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도산 전망봉에서 바라본 풍경 <2004.08.15. 16:45>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고 싶으세요? 아름다운 휴양림과 눈 아래 펼쳐지는 황홀한 조망을 보시렵니까? 그렇다면 경남 거창 미녀산으로 오세요. 동. 서. 남. 북 어디를 바라보아도 황홀한 조망이 펼쳐지는 곳이랍니다. 미녀산에 오른 후, 황홀한 조망에 눈이 부시었고, 특히 오도산 전망봉에서 바라본 조망은 황홀함을 넘어 충격에 가까웠다고나 할까요..





◁오도산 자연휴양림-유방봉-미녀봉-오도재-오도산-오도산 자연휴양림▷


 



일시: 2004.08.15 (일요일)

날씨: 약간 흐림, 하지만 하늘은 밝았고 기온은 지난 주처럼 무덥지 않고 시원함.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 서진주-함양JC-가조IC- 오도산 자연 휴양림

산행코스: 매점 아래(취사장)-산행초입-말목재-입석-유방봉-눈썹바위-893봉-미녀봉 (930M)-전망봉-오도재-오도산(1,134M)-오도산 자연휴양림-매점아래(취사장)

산행시각

09:32 통영출발
11:35 가조IC
12:19 오도산 자연휴양림 입구 (중간에 길이 헷갈려 약간 지체)

12:27 산행초입 <산행시작>
12:56 말목재(숙성산으로 가는 삼거리)
13:35 立石이 있는 곳
13:52 유방봉
13:57 눈썹바위
14:13 유방샘(0.8km)으로 내려가는 삼거리
14:20 첫 번째 묘지
14:25 두 번째 묘지
14:26 헬기장
14:28 893봉
14:51 미녀봉 정상 930M
14:53-15:12 미녀봉 바로 아래에서 점심식사
15:25 폐헬기장
15:37 전망봉
15:55 오도재
16:30 오도산 임도
16:45 오도산 전망대
17:18 너덜 계곡
17:34 옹달샘
17:48 오도산 자연 휴양림 계곡
18:02 산행초입<산행 끝>

18:37-19:21 가조 제일온천탕
20:35-20:55 사천 앞들 식당(저녁식사)
20:55-21:45 통영 도착

■ 산행 거리 약 10km
■ 산행 시간 약 5시간 35분
■ 나의 만보계 19,837步
■ 車의 거리 왕복 359km

산의내력

▲미녀산

美女山
→위치 :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88고속도로를 타고 거창군 가조 인터체인지 부군에서 동남쪽으로 쳐다보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반듯이 누워있는 미녀모양의 산을 발견하고 누구나 깜짝 놀란다. 미녀봉이라 알려졌지만 머리 가슴 배의 뚜렷한 봉우리가 모여 이룬 산이라 미녀산이 옳다. 정상의 위치와 높이도 893M봉이 아니라 동쪽의 930M가 더 합당하다.

황강의 지류인 가천에 긴 머리칼을 풀어 담그고 단아한 이마, 까만 눈썹, 오뚝한 콧날, 헤 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불룩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불룩한 배, 이런 모습은 산봉들이 어울려 빚어낸 자연의 걸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미녀가 뻗은 발을 무뚝뚝하게 내려다보는 두무산, 미녀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 미녀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비계산, 멀리서 지켜보는 근엄한 의상봉, 우뚝 서서 호위하는 늠름한 장군봉 등이 주위를 완벽하게 장식해 미녀산을 눈부시게 만든다. 미녀산속에 널려있는 선바위, 음양석등 성신숭배 사상이 엿보이고 산 전체가 하나의 여체로 만들어져 성적 호기심을 자아내게 만든 것은 거창 미녀산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미녀산 (click here)

참고 산행기 근교산 (국제신문)




▲ 산행기 ▲

지난 주 무더운 경북 상주 갑장산을 답사하느라 생고생을 하였으므로 이번 주는 집에서 쉴까? 하다가... 쉬면 머하노, 가벼운 산에 단산즐산 하는 코스가 어디 없을까? 하여 둘러보니 '국제신문의 근교산 산행지' 거창 미녀산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부산일보 산&산'의 덕유산 백암봉.송계사계곡을 가려고 했으나 거창 미녀산을 보고 난 뒤 마음이 달라졌다. 또한 그 동안 경어체 산행기를 썼는데 나의 성격에도 어울리지 않고 글도 길어져 오늘은 그냥 편한 데로 쓰려고 한다.

