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3. 7.
목적산 : 달마산 (489m)
위 치 : 전남 해남군 송지면, 북평면
코 스 : 미황사-사자봉-문바위재-달마산정상-농바우재-바람재-송촌마을 (4시간)
인 원 : 43명
인 솔 : 새한솔산악회

달마산 산행지도(클릭하면 큰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남해안고속도로를 벗어나 순천에서 해남까지 가는 곳곳에는 등산이 아니라 하루 나들이 코스로도 유난히 볼 것도 많다. 2002년 남도 일대를 돌아본 이후 등산을 위해 가는 이 길이 나에게는 유난히도 예사롭지가 않다.
순천만 해도 유명한 삼보사찰인 송광사가 있고 반대편에는 선암사가 있다. 낙안읍성민속마을과 고인돌공원도 있다. 주암호반으로 드라이브도 제격이다. 또 보성으로 접어들면 우리나라 차생산의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유명한 차밭과 꼬막과 피조개 등을 양식하는 개펄이 있어 주말 현장 학습장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보성차밭
















장흥하면 유명한 제암산과 천관산, 이조백자도요지 등이 있고 강진으로 접어들면 다산 정약용선생의 유배지가 이곳에 있다. 다산 선생은 18년간의 유배생활 중에 이곳에서만 10년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그가 남긴 유명한 목민심서를 이곳에서 집필하였는데 요즘 같으면 정치인들에게 한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초당의 연못 옆 정자가 있는 언덕배기에는 가족이 그리울때 혼자 강진만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다고 한다.

강진 만덕산에 있는 다산초당과 윤선도의 종가집격인 녹우당 전경















해남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제법 있다.
우선 지리적으로 보아 우리나라 육지의 최남단으로 토말비가 이 곳에 있다. 그리고 두륜산과 대둔사(옛 대흥사)가 있고 윤선도의 종가집이라고 할 수 있는 녹우당이 있다. 윤선도의 증손자가 윤두서인데 윤두서의 외증손자가 정약용이고 보면 실학사상의 맥이 대략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윤선도가 13년간 머무르면서 그의 대표적인 작품 어부사시사 40수의 산실로 더욱 유명해진 보길도와 인접해있어 등산과 관광, 해수욕객 등으로 해마다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모란이 피기까지는」 의 저자 영랑 김윤식 선생의 고택도 이 곳에 있다.

또한 우항리에 가면 공룡화석지가 있는데 외부에 특색있는 대형 건물을 지어 우천시에도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8000만년전 중생대 백악기에 이루어진 이 유적지는 공룡과 익룡, 새발자국, 탄화목, 규화목 등의 화석이 크기도 크거니와 너무나 선명하다. 바닷가에 만들어 놓은 실물 크기의 대형 공룡들을 관람하는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수천만년을 되돌아간 느낌일 것이다.

우항리 공룡화석지


2002년 돌아본 이곳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주는 산교육의 산행같았고 이러한 남도의 유서깊은 곳을 다시 더듬어 보며 산행을 한다는 게 나에게는 정말 더없이 좋은 기회였지만 서두가 너무길어 흠이다.

월간 山 1999년 12월호를 들춰보니 아래와 같은 글이 있었다.
『불가에서는 달마(達摩. 범어에서는 다르마 dharma)란 '그 자신은 그대로 있으면서 다른 모든 존재를 존재하게 만드는 질서의 근거를 이르는 말'이니, 달마산이란 산명(山名)을 준 이는 이 산에서 무언가 준거(準據)가 될만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일까. ........
이름의 유래가 이렇듯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국토정보지리원은 '達馬山'이란 엉터리 한자표기를 5만분의 1지형도에도, 2만5천분의 1지형도에도 고수하고 있다. 남다른 지역문화를 자랑하는 해남인들은 하루빨리 이 지명을 바로 잡아야 체면이 설 것이다』

두륜산과 대둔사















해남의 2대 사찰로 미황사는 두륜산 대둔사(옛 대흥사)의 말사로서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절이다. 보물 제947호인 대웅보전과 명부전, 괘불, 부도전, 미황사사적비, 응진당, 삼성각 등 많은 유물과 유적이 남아있다.

조선조 숙종때의 미황사 사적비에 기록된 창건 연기설화에 의하면 신라 경덕왕 8년(749년) 창건된 절이라고 한다.

