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종주 1박2일-남덕유 육십령에서 향적봉까지 혼자서 걷기 (사진)

 

산행일시 : 2004년 10월11일(월) - 10월13일(수)

산행지    : 남덕유산 육십령에서 향적봉까지

산행자    : 단독산행

산행들머리 육십령 접근방법 :

               10월11일(월) :    15:35   전주행 한진고속버스로 서울 출발

                                     18:35  전주도착후 24시 사우나실 수면

               10월12일(화) :    06:10  장계행 시외버스 탑승

                                     07:56  남덕유산 들머리 육십령 도착

산행코스 및 통과시각 :

               10월12일(화) :    09:00  육십령 출발

                                     09:35  헬기장(930m) 도착

                                     10:15  할미봉 도착 10분휴식

                                     10:44  바위로 이루어진 무명봉 통과

                                     11:39  덕유교육원 3거리 도착 20 분 휴식

                                     12:40  1235봉 도착 5분 휴식

                                     13:14  해발 1300m  (남덕유 2km, 육십령 6.8km 지점) 통과

                                     13:45  서봉 (장수덕유산,1492m) 도착 10분 휴식

                                     14:30  남덕유산 삼거리 (1597m) 도착 20분 휴식 및 점심

                                     15:25  월성재(1240) 도착 20분 휴식

                                     16:55  삿갓봉 갈림길 (1419m) 도착 10분 휴식

                                     17:35  삿갓대피소 (1280m) 도착 저녁취식후 1박

                

                 10월13일(수):   05:30  기상 (아침 취식)

                                     07:40  삿갓대피소 출발

                                     08:41  무룡산(1492m) 도착 10분 휴식

                                     09:38  돌탑이 있는 무명봉 도착 10분 휴식

                                     10:36  동엽령(1320m) 도착 10분 휴식

                                     11:57  백암봉(1503m,송계3거리) 도착 20분 휴식

                                     12:56  중봉 (1594m) 도착 20분 휴식 및 행동식

                                     13:45  덕유산정산 향적봉 (1614m) 도착 30분 휴식

                                     14:30  무주리조트 곤돌라 탑승                                     

                                     15:40  무주 읍내행 셔틀버스 탑승

                                     16:30  무주 시외버스 터미날 도착

                                     17:35  남서울행 고속버스 탑승

                                     20:40  남서울 버스 터미널 도착

 

 

금년 2월 눈 쌓이고 바람부는 덕유산 향적봉에서 한해의 계절을 다하고 낙숫물 되어

승천하는 겨울을 보았습니다.

무릎을 넘어 빠지는 넓다란 덕유평전의 포근한 하얀 눈밭을 헤치며 연두색 쌓여지는 

봄이 되면 반드시 다시오마하고 약속을 했지요.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고 마음만 덕유산 향적봉에 놓고 왔을 뿐

화사한 봄이 되자 발길은 뜬금없게도 지리산을 향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리산 5월의 짙은 분홍빛 유혹을 이기지 못해 3박4일의 지리산 홀로종주를 하며

멀리서 흐르는 덕유의 능선을 바라 보니 마치 반드시 돌아오마 굳게 약속하고 헤어졌던

옛 연인의 허망한 미소를 보는 듯 하여 굳이 눈길을 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리곤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옛 연인.

감히 입밖에 내놓을 수 없어 입속에서만 불러보았던 옛 연인의 이름같은 덕유산.

덕유산은 그렇게 옛 연인이 되어 가슴속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벗어 버린 여인내같은 질탕한 여름을 설악에서 보내고

스산한 바람에 억새꽃은 하얗게 피고 파랗던 여름 잎새는 어느새 붉은 단풍되어

눈을 유혹하는 계절 가을이 되니 눈길 피했던 옛 연인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좋은시절 푸른시절은 산절로 물절로 나절로 절로 절로 즐기며 몽땅 보내 버리고 

한해를 지우는 붉은 가을이 되어서야 비로서 지키지 못한 약속이 가슴에 남습니다. 

 

옛 연인

봄이 되면 찾아가마 했던 덕유산.

붉은 단풍 가득한 가을이 되어서야 이렇게 찾아갑니다.

 

차갑던 겨울 날

따뜻한 손으로 하얗게 얼어있던 손을 녹여주던 옛 연인처럼

그렇게 푸근했던 덕유산을 이제서야 양심도 없이 뻔뻔스러운 얼굴을 들고  

찾아가려 합니다.

""德  裕  山""이기에....

 

덕유산을 오르면 그동안 가슴에 쌓여졌던 회한의 덩어리가 조금이나마

풀어질 수 있을까?  학교종이 땡땡땡....

