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판길로 오르고 눈길로 하산한 북한산 *

일시 : 2004, 02, 08. 11:00 지하철수유역 - 6-1번 버스
코스 : 우이동종점-도선사입구 매표소(11:30)-하루재-백운산장-위문-백운대
(1:10)-위문-북한산대피소(2:20=점심=2:50)-용암문-동장대-대동문
-진달래능선-용천수-소귀천매표소-우이동종점(4:30)

조금 늦게 11시가 지나 등산을 시작하니 등산객이 분비지 않아 좋았다. 하늘은
청명하게 맑고 날씨는 어제보다 많이 풀려서 포근하여 등산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
였다. 그래도 등산객은 길을 이어서 오르고 있었다. 하루재를 오르는 길은 양지바
른 남향길 이어서 눈은 녹아있었다.

하루재를 넘어서니 눈이 많이 쌓여서 길은 미끄러워 발을 옮기기가 조금식 힘들어
지기 시작하였다. 내려가서 수덕암을 지나 계곡길을 오르는 길은 그대로 빙판길이
다. 쇠줄을 잡고 올라가는 바위 길은 눈이 녹아 얼음이 반질반질하게 얼어붙어 무
척이나 미끄러운 길이다.

올라가는 사람들은 그대로 올라가는데 불편함이 없었으나, 내려오는 사람이 의외
로 많아 좁은 길에서는 기다려 주었다가 올라 가야하는 곳에서는 지체가 되기도
하였다. 올라가는 길에서는 그래도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그런대로 올라갈 수
있었다. 백운산장까지는 발 붙이기가 정말 힘들었다.

여기서 위문까지도 여전하였다. 위문에서 백운대를 오르는 길에서도 오르고 내려
오는 사람들이 엉켜 지체를 하면서 올라갔다. 나무계단을 올라서니 여기서부터는
바위길인데 바위위에 얼음이 깔려있으니 쇠줄을 잡고 팔 힘으로 올라가야 하였다.
한쪽 줄은 내려오고 또 한쪽으로는 올라가야 하는데 곳곳에 길이 좁아 기다렸다
가 진행을 하였다.

무엇이 그리도 급한지 한쪽에서 조금만 지체를 하면 두줄다 내려오기도 하고 어느
때는 양쪽으로 오르곤 하여 더 지체가 되기도 하면서 백운대를 올라갔다. 백운대
정상에 서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에 흐른 땀을 급하게 시켜 주기도 한다. 북
쪽 산 골자기에는 흰눈이 쌓여서 겨울의 산 모습이 싸늘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또 그 복잡한 하산길을 내려와 위문을 지나 나무계단을 내려와 만경대 산허리를
돌아가는 그 길은 음지여서 눈이쌓이고 얼음이 깔려 무척 미끄러웠다. 여기서도
오가는 등산객이 많아서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곤하면서 그 미끄러운길을
내려와 용암문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눈이 없었다.

어느 정도 내려와 좌측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눈이 있고 길은 다시 미끄러워졌다.
용암문에서 조금 쉬었다가 북한산대피소에 도착하니 2시 20분이다. 이곳에서 점
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안으로 들어가 점심식사를 하고 쉬었다가 출발을 하였다.
산성으로 오르는 길도 빙판길이었다.

산성길을 올라가니 동장대가 나오고 여기서 서울시내를 조망하고, 북한산 대남문
까지의 능선길을 굽어보고, 산성매표소로 내려가는 경사길를 돌아보면서 겨울산
행의 멋과 낭만을 만끽하면서 대동문을 지나 진달래 능선길로 하산을 하였다.
이 길은 약 10cm가 넘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음지길이어서 눈이 얼어있지도 않고 뽀송뽀송한 눈길을 걸어서 내려오는 길은 그
렇게 생각보다 미끄럽지도 않았으며 눈을 밟는 그 촉감은 카페트위를 걷는 것보다
더 포근하게 느껴졌으며 참으로 오랫만에 눈길을 원없이 걸어 보았다. 용담수 옹
달샘을 지나고 용천수 샘물을 지나면서는 조금씩 녹아서 길이 얼어 있었다.

소귀천매표소를 지나 내려오니 도선사 길보다 지루하지도 않아 좋았다. 우이동 종
점에 도착하니 4시 30분이 다 되었다. 오늘 산행은 날씨가 무척 포근하고 좋았다.
미끄러운 길로 올라가 눈 길로 하산하면서 겨울산행의 진수를 맛 보며 진달래 능
선 계곡길의 그 눈 길이 또 다른 감동을 느끼게 한 산행이 되었다.


▣ 김현호 - 토요일은 산객은 많지 않았으나 길이 얼어있어 상당히 위험했었는데 잘다녀오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