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7일


소백산을 가기위해 집을 나섰지만 상주를 지나 문경을 가면서 방향을 월악산으로 변경한다.
상주서부터 길이 빙판이라 시속 30km 정도로 단양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화령 터널을 지나 월악산으로 가는 길은 다져진 눈으로 미끄럽지만 아직은 얼지 않아서 서행을 하면 미끄러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국립공원 매표소를 앞두고 차들이 후진으로 내려온다.
사고가 났나? 대형사고(?)다.
눈길을 달려왔는데 폭설로 인해 등산이 불가하다고 매표소에서 통제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나오기가 조금은 억울해서 차를 세우고 설경을 담아본다.

다시 문경으로 차를 돌린다. 할 수 없다... 여기서 그냥 갈 수는 없고 주흘산을 오르기로 한다.
문경새재에 도착하니 시계가 12시를 가리키고 있다.
차안에서 김밥을 먹고 매표소에 이르니 이곳도 입산이 금지란다.
허나 이곳은 따로 입산을 막는 사람이 있을리 없으니 그냥 표를 사서 조령1관으로 향한다.
가는 길목에 서있는 장성들도 머리에 눈을 가득 이고 있다.

조령1관을 지나 우측으로 주흘산을 오른다.

다행히 앞서간 산님들이 길을 열어 놓아 발걸음이 가볍다.
평탄하게 난 길을 따라 20여분을 수엄쉬엄 오르면 지금은 문을 닫은 매점에 이른다.
매점을 지나 산허리로 나있는 길을 지나간다.
아직 눈이 다져지지 않아서 아이젠은 필요할 것 같지 않다.
나무가지 위에 내려 앉은 눈이 바람에 떨어지면서 하얀 가루가 되어 아내의 몸을 감싸 안는다.
 
여궁폭포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혜국사를 향해 오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에 걸려있는 눈송이가 아름답다.
해국사 입구에서 주흘산정으로 오르는 길로 접어든다.
둘만의 산행은 늘 그러하듯 천천히 오른다.
오후의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3시가 지난 것 같다.
아직 갈길은 멀어만 보이는데.... 아내는 눈밭에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다.
너무 맑은 하늘이라 겨울을 잊게 해주는 것 같다.
대궐터에 다다른다. 대궐터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작은데.... 차라리 절터라는게 맞을 것 같지만... 시원한 샘물을 받아 챙기고는 다시 능선을 향해 오른다.
드디어 능선에 올라선다.

몇 년전 겨울에 왔을 때 생각이 난다. 그때는 승용이도 같이 왔었는데.
그당시는 능선에서 산정으로 오르는 길목에만 눈이 쌓여 있었는데.
이곳에서 산정까지 약 5분 거리라고 되어있는데 자세히 보니 앞에 숫자를 지운 것 같다.
산정으로 오르는 길은 산허리를 가로지르며 이어진다.
문경시내는 완전히 눈에 묻혀 있다.

드디어 산정에 도착했다.
주흘산의 산정은 이곳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이곳을 많이 오르는 것 같다.
나무의 잔가지로 인해 조망이 쉽진 않지만 멀리 소백산이 솟아 있는 것이 희미하게 보인다.

오늘은 멀리서나마 소백산을 바라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내림길에는 엉덩이 썰매를 타고 내려온다.
오랜만에 타보는 아내는 아이들마냥 소리를 지르며 좋아한다.
나는 아내를 위해 미리 길을 내면서 내려오고...

조령 제1관 뒤로 마지막 햇살이 내리 비친다.




▣ 미림 - 아이구 주흘산 그 비경을 다녀오셨군요, 그런데 주흘산 주봉에서 영봉 그리고 부봉을 거치셨으면 정말 환상이었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이번주에 가도 눈이 안 녹았을까요? 지난 2월 마지막주에는 좋던데
▣ 미림 - 아이구 주흘산 그 비경을 다녀오셨군요, 그런데 주흘산 주봉에서 영봉 그리고 부봉을 거치셨으면 정말 환상이었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이번주에 가도 눈이 안 녹았을까요? 지난 2월 마지막주에는 좋던데
▣ sse - 저도 그날 친구와 함께 주흘산에 올랐습니다. 혹 하산길에 뵜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너무나 좋은 겨울 눈산행이었습니다. 사진을 보니 너무 좋네요...
▣ 신범재 - 담에는 영봉으로 해서 부봉까지 가봐야겠네요. ....산을 오를때 하산하시는 분들이 좀 있었는데 아마 그때 뵈었을것 같네요..두분 모두 행복한 산행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