 

이하 사진으로

 

2004년 10월 11일(월)

 <서울에서 전주까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엉클어진 스케줄을 조정하다 보니 월요일(10월11일)부터

수요일(10월13일)까지 3일간의 일정상 여유를 얻습니다.

 

지도를 보며 덕유산 종주의 들머리 육십령까지의 접근방법을 찾아보니  

꽤나 까다롭습니다.

 

첫째 방법은 승용차로 육십령까지 가서 덕유산 종주후 삼공리나 무주리조트에서

여러 가지 교통수단을 이용해 차를 회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단순무식한 접근방법은 길바닥에 깔아버리는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그 시간의 낭비가 엄청납니다.

 

두번째 방법은 고속버스로 함양까지 간 후 시외버스를 타고 서상까지 가 다시

택시를 타고 육십령까지 접근하는 방법이 있고

 

세번째 방법은 고속버스로 전주까지 간 후 시외버스로 장계까지, 장계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육십령으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많은 산님들이 덕유산 종주를 어려워하는 부분이 아마도 들머리 육십령까지의

이 복잡한 접근방법과 그에 소요되는 많은 시간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20여년전 뭔일로 잠시 머물러 보았던 전주

조용하고 고풍스럽고 맛깔나는 음식이 있어 기억이 좋았던 전주를

출발지로 삼습니다.

 

10월11일(월) 센트럴터미널에서 15시 35분 발 전주행 한진고속버스(10,200원)를

타니 좌석은 거의 비어 있습니다.

한껏 편한 기분이 되어 3시간여를 화려한 붉은 가을과 풍요로운 누런 가을이 서로

교차되는 산과 들녘을 보며 전주에 도착하니 18시25분. 벌써 어둡습니다.

 

내일 장계행 시외버스의 첫차시간 (06:10) 과 소요시간 (1시간20분) 을 확인하고

배낭을 메고 터미널을 나오니 차가운 가을 바람은 불고 날은 어둡고 갈 곳은 정해져

있지 않고 갑작스레히 마음이 서늘해지며 착잡해 집니다.

 

택시기사에게 옛 기억에 남아있는 콩나물해장국집 "삼백집"을 가자며 그 근처에

24시 사우나가 있냐고 물으니......  아! 있답니다.(택시비 1.900원)

 

전주시내는 젊은이들을 유혹하기 위한 중앙로의 네온불빛 만이 더 화려해 졌을 뿐

전혀 변한 기색이 없어 어두운 골목길은 마치 일본의 어느 한적한 도시 한가운데의

주거지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자아냅니다.

 

배낭을 사우나(5.000원)에 맡겨놓고 바로 곁에 있는 "삼백집" 에 들러 그 유명한

콩나물해장국(3,500원)과 따끈 달콤한 모주 한 잔(1.500원) 을 앞에 놓으니 기억은

타임머신을 타고 20여년 전으로 되돌아 갑니다.

아침부터 서너잔의 따끈 달콤한 모주에 몽롱해져 세상이 동전짝만하게 보여 헤메던 시절.....

우습습니다.

 

.

<전주의 유명한 콩나물 해장국집, 24시간 영업>

 

기억이란 참으로 묘한 것.

기억의 실타래가 한 번 풀리기 시작하면 오만가지 그  끝을 알 수 없도록 펼쳐집니다.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기억의 실타래를 갖고 살아 가는 것일까

잊고 싶은 실타래, 잊고 싶지 않은 실타래, 안타까운 실타래, 미련 가득한 실타래 등등...

 

어두운 전주시내를 어슬렁거린 후 사우나에 돌아오니 독탕이 되어 버린 목욕탕에

썰렁한 한기가 가득하지만 락카에서는 소리의 도시 전주답게 서편제 한 토막이

국악티브이를 통해 흘러 나오고 있어 그나마의  썰렁함을 희석시키고 있습니다.

 

역시나 썰렁한 찜질방 수면실에서 유달리 길게 늘어진 밤시간을 비몽사몽 보낸 후

4시 30분 눈을 떠 샤워 후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05시 30분입니다

 

 

 

 2004년 10월12일(화)

<전주에서 육십령까지>

 

어둑컴컴한 새벽 터미널 상상해 보셨는지요.

몇 개의 붉은 전열등과 창백한 형광등 몇 개만이 낮선 어둠을 밝히는 새벽의

지방 터미널은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묘한 곳입니다.

 

<전주시외버스 터미날>

 

터미널밖에는 몇대의 택시가 새벽 손님을 기다리고 있지만 손님이 있을리 없어

기사들만의 잡담으로 시간을 떼우고 있습니다. 어느 기사가 묻습니다.

