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2008.10.8-9무박) 평목
날씨 :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         시계는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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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한계령-귀떼기청갈림길-끝청봉-중청휴게소-소청-희운각-무너미고개-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소공원(휴식1시간포함 11시간)

* 한계령에서 귀떼기청갈림길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자료에는 2시간 30분으로 되어있음




♣  용트림 하듯 기묘한 화강암 봉우리들로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를 이루는 공룡능선의 가파른 등줄기는 빼어난 경관이 밀접한 대표적 능선이다. 천화대와 1275봉,일곱봉우리 칠형제봉이 천불동을 향해 내리꽂혀 있고 설악골, 잦은 바위골등 깊은 계류를 형성하고 있다.능선의 동편으로 운해를 이루는 장관이며 용아장성과 하늘과 맞닿은 서북주능으로 둘러 쌓인 내설악의 경관은 천상의 화원이다.

많은 체력이 필요하고 겨울등반때는 길을 잃기 쉬운 전문코스로 계절의 매력을 더한다. 마등령에서 나한봉을 우회하여 남동쪽으로 8km의 대청으로 이어지는 난이도 있는 코스이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거대한 공룡의 등뼈를 연상시키는 울퉁 불퉁한 암봉들이 줄기차게 이어지는 공룡능선은 내, 외설악을 가르는 분수령이다. 등산하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최고의 코스인 이곳은 특히 가을에 절정의 아름다움을 내뿜는다.



 


      가끔은
      정말 가끔은 내가 왜 살고 있지하는 터무늬없는 생각에 빠졌다가
      산다는 것이 시시해질 때도 가끔 있습니다
       
      받은 축복도 무덤덤하게 여겨질 때 처음의 마음을 찾고자 고행(?)의 무박산행을 가려고합니다
      날씨가 도와주어 단풍도 만나고 시계도 좋은 날이었으면 바랍니다

      몇날이 지나고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이제 무박의 부담을 슬슬 받기 시작하는
      세월에 접어들었나봅니다

      불편한 버스 안에서 토막잠에라도 의지하려던 계획은 무산되고 한계령을 넘기직전의 휴게소에서 밥상이 차려집니다
      우리는 숟가락만 들면 되는 나그네들이니 편하지만 먹거리를 위해서 밤낮으로 수고했을 님들을 생각하면
      밥한톨 국물 한방울이라도 소중합니다 그래서 무박산행이라해도 한 번도 입을 대지 않던 밥을 그것도 야심한 새벽에
      위 속에 밀어넣습니다. 강원도 고랭지배추로 만든 맛난 겉절이와 삼삼한 선지국으로 배를 채웠고
      이제 한계령만 넘어서면 되는데 중요한 싯점에 일이 생겨 잠시 처리하는 사이 네 바퀴 버스가 곡예를 시작합니다
      내겐 한계령이 마의구간입니다
      늘 멀미로 주눅들던 길임에...

      일(봇짐 정리)을 대충 처리하는 사이 버스가 멀미를 하는건지 내가 멀미를하는건지 여하간 뱅뱅돕니다
      눈을 감고 마인드콘트롤 시작하지만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급기야 진땀이 팍팍 솟습니다
      한계령 불빛을 찾아 버스가 우리를 뱉아 내고서야 겨우 정신이 듭니다
      얼른 탈출해보니 상태가 그런데로 괜찮습니다

      오름길
      초반부터 머리털 솟게하는 계단이 벌떡 일어나있습니다
      숨기려고해도 당차지못한 허파에서 바람새는 소리 요란합니다
      매표소를 지나고 한 십여분쯤 올랐을까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운것이 금방이라도 토할 것같아 길 한켠에 쪼그리고 앉습니다
      다행히 헛구역질 몇 번하고나니 속이 조금 가라앉습니다
      그러는 사이 마지막 후미까지 알뜰하게 달아날 즈음 꼴찌라도 매달리는 게 유리하니 꺼진 시동 다시 걸 수밖에요

