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덕대산~종남산~마암산

1:25,000지형도=오방. 밀양

2005년 2월 6일 일요일 약간흐림(-5~10도)   일출몰07:27~17:57

코스: 성만리09:30<1.5km>덕산사10;00<1.5km>덕대산10:30<3.0km>종남산12:00<2.0km>봉화재13:00<2.5km>마암산14:00<1.5km>밀양경찰서14:30

[도상12km/ 5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상남도 밀양시 초동면 성만마을의 덕산사를 경유하여 덕대산(621.8m)에 올랐다가 상남면과의 면계선 따라 북북동진하여 부북면과의 3개 면계선상에 놓인 종남산(663.5)에 오르면 사방으로 시계가 트인다.

북쪽의 밀양시가지, 동쪽의 밀양강변에 펼쳐진 상남면 평야, 남쪽의 덕대산 너머 낙동강, 서쪽의 부곡온천을 감싸는 덕암산 종암산....! 무엇보담도 영남루앞을 휘감아도는 밀양강의 수태극이 압권이다.

종남산 정상과 밀양시    종남산 정상과 밀양시
 

종남산에서의 하산길은 밀양강변까지 한눈에 들어와 일사천리로 내달을 것처럼 보여도 도상 6km는 더 가야하고 고도는 낮지만 다불산(202m)과 마암산(123m)을 넘어야 한다.

밀양강이 해발 30m임을 감안하면 결코 얕볼 수 없는 높이이기도 하다. 그리고 후반부의 이 코스에선 밀양강이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장관을 목격할 수가 있다.

 종남산서 본 동북능 헬기장아래로 낙동강과 만나는 상남면 평야      종남산서 본 동북능 헬기장아래로 낙동강과 만나는 상남면 평야
 

은빛으로 빛나는 밀양시가지와 대비되는 상남면의 너른평야를 관조하면서 혹은, 솔밭공원 건너의 보두~낙화~중산을 배경으로 밀양강 하구는 한폭의 그림이다.

이번코스 덕대산 서쪽의 초동천과 종남산 남쪽의 상남천은 막바로 낙동강으로 합류하고 종남산 이후의 북쪽 골짝물과 남쪽의 사수천은 밀양강을 거쳐서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하산길에 본 밀양강   하산길에 본 밀양강
 

가는길: 남해고속국도 진영휴게소 옆의 동창원 나들목에서 25번국도로 북상하여 초동면의 성만저수지앞에 내리면 북쪽의 덕산사로 오르는 포장길이 잘 열려있다.

반시간정도 진행한 덕산사 경내로 들어서면 종각과 대웅전이 있고 뒤돌아보면 초동저수지와 초동면의 드넓은 별판이 펼쳐지고  낙동강이 가물가물하다.

덕산사    덕산사
 

덕산사서 본 성만저수지   덕산사서 본 성만저수지
 

오르면서 본 바람산    오르면서 본 바람산
 

사찰 왼쪽으로 난 덕대산 오름길은 처음부터 무척이나 가파르다. 지능선 자락으로 붙으면 낙동강이 굽어보이는 오솔길을 한참 따르다가 허물어진 옛산성터를 지나치면 덕대산 정상까진 억새물결이 출렁거린다.

가끔 돌아보면 바람산(338m)이 나즈막하고 뒤편으론 부곡온천쪽의 산야가 올망졸망하다.

널따란 헬기장 옆으로 무덤이 차지한 고스락 한쪽켠에 덕대산 정상석이 있지만 높이를 660m로 새겨넣어 지형도완 표고가 다르다  

덕대산서 본 종남산과 서북능   덕대산서 본 종남산과 서북능
 

덕대산서 본 종남산과 서쪽방면    덕대산서 본 종남산과 서쪽방면
 

덕대산서 본 종남산과 동쪽방면    덕대산서 본 종남산과 동쪽방면
 

덕대산에선 종남산이 훨씬 낮아보여도 진행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산길 중간지점의 506m봉에서 종남산을 바라보면 정상부분이 하얀 억새로 뒤덮혀 이국적인 설산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그 사이엔 초동면에서 상남면으로 넘어가는 임도가 숨어있다.

가다 본 종남산   가다 본 종남산
 

숨어있는 임도    숨어있는 임도 
 

506m봉에서 하산길은 엉뚱하게도 동남쪽의 남산저수지를 향한 지능선을 타게 되는데 그럴 경우 재빠르게 동북능선으로 옮겨타야한다.

7년전 모신문사 답사팀이 길을 낼 때 직등길을 놓치고 우회한 걸 후답자들이 답습을 해서 그리 된 모양이지만 자세히 보면 날등은 뚜렷해도 등로는 없다.

돌아 본 덕대산   돌아 본 덕대산
 

꿍꿍이골의 비경   꿍꿍이골의 비경 
 

올려다 본 종남산    올려다 본 종남산
 

임도로 내려서면 종남산오름길은 너무 급경사여서 발만 삐긋해도 코가 땅에 닿을정도다.

임도 고갯길은 예상외로 통행차량이 잦은편이어서 노약자는 이쯤에서 탈출하는 것도 생각해 봄 직하다.

너덜지역에서 덕대산을 돌아보기에 좋고 오른쪽으로 한 바퀴 우회를 해서 억새밭으로 빠져들면 동남쪽의 꿍꿍이골 산세가 환상적이어서 왜 꿍꿍이골이라 했을까 의문점으로 와 닿기도 한다.

