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하 구봉산 모임에 부쳐  /   글 진맹익

 

 

 

 

 

 

 

 

 

 

 

 

 

 

구봉산 모임에 부쳐.

  

시월이라 만추되어 산하가족 모이던날
구봉산의 고운단풍 용담호에 떨어지니

수백리 물길따라 붉은꽃물 수놓았네.

  

반겨주는 두타행님 속세인연 궁금터니
더운차에 경국지색 알고보니 부인일세.
채마밭 지나거다 코풀어진 짚신일랑
고쳐매고 가지마소.

  

산비알 고갯길을 허위허위 오르려니
후레지아 향내음이 코끝에 아찔하오.
제일봉을 올라서니 청개구리 무덤가에
잡초만이 무상하네. 벗님내야 효도하소
부모은혜 어쩔손가.

  

서너봉을 쉬어도니 기암괴석 층층절벽
만산홍엽 찬란한데 세며세며 오른길이
몇굽이나 돌았던고 잰나비 파람소리
산죽새로 퍼져오니 천황봉 된비알이
만장이나 솟았구나.

  

한숨쉬는 벗님네야 곤한다리 쉬어가소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려니
천황사 풍경소리 괴춤안에 가득담아
타는입술 뛰는가슴 적셔가며 올라가소

  

명주수건 길게매어 천읍단애 매달리니
코스모스 한송이가 무서리에 애처롭네.
만천하를 굽어보는 천황봉을 딛고서니
구봉산  아홉봉이 줄을지어 하례하네.

  

운장산은 어디메오, 복두봉길 가자스랴.
오월만춘 긴긴해에 헌삼베에 밥싸들고
연잎에는 건건이담아 연석산 오십리를
쉬임없이 걸어보세.

  

구름위에 언뜻누워 신선이 되었다가
서산머리 기우는해 천황봉을 나려서니
천년복령 품은솔은 사람인양 짖어대네.

  

쏟아지듯 구른길이 묵정밭을 따라서니
마을촌로 장대끝엔 물빛좋은 주먹감이
지천으로 열렸구나. 채마밭 다시도니
시작이요 끝이로세

  

고운벗님 산님네야 봄꽃산행 기약허소
꽃피우는 그날까지 즐산안산 조심하소.
화창가에 새울거던 내님인가 여기소서..


  204년 10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