      끝청 이정목을 만나기까지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하다가 마의 구간에서 그 어지러움 병이 도집니다
      머리는 빙글빙글 몸은 뱅글뱅글 완전히 주태백 걸음입니다
      어둠속에 나를 버려두자니 그것도 쉽지않아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떼어놓지만 너무 힙듬니다
      일행들의 소리는 희미하게 나지만 언제 나타날지 모릅니다
      와중에 오로지 떠오르는 생각은 중청대피소까지 가는 일 뿐입니다
      가서 쉬면서 진로를 결정해야겠기에...
      끝청을 지나 중청대피소까지의 길이 그렇게 먼 줄 예전에 미처 몰랐습니다

      휘청이는 몸을 질질 끌고 중청대피소에 닿았고 대피소 안에 내 몸을 던져넣습니다
      마치 세탁기에 던져진 빨래같은 몰골이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보는 시선들에 부담을 느껴 편히(털버덕) 주저 않지도 못하고 우선 등짐 내려 물 한 잔 마십니다
      그리고 내님에게 손폰을 때립니다
      스무번의 신호에도 님은 끄덕도 않습니다

      한 삼십분쯤 쉬면 나아질까 싶었는데
      다행히 십분이 지나니 정신도 돌아오고 거짓말같이 북망산천을 헤매던 몸이 회복됨을 느낍니다
      어차피 내 님과 통화는 할 수 없고 조금 더 쉬다가 짐을 꾸려 일어섭니다
      하늘의 안색을 살피니 짙은 구름띠 때문에 일출에 대한 미련은 일찌감치 버리고 소청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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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0 에 한계령 출발 5 :40 중청대피소

중청에서 잠시 휴게소에서 쉬어간다
끝청을 지나면서부터  휘청거리던 몸을 이끌고 대피소까지 안착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에서도 잠시를 떠나지 않는 생각은 천불동으로의 탈출
그러나 이런 몸으로는 천불동도 만만치 않음을 잘알고 있기에...

천신만고와 우여곡절 어느 표현이 적절할까?
머리 속을 이미 탈출한 정신과 내 몸은 머리가 내리는 지령을 거부하는
하기사 내 머리가 이미 혼돈에 빠져있으니 제대로 된 지령을 내릴 수도 없는거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끝청에서 중청까지 30분이면 넉넉할 걸음을 거의 한 시간쯤 쏟아부었나보다
한쪽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해도 안심이 될 것같은 대피소에 도착했음을 느끼는 순간 정신은 이미 돌아와있었다
제대로 가동되는 머리 덕분에 머리속의 계산기로 두드린다
가자 오후 네 시까지 하산하면 되니 10시간이나 남아있다
희운각까지 1 시간 공룡 타는데 넉넉잡아 4 시간 하산 3 시간 휴식 1시간 그래도 1 시간이나 남네

힘들면 희운각에서도 쉬어가자
나의 애마야 가자!
내게 아직은 쓸 만한 고마운 다리가 있었다

그리고 욕심내지도 않으려는 마음을 알았을까 해돋이도 굳이 애쓸 필요가 없었다
과감히 대청을 버리고 소청으로 진군했다
나팔소리는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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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봉에서 서북릉쪽은 구름바다였다
해 뜨기 전 아직은 광량 부족이라 노이즈 발생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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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에서 주걱봉, 가리봉의 모습도 보이고





이제 다시 시작이다
느긋한 걸음으로 해돋을 때까지 천천히 진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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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채능선 위 검은 구름을 뚫고 태양이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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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릉 방향은 여전히 구름바다에 빠져있다

희운각대피소는 공사중이다 다행히 별로 춥지 않아 대피소 주변에서 쉬어간다
일행들 9 명 모여 담소하며 공룡 운행 중 연료가 되어 줄 간식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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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
희운각 부근에서 암봉들의 재롱을 바라보다

7:30분 희운각 출발





가을은 농염한 빛으로 가장 아름다운 몸짓으로 드러누웠다





산정에서 저기 아래 계곡까지 단숨에 불 태우고 달려가는 불지르기 놀이 덕분에 황홀 삼매경에 빠진다
가야동계곡과 수렴동계곡은 옥녀봉을 가운데 끼고 흐르다 만나서 백담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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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폼 잡으랬더니 귀때기를 바라보고 앉았다