사진 속의 산을 쳐다보며 이 산은 무슨 산 저 산은 무슨 산하며, 이름을 새겨 넣은 것이 산행기로서 무척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 요즈음 나의 산행기는 항상 사진에 산 이름을 새겨 넣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산에 대해 사전지식이 필수불가피 한데, 요즘 한국의 산하의 옛날 산행기가 아직 백업이 되지 않은 고로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침 곽연기님의 산행기가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어제는 모친의 생일이고 오늘은 부친의 생일이다. 하루사이로 생일이 있어 어제 두 분의 생일을 합동으로 모셔드렸다. 나물도 하고 전도 부치고 갈비찜도 하고 말린 삼뱅이 생선에다가 금일봉에 그것도 모자라 저녁에 일식집 식사까지 대접해 드리니 두 분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내년에는 간소하게 금일봉과 일식집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생일상을 차리라 명을 하시는데, 내가 생각에도 요즘 같은 스피드 시대에 나물하고 전 부치고 갈비찜하고 하는 것은 예사 정성이 아닌 것 같다. 고맙게도 부친께서 내년 부터는 간편하게 하자고 하시니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다.

오늘 아침은 어제 남은 나물 비빔밥을 본가에 가서 먹고 시내에 들어가 충무김밥 2인분 사고 서둘러 출발을 하니 9시 32분, 딸이 무전동 부근까지 태워 달라기에 무전동 부근에 내려주고 거창 가조면을 향하여 출발을 한다. 늘 하던 대로 통영-대전 고속국도를 따라 함양분기점에서 88고속국도를 따라 거창군 가조IC에 도착하니 11시35분이다.

 

▷ 가조IC입구 88올림픽고속도로 갓길에서 본 의상봉 <11:32>

▷ 가조IC입구 88올림픽고속도로 갓길에서 본 비계산 <11:32>


가조IC에 도착하기 전, 88올림픽 고속국도 갓길에서 바라보니 좌측으로 부귀산, 보해산, 장군봉, 의상봉, 비계산이 보이고 약간 우측에 중계탑이 있는 오도산, 미녀산, 뾰족한 박유산 등이 보인다. 특히 의상봉은 산하가족 모임이 있었던 산이라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 다시 찾아 그때 쓰지 않았던 의상봉 산행기를 꼭 쓰리라 다짐을 한다. (산하가족 산행시 나는 산행기를 쓰지 않았다.)



▷ 양기마을에서 바라본 미녀산 <11:38>


미녀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코스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가조면 음기마을에서 오르는 것이지만, 오늘의 산행은 ‘국제신문 근교산’ 코스대로 오도산 자연휴양림으로부터 오르기로 작심한다. 그러자면 가조IC보다는 거창IC로 진입해 바로 오도산 자연휴양림으로 오는 것이 지름길인데, 순전히 양기마을에서 미녀봉을 바라보며 이 한 컷의 사진을을 찍기 위해 일부러 가조IC까지 온 것이다. 그이유는--(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보면 도저히 미녀의 모습을 볼 수없기 때문이다.)