 

"어디까지 가세요"

"장계까지 갑니다"

"덕유산에 가시나요"

"네"

"장계까지 가서 덕유산에 들어갈려면 택시를 타셔야 할텐데...."
"네,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시외버스로 장계까지 1시간 이상이 걸리고 장계에서 택시를 타려면 또

돈이 들텐데 아예 여기서 택시를 타고 가시죠"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한 40분 정도면 갈 겁니다"

"그럼 택시비는.......?

 

옆의 기사가 말을 가로막으며 한 마디 합니다.

"그러지 마시고 그냥 버스를 타고 가시다가 운전기사에게 잘 부탁하면

육십령에서 내려 주실 겁니다."

 

귀가 번쩍 띕니다.

여행중 이런 고급정보를 얻는다는게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공치사를 하고

 

매표소에 가 06시10분발 전주-진안-장계-서상-거창-대구행 첫차로

장계까지 승차권을 끊습니다.(5,100원)

승차후 기사분에게 육십령에 내려 주실 것을 부탁하니 흔쾌히 승낙하십니다.

장계에서 육십령까지의 택시비가 절감됩니다.

 

절약된 택시비가 만들어 주는 희희낙낙.

단, 06시10분 차와 06시40분 차만이 육십령을 통과하고 나머지 차들은 모두

고속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사정사정 부탁을 해도 별무소득이랍니다.

 

당초에는 장계에서 아침식사를 매식하고 택시를 타려 했으나 그러할 필요가

없어졌기에 점심용 김밥 한 줄(1,500원)을 사 배낭에 채워넣습니다.

아침 식사는 대간꾼들 사이에 유명한 육십령 할머니 휴게소에서 국수로

떼우기로 하고.....

 

서상으로 고추를 따러 가신다는 두분 아주머니와 함께 승객손님은 단 세명

뿐입니다.

긴 고갯길을 넘어 진안읍내에서 학생 몇몇을 태우고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

장계에 도착 새벽같이 등교하는 학생들이 내리고 또 다른 학생들을 태우고

육십령을 넘습니다.

 

서상으로 가시는 아주머니께서 친절히도 아르켜 주십니다.

"옛날에 이 고개에 도둑이 들끓어 60명이 함께 모여야만 넘을 수 있다해서

육십령이라고 한답디다."

 

 <육십령 기념석>

 

미리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아! 그래요?" 하며 화답을 해드립니다.

모르긴 몰라도 그 아주머니 속으로는 무척이나 행복하셨을 겁니다.

 

전주를 출발한지 1시간 46분만인 07시56분 육십령 고개정상에 도착을 합니다.

쌩쌩부는 바람이 주인 노릇하는 텅빈 육십령 정상휴게소 광장에  또 다시 홀로 서니

세상의 모든 삭막함이란 삭막함은 몽땅 이 곳에 모여 낙엽되어 굴러 다니고 있습니다.

 

유일한 유채색 화려함이란 백두대간 중 깃대봉에서 내려오는 날머리 나뭇가지에 걸린

대간꾼들의 표지기뿐.

전라북도에 위치하고 있는 정상휴게소는 굳게 문이 닫혀있어 대형 육십령 표지석을 지나

경상남도로 내려가 대간꾼들 사이에 유명한 할머니휴게소에 들어가니 할머니 세분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전라북도와 경상남도를 가르는 육십령 고개마루>

 

"또 대간꾼이로구먼...."

"아닌데요..."

"그럼 무엇 때문에 이 새벽에 여기까지 오셨는가?"

"덕유산 종주하려고 합니다"

"혼자 오셨수?"

"네"

"아침식사는 하셨수?"

"아니요. 여기에서 국수를 먹으려고 굶고 왔는데요"

 

할머니의 입가에는 만족해 하시는 미소가 귓가에 걸리지만

아침식사를 국수로 대신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섭니다.

 

벽 한 쪽에 잔뜩 걸려 있는 대간꾼들의 표지기와 고풍스러운 옛 장롱 한짝만이

눈길을 끄는 별 볼일 없는 시골 휴게소이지만 많은 대간꾼들의 백두대간 종주기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유명휴게소이며 유명인사입니다.

 <대간꾼들의 표지기 모음>

 

프라스틱대접에 담겨져 나온 국수(2,500원)를 보니 입이 떡 벌어집니다.

그야말로 한 대접 그리고 더 먹으라고 또 한 그릇.

비록 영양가는 없겠지만 할머니의 배려가 고마워 억지로 마지못해 겨우겨우

몽땅 해치웁니다. 후-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입니다.

