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 100리 순백의 눈밭 길

1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지리산 종주 산행을 하고 왔다.
부산 서부 터미널에서 8:40 진주행을 타고 진주에 10:10에 도착한 다음
거기서 다시 11:00 중산리행으로 가니 12:20이었다. 중산리에 내려 천왕봉

을 올려다 보니 흰 구름아래 하얀 눈을 둘러 쓰고 내려다 보고 있었다. 정상
근방만 눈이 있을 뿐 다른데는 눈이 보이질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산에
오르려는 사람은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야영장 근방에 가니 내려 오는 사람

들이 많이 있었다. 시간도 넉넉하고 잘 아는 길이라 느긋한 마음으로 천천히
오르기 시작하였다. 눈이라곤 없었는데 노타리 산장을 지나니 눈이 두껍게
깔려 있었다. 쾌청하던 날씨가 개선문을 지날 무렵부터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옅은 안개가 날아 들기 시작하니 조금전까지 밝게 내리 쬐던
태양은 온데 간데 없어졌다. 정상에 오르니 북쪽에서 몰아치는 바람 때문에
잠간 동안 사진 몇장 찍는 것도 괴로웠다. 주위를 돌아 보니 상고대 하나 맺지

않은 맹숭맹숭한 나뭇가지 뿐이었다. 서둘러 장터목 대피소로 내려 갔다.
하늘에 점점 구름이 몰려와 내일 아침 일출은 글렀구나 싶었다. 그런데 밤
중에 화장실에 가면서 하늘을 올려 봤더니 별이 새파랗게 총총히 나와 있었

다. 그래서 6:40에 일출을 보러 천왕봉으로 다시 올라 갔다. 이미 동천에는
일출을 예고하는 노을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하늘에는 구름한점 없는 맑
은 날씨였다. 7:23에 도착하여 5분쯤 기다리나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바람이 세고 날씨가 추워 사진 몇장 찍는 것도 무척 괴로웠다. 손이 곱아 제대로
찍을 수도 없었다. 바람과 추위로 일출의 장관도 제대로 여유있게 맛보지 못하고
서둘러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왔다. 취사장에 들어 가 아침을 해 먹고나니 9:40이

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뱀사골 산장이었다. 거리와 시간을 짐직해 보니 보통 걸음
으로 꾸준히 가면 무리 없이 도착할 수 있을것 같았다. 풍성하고 깨끗한 순백의 눈
길은 끝없이 계속되었다. 세석에 11:00, 벽소령에 13:10, 연하천에 14:40, 뱀사골에

17:16에 도착하였다. 뱀사골 산장에서 밤중에 화장실에 나갔을 때 만월에 가까워진
밝은 달이 하늘에 휘영청 높이 떠 좁디좁은 골짜기의 눈밭을 환하게 내리비추는 그
밝음과 하늘에 빛나고 있는 무수한 별 그 중에서도 뚜렷한 위치로 나타난 북두칠성

이 주는 감동은 너무나 아름답고 큰 것이었다. 다음날 일어 나서 삼도봉에서 일출을
볼양으로 7:10경에 출발하였다. 화개재에 이르니 동쪽 하늘에는 일출을 예고하는 노
을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반야봉을 향하는 계단을 서둘러 숨을 몰아 올랐으나

삼도봉 바로 밑에 이르니 태양이 솟아 오르기 시작하였다. 마침 정면에는 나무가
가리지 않는 구경하기에 제법 좋은 곳이 있어 천만 다행이었다. 어제 아침 천왕봉
일출보다 오히러 더 나았다. 그리 춥지도 않은 날씨라 신나게 사진을 몇장 찍었다.

