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05:00
핸드폰 알람소리에  잠을 깬다.
어제 그친구와의 산행이 평상시보다 길어서 일까.   아니면 어제밤 잠을 설쳐서일까
잠은 깼는데 눈이 잘 떠지지않는다.

이대로  한시간정도만  더 누어 있으면하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오늘부터 새벽에 귀임봉에 오르기로 마음먹은지라  비몽사몽지간에  화장실로가
얼굴에 물한번 찌끄리고 반바지에 반팔차림으로 집을나선다.

밖으로 나오니 간밤의 더위는 사라지고 새벽공기가 서늘하게 느껴진다.
서쪽으로 창백한 파란색 하늘을 배경으로 도봉산의 암봉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동쪽 불암산방향 하늘에는 붉은 기운이 감돈다.

보람APT 뒤편 수락산들머리 나무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언뜻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과 풀냄새가  아직도 남아 있는 잠의 찌꺼기를 걷어낸다.

산. 특히 주거밀집지역산들의 새벽은 항상 부지런한사람들의 차지다.
운동기구가 설치된 공터에 다다르니 나보다 부지런한 두사람이 보인다.

귀임봉 오르기 직전의 슬랩.   인근주민들의 사랑을 받는곳.
지금은 나혼자다. 슬랩을 오르기 시작하자 몸에도 땀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05:40
귀임봉에 오르니 저멀리 덕릉고개쪽으로 해는 이미 떠오른것 같은데
한줄기 구름속에 들어가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잠시 몸을 풀고  한편에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눈앞에 펼쳐지는 촉촉히 젖어있는듯한 초록의 싱그러운 향연들......
이곳에 올때마다 초록색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는지 또한번 실감한다.
수목의 가장자리를 따라 노란색에 가까운 연초록에서부터
그늘속에 들어가있는 암녹색에 이르기까지...

한줄기 구름의 가장자리. 실버라인을 뚫고 햇님이 강렬하게 머리를 내민다.
나뭇잎들이 햇빛을 반사하며 반짝인다.
눈을 감으니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

부지런한 새벽등산객들의 발소리, 이야기소리가 들려오지만
그 소리도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와 다를게 없다.





06:10
아쉽지만  내려가야할 시간이다.
이번주 일요일은 김소장과  치악산 예약을 했는데 집사람에게 눈치가 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