 

 <할머니집의 푸짐한 국수>

 

커피를 한 잔 하고 보온병엔 뜨거운 물을 채우고 물병 두 개를 채운 후

다음에 백두대간을 하게된다면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나오니 08시50분.

 

 <육십령에서 할미봉까지>

 

혼자 산을 걷는다는 것은 외로운 일입니다.

더욱이 낮선 산을 혼자서 걷는다는 것은 제 아무리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치장을 하고 여러 가지 당위성을 갖다 붙힌다 해도 그 밑바닥에 흐르는

외로움은 결코 떨쳐낼 수 없는 혹같은 것입니다.

 

09시00분 덕유산 종주의 들머리 이제부터 외로운 산길을 혼자서 걷습니다

가로로 걸려있는 덕유산 종주 표지목,

 

 <덕유산 들머리 유십령 표지목>

 

이제껏 다른 산님들의 사진으로만 갈증을 달래 온 표지목의

실체를 직접 대하니 전혀 낮설지 않은 오히려 반가움입니다.

 

허리를 굽혀 나무울타리 넘어 산길로 바로 접어듭니다.

오른편으로는 육십령마을의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왼편으로는

멀리 전라북도의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완만한 능선길로 시작됩니다.

 

표지목 11:02 를 지나고 부터는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산길을 올라

09시 35분 가을 잡초가 우거진 헬기장에 도착합니다.

육십령부터 쫒아온 바람은 계속 불어대고 하늘엔 온통 먹구름이 가득

금새라도 한 바탕 비가 쏟아질 듯한 날씨에 헤드렌턴이라도 비춰야 할

듯한 안개 가득한 숲속을 지납니다.

 

만일 비가 내린다면 계속 진행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갈등을 갖고

어두운 숲길을 지나고 암릉길을 오르고 10시15분 할미봉에 도착을 합니다.

 

 <할미봉 정상 바위군>

 

<할미봉에서 대포바위를 지나 덕유삼거리까지>

 

할미봉에서의 전망은 오직 어두운 구름과 짙은 안개에 쌓인 검은 나무숲 뿐.

그러나 할미봉의 전망 안내판에는 지리산 능선이 보이고 깃대봉이 지척이며

백운산과 영취산이 조망된다고 씌여져 있습니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찝찝합니다.

 

 <할미봉에서 대간을 시작하는 길목에 걸린 표지기들>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 백두대간의 줄거리를 조망한 후 내려서니

곧바로 대포바위 안내판 그리고 이어지는 그 유명한 할미봉의 위험구간입니다.

90도 직벽의 암릉을 내려다 보자니 과연 백두대간꾼들 사이에 특기 될 만한 구간

입니다. 특히 눈 쌓인 겨울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지나기에 고생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틱을 먼저 던져놓고 낑낑거리며 내려서자니 흙사이에는 벌써 서릿발이 세워져

있습니다. 발로 툭툭 쳐 깨뜨리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하며 내려서자니

배낭을 멘 등엔 할미봉에서 식어버린 땀이 또 다시 배이고 이마에선 또 다른 땀이

흘러 내립니다.

 

 <할미봉에서 앞으로 가야할 구름 속 능선>

 

그러나 할미봉을 내려와 무명암봉의 또 다른 위험구간을 지나고부터는 능선의 서쪽

사면을 타고 부드러운 낙엽길이 한동안 이어져 덕유교육원의 기합소리가 들리는 공터를

지나면 덕유교육원과 남덕유와 육십령이 갈라지는 덕유삼거리에 도착합니다.

11시39분 입니다.

 

 <덕유삼거리 표지목>

 

<덕유삼거리에서 1235봉을 지나 서봉 (장수덕유산) 까지>

 

배낭을 풀어 보온병의 커피를 한 잔하며 간식으로는 바나나를 먹으며

표지목에 기대어 하늘을 보니 구름이 서서히 물러나며 파란하늘이 나타납니다.

 

<덕유삼거리에서 걸어야 할 능선길>

 

햇볕이 간혹 내리 쬐기도 하고.,...

햇볕이 이렇게 부드러운 줄을 예전엔 미쳐 몰랐습니다.

아니, 좋았던 때의 햇볕은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간사스러운.....

 

바람은 여전히 물러설줄을 몰라 재킷을 꺼내어 입고도 춥지만 30여분간을

구름이 물러난 뒤끝의 편안한 마음이 되어 게으름을 피웁니다.