사진 한 컷을 찍고 양기마을을 지나 남쪽 합천군 봉산면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바로 옆에 있는 미녀봉을 두고 남쪽으로 계속 내려감.) 어느 지점(삼거리)에서 용감하게 왼쪽으로 핸들을 돌리니 잘 닦여진 아스팔트도로에 다리 2개를 건너 한참을 가니 24번 국도와 연결된 도로가 나온다. (아마도 지름길인 모양이다. 네비게이션에는 나타나지도 않는 도로)

 

▷ 길이 헷갈려 되돌아온 상현휴게소 <12:09>

▷ 오도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12:22>


여기서 다시 좌회전(우측은 거창방향, 좌측은 합천방향)하여 한참을 달리니 상현휴게소가 나오고 다시 삼거리(우측은 황매산 가는 길)에서 직진하여 고갯길을 올라가면 오도산 자연휴양림 간판이 나타나는데, 하필이면 이곳으로 부터 100m 전방 지점에서 긴가? 민가? 자신이 없어 U턴하여 다시 상현휴게소로 되돌아온다. (상현휴게소에서 물어보니 똑바로 간 것이었는데..쩝..너무 동쪽으로 가는 느낌이 들어 되돌아온 것. 그래서 상현 휴게소에서 자판기 커피한잔 마시고 다시 올라오니 약간 지체됨.)

오도산 자연휴양림 매표소는 두개가 있었다. 첫 번째 매표소를 무사통과한 우리는 두 번째 매표소가 있음을 알고 약간 실망했으나 두 번째 매표소 역시 직원이 없었다. (아마도 점심시간이라 자리를 잠시 비운 듯 했다. 어쨌든 말았든 간에 공짜로 통과하니 뒤통수는 근질거려도 왠지 돈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은 좋다. 알바한 기름값 정도는 번건가? 흐흐..)

 

▷ 미녀산 올라가는 초입 <12:27>

▷ 미녀산 올라가는 등로에 핀 마타리 <12:48>


처음 오는 오도산 자연휴양림에는 산막, 평상, 매점 등 시설이 훌륭하다. 제법 많은 차량과 유산객들이 보인다. (하지만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인지 교통정리 할 정도로 그리 많지는 않다.) 특히 우리 같이 등산객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매표소에서 조금 올라오니 좌측으로 미녀산으로 올라가는 초입 안내판이 나타난다.

초입 등로를 올라가니 지난 주 같이 무덥지 않고 기온이 무척 선선한 것을 느낀다. 누군가 나무에 ‘미여봉’ 이라 새겨놓았는데 마치 이정표 같아, 나무에 나쁜 짓을 한 그 사람이 그리 밉게 느껴지지 않는다. 잠시 후, 부부 산님 두 분이 배낭도 메지 않고 내려오고 있다. “미녀봉에 갔다 오십니까?” 하고 물으니 그렇다 한다.

 

▷ 말목재 못 미쳐 피어있는 야생화 <12:53>

▷ 숙성산으로 가는 삼거리길(말목재) <12:56>



 



▷ 미녀산 올라가는 등로에 핀 뚝갈 <13:04>


날씨도 선선하고 올라가는 등로도 그리 가파르지 않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우리를 반긴다. 닭의장풀, 노란 야생화 흰 야생화, 등이 일단 눈에 띤다. 한 30분 올라오니 전망이 트이는 능선에 도달한다.



▷ 미녀산 올라가는 전망봉에서 바라본 오도산(중계탑)과 두무산(중앙) 좌측은 미녀산 <13:17>



 



▷ 부드러운 능선길 <13:22>


처음 등로에 오를 때부터 첫 인상이 좋더니 능선에 오르고 나니 아름다운 조망으로 인하여 두 사람의 얼굴은 환희에 찬 표정이다. 더구나 오늘은 날씨마저 햇볕이 쨍쨍 내리쬐지 않고 시원 한 것이 너무 좋고 시계 또한 좋으니 얼마나 복 받은 날인가? 능선에서 바라보니 좌측으로 미녀봉의 유방봉과 눈썹바위와 아이를 잉태한 볼록한 배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좀 높게 오도산이 머리에 뿔(중계탑)을 달고 미녀봉과 나란히 능선을 그리고 있다. 마치 남녀가 나란히 누운 형상인데 오도산의 중계탑이 그러면 그시기?? 에구, 그리고 보니 맞다!! 허걱..



