천왕봉 4.0km, 중봉 3.1km, 무체지기폭포 1.1km
                               유평리 6.2km,  대원사 7.7km
          13:10   무제치기폭포 전망대 : 출입금지 표시
          13:11   무체지기폭포 갈림길(1,000m) : 천왕봉 5.1km, 치밭목대피소 1.1km
                                            무체지기폭포 0.1km, 대원사 6.6km
          13:25   휴식
          13:50   출발
          13:55   갈림길 : 유평리 4.4km, 대원사 5.9km, 새재 3.0km
          14:14   이정표 : 대원사 4.9km, 치밭목대피소 2.8km ⇒ 장당골이 내려다 보임
          14:35   능선 : 대원사 4.1km, 치밭목대피소 3.6km, 유평리 2.6km, 천왕봉 7.6km
                         ⇒ 이후 내리막 계단길
          14:50   이정표 : 대원사 3.5km, 치밭목대피소 4.2km
          15:45   유평리 등산로 입구

          16:35   유평리 출발 : 콜택시 ₩15,000
          16:55   산청군 덕산면 도착
          17:20   산천군 덕산면 시외버스 출발 (버스요금 ₩2.950)
          18:10   진주시 시외버스터미날 도착
          19:00   우등고속 출발 (₩18,500)
          23:00   서울 남부터미날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