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 원점회귀 코스


산행지 : 남덕유산 (1507m), 경남 거창/함양, 전북 장수


산행일자 :  2005년 1월 23일 (일요일)

날씨 : 새벽에 눈 약간, 맑음   


산행코스
황점매표소 - 삿갓골재 대피소 - 삿갓봉(1410m) - 월성재 - 남덕유산(1,507m) - 월성재 - 황점(원점회귀)  


참고 산행지도 :


다른 참고자료 (산행코스, 산행기 등) : 아래자료에서 경남 남덕유산 전북 덕유산 참조

  


구간별 소요시간    

황점 매표소 -1시간 30분- 삿갓골재 대피소 -30분 삿갓봉 -1시간- 월성재 -50분- 남덕유산 -35분- 월성재 -1시간- 황점

도상 산행거리 : 12.9 km,  총 산행시간 : 약 5시간 30분


산행 후기  (창원51z)


오늘  우리 창원51팀 본대는 창원/진해 경계에 있는 불모산으로 가는 날이다.

불모산은 인근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어서 새해에 한번 올라가보아야 할 산이다.

산행출발도 오후 1시이어서 오랜만에 느긋하게 일요일 맞을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토요일 오후쯤 대학후배한테 전화가 온다.  지난 겨울 한라산 눈산행과, 여름 백두산 천지외륜 종주를 같이한 후배다...

내용인즉, 서울갔다 내려오면서 위에서 내려다 보니 눈덮힌 덕유산 경치가 눈이 부시게 아름답고, 

토요일 밤에 또 눈 소식이 있으니, 이번 주말 눈경치가 대단할 것이란다.

  

그래서, 일요일 새벽에 같이 남덕유산으로 눈산행 같이 안가겠느냐... 대충 이런 이야기다.

같이 갈 사람이 3사람인데, 한사람 더 가도 한 차로 갈수 있고...

  

안 그래도 "한국의 산하"에 눈꽃 사진과 산행기를 여럿 보면서, 올해도 어디 한번 눈구경을 가야할텐데 생각하던 차라

우리팀에 대충 양해를 구하고, 덕유산으로 가게 되었다..


덕유산은

옛부터 "덕이 많아 넉넉한 산, 너그러운 산'으로 불리고, 주 봉인 높이 1,614m의 향적봉에서 1,507m의 남덕유산에 이르기까지 줄기차게 달려가는 덕유연봉들이 장장 100리길의 대간을 이루며 영호남을 가르는 남북한을 통털어 조선 12대 명산 중의 하나이다.


우리 창원51팀은 덕유산에 매년 한두차례 들린다.  지난 해에는 남덕유-향적봉 종주를 다녀온 적이 있다.

 

이번 산행은 승용차 1대로 가므로 원점회귀를 해야한다.

목적지는 눈꼿 경치가 낫다는 남덕유쪽으로 잡았다.  그리고 무주쪽은 주말에 스키인파가 많아서 아무래도 교통이 혼잡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원점회귀 코스로 남덕유산 쪽 상세 산행로 지도를 놓고 구상해 보니, 지도 상으로는 아래 두가지가 가능해 보인다..

  

(1) 황점-삿갓재-월성재-남덕유산-영각재(남덕유산 조금아래)-황점

(2) 황점-삿갓재-월성재-남덕유산-월성재-황점

  

(1)번 코스로 가면 같은 길을 안가도 되겠는데, 영각재-황점 코스가 열려있는지가 궁금하다.

나중에 황점 매표소에서 알아보니 영각재에서 황점으로 내려오는 산행로가 얼마전 산사태로 현재는 폐쇄되었다고 한다.(확실한 상태는 모름).

그래서, 월성재-남덕유 구간은 왕복하더라도 편하게 내려올 수 있는 (2) 코스를 택했다.  지나오면서 보니, 잘한 결정이었다.  하산로가 편하게 잘 조성되어 있어 산행 마무리 길로서 좋은 느낌을 받을수 있었다.


