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산줄기 끝. 망운산 ~ 빗바위, 말로만 들었던 갈치 회

 

Mt. 1103 / 섬(島)산 051 望雲山(287.3m) - 경남 남해군

 

산 행 일 : 2011년 1월 25일 화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박태수 님. 신재균 님. 함박눈 님

 

산행(도상)거리 : 약 6.5km

               초전-송정 고개 <2.1> 망운산 <2.9> 빗바위 <1.5> 미조면소재지

 

산행시간 : 4시간 18분 (식사 휴식 1시간 29분포함)

           초전-송정 고개 · 19, 77번 국도(2차선) <0:24> ×131봉 <0:30> 망운산(▲287.3m) · 산불감시초소 · 목조 전망대 <0:27> 미조면소재지 <0:19> ×112봉 · 남망산 전망대(2층 정자) · 운동시설 <0:10> (가는개 고개) · 2차선도로 <0:25> ×25봉 · 빗바위 · 헬기장 · 운동시설 <0:34> 미조면소재지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두미(2009년 편집 본)지형도



                                                빗바위 - 두미도(앞)와 욕지도



                                               가마봉 좌측으로 금산이 보인다.



                                                   오늘 산행 구간도

 

망국적인 구제역과 조류독감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르고, 구제역은 이제 경남지방에도 침투했으며 도로 곳곳에서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하동IC를 통과하면 소독기가 작동한다.

계속되는 한파에 소독물이 바닥에 얼어붙어 추돌사고 위험이 있으며 남해대교를 지나 오른 노량공원 내리막길도 살얼음이 얼어 방심은 금물이다.

남해 끄트머리를 향해 달려 지난 구간에 내려선 도로 맞은편 초전교회 앞에 닿았다.



                                                   농로를 따라 출발



                                                   평장 가족묘지와 가야할 산줄기

 

09 : 42 초전교회 앞 출발

농로를 따라 오른 밭은 주인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덤불이 마치 무덤처럼 보인다.

실제 지난 번 산행 때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서 공동묘지로 착각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86봉으로 올라서니 공동묘지가 정상까지 올라와 있으며 가야할 산줄기와 그 좌측 아래로 미조만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솔밭사이로 이어지는 길도 좋으며 무엇보다 한 몫 거들어주는 날씨가 고맙다. 



                                                         묵정밭



                                                     예쁜 이정표



                                           송정해수욕장, 금산, 순천바위가 보이고



                                            지나온 산줄기와 가마봉, 대기봉도 보인다.

 

묵정밭을 거스른 뒤 상당히 가파른 길을 따라 ×105봉과 ×131봉을 차례로 오르내리며 차츰 고도를 높여 간다.

바위 틈새를 지나 오른, 가시덤불이 절전된 ×207을 내려선 사거리 길 안부에는 긴 의자와 함께 돌을 깎아 만든 이정표가 이방인을 맞이한다.

잔자갈이 다소 미끄러운 가파른 길을 오르다 우측에 길이 보여 다가가보니 훌륭한 전망대가 있고 금산은 물론 지나온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며 조금 전 걸어온 능선 좌우로는 송정해수욕장과 초전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인다. 



                                                       망운산 정상



                                                     망운산 삼각점

 

 10 : 36~56 망운산(▲287.3m)

우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오른 망운산.

돌무더기 옆에 산불감시초소와 ‘두미 402. 2002 완전’ 삼각점이 박혔다.

‘복구’는 말 그대로 원래 위치에 다시 만든 것이고 ‘재설’은 위치를 변경한 것인데 ‘완전’은 처음 보는 것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망운산에서



                                               전망대 - 좌측 멀리 보이는 섬은 갈도

 

조금 밑에 있는 목조 전망대로 올라간다.

바다와 섬, 바위와 어우러진 산, 이 모든 것들이 섬 산행이 제공해주는 선물이다.