▷ 능선에 피어있는 샤데풀 <13:23>



 



▷ 입석(立石)이 있는 풍경 <13:35>



 

 

▷ 유방봉 주변(몇 일전에 단 국제신문 노란색 리본) <13:52>

▷ 유방봉 주변 바위에 낀 이끼식물 <13:53>


여기가 미녀의 얼굴 부분인가? 한 봉우리에 올라오니 좌측으로 등산객 몇 분이 둘러 앉아 점심을 자시고 있다. 얼린 식혜 한 모금씩 마셔 숨을 고른 뒤, 등로를 찾으니 오른쪽으로 국제신문에서 몇 일전에 단 노랑색 리본이 길을 안내한다. 키가 큰 입석을 지나 로프줄도 타면서 바위타기도 하며 아기자기한 산행이 펼쳐진다. 이곳이 유방봉인가? 아무튼 이 부근은 분재 같은 소나무며 괴석들이 즐비하고 무엇보다도 주위의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마치 우리가 신선이 된 느낌이다. 아!~~이산에 정말 잘 왔구나!..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유방봉을 지나 나타난 기암괴석의 눈썹바위는 미녀산의 클라이맥스였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황홀한 조망은 왜 이곳이 미녀산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지점인줄 알게 한다. 이곳에서는 동서남북 모든 조망이 펼쳐지는데 그 아름다움이 필설로 표현하기는 어렵고 자세히 보니 멀리 지리산 까지 보이는 것이 아닌가!



▷ 눈썹바위에서 바라본 남쪽 풍경(가장 높은 산이 지리산) <13:57>



 



▷ 눈썹바위에서 바라본 풍경(공장이 있는 음기마을 양기마을이 보이고 우상은 88고속도로 및 가조면) <14:05>



 



▷ 눈썹바위에서 올려다본 가야할 미녀봉 정상 <14:07>



 

 

▷ 헬기장 <14:26>

▷ 893봉 <14:28>


눈썹바위에서 5분쯤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좌측은 유방샘(양물샘)으로 가는 길..아마도 음기마을로 통하는 길이렷다. 이곳의 지명은 양기 음기 양물 유방 등 성(Sex)과 연관된 이름이 많다. 아마도 미녀산과 유관한듯하다. 가만 생각하니 지금까지 내가 미녀의 입술과 유방을 훔친 것인가?? ^^

삼거리에서 두 개의 묘를 7분, 5분 간격으로 지나 두 번째 묘를 지나니 곧 헬기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잠시 후, 893봉에 도착을 한다. 이 893봉은 그동안 정상으로 오인했던 봉인가 보다. 역시 우측으로 국제신문의 노랑색리본이 보이는 곳을 따라 걸어가니 조금 더 높아 보이는 미녀산의 정상 미녀봉이 나타난다. 미녀의 엉덩이인가?? 배인가??



▷ 미녀산 정상 <14:51>


893봉을 지나 미녀봉으로 가는 등로에 낯익은 글자가 보인다. 부산 ‘새한솔산악회’ 051-759-2551 이란 흰색비닐 리본이다. 한번도 ‘새한솔산악회’와 같이 산행을 한 적은 없어도 정다운 얼굴들이 떠올려진다. 이두영님, 이우원님과 산거북이님 부부 그리고 불이영한님 등..

드디어 미녀산의 정상인 미녀봉에 도착했다. 웃자님에게 한 수 배운 정상석 옆에 나의 배낭과 모자를 씌워 나 인양 사진을 찍는다. 아직까지는 날씨가 더워 물을 많이 마셔 점심 생각은 별로 나지 않았으나 정상석 아래 자리를 깔고 충무김밥을 먹는다. 장거리 산행을 하지 않고 단산할 경우는 물과 간식 정도면 충분할 듯 하다. (특히 여름철은)--하지만 한 개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아내의 몫까지 몇 개 먹어주니 배가 무척 부르다.