 

12시41분

덕유삼거리 이후 깔끔하게 다듬어진 헬기장을 지나 바위로 이루어진 암릉을

타고 오르니 안내판은 물론 표지석 조차 없는 텅빈 1235봉을 오릅니다.

 

 <서봉의 정상>

 

 <1235봉 정상의 돌탑과 표지목>

 

멀리 유장한 지리산의 능선이 조망됩니다.

천왕봉과 그 아래 중봉, 능선을 타고 내려와 반야봉과 노고단이 눈에 가득합니다.

금년 봄 뜬금없이 3박4일을 오르내렸던 지리산,

지금 저 지리산 능선에서도 어느 산님은 이곳 덕유산 능선을 바라보고 있겠지요.

손을 흔들어 줍니다.

 

1235봉 내림길도 험하기가 할미봉 내림길보다 훨씬 더 합니다.

할미봉에서처럼 스틱을 먼저 던져 놓고 내려올 수 도 없는 칼등입니다.

몇 번의 밧줄을 갈아타며 내려오니 산죽밭 사이로 능선길이 길 게 이어지고

산죽에 맻혀있던 이슬은 바지를 촉촉히 적십니다.

분명 초행길. 하기야 이제껏 단 한분의 산님도 만나지 못했으니.....

 

산죽밭 사이에 세워진 표지목을 지나고(해발1300m,남덕유 2km,육십령 6.8km)

부터는 계속 힘겨운 오름길, 바위로 이루어진 암릉 오름길을 힘겹게 오릅니다.

오른편으로는 경상남도의 마을을 내려다 보고 왼편으로는 전라북도의 마을을 내려다 보며

13시45분 마치 지리산의 연하봉을 연상케 하는 서봉(장수 덕유산)에 오릅니다.

 <서봉의 표지목>

 

 <서봉 정상에서 조망되는 향적봉 방향의 능선>

 

 

 <서봉에서 내려다 본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와 마을군>

 

 

<서봉에서 남덕유산을 지나 월성재까지>

 

서봉에서 보는 전형적인 코발트빛 가을하늘에 둥실 떠 흐르는 흰 뭉게구름이

여유롭기까지 합니다.

한가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무거워진 엉덩이를 떼자니 힘에 겹습니다.

 

14시05분 남덕유로 향하는 서봉의 철계단을 내려와 능선곁을 지나는 산길을 오르고

내리고를 계속합니다.

 

 <서봉에서 내려오는 철계단>

 

부실하게 먹은 육십령의 국수 때문일까

간식을 계속 먹으면서 왔지만 조금만 걸어도 배에서 허기졌다는 소식이 옵니다.

 

산죽길 사이에 쭈그리고 앉아 새벽 전주에서 사온 1500원짜리 김밥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자니 갑작스레히 처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 깊은 산 속을 걷는다는 것이 출발하기 전까지는 가슴뛰는 설레임으로 다가서지만

막상 혼자가 되어 산 속을 걷자면 외롭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참으로 요상스러운 마음이지요.

 

서봉에서부터 남덕유 삼거리 까지는 산죽사이로 또는 바위 사이로 혹은 숲 사이로

기분 좋은 산길이 전라북도의 능선 사면과 경상남도의 능선 사면을 넘나들며 계속

이어집니다.

향적봉까지 이런 길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굴뚝같지만.......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것이 지겨워 남덕유산 정상 밟기는 포기하고

남덕유산과 월성재와 서봉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 하니 14시30분.

남덕유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산에서 오셨다는 역시나 홀로산님을 만납니다

 

 <서봉과 남덕유와 월성재가 갈라지는 길목의 표지목>

 

어젯밤을 향적봉대피소에서 보내고 남덕유를 넘어 영각사로 내려가신답니다.

 

인사를 나누고 남덕유산에 들어 처음으로 인물이 들어가는 사진을 서로

한방씩 찍어드리고 묻습니다.

 

 

"몇시에 삿갓재 대피소를 지나셨습니까"

"12시30분에 지나왔으니까 두시간 정도 걸렸네요"

 

속으로 시간계산을 합니다.

지금 시간이 15시....그러면 늦어도 17시30분 정도에 삿갓재대피소에

도착하리라는 추측을 합니다.

출발하기전 예측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늦어지는 시간에 조금 불안합니다.

 

<서봉과 월성재를 가르는 남덕유 표지목>

 

만일 조금만 더 지체된다면 18시,

덕유산의 밤은 일찍 찾아옵니다.

18시가 되면 어두워질테고 그러면 야간산행을 해야만 합니다.

물론 야간산행에 대한 준비를 하기는 했지만 계획상에 없는 돌발야간산행은,

더구나 깊은 산 속에서의 야간산행이란 좀......그렇습니다.

