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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산꾼 폭염 속 지리산 무박당일종주기 (성삼재~천왕봉~중산리)




산행일시:2007년 8월 19일 일요일 새벽부터 저녁까지(약 18시간 소요)

산행코스:지리산 주능선 일원(지도상 거리: 약 35.6km, 실제 거리: 좀 더 길겠죠^^)

             성삼재-노고단-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1,915m)-중산리

산행팀원:아빠와 나(천지인,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여름은 툭하면 집중호우가 내리고 입산 통제가 많아 지리산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주말엔 다행히 큰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믿고 산행준비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요즘 며칠째 30여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같은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폭염경보나 폭염주의보 같은 무더위 기상특보도 자주 발표되고 있다.

오늘도 지리산 일원에 폭염경보(경상도 쪽)와 폭염주의보(전라도 쪽)가 내려졌다고 한다. 그래도 지리산으로 몸과 마음이 향한다.



구례구역에 내렸다. 



구례읍에 가서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 성삼재주차장에 도착한다.

여러 산악회가 출발전 준비를 하고 있다.

거의 새벽 3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입산이 허용된다. 



지난 겨울 화대종주때 화엄사에서 힘들게 올라온 그 코재를 지난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대부분 휴식을 취한다.
밤하늘엔 별빛이 또렷하다.



시원한 바람을 기대하며 노고단에 올라섰으나 오늘따라 바람이 별로 불지 않는다.



물맛이 일품인 임걸령에 도착한다.



노루목을 지날 무렵 세상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다.



삼도봉에서 제대로 된 일출을 기대하고 왔지만 약간 구름에 가린 아쉬운 일출을 맞이한다. 





많은 산님들이 삼도봉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어느 산악회에서 오신 산님 한 분이 약밥을 주시며 격려해 주신다. 약밥이 참 맛있다.



뒤로 멀리 지나온 노고단과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삼도봉에서 바라본 반야봉은 신비롭다. 지난 겨울 화대종주 때 반야봉 오름길부터 시작된 폭설의 기억이 마구마구 떠오른다.



날이 환해지니 지리산의 심산유곡(?)의 모양새가 속속 드러난다.



삼도봉에서 한참을 머무르다 다시 길을 떠난다.
화개재로 향하는 긴 계단을 내려선다.



연하천 대피소에서 대피소장 아저씨께 안부 인사를 드린다.
연하천 대피소는 무슨 공사가 한창이다. 연하천 대피소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연하천을 지나 벽소령 가는 도중 형제봉 근처의 어느 바위에 올라서 천왕봉 쪽을 바라본다.



구름이 심술을 놓아 천왕봉이 잘 보이지 않는다.





땡볕 속에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한다.
옷과 배낭이 모두 땀에 젖었다. 오는 도중 만났던 분들을 여기에서 다시 만난다.
우리도 준비해온 간식을 먹는다.



벽소령과 세석 사이에 선비샘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몸을 겸손하게 숙여야 물을 받을 수 있다는 선비샘의 물맛은 정말 좋다.



천왕봉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면 산님들이 많이 모여 있다.



칠선봉의 기암 앞에 서본다.



영신봉에 올랐으니 세석이 가깝다.





세석 대피소를 지나 촛대봉에 오르는 길은 꾸준한 오르막이다.



촛대봉 앞에 올라선다. 여기서 몇 몇 산님들이 물어 보신다. 어디까지 갈거냐고...
"오늘 안에 내려가야죠"
아빠가 말씀하신다.
......



연하봉으로 향한다.



아빠는 '연하봉 만물상'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하신다.



그 연하봉에 올라선다. 
아빠가 여름에 지리산 다니면서 비 한번 오지 않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하신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하산에 필요한 충분한 식수를 준비한다.



제석봉으로 오르는 길은 몇 번을 보아도 이국적(?)이다.



저 아래 계곡따라 중산리가 보인다.



아빠와 나의 등산화가 탈이 났다.
밑창이 분리되고 있다. 하산할 때 좀 걱정이 된다.



드디어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선다.



오늘 밤 지리산 천왕봉을 지키겠다는 5명의 형님들을 만난다.
그리고 얼마 뒤 전주에서 오셨다는 산악회원 중한 분이 올라오신다.



천왕봉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쉬다가 이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 방향은 중산리 쪽이다.



천왕봉이여 안녕!
천왕봉 주위의 잠자리들이 단체 비행하며 떠나는 우리를 배웅해 주는 것 같다.



중산리 하산길은 급경사 계단길이다.
아빠는 절대로 나보고 급히 내려가지 말라고 여러차례 말씀하신다.
무릎 성장판이 손상되면 안 된다고...



중산리 개선문을 지난다.



천왕봉에서 만났던 전주에서 오신 단체 산악회원들을 하산 길에 다시 만나 함께 중산리로 내려왔다. 함께 내려오니 지루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분들이 우리를 남원시내까지 태워다 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남원시내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집으로 돌아오려고 남원 고속터미널로 가는 길에 우연히 본 간판이 나를 흐뭇하게 한다. 



마치 밀린 산행을 하루에 다해버린 느낌이 든다.
이런 산행을 하기 위해 나는 여러 차례 아빠를 설득하여 겨우 기회를 잡은 것이다.
'어린이가 지리산당일종주라니 그건 아빠가 욕먹을 일이야'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결국 아빠는 상황을 보아가며 한다는 입장으로 함께 산행을 하시게 되었다.

오늘도 날씨가 정말 덥다.

이번 지리산 무박당일 종주 산행은 여기까지다.

지금까지 부족한 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폭염에 주의하시고 즐겁고 안전한 산행하세요.


어린이산꾼   천지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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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원문:

http://blog.yahoo.com/ilovearirang/articles/80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