『이 해 홀연히 한 배(石船)가 사자포구(지금의 땅끝마을 갈두리)에 와 닿았는데 그 곳에는 주조한 금인(金人)이 노를 잡고 서 있었다. 배 안을 살펴보니 금자 화엄경 80권, 법화경 7권, 탱화, 흑석(黑石) 등이 있었다. 흑석이 벌어지며 검은 소 한 마리가 나왔고, 이날 밤 의조화상이 꿈을 꾸었는데 금인(金人)이 말하기를 "나는 본래 우전국(優塡國, 인도)왕으로서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며 경상(經像)을 모실 곳을 구하고 있는데, 이곳에 이르러 산 정상을 바라보니 1만불(一萬佛)이 나타나므로 여기에 온 것이다. 마땅히 소에 경을 싣고 소가 누워 일어나지 않는 곳에 경(經)을 봉안하라."고 일렀다.

의조화상이 꿈의 계시대로 소가 경을 싣고 가다가 지쳐 처음 누운곳에 통교사를,(미황사사적비가 있는자리) 마지막으로 누워 죽은 골짜기에 미황사를 지었다.』
미황사 사적비에 전하는 이와 같은 창건설화는 이미 정설로 굳어진 불교의 북방전래설과 배치된다고 하는데 아마 대승불교와 소승불교의 차이 때문에 생긴게 아닌가 혼자서 나름대로 결론지어 본다.

아침 일찍 교대앞에 도착해보니 차는 이미 예약으로 만원이었다. 예약하지 않고 차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어 집행부는 난처해하는 표정이었고 예약하지 않은 일부 회원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러나 밀려드는 회원들을 막을 수 없어 급기야는 10여명의 산악회 회원들과 임원진들이 일일회원들을 위해 하차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나니 두 좌석이 비었다.

08시 정각
부산교육대학 앞에서 우리를 실은 차는 목적지를 향해 부산과 마산을 벗어나자 산마다 머리에 하얀눈을 이고 있었다. 부산엔 눈발이 날리다가 말았지만 남도인 이곳에도 예외없이 눈이 내려서 응달에는 소복히 쌓여 있었다.
주작산과 덕룡산, 두륜산을 차창으로 바라보며 빼어난 산세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하는 동안 쉴새없이 달린차는 12시 30분 산행기점인 미황사 입구에 우리일행을 내려놓았다.

미황사 대웅보전과 달마산 기암능선(영한님의 사진을 퍼왔심다)


산행기점에서 올려다 보이는 달마산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았으나 그러나 산세는 뾰죽한 암봉으로 연이어져 있어 험준해 보였다.
석벽을 둘러친 듯 암봉이 뒤를 감싸고 앞쪽으로는 서남해안을 바라보며 자리한 미황사는 과연 명당자리 같았다. 미황사 주변에 푸른빛을 띤 동백은 아직 때가 이른지 꽃망울만 맺힌채 흰눈을 받치고 있었다.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대웅보전앞에 서서 참배한 후 서둘러 산행을 시작했다. 오르는 등로가 응달이라 바위위에 쌓인 눈은 오르는 길을 더욱 힘들게 했다. 발붙이기 힘든곳에 산행대장님이 설치해 놓은 로프를 잡고 오르기를 30여분만에 능선에 올랐다.

능선의 암봉들



로프를 잡고 위험구간을 오르는 회원들 모습


능선에 올라서니 시야가 열리면서 우측으로 완도가 한눈에 보인다. 능선에서 좌측 암봉사이로 한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길에는 빙판길로 이어져 조심해야 할 곳도 여러 곳이 있었다. 그래도 가파른 위험구간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서 오르내릴 수 있었다.

문바위를 통과하는 회원들


기암괴석의 파노라마 같은 능선을 오르내리고 촛대바위도 지나고 통천문같은 개구멍(?)도 통과하여 미황사를 출발한지 한시간 10분만에 정상에 섰다. 정상에는 그 옛날 봉화대였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었고 돌탑을 쌓아 봉수대를 재현해 놓았다.