 

 <멀리 보이는 지리산의 천왕봉과 중봉  그리고 반야봉과 노고단>

 

홀로산님과 헤어져 월성재로 향하는 산길

남덕유삼거리를 지나서 부터는 계속 급경사 내리막입니다.

이제껏 쌓아놓은 고도를 몽땅 까먹습니다. 마냥 떨어집니다.

아깝고 아깝고 또 아까운 고도가 끝도 없이 추락합니다.

 

내려왔으면 내려온 만큼 또 올라가야함은 당연한 이치

올라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 합니다.

 

<월성치 표지목>

 

뚝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월성계곡과 토옥동계곡이 갈라지는 4거리 월성치에

도착하니 15시 25분입니다

 

<월성치에서 삿갓봉을 넘어 삿갓재대피소까지>

 

월성치 표지목에 기대어 잠시 쉰 듯한데 20여분이 후딱 지나가 버립니다.

앞에 떠억 버티고 서있는 삿갓봉(?)을 올려다 보니 와! 장난이 아닙니다.

왜 삿갓봉인지 그 이유를 알만합니다.

월성치까지 떨어지기만했던 고도를 벌충하느라 거의 죽어납니다.

 

 <월성치에서 삿갓봉으로 오르는 초입>

 

바나나를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해 보지만 그때뿐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삿갓봉(?) 사면을 넘으니 이럴 수가......

삿갓봉 앞에 또 다른 삿갓봉(?)이 우뚝 버티고 서 있습니다.

 

또 다시 한참을 내려가고.....내려가고.....내려갑니다.

내림길이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삿갓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의 실루엣>

 

또 다른 삿갓봉(?)사면으로 기를 쓰고 오르니 이 삿갓봉도 삿갓봉이 아닙니다.

도대체 삿갓봉이 몇 개나 되는지?

이제껏 벌어놓은 고도를 몽땅 까먹어 버리며 한참을 내려갔다가 또 다시

오르기를 몇차례,

17시 03분 삿갓봉의 표지목이 보이고서야 비로서 한 숨을 놓습니다.

 

그러나 이건 완전히 진을 빼내는 산행입니다.

삿갓을 넘으면 또 다른 삿갓이 나타나고 뾰족하기는 경기도 옥천의 백운봉을

빼어 닮았습니다.

 

 <삿갓봉 정상>

 

만일 향적봉에서 출발을 했다면 고도를 낮춰가는 산행이기 때문에

삿갓재 넘기가 수월했을텐데 거꾸로 계속 고도를 높혀가는 산행인지라

오름길이 무척이나 힘에 겹습니다.

 

 삿갓봉(!) 사면을 지나고 나서도 가파른 내림길과 오름길의 연속입니다.

지겹고 힘들어라.

 

 <삿갓봉 표지목>

 

 <누군가가 판석에 새겨놓은 이정표>

 

 

사람이 지치면 헛것이 보이는가 봅니다.

내림길에 멀리 붉은 지붕같은 것이 보이기에 힘을 얻어 내려가 보니

붉은 단풍이 석양을 맞아 반사되어 마치 지붕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힘은 더욱 빠지고 삿갓봉 사면을 내려오며 보이기 시작하는 대피소의

푸른 지붕도 이제는 의심스럽습니다.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마져도 마치 바람소리로 들려 옵니다.

 

17시40분 남덕유중 가장 어려운 삿갓재를 넘어 드디어 녹색지붕의

삿갓재대피소에 도착을 합니다. 후---

만일 목표지점이 좀 더 먼 곳이었다면 아직까지 기운이 남아 있었겠지만

목표로 했던 지점에 도착을 하니 온 몸에 맥이 풀리고 도저히 더 이상

서 있을 수도 없을 지경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대피소직원에게 입산신고를 하자마자 배낭이며 스틱이며 등산화를 내팽겨둔체 

실내에 들어가 거의 혼절상태가 되어 한참동안을 퍼져 버립니다.

어제밤 전주 사우나에서 거의 한잠을 자지 못하고 비몽사몽을 헤멧던 탓인 듯 합니다.

 

 <삿갓재대피소에서 바라본 멀리 지리산의 능선>

 

한참 후 혼절상태에서 깨어나 대피소직원에게 대피소사용료(7,000원) 와

담요 두장(2,000원)을 빌리며 물어보니 오늘은 단 한사람 본인만이 투숙객이랍니다.

넓다란 대피소를 혼자서 독차지할 판입니다.