 설악은 온통 바위산인데 비해 귀때기청만 유일한 흙산이라  귀때기 맞고왕따 당했다나?
왕따에 못이겨 자신도 바위산이 되어 당당히 설악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싶어 다른산들 몰래 바위를 몰래 만들기 시작했다는??
그러다 설악군들에게 들켜 귀싸대기를 맞았다나 우쨌다나?
그 결과 몰래 만들던 바위가 부서져 귀때기청 주위에는 그 결과물인 너덜이 생겼다한다
믿거나말거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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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하게 큰 대포를 장착하고 각종 렌즈와 필터가 든 보따리를 옆에 둔 진사 아저씨 때문에
주눅이 들지만 무기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라며 소총 들고 최선을 다해 폼잡는 뇨자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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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귀여운 말괄량이 삐삐 머리됐네





무엇이 나를 이토록 간절함의 바닥에 까지 이르게하나?





















오른쪽 중청이 살짝 커보이는데 대청형님한테 혼날랑가 모르겠다 사진 날조했다고 ㅎㅎㅎ
화채는 또 하나의 꿈의길로 남고
첨봉들의 요란한 몸짓에 소름 돋는다
뒤는 화채능선에서 대청봉, 중청으로 이어지고
앞 줄 뾰족한 범봉을 지나면 더 뾰족하고 기세 당당한 1275봉 비교적 둥그스럼한 큰새봉 그리고 나한봉





화채능선, 공룡의 모습은 살짝





누가 그러는데 하늘을 찌르는 이 기둥이 새거시기라더라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만세!!!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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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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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동쪽은 단풍 물들려면 아직 멀었다
중순이 지나야 차례가 올 것같다





삼천리 금수강산 화려강산





오른쪽 1275봉은 어디서나 우뚝하고 협곡을 이루는 그 사이로 오르는 길은 주검이다

아예 힘들어하는 나는 없고 궁시렁거림 없는 내 착한 다리와 마지막 까지 임무완수에 착실한 내 허파꽈리가 있을 뿐이다
오르다 힘들면  눈만 뜨면 되고 가슴만 열면 된다
아무데나 걸린 명품들이 힘듦을 잊게하고 행복한 기쁨을 바구니 가득 담아주기 때문이다
공룡에 드는 이유이다
물론 모든 사물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이니기도 하지만 공룡에서는 보이는 것이 힘이 되기도 한다





천화대는 의 좋은 7형제로 이루어져있다 하나는 튀어나온 반장같은 넘에 가렸다





카매라가 눈부셔! 저 햇살 좀 가려줘 했는데 '까다롭긴' 헐~ 결과는 나도 눈부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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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5봉의 수려함과 날렵함 고루 갖추었네





범봉은 어둠의 자식





눈만 돌리면 내 걸린 진경산수에 힘듦을 잊었다





중청, 대청을 배경으로 천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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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골





가장 화려한 하늘성채를 만났다
H양이 내 속을 꽤 뚫은 듯이 말한다 ' 언니! 어떡하지?' '왜'
'나 집에 가기 싫어'
헐@@@ 이심이 전심이고 전심이 이심이다 아그야@@@
아그야 내가 '시작 하거든 뒤돌아보지  말고 튀거라이"
그리하여 비탈에서 도망갔는데





헉! 이건 또 머야??
'아그야 우리 둘이 지나가면 저 촛대 무너질지 모르니까 또 튀어잉?'
그런데 길은 오르막이었다
말벌 만난 넘은 아래로 튀는데 우리는 위로 튀다가 헥헥@@@
아이구 숨막혀 죽것네 좀 천천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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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망가던 나는 안심거리라고 느껴질 때 뒤돌아보고 디립다 쏴 버렸다
그런데 암시랑도 않잖어??





마등령에서 내려오던 이들이 말한다
이제 "고생 시이작"
나는 도리질하며 맞받았다
아니여 우리는 행복 끝이여-*-``~
무너미고개를 넘으며 시작된 길은 행복의 문으로 들어서게 했던 것이다
삶도 그런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마음이 기쁘면 행복이 퐁퐁 샘 솟는 것이다
마음이 불행이라 여겨지면 그 순간부터 고통이 옆구리에 달라붙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다
내가 어떤 마음을 품느냐에 따라 담기는 건 전혀 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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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벽에 꽂힌 솟대?