 

▷ 미녀봉 지나 내려가는 등로에 군락으로 피어있는 물봉선 <15:22>

▷ 폐헬기장 <15:25>


미녀봉 정상에서 내려오니 물봉선 군락지가 나타나고 잠시 후, 폐헬기장이 나타난다. 다시 오르막을 올라오니 마지막 전망봉우리가 나타나고 여기서부터 오도재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오르막길에는 쩔쩔매지만, 내리막길에선 잘도 내려간다. 그런데 상당히 경사가 가팔라 거꾸로 오르려면 무척 힘들 것 같다. 또한 등로는 흙이 부서져 다소 미끄러워 주의를 요한다. 뒤를 쳐다보니 어느듯 아내는 보이지도 않는다. 아내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단지, 약간 위험한 구간이 나오면 조심하라고 고함만 ... ...^^;;



▷ 미녀봉 지나 내려가는 등로에 핀 이삭여뀌 <15:23>



 



▷ 폐 헬기장 지나 전망능선에서 바라본 오도산 <15:31>



 



▷ 마지막 전망봉에서 뒤 돌아본 미녀봉 <15:37>



 



▷ 마지막 전망봉에서 바라본 가야산쪽 풍경 <15:39>


 

비계산 뒤로 구름을 이고 있는 저 산이 가야산인가?? 남산제일봉인가?? 긴가 민가..



처음 계획한 오늘 산행은 오도재에서 바로 오도산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는 코스였다. (근교산 코스) 그런데 내려오면서 곰곰 생각하니 지금까지의 산행이 조금 싱거운 맛도 없잖아 있었고 무엇보다도 오도산에서 미녀산을 바라보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린다. "오도산에서 바라보는 미녀산은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겠지".. 하고 생각하니 힘들어도 오도산으로 오르고 싶다. "만약 아내에게 의견을 물어 오도산으로 가자고 하면 오도산으로 가야지"..--나의 생각

직진하면 오도산(사우나코스)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오도산 자연휴양림(희희낙낙코스) 인데, 뒤늦게 오도재에 도착한 아내에게 의사를 물어보니 아내 역시 쉼에 차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사우나코스로 올라가는데 에구구.. 비알이 장난이 아니다. 표고차가 200M 이상은 족히 될 듯.. 아까 오도재로 내려올 때는 내가 선불 맞은 멧톳마냥 내려왔지만, 지금 올라가는 된비알에선 입장이 바뀌었다.

어느 분의 산행기에 여성들이 좀 쉬어가자는 말을 하지 않아 내심 "독한 것들" 이라고 말씀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독한 것을 넘어 무서운 녀자다! 몇 번을 쉬어가며 올라가니 아내는 날랜 산 퇴깽이 처럼 깡충, 깡충 잘도 오른다. 이내 모습이 보이지 않고..아까 내려오면서 혼자 내려왔더니 복순가??

음..우쨌든 남편 체면이 말이 아니네 ..



▷ 임도에서 바라본 오도산 정상 <16:30>


오도재에서 한 30여분을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니 임도가 나타난다. 좌측으로 아내가 임도 시멘트 블록에 느긋하게 앉아있고 오도산 정상은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곧 도착할 것 같은데, 중계탑으로 담장이 쳐져있어 사실상 여기가 정상인 셈이다. 오히려 임도에서 우측을 바라보니 아름다운 돌탑군들이 나의 눈길을 돌리게 만든다.