 

 <삿갓재대피소>

 

 <텅빈 삿갓재대피소 내부 혼자 독차지>

 

19시45분 역시나 텅빈 취사장에서 떡라면으로 저녁식사를 하며 무겁게 지고 올라왔던

소주도 한 병 비웁니다.

많이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취하지 않는 이유는 덕유산의 넓은 포용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경상남도의 마을에서 반짝이는 붉은 백열등이 지척으로 내려다 보이고

전라북도의 마을에서도 반짝이는 붉은 백열등이 지척입니다.

저 백열등 아래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산에 올라와 아래세상을 내려다 보며 항상 궁금한 것 중의 하나입니다.

 

 <석양빛을 받아 윤곽이 뚜렷한 천왕봉과 중봉  그리고 지리산의 능선>

 

검은 하늘엔 무수한 별들이 반짝입니다.

스팀이 들어와 따뜻한 대피소를 달랑 혼자 차지합니다.

 

 

 

 2004년 10월 13일 (수)

 <삿갓재대피소에서 무룡산을 지나 동엽령까지>

 

텅빈 삿갓대피소에서 안락한 하룻밤을 보냅니다.

새벽 12시 30분 잠시 잠이 깨어 나와보니 검은 하늘엔 무수한 별들이 총총총

그러나 바람은 마치 모든 것을 날려 보낼 듯 심하게 불어 제킵니다.

덕유산의 바람도 소백산의 바람 못지 않을 듯 합니다.

 <세상을 비추는 여명>

 

05시30분 기상하니 안락하게 잠을 자서 그런지 몸 컨디션이 가뿐합니다.

실내에서 직접 통하는 취사장으로 내려가 마른육게장에 흰떡을 넣고 끓이니

아주 훌륭한 아침식사대용 떡국이 됩니다.

물론 커피도 한 잔 진하게 타 여유로움을 만끽합니다.

 

지리산 자락에서 올라오는 일출을 보려고 했으나 산모퉁이에 걸려 볼 수는

없고 대신 지리산 능선을 붉게 물들이는 화려한 여명으로 만족합니다.

 

07시40분 대피소의 기념 메모장에

"혼자 걷는 것은 항상 외롭다"라는 글귀를 남기고 한결 가벼워진 배낭을 메고

대피소를 출발합니다.

무룡산을 향해......

 

어제까지의 남덕유 험한 산세에 비해 부드러운 능선길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비록 심한 바람에 재킷은 단단히 여미었지만 기분은 한없이 상쾌합니다.

 

 <지나 온 능선길 멀리 남덕유의 모습>

 

먼 지리산의 유장한 능선을 곁에 두고 산죽사이로 길 게 뻗은 대간길을

산책하듯이 그렇게 걷습니다. 비록 오름길이기는하지만 키를 넘는 산죽사이로

관목사이로 이어지는 대간길은 마냥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렇게 한시간여 덕유산의 덕유함을 만끽하며 오르니 어느새 무룡산 정상 (08시41분)

어제와는 달리 푸른 하늘엔 구름 한 점 흐르지 않습니다.

완벽한 코발트 빛 가을 하늘 아래 무룡산의 전망은 그야말로 망망무제입니다

 

 <무룡산으로 오르는 나무계단 길>

 

 <무룡산에서 바라 본 전라북도의 아침>

 

황소잔등을 닮은 덕유의 능선길은 그 곡선이 부드럽기 그지 없습니다.

스틱을 휘휘 저으며 콧노래도 불러가며 무룡산을 내려옵니다.

세상에나 이렇게도 편하고 아름다운 능선길이 있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홀로대간꾼들은 이 능선길을 걸으며 얼마나 행복했을까.

아마도 행복에 겨워 황소처럼 날뛰었을 것 같습니다.

 

<무룡산 정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남덕유산과  걸어온 능선줄기 그리고....>

 

 <앞으로 걸어야 할 길게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 길과  멀리 향적봉의 송신탑>

 

여유로워진 마음에  이 능선길을 걸었을 "한국의 산하" 산님들의 산행기를

기억해냅니다. 부산의 S님과 대구의 S님을 비롯해 K님. L님 또다른 L님,

N님, J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산님들의 산행기록을 이 곳 덕유의 능선에서 만납니다.

 

그들이 덕유산에 홀라당 빠져 버린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산죽사이의 능선길, 관목사이의 능선길, 나무숲 사이의 능선길, 억새숲 사이의 능선길

어느 능선길 하나 아름답지 않은 능선길이 없습니다.

아! 아름다움의 극치

 

 <이런 능선길도 지나고...>

 

 <이런 능선길도 지납니다>

 

 

09시38분 이렇게 정신을 놓으며 걷자니 어느새 돌탑이 쌓여져 있는 무명봉에

도착을 합니다. 역시 탁트이는 조망이 장관입니다.