종남산 서북능    종남산 서북능
 

종남산서 본 덕대산    종남산서 본 덕대산
 

종남산 아래 헬기장    종남산 아래 헬기장
 

억새파도를 헤치고 종남산 정상에 서면 지키는이 없는 산불감시탑이 있고 널찍하게 밀어부친 공터엔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다.

하산은 헬기장이 있는 북동릉을 타고 내리는데 방화선으로 연결된 그 길은 남산저수지로 연결되므로 헬기장을 목표로 올라서야 한다.

헬기장에 서면 밀양시가지를 비롯한 밀양강의 흐름이 뚜렷하고 상남면의 분지 저 뒤편으로 낙동강이 반짝거리는데  봉화재로 내려가는 산길은 솔밭 오솔길로 유순하고 완만하다.

봉화재 임도   봉화재 임도 
 

관음사 체육시설    관음사 옆의  체육시설
 

봉화재 이후론 임도가 계속 이어지는데 지루할 때 쯤 능선으로 붙어도 곧장 임도로 떨어진다.

아예 다불산 오름길은 포기를 하고 임도를 계속 따르면 관음사 가는 길목에서 체육시설 뒤편으로 지능선은 살아나간다.

언덕배기하나 넘어서면 왜정시절부터 있어온 공동묘지는 135.8m봉을 넘어서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졸참나무와 아까시아 밀생지역을 통과하면 마암산(123m)을 바라보는 체육시설에 당도하게 된다.

135.8m봉 가는길에 돌아본 다불산자락의 관음사    135.8m봉 가는길에 돌아본 다불산자락의 관음사
 

마암산을 바라보는 체육시설    마암산을 바라보는 체육시설
 

땡겨본 보두~낙화~중산    땡겨본 보두~낙화~중산
 

체육시설지구엔 안락의자와 평상깔린 정자가 있어 쉬어가기에 좋고 마암산 뒤편으론 밀양강을 둘러싼 보두산~낙화산~중산~꾀꼬리봉~평전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마암산 이후로도 오른쪽은 공동묘지의 연속이다. 그러나 왼쪽으론 밀양강을 끼고 25번국도와 58번지방도가 절개지를 내면서 천애절벽을 이루고 있고 절벽 아래론 밀양강의 푸른 물결이 유장하게 흘러내리고 있다.

마암산 하산길    마암산 하산길
 

하산길에 본 밀양시가지    하산길에 본 밀양시가지
 

하산길에 본 상남면    하산길에 본 상남면
 

산행후기: 아레가 입춘이고  사흘후면 설날이다. 세월은 왜 그리 빨리 가는 것일까, 사흘 전만 해도 덕유산에 수북히 쌓여있던 그 많은 양의 눈들은 아무리 따뜻한 남쪽나라라고 해도 여기선 흔적조차 없다.

아니 종남산 아래 응달엔 흔적이 남아있었다. 오늘 입고나온 동복 바지가 걸치적거린다. 상의는 배낭속으로 들어갔지만...

억새-1    억새-1
 

어느새 정말 눈 깜짝할 새에 겨울은 다 가고 없는 것이다. 그 하얀 설경을 보려면 또 다시 봄 여름 가을을 참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종남산 응달의 잔설이 예사롭게 보이질 않는다.

홑씨 다 날아간 앙상한 억새도 그래서 더욱 애잔한 그리움으로 남는다. 이 겨울이 가고 연초록 새순이 돋아나면 저 황홀한 억새도 추한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억새-2    억새-2
 

덕대산은 온통 억새천국이었다. 초여름부터 지금까지 한자리 멈춘 곳에서 그토록 오랜 세월을 흐느적거리며 황홀한 자태를 유지하기란 다른 초본류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좋아서 사후에도 무덤 한기는 덕대산 정상에 그렇게 묻혀있고 후손들은 그래서 아예 벌초할 생각을 않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대는 들어보았는가, 엄동설한 삭풍에 가냘픈 귀곡성으로 애잔하게 울어예던 억새의 마찰음을...

억새-3    억새-3
 

어쩌면 종남산의 억새가 더 황홀한 지도 모르겠다. 언제 산불이 났었던지 밑둥 시커먼 침엽수들보다는 더 높은 곳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오직 자기들 세상 외에는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는 양, 키작은 나를 비웃듯이 사그락대고 있었다.

이미 전성기를 놓친 그들은 단체의 힘을 빌어 백설보담 훨씬 아름다운 모습으로 산행 내내 내 눈을, 내 인생을, 내 추억을 아름다움으로 채워주고 있었다.

억새-4    억새-4
 

귀향차량의 북새통을 피해서 생각해 낸 것이 부산근교의 덕대~종남산이다. 부산 출발 한시간 반만에 산행초입으로 들어 산행 실컷하고도 오후 두시반에 끝났으니 가족 산행지로 알맞은 코스라 하겠다.

이 산 저 산의 황홀한 억새와 굽이치는 밀양강의 전모를 바라보며 적당하게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는 이번 코스엔 늦겨울의 산색답게 황갈색 일변도이지만 그런대로 운치가 있어 좋았다.

한 때는 아름다웠던 비비추    한 때는 아름다웠던 비비추
 

종남산 하산길에 유난히 많은 진달래꽃밭은 봄을 기다리기에 충분하고 온산에 흐드러진 억새는 사철 찾는이로 하여금 푸근함을 안겨줄 것이다.

하산길의 밀양강이 너무 좋았고 북쪽의 야산 구릉지대와 후반부 한시간동안 계속되는 공동묘지, 남쪽의 비닐하우스 평야지대와 대비를 이루는 밀양시가지의 은색으로 빛나는 도시는 오랫동안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  

봄을 기다리는 진달래   봄을 기다리는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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