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악휘봉(충북 괴산 845m)


산행일
:2004년 2월29일 일요일 날씨 맑음


산행코스
:입석마을(9:45)-Y자 갈림길에서 우(右)측-덕가산갈림길 안부-좌측 정상전 암봉-정상-구왕봉갈림길-은티재-마분봉-은티재-입석마을(3:30)





연휴니 장거리산행을 제의하는 남편말에 늘 가보고 싶었던 충북의 산들을 뒤적였습니다

속리산권에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만한 산들이 무리지어 산군을 이루고 있지요

우리가 찾은 악휘봉은(충북 괴산 845M 악희봉,악후봉으로도 불림)속리산을 지나 북진하는 백두대간이 장성봉을 지나 구왕봉,희양산으로 방향을 트는 지점에서 10여분거리로 비껴앉은 산입니다

암봉으로 이뤄졌고 노송이 즐비해 경관이 좋단말을 듣고 택한 산행지지만 내심 평생 다 밟아보지못할 백두대간 그 길을 눈으로나마 가늠해 보고싶단 계산도 염두에 두었었습니다^^*




6시 집을(일산) 나서서 일행들을 태우고 중부고속도로를 달려 증평에서 국도34번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괴산읍내를 지나 연풍으로 가는길은 강원도 버금가는 오지의 모습이었습니다

눈여겨 보지않으면 그냥 지나칠수도 있는 입석마을이란 표지석을 보고 악희봉 산행지점을 찾아 들었는데
예전엔 그래도 여러집이 살았음직한 그 동네는 꽤 여러채가 빈집으로 버려져 폐가가 되가고 있더군요
허물어져가는 돌담의 모습에 가슴한켠이 아렸고 그 비좁은 돌담길을 겨우 비켜가며 주차할곳을 찾자니 미안한 마음도 들더군요




일기예보엔 비가 내리다 그치면 바람이 많이 불꺼라더니 웬걸요

바람한점없는 숲속은 이미 봄기운이 가득 스민 듯 했습니다

완만한 계곡을 거슬러 올라 Y자갈림길에서 우리가 택한길은 우측등로였습니다

하산시 마분봉을 둘러 보기로 했기에...

한시간남짓 걷다보면 급경사 오름길이 나오는데 앞사람 엉덩이만 보게되는 꽤 급한 오르막이었지요

그즈음에서 작은애의 전화를 받았었는데 내가 얼마나 헐떡였던지 아들녀석 한단말이 "엄마 쉬었다 가유~" 였습니다^^




주능선에 서서 숨을 고르자니 속리산방향으론 그만그만한 높이로 무리를 이룬 산군들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정상방향은 급경사 난코스가 나오더군요

누군가가 매어놓은 밧줄이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오르막을 오르다 건너보니 건너편 산세가 참 보기좋아 절로 탄성이 나왔었지요

암봉과 어우러진 소나무들이 한폭의 산수화를 펼쳐놓은듯 했어요

그 방향으로도 가보고싶단 아쉬움을 접으며 정상으로 향합니다




정상 직전 암봉에는 오래묵은 소나무가 분재마냥 자라고

고사목까지 어우러진 한층 더 뛰어난 경관과 막힘없는 시야를 제공하더군요

밧줄이 없다면 절대(?) 내려갈수없는 슬랩을 두어번 통과해(사진)안부로 내려서고

다시 급경사를 올라 정상에 섭니다




햇살가득한 정상에서 한참을 간식을 먹으며 노닥였습니다

원래 내게 맞는 산행스타일은 놀매 쉬매 이니까..^^

구비구비 이어지는 백두대간길을 바라보고 구간종주라도 나서고 싶단
되잖은 봄꿈을 꿔보는데

일행남자들(남편포함해 3명)은 따듯하고 넓은 바위위에서 gostop 치면 딱이겠단 말로 내 꿈을 깨우네요




은티재로 내려서야할 갈림길에서 우측오름길에 리본이 걸린 모양새가
구왕봉으로 향하는 백두대간길일텐데 가지못할길에 대한 미련을 접으며 돌아섭니다



은티재에서 다시 두어번 오르내림을 거쳐 마분봉에 올랐었지요

그곳엔(은티재) 은티마을30분, 악휘봉40분, 마분봉40분, 입석마을40분이란 이정표가 세워져 있더군요

은티재에서 마분봉 가는길은 굴곡이 있어 오름길이나 내림길에 소요되는 시간은 비슷합니다

마분봉쪽은 노송이 즐비하고 고사목까지 탄성을 자아내게하니 악휘봉을 가시는분들은 둘러보면 좋을꺼에요




은티재에서 입석마을로 내려오다 늦은 점심을 먹고 3시반 하산완료,

쉬며 노닥이며 진행한 느긋한 6시간남짓의 산행을 접고 수안보로 발길을 옮김니다

올해는 이쪽 산들을 차근차근 둘러보고싶단 생각을 하며....









주능 직전 오름길


주능선에서 보이는 덕가산쪽 풍경


올라온 계곡길


유격훈련중...^^*


정상근처에 선바위


건너다보이는 마분봉(뒤로 보이는 산들은 이화령을 지나 조령으로 북진하는 백두대간길)


죽어도 그 자태가....


나무들 비탈에 서다(마분봉)


▣ 김정길 - binjaree님께서 빈집을 보시고 가슴한켠이 아렸군요, 비가 내리다 그치면 찬바람이 많이 불꺼라 해서 겁쟁이인 저는 소백산 산행을 다음주로 미루었는데 님은 괴산청천면의 명산군 중에 가장 멋지고 가장 위험한 악휘봉을 거기다 마분봉까지 둘러보셨군요, 가장 바람직한 산행스타일 놀매 쉬매인데 binjaree님이 바로 그런 스타일이시군요, 처음 찾아뵙는 binjaree님의 간단한 산행기에서 많은것을 느끼고 배우고 고처야할 점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추억에 젖어보면서 감사를 드립니다. 위험한 코스 비온 뒤의 무탈한 산행을 축하합니다.
▣ binjaree - 이곳에서 글을 읽으며 저같은 사람은 감히 넘보지못할 산을 사랑하는분인걸 알고 있는데 배우시다니요 부끄러워 숨고싶습니다 그저 산이 좋아 남의 꽁무니만 허위적 따라 다니는걸요 그 날은 비온뒤 같지않게 길도 괜찮았습니다 답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세요^^*
▣ 산초스 - 저희팀도 올해 가려고 계획중이었는데 많은도움이 될것같습니다. 산행기보니 더욱 가고싶어지는군요.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