창원에서 들머리(황점 매표소) 까지  : 약 3시간 (눈길에 지체)


창원이나 부산에서 황점으로 가려면 구마고속도-88고속도를 이용하거나

남해고속도로-대진고속도-88고속도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선택은 도로상황에 따라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주말 오후늦게 남해고속도 정체가 심한 점을 고려하여,  갈때는 남해고속도로 가고, 올 때는 구마고속도로 왔는데 제대로 예측을 한 것 같다.

갈때 이동 경로는 대충 다음과 같다.  지방도에 들어서서는 지도와 표지판을 잘 보아야 한다.

창원 - 남해고속도 - 대전-진주간 고속도 - 88고속도 - 거창 I/C - 24번/3번 마리/위천방면 - 37번 위천/수승대방면 - 수승대 지나 북상에서 덕유산 방면 - 창선리 지나 계속가면 - 덕유산 황점 매표소

  

한가지, 미리 알아 볼 사항은 남영재 넘는 길이 열려 있는지이다.   

영각사-남영재-황점 산간도로가 열려있으면 위와는 달리 88고속도로 가지않고, 대진고속도에서  바로 황점으로 갈수 있는데 전화를 해보니 남영재 넘는 도로가 폐쇄되어, 하는 수 없이 거창으로 들어갔다가 위천으로 둘러서 가게 되었다.

  

어쨋든 덕유산 눈산행시는 미리 길사정을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도로폐쇄, 체인준비 등) 

연락처 (남덕유분소: 055-943-3174,  황점매표소: 055-944-1909, 영각매표소055-962-1508)

    

(돌아올때는 남해고속도가 밀릴 것을 대비하여, 88고속도-성산 I/C - 구마고속도 현풍 I/C로 왔는데 한번도 지체되는 구간 없이 빨리 올수 있었다.)


07시 20분에 창원을 떠났다.

 

고속도로는  새벽길을 거침없이 잘 갔는데, 거창을 지나 지방도로 들어가자 마자 길에 눈이 제법 쌓여있다.  주변의 산도 지난 밤에 눈이 다시 와서인지 많지는 않아도 설경이 제법이다.

  

"야~ 산 아래 마을이 이 정도면 덕유산 능선은 눈꽃이 대단하겠는데 .. "

다들 온 산이 하얗게 덮히고, 나무마다 눈꽃이 탐스럽게 핀 광경을 상상하며 가벼운 흥분마저 느껴진다.

  

 

 거창서 수승대 가는 방향의 눈길 지방도  

  

북상을 지나 산길로 가면서 부터는 약간 오르막이다.

길에 군데군데 눈이 쌓여 거북이 운전을 해야 한다.

마침 눈이 많이 쌓이지 않아 체일은 하지 않았지만, 눈 소식 있는 날 덕유산 가려면 체인준비는 필수적이다.

가는길에 할머니 한분이 손을 들고 차를 태워달라고 해서 뒷자리에 태운다.

윗마을 경로당 가시는 분인데, 태워줘서 고맙다고 몇번이나 인사를 하고 새해 운수 좋으라고 덕담도 주신다.

 


황점 매표소 - 삿갓골재 대피소 3.4 km/ 1시간 30분


창원에서 3시간 걸려 황점 매표소에 도착.  10시 30분에 삿갓재 방향으로 산행출발..

마침 "광주 대웅산악회"에서 버스로 대절해서 온 3, 40명의 산행객들과 같이 떠나게 되었다.

배낭 크기나 차림새로 보아 여늬 산악회보다 산 잘타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여성분들도 있는데 별로 뒤쳐지는 사람이 없다.

  

   

  

 황점 통제소와 삿갓재 대피소 800m 전 지점

  

  

올라가는 산행로 주변은 눈이 제법 쌓여 있으나, 양이 많지는 않고 겉은 좀 녹았다.

4, 50분 쯤 오르니, 황점 2.6km/삿갓재 대피소 0.8km 표시가 나온다.

여기서 잠시 쉬려는데, 배낭 뒤에 단 "한국의 패찰'을 보고 누가 말을 건낸다.

  

'헐렁이'라는 닉네임을 쓰고, 자주 한국의 산하 게시판을 찾는 산하가족이란다.

돌아와서 산하게시판을 보니 가끔 산행기도 쓰고 댓글도 올리시는 정영선님이다 (아래 댓글에서).