가지 마저 잘라내고 허허롭게 선 저 솟대같은 나무를 바라보면 인내하는 법을 눈치 채야하고
사정 없이 박차고 오르는 길을 따르면서도 서두르지 않는 법을 터득해야한다
조금 시간을 내어주더라도 천천히 음미 해야 할 길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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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에 물 흘러내린 자국이 번득인다
안부로 내려설 때 바위도 젖어있고 흙은 축축하게 젖어 내 바짓가랭이에 감기며 따라왔다
서로의 바짓가랭이를 바라보며 거지꼴이라며 웃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너도 그러니 부끄러울 것이 없었고
오히려 같은 색깔을 지닌 우리의 성정에 이상한 희열이 생겼다
밤잠을 잊고 이마에, 혹은 손아귀에 전등 하나씩 밝히고 캄캄한 어둠을 쪼개어 말없이 걷던 그 성정이 웃음이 되어 따라왔다

한계령에서 끝청을 이어주는 길
안개가 휘적휘적 감겨오고 어둠 속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맛 없는 바윗덩어리들이 우리들의 걸음을 더디게할 때
 그 두려운 어둠을 뚫는 발걸음을 지켜주는 이가 있었으니 하늘에 보석처럼 박힌 별들이었다

어둠 속에서도 고개를 들면 눈부신 별들이 총총히 박혀있다가 내게로 왔다
내 입에서는 감음 후에나 터져나옴직한  짧지만 깊은 탄성이 새어나왔다
저 아래 마을 오색의 별보다 더 빛나고 더 가까웠다
어느날 새벽 꿈 속에 찬란히 빛 나던 그 별들이었다
나는 그 꿈에서 벗어나면 참 아쉬워했었다
오늘은 그 꿈 속의 별들이 현실이 되어 내 육신 위에 떠 있는 것이다

나는 유년의 생각으로 돌아가 문득 '재크와 콩나무'가 생각났다
콩나무의 키가 자라서 별나라까지 닿을 수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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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가을 날 이 길을 걸을 때보다 더 깊은 행복감과 황홀감에 빠져있었다 나도 있고, 너도 있고, 다 있는데 그대가 없었다
그대는 지금쯤 어디를 걷고 있는지 짧은 찰나지만 걱정에 매달렸다 그러나 곧 잊어 버렸다. 선경에 내 마음 빼앗겨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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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봉과 울산 바위 뒤로 속초 그리고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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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파수꾼들





내 입에서는 자꾸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그렇다고 내가 퍽이나 나라사랑하는 애국자는 아니지만
공룡의 멋진 풍광을 앞에 놓고 그 아름다움에 울었다는 사람도 있더라마는 내 감동은 그 사람만 못한 탓인지 나는 자꾸 애국가를 부르고있었다
그것은 내 감정을 뚫고 나오는 감격 때문이었다. 그리고 산에게 그대로 인해 자꾸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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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거라
네가 어디를 지나왔는지 흔적은 고스란히 남는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길이 되어. 그 길 위에 내 마음도 남는다 고스란히 기쁨이 되어
기쁨이라는 채에 걸러진 힘듦은 모두 소실되었다





가야동계곡

기웃거리는 곳마다 아름다움이요 산은 지 흥에 겨워 기쁨의 불을 지르고있었다
내가 바위라면 아마도 뜨거워서 스스로 굴러 물이 있는 계곡으로 곤두박질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조금 방향을 돌려보니 이 동네엔 불지르고 다니는 부지런한 불쏘시개가 없는가보다
차분하게 내려서는 중인걸보니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만쉐이, 만만쉐이다





공룡은 이제 옛날 공룡이 아니더라
물질 만능을 추구하는 시대에 맞춘 진화된 공룡이더라
한단한단 돌계단 쌓는 이들의 피땀이 녹아 공룡이 얌전하더라
공룡도 이제는 자연산이 아닌 양육공룡이 되었더라
그것이 어쩌면 공평인지도 모른다
길이 험해 못오르던 사람들 조차 웬만하면 다 오르게되었으니





체력보강을 위하여 위장을 달래던 자리인데 자꾸 눈독들이는 님들이있길래 얼른 내어주고 내려서서 바라보니
과연 침 삼키며 껄떡될 만한 자리이구나
저 벼랑 끝에 서서 바라보는 풍광이 제일 아름다웠노라고!