▷ 임도 가에 쌓아논 돌탑 <16:32>



 



▷ 돌탑에서 내려다본 미녀산 <16:33>



 



▷ 오도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합천호 풍경 <16:35>



 

 

▷ 돌탑에 피어있는 달맞이꽃 <16:40>

▷ 돌탑에 피어있는 층층이꽃 <16:41>


돌탑군이 있는 곳에서 조금 남쪽으로 걸어오니 전망대가 나타나는데..이곳에서 바라보는 황홀한 조망은 말 그대로 환상의 조망이 전개된다. 합천호가 내려다보이고 그 앞에 구름을 이고 있는 산이 황매산인가?? 지리산, 덕유산 등이 다 조망되지만 너무 멀어 대체 어느 산인지??..
미녀산을 보기 위해 된비알의 오도산을 올랐지만, 이런 횡재가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대구에서 온 부부는 전문 사진 촬영가 인지 커다란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지고 여기서 촬영을 한다. 비록 그분들보다 사진기도 후지고 사진도 잘 못 찍지만, 땀흘려 이곳까지 올라온 우리와 차로 쉽게 올라온 그들과 분명 느끼는 감격은 다를 것이다. 이곳에서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지만 마음에 든 사진은 이곳에서 조금 내려간 전망봉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이 더 좋았다. (타이틀 사진으로 채택)

 

▷ 오도산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등로(다소 험난함.) <17:16>

▷ 땀에 절은 수건을 씻은 작은 옹달샘 <17:34>


전망대에서 자세히 살펴보니 임도 말고 내려가는 길이 있다. (아까 우리가 올라온 길 말고.) 조금 전, 밝혔듯이 조금 내려오니 멋진 전망봉인데 여기서 한 번 더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다. 이곳에도 국제신문 근교산 노랑색리본이 보이는데, 아주 오래된 헌 리본이다. 내려오는 등로는 순탄치가 않고 바위 릿지를 해 가며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한참을 내려가니 길을 잘못 들었는지 계곡으로 연결된 등로가 나온다. (약 20분 동안 너덜길로 내려옴.)

계곡은 물이 말라 물이 거의 없으므로 너덜길 등로를 내려오는 것과 같은 것인데 옹달샘 같이 제법 수심이 있는 흐르는 냇물을 발견하고선 땀에 절은 수건도 빨고 얼굴도 닦는다. 이곳에서 등로를 찾아 조금 올라가니 의외로 순순히 정상 등로가 나타난다.



▷ 오도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등로에 핀 사위질빵 <17:46>



 

 

▷ 오도산 자연휴양림 계곡 <17:48>

▷ 오도산 자연휴양림 화장실(이상하게 남자화장실이 두 개다) <17:50>


옹달샘에서 10여분 쯤 내려오면 계곡이 나타나고 이 계곡을 건너면 자연 휴양림 안이다. (강우량 측정하는 안테나 같은 시설이 있음.) 화장실을 지나면서 쳐다보니 여성용 1개 남성용 2개다. 분명 잘못된 표기다. 여성용2개 남성용1개를 해야 맞지 않을까 싶다.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머리가 그토록 돌지 않나?? --보통 여자들의 용무시간이 남성에 비해 두 배 이상 길다는 것을 간과한 사례. 아. 남자야 정 급하면 ...



▷ 오도산 자연휴양림의 멋진 나무들 <17:52>



 



▷ 매점 위에 있는 물놀이 시설과 아름답게 피어있는 배롱나무꽃 <18:01>



 



▷ 매점 아래 취사장옆 도로변 <18:02>


아름다운 오도산 자연 휴양림을 귀경도 하고
유유자적하게 걸어 내려오니

어느 듯,
우리 화이트가 보인다.

내려오면서 보니
매표소에는 엄연히 매표원이 눈을 부라리며 지키고 있다.
이실직고 한다고 그분이나 우리나 즐거울 리는 없을 거고..

다시 가조면으로 올라가 미녀산을 한 컷 더 찍고
온천탕에 몸을 씻으니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것 같다.

여름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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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5 경남 거창 미녀산에 다녀와서..




[2004.08.15.14:03]
[ 눈썹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



 

은행나무 침대-김영동



 

이수영의 산행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