오늘은 노고단으로 나가 집으로 돌아 가면 되므로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 반야봉
을 오르기로 하였다. 반야봉에 오르니 막 아침 햇살을 받은 산줄기가 여기저기 나타나
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어제 천왕봉에서 출발하여 지나온 줄기와 봉우리들이 열병처럼

서 있다. 또 앞으로 가야할 노고단 쪽의 능선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고 있다. 건너다
보이는 정령치 줄기에는 허연 눈을 둘러쓴 만복대가 시야의 중심에 자리잡는다. 노고단
에서 남쪽으로 벋어 나간 줄기에는 저 멀리 왕시루봉이 작은 봉우리를 거느리고 우뚝 솟

아 있다. 천왕봉 쪽에서 흘러 내린 남부능선이 가장 길게 아련히 벋어 있다. 아침이 열
리는 이 반야봉에서 지리산 줄기줄기와 골짜기들을 바라 본 다음 노고단을 향하였다.
노고단에 이르니 12:00였다. 점심을 해 먹고 화엄사로 내려오니 15:00였다. 30분쯤 화엄사

를 구경한 다음 주차장으로 내려와 16:10 부산행을 타고 서부터미널에 도착하니 19:40이
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의 귀에는 눈길을 밟을 때 들려 오던 경쾌한 음 "뽀드득
뽀드득"하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그 순백의 길을 걸으면서 순결과 자유 그리고 평화와
신비를 마음껏 느껴 보았다.

제 1 일 (9일)
부산=>진주=>중산리=>법계사=>천왕봉=>장터목 산장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바라 보니 흰구름 아래 흰눈을 이고 내려다 보고 있었다.


중산리 매표소.


야영장.


개선문 .


천왕샘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급경사 길 .


천왕봉.


장터목으로 가는 길.


장터목으로 가는 길.


장터목 산장 취사장.


제 2 일 (10일)
장터목=>천왕봉 일출=>장터목=>세석=>벽소령=>연하천=>뱀사골 산장



천왕봉 일출 .


천왕봉 일출.


천왕봉 일출.


천왕봉에서 바라 본 노고단 쪽 여명의 주능선 .


삼산봉 쪽 여명의 남부능선 .


천왕봉에서 고사를 지내고 버려 놓은 제물. 흉칙하고 무식하다.


장터목으로 내려 가는 길.


장터목으로 내려 가는 길.


제석봉에서 바라 본 여명의 반야봉.


장터목 산장 .


세석으로 가는 길 #1.


세석으로 가는 길 #2.


세석으로 가는 길 #3 .


세석으로 가는 길 #4 .


세석으로 오다가 되돌아 본 천왕봉.


촛대봉 고개에서 뒤돌아 본 천왕봉 .


영신봉 아래 조용히 엎드려 있는 세석산장.


나무에 열린 고드름.


영신봉에서 반야봉에 이르는 주능선.


벽소령으로 가는 길.


벽소령 가까이에서 지나 온 길을 되돌아 본 천왕봉.


벽소령 산장의 쉼터.


연하천 산장 .


연하천에서 명성봉으로 오르는 길.


연하천에서 명성봉으로 오르는 길.


눈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모양 #1.


아름다운 모양 #2.


아름다운 모양 #3.


아름다운 모양 #4.


아름다운 모양 #5.


아름다운 모양 #6 .


짐승 발자국 .


뱀사골 산장위 화개재 #1.


화개재 #2.


화개재 #3.


화개재 #4.


뱀사골 산장 .


제 3 일 (11일)
뱀사골 산장=>삼도봉 일출=>반야봉=>노고단=>화엄사=>부산



삼도봉에서의 일출 #1.


삼도봉 일출 #2.


삼도봉 일출 #3 .


삼도봉 일출 #4 .


삼도봉 일출 #5.


삼도봉과 반야봉 사이에 있는 무명인의 무덤.


반야봉.


반야봉에서 바라 본 만복대.


반야봉에서 바라 본 노고단 .


반야봉에서 바라 본 지나 온 천왕봉 주능선.


반야봉에서 바라 본 11시 방향의 왕시루봉.


임결령의 샘터 .


노고단으로 가는 길 #1.


노고단으로 가는 길 #2.


노고단으로 가는 길 #3.


노고단으로 가는 길 #4.


노고단으로 가는 길 #5.


짐승의 발자국(날짐승인 듯).


돼지 평전 근방의 조난 산악인의 무덤(전구간에 2개의 무덤뿐).


노고단 고개에서 바라 본 지나온 능선(제일 먼 놏은 봉이 천왕봉).


노고단 산장 .


성삼재로 내려 가는 한길 .


화엄사 계곡의 고드름.


화엄사 각황전.


화엄사 약수.


삼층 사사자 사리탑.


대웅전 .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