우리가 이 길을 택한 것은 힘듦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힘듦을 상쇄하고도 남을 비밀이 도처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길은 공룡의 등줄기처럼 일어섰다 푹 가라앉았다 요란을 떨지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움이, 비경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더 무거운 등짐을 메고 내가 이 길을 파고 드는 것은
언제 다시 들 수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기도하다





세존봉 당기니 울산 바위가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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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봉 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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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로를 정비하기 위해 얼마나 노고가 컸을꼬?

11:02 마등령에 닿았다
이제 남은 길은 하산 길이다
시간의 여유가 많아 걸음에도 여유가 끼어든다
쉬어가고, 놀다가고





세존봉 아래도 단풍이 진을 치고





마등령에서 보는 공룡들의 춤





대한 사람들이여! 길이 보전하세!!





아이고 등짐은 무겁고
고뇌에 빠진 바위
중청을 향해 걷던 내 모습이다





마등봉을 바라보고 걷다가 이제 금강문을 향해 내려선다





비선대 가는 길에 첨봉의 행진들
왼쪽에 우뚝 솟은 암봉은 금강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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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물들일까 생각 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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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꽃을 피우던 생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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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너덜이 쫑알거리는 길을 지나고 돌계단을 내려 서는데 욘석이 인사를 한다
'아줌니 어디서부터 오셨어요'
'응 한계령에서 시작한 걸음이야'
'오매 나는 다람쥐지만 그렇게 먼데 까진 안가는데 아줌니 조금 멍청한거 아니예요?'
'글쎄 오색이나 마등령으로 오르는 게 좀 수월할텐데...나는 가끔 멍청한 내가 좋을 때도 있어'
'이러구, 저러구 따지면 나 혼자 다녀야하니 그냥 묻혀 다니는 게 편해서'

'근데 아줌마 나 좀 심심하니  놀다가세요'
'그려 그 대신 넌 내 모델이 되어주어야해'
' 줌마! 나 이쁘죠?? 요케요케 됐어요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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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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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있으므로 대비가 이루어지고
대비는 최고조의 감탄을 쏟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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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은 딱 한마디!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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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대 근처에서 보는 천불동





무언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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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단풍 터널 속에서 노닐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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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고추 널린 아니고 담쟁이 널린 암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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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 한 점만으로도 배부른 것을

건너편에 금강굴이 보이는데 잘 참아주던 어깨가 등짐에게 삿대질을 한다
언제까지 매달려 애 먹일거냐고
그 삿대질 끝나자마자 무릎이 슬며시 투덜거린다
그러자 아주 작은 소리로 발톱도 칭얼댄다

그래 알았어 금강굴 포기할게
그리하여 금강굴 버리고 비선대도 눈만 보내고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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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동을 마음으로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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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경지수
옥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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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굴과 비선대가 자리한 암봉과 장군봉 올려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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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4
저항골에서 내려오는 계곡수가 흐르는 다리 위에서 보는 그림

소공원 까지 2.8km
휘적휘적 걸어나오다가 맨질맨질한 돌맹이 밟았는데 미끄러지며 두 무릎은 돌 바닥에 팍 찧고
그냥 넘어지면 코 깨지게 생겼다 얼른 두 손을 팍 집으니 OTL이다
 

다행히 크게 다친데는 없이 발딱 일어났는데 엎어지는 순간을 놓칠리 없는 뒤에 아줌마왈 ' 엄마야 저 아줌마 좀 바라' ㅠㅠ

무르팍 돌팍에 한 판 박고나니 정신이 번쩍난다
오히려 전화위복 ㅋㅋㅋ
걸음이 빨라지니 동행하던 아자씨왈 '시방 무릎 아픈거 진짜 맞아요???'

들어갈 때 한계령에서 나올 때 소공원에서 확실한 신고식 치룬 멋들어진 산행
내 생애 최고의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