  

가만히 보니 산 타는 실력도 나보다는 한 수 위이고, 매우 친절하신 분이다..

산에서 산하가족을 만나는 것이 이번이 서너번째 되는데 자주 만난 사람마냥 금방 친해진다.

  

반가움에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아래 사진 중 모자 안쓰신 분... )

  

  

산하가족 '헐렁이' 정영선님(사진 중앙)을 만나서..

 

위의 지점을 지나서부터는 경사가 좀 가팔라진다.

날씨가 추울 것이라고 안에 보온 내의를 입고 겉옷을 걸쳤더니 땀이 많이 난다.  겉옷을 벗어도 마찬가지다.

본래 땀 많은 체질이긴 하지만... 속은 축축하고 밖은 춥고.. 영 불편하다.

  

대피소 직전 마지막 나무계단을 헐떡대며 오르니 삿갓골재 대피소이다.

시계를 보니 여기까지 1시간 반 걸렸다..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시간과 대충 같다...

 

 

삿갓골재 대피소 직전 나무계단과, 대피소에서 바라다 본 삿갓봉 모습 (우측)  

   


삿갓골재 대피소 - 삿갓봉 - 월성재  : 2.9 km/ 1시간 30분


  

대피소에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 영각사에서 남덕유 지나온 사람, 우리같이 황점에서 온사람, 종주하는 사람 등 여러 부류가 있을 것이다.

  

이제 힘든 정도로 보면 남덕유산까지 한 반쯤 왔나 보다.   

잠시 쉬었다 출발한다.

  

눈꼿 구경은 여기서부터 남덕유산까지가 덕유산 능선중 가장 낫다고, 매년 오는 후배부부가 이야기 한다.

과연 조금 가다 보니 온 산이 눈 천지, 설국이다.
응달진 쪽의 나무에는 눈꽃이 제법 탐스럽게 피었다.
하늘이 좀 더 환하면 사진이 아름답게 나올텐데...

 

 

       삿갓봉을 오르며... 나무마다 설화가  

 

눈이 좀 더 많이 오고, 날씨가 좀 추우면 설화가 더 아름답겠지만,

그러면 산행하는데 힘들겠지...

  

'이 정도만 해도 눈산행으로  훌륭하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매년 오는 옆의 후배는 영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한다.

예년 같으면 산행로 옆의 눈 깊이가 1.5 m 이상이 되는데, 오늘은 그 반 밖에 안되고...

설화도 하늘에서 나무에 내려 앉은 눈이 아니고, 바람에 날려와서 살포시 얹힌 눈이 찬 공기에 얼어야 아름답다는 전문가적 설명이다..

 

나무가지마다 눈꽃...잔 가지일수록 아름답다.

 

    대피소에서 30분쯤을 산을 오르고 산허리를 감아도니 사방이 확 트인 삿갓봉이 나온다. 1410m 정상석도 있다. 

 

삿갓봉에서 

 

삿갓봉에서 보면 주변의 산이 멀리까지 보인다.   

사진(우측)에서 보이는 아래 마을이 황점 마을이다.

 삿갓봉에서  내려다 본 황점 마을  

  

멀리 보이는 산이 앞으로 가야할 덕유산 능선들이다.

군데군데 눈이 쌓인 산세가 힘이 있어 보인다.

완전히 눈에 덮힌 산도 아름답겠지만, 골격만 눈이 쌓인  경치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남덕유 능선

   

지나가면서 뒤돌아본 삿갓봉이 이름 그대로 삿갓같이 생겼다.

  

삿갓봉 모습

  

울퉁불퉁한 암봉위에  눈이 쌓인 모습이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남덕유방향 산위에는 눈구름이 걸쳐있어 봉우리를 볼 수 없다.

그래도 이 정도면 시야가 좋은 편이다.  눈바람이 불거나 더 흐리면 바로 앞도 볼수 없는 것이 산 위 날씨이다.

    

    

삿갓봉을 지나 몇 구비를 돌고 도니 월성재가 보인다.

아래에 보이는 안부가 월성재이다.  그 앞쪽은 남덕유로 가는 가파른 오르막이고...