 

 <무명봉의 돌탑과 조망>

 

무명봉 내림길 햇볕에 반짝이는 산죽밭은 또 다른 아름다움.

서쪽 사면을 휘돌아 동엽령에 이르는 능선길 역시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능선길입니다.

 

 <산죽 사이의 능선길과  햇볕에 반짝이는 산죽.....>

 

시간만 무심히 흘러 10시36분 동엽령에 도착을 합니다.

 

<동엽령의 표지목>

 

 

<동엽령에서 백암봉(송계삼거리)를 지나 중봉을 거쳐 향적봉까지>

 

동엽령에서 백암봉(송계삼거리)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길의 아름다움 역시

짧디 짧은 필설로 옮기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능선길의 억새>

 

<백암봉 (송계삼거리) 표지목>

 

직접 걸으며 눈으로 가슴으로 느끼는 수밖에 별다른 전달 방법이

없을 듯 합니다.

 

다만 한가지 가능하다면 홀로 이 능선길을 걸을 일입니다.

온갖 세상사의 먼지 가득 묻어있는 너와 나사이의 이야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능선의 아름다움을 너와 내가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만

진정한 아름다움을 헤치는 수사적 말장난에 불과 합니다.

 

 <뒤 돌아 본 꿈길 같은 능선길>

 

 <백암봉 표지석과 중봉 오름길>

 

 < 중봉으로 오르는 부드러운 곡선의 황소 잔등>

 

말없이 그냥 혼자서 걸을 일입니다.

함께 걷는다 하더라도 삿갓재대피소에서 백암봉까지는 서로 멀리 떨어져

마치 남남처럼 그렇게 말없이 혼자되어 걸어 볼 일입니다.

 

물론 혼자 산길을 걸으면 외롭기는 하겠지만 이러한 산길을 만나면 혼자 걷는

그 외로움이 오히려 덜 외로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덕유산뿐만 아니라 여느 무명산에도 이러한 사유의 여지가 있는 산길은 곳곳에

있습니다.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홀로대간꾼들이 홀로 대간을 타는 이유를 이제야 겨우 알 듯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백두대간을 홀로 걸어 볼 작정입니다.

 

 < 또 뒤돌아 보는 능선길 >

 

백암봉에서 빼재로 휘어지는 대간길을 바라보며 홀로대간꾼들을 생각합니다.

이 길로 빠져 홀로 걸었을 홀로대간꾼들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동엽령에서 한시간여를 올라 11시57분 백암봉(송계삼거리)에 도착.

백암봉을 떠난 지 50여분만인 12시56분 중봉 도착,

금년 겨울을 보내며 오수자굴로 내려갔던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중봉에서 철탑이 보이는 향적봉까지 40여분>

 

향적봉에는 울긋불긋 뾰죽구두를 신고 무주리조트의 곤도라를 타고 올라온

행락객들이 히히덕거리며 과일껍질을 향적봉 아래로 내던지고 있었습니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목의 죽어 천년의 주목과....>

 <천년의 세월을 살고 있는 주목>

 

 <향적봉에서의 증명사진>

     

 <가을 하늘>

 

<향적봉에서 무주리조트를 지나 무주읍내 그리고 서울까지>

 

서울 촌놈 무주리조트의 곤도라를 타 봅니다(편도 7,000원)

15시 35분 무주리조트 직원용 셔틀버스를 타고 무주읍내까지 무임승차

무주시외버스 터미널 내 중국음식점 "대청원"에 들어 자장면을 시키니(3,000원)

곱빼기분량에 그 맛 또한 일류 중국집에 못지 않습니다.

 

17시35분 서울행 막차를 타고(12,100원) 남서울터미널에 도착하니 20시35분입니다.

 

<그리고 산행후기>

 

종갓집 맡며느리와 같은 후덕함을 지닌 덕유산을 만나고 왔습니다. 

설악과 같은 가을 치장도 없이 살림을 살던 그 모양 그대로 수수한 차림새로

맞이해주는 덕유산이었습니다.

 

반갑다고 호들갑 떠는 덕유산이 아니라

말없이 묵묵히 입가의 작은 미소로 반겨주는 덕유산이었습니다.

덕유산이 德 裕 山 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알고 돌아옵니다.

 

덕유산 능선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과 많은 기억들을 합니다.

설혹 부질없는 것일지라도....

학교종은 지금도 땡땡땡 울리고 있을까?

 

 

 <배낭아 너도 수고했다. 육십령에서 향적봉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