봉화대 돌탑과 불썬봉 정상석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사방을 둘러보니 과연 이곳이 최남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좋은 관계로 갈두리 앞에 있는 노화도 너머로 오른쪽에 보길도가 보이고 동쪽으로는 완도대교 너머로 상황봉이 다도해를 호령하는 듯 하고 서쪽으로는 진도가 육지마냥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점점이 떠있는 섬들 사이로 햇빛에 반사된 은빛물결이 눈부시도록 맑아 보이고 바닷가에 자리한 촌락은 한폭의 그림처럼 태평스러운 모습이었다.

정상에는 바람이 몹씨 불었다. 바람을 피해 일행과 함께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응달진 하산길에는 눈이 얼어있어 위험한 구간도 있었고 더구나 로프가 없는 곳도 있었다. 너덜지대에 내린 눈이 그대로 있어 발붙이기가 힘들었지만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어 모두가 무사히 통과했다.

바람재


바람재를 통과할 때는 몸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나무가 없는건지 억새만 무성히 자라 있었다.
마지막 내리막 너덜길에 눈이 덮혀있어 지체가 많이 되었다. 너덜을 지나 임도를 따라서 송촌저수지를 지나고 세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송촌마을에 도착하여 우리나라 최남단의 달마산 산행을 끝냈다. 달마산은 위험구간에는 로프도 설치되어 있는 등 관계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았는데 지면을 빌어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끝으로 오늘 산행을 위해 애쓰신 부산 새한솔산악회 이두영회장님을 비롯해서 임원진 여러분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 김성기 - 3월9일 산행예정인데 좋은정보 얻고 갑니다.즐산하시구요.
이우원- 미흡하지만 잘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참고가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항상 즐거운 산행 하십시요.

▣ binjaree - 이년전 산악회를 따라 달마산을 갔었습니다 산행기를 보니 우리와는 역으로 진행하신것같군요 진달래가 가득 피어난 능선에서 올망졸망 조망되던 섬들을 보며 그 고운 남도의 빛에 감탄사를 연발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황사앞쪽으론 피빛동백이 땅을 덮고 있었는데...산행기를 보니 다시 그 날 그 풍경이 너무 그립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이우원-님이 산행하실때는 동백이 만개한때이군요. 그러나 지금은 망울만 맺혔을뿐 눈을 맞아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님이 남도의 빛에 감탄했다니 저 또한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 永漢 - 통천문(通天門)같은 개구멍이라고 한 곳은 문(門)바위입니다.^^*
이우원-영한님은 벌서 다녀가셨군요. 그래서 새한솔에 동참을 하지 않으셨네요. 대신 좋은 곳을 다녀오셨으니 잘 하셨습니다. 구형왕릉도 보시고..... 항상 즐거운 산행 많이 하십시요. 감사합니다.

▣ 이수영 - 전남 해남 하면 두륜산만 있는 줄 알았는데 멋진 산이 있었군요. 평소 새 한솔 산악회로 부터 많은 정보를 제공 받고 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슴을 올립니다. 산행기 설명이 마치 교과서를 보는듯 섬세합니다. 사진은 써디카님의 실력인가요? 편집이 돋보입니다.그런데 마지막 2장이 무척 궁금한데 아쉽게도 안보이는군요..아마도 기암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사진일텐데..
▣ 이수영 - 아..보입니다. 댓글을 쓰고나니 이제는 또 보이네요^^* 과연 금강산 만물상의 모습을 하고 있네요..
이우원-이수영님도 바다를 바라보며 좋은산행 하셨군요. 달마산을 찾아가는 동안 지나치는 주작산과 덕룡산도 정말 좋아보였습니다. 시간이 허락하면 꼭 산행이 아니라도 한번쯤 찾아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유적지도 많으니까요. 감사합니다.

▣ 산악회 -

▣ 이두영 - 찬바람과 빙판길산행에 수고 하셨고 더덕주와 돼지고기 잘먹었읍니다 산행기 빨리 올라와 이우원님과 같이 산행을 하면 언제나 마음이 푸근하여 한시름놓는답니다 산행에 수고 하셨고 다음만날때까지 건강하십시요 나도 다음부터는 술을 한잔만 하고 건강을 생각 해야 겠읍니다
이우원-회장님 덕분에 좋은산 다녀왔습니다. 시간나는대로 자주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창원51 - 좋은 산 다녀오셨군요..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 많이하시기를...
이우원- 요즘 며칠동안은 창원51님 산행기가 보이지 않네요. 일이 바쁜가 봅니다. 항상 즐거운 산행하시고 건강하십시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