  

벌서 몇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 했는데,

또 저렇게 한참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니 왠지 손해보는 기분이다.

  

 

 월성재를 내려다 본 모습(좌측)  

 

월성재에 도착해서 시계을 보니 삿갓재 대피소에서 1시간 30분쯤 걸린것 같다.

지도에는 1시간이라고 적혀 있는데, 내가 느리긴 어지간히 느린 모양이다.  나름대로 부지런히 왔는데 다른사람보다 1.5배쯤 걸리다니...

눈길이라서 속도를 못내어서 그런가?

    


월성재  -  남덕유산 정상  : 1.4 km/ 50분


월성재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거리는 얼마 안되는데 시간은 꽤 걸린다.

 

가파른 길에 눈이 쌓여 있으니, 아이젠을 했어도, 조금만 주의하지 않으면 미끌어질 수 있다.

그래도 같이 온 후배 둘다 평지마냥 날아 다닌다. 둘다 학교 때 산악반을 했었고, 부인도 나보다 산을 더 잘탄다. 

 

하기야 부부가 같이온 후배는  20년전에 신혼여행지를 설악산 공룡능선으로 했다고 하니..

 

 남덕유산 오르는 길의 설경

  

정상 직전에 간단한 점심을 먹는다. 

눈속에 앉아서 보온병에 가져간 더운물로 대충 만든 컵라면 맛이 일품이다.

  

정상에 도착하니  3시가 조금 덜 된 시간이다. 대충 계산해 보니 산행시간만 하더라도 4시간쯤 걸렸다. 

지도상에는 3시간 10분 쯤 걸리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겨울철에는 좀 힘들텐데....)

하기야 시간이 문제는 아니지... 밝을때 내려갈 수만 있으면..  

정상에는 단체로 온 산행객들로 붐빈다.

 

남덕유산 정상


남덕유산 정상 - 월성재   : 1.4 km/ 35분


  

황점에서 온 사람들 대부분은 영각사쪽으로 하산하는 모양이다.  일부는 서봉거쳐 육십령으로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는 원점회귀를 해야 하니 하는 수 없이 월성재까지는 올라온 길로  되돌아 간다.

월성재까지는 가파른 내리막이므로 조심해서 가야 한다.

  

한 30분정도 같은 길을 되돌아가지만, 올때와 갈때의 기분이 다르고 보이는 풍경도 좀 다르다.

가는길에 하늘이 조금 개이면서 보이는 운무가 아름답다.

  

 

 설경 속의 운무

  

거창쪽 산세가 멀리까지보인다.

  

 

 

같이가는 후배는 몸이 가벼운데다 힘도 좋아서 뛰어내려가도 미끌어지지 않는다.

나는 무릎 보호하느라 한발자욱 한발자욱 스틱으로 집어가면서 살글살금 내려오는데...

월성재로 돌아오는 시간은 올라갈 때보다 좀 적게 걸렸다.  그래도 조심조심 내려오느라 35분쯤 걸렸다.

  

월성재에서 올려다보면 우리가 오전에 지나온 3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보인다.

맨 뒤의 봉우리가 삿갓봉이라고 한다. 

  

 멀리서 본 삿갓봉 (맨 뒷쪽)  


월성재 -  황점   :  3.8 km/ 1 시간


월성재에서 황점으로 내려오는 길은 처음 30분쯤은 가파르게 내려 오지만 그 이후는 널찍한 길을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어느 산이나 내리막은 몸도 마음도 여유가 있지만, 이 길은 특히 마지막 하산길이 편안해서 좋다.


 

이렇게  2005년도 덕유산 눈 산행으로 좋은 출발을 한다.

작년에는 한라산에서 눈 구경을 했지만, 올해의 덕유산도 괜찮은 것 같다.

예년보다는 눈이 적게 쌓였다고 하나, 그게 뭐 대수는 아니다.

눈이 아예 내리지 않는 나라도 있는데...

  

그런데 산행기를 쓰는 25일 오후에 경남 산간지역에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한다.

이번 주의 덕유산이 더 나을 것 같은데 한 주일 미룰 걸 그랬나?

아니면 아예 2주 연짝으로 덕유산으로 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