아기자기한 암릉을 걸을 수 있는 ‘악(岳)’자가 들어간 산, 육산과 암릉이 조화를 이룬 산, 그리고 넉넉한 육산, 어느 산인들 좋지 않겠는가만 바다가 있으니 더 아름답지 않은가.

풍랑이 일지 않아 거대한 호수처럼 여겨지는 바다, 올망졸망한 무수한 섬들, 해안선을 쫒는 두 눈엔 방풍림과 백사장이 색의 조화를 이룬 해수욕장과 벼랑바위가 들어오고 하늘과 바다가 이마를 맞댄 수평선...... 20분이란 시간이 훌쩍 흘러버린다. 



                                                    2중 철망 사이로



                                                    미조 북항과 미조도



                                                        헬기장과 도로



                                                   가운데 능선이 맥이다.

 

능선에 예비군 훈련장이 있다.

2중 철망으로 둘러진 건물이 앞을 막아 틈새를 이용하여 철망 사이로 들어간 뒤 좌측으로 돌아가자 건물 입구의 초소 초병이 내려다본다.

예비군 훈련장이 아니었다.

헬기장을 지나 능선까지 올라온 도로를 가로질러 산길로 들어서고 잠시 후에 만난 갈림길에서 반질반질한 우측으로 들어섰는데 맥이 아니다.

다시 되돌아올라 물고랑같이 파인 길을 따라 내려가니 미조 마을이 바로 밑에 있다.



                                                    뒤돌아 본 북항



                                                            남항



                                                      물고랑 같은 길

 

11 : 23 미조면소재지

잘록 진 안부에 위치한 마을은 미조면소재지로 좌우 포구를 북항과 남항으로 구분한다.

미조다방 등을 지나 좁은 골목으로 들어선 후 맨 윗집 좌측으로 돌아 남새밭을 거슬러 산으로 들어섰는데 길다운 길은 없다.

이곳에서도 고랑 같은 곳을 따르다 봉우리를 바라보며 무작정 치고 오른다.

다행히 큰 나무들 밑에 성가신 잡목과 가시덤불이 별로 없어 그런대로 걸을 만하다. 



                                                       남망산 쉼터


                                                   93봉과 보기 싫은 자국



                                            좌로부터 죽암도, 조도, 큰섬, 작은섬, 호도

 

11 : 42~48 ×112봉

산줄기를 따르려면 좌측의 잡목사이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남쪽으로 콘크리트 바닥에 2층 정자와 여러 종류의 운동기구가 보여 그냥 가지 못하고 다가간다.

‘남망산 쉼터’라고 적은 현판이 걸렸다.

이곳 사람들은 조망이 좋은 이 봉우리를 남망산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93봉 끝에 있을 빗바위는 아직도 꼭꼭 숨어 머리카락도 안 보이며 능선 밑으로 길게 이어지는 임도 같은 것은 불량한 사람의 흉터처럼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하수종말처리시설 철망 - 맥은 좌측이다



                                                                             고갯마루의 컨테이너



                                                   지적삼각점 보조점

 

11 : 58 가는개 고개

미조 하수종말처리시설 철망 옆을 따르면 우측에 ‘해주 오 씨 시조묘소’비가 세워졌고 2차선 도로 맞은 편 임도 입구에 철망 문이 있는데 쪽문은 열려있다.

지형도에 가는개라고 적고 있어 편의상 가는개 고개라 칭하고 좌측으로 몇 발자국 이동하여 도로가에 놓인 컨테이너 좌측으로 오른다.

남해군에서 최근에 만든 듯한 ‘지적삼각점 보조점-보231’ 삼각점이 설치돼 있다.



                                             87봉 옆으로 본 풍경 - 와룡산이 보인다.



                                                 온통 푸른 빛 그리고 사량도

 

12 : 10 ×87봉

길 같지 않은 나무 사이를 한동안 스쳐 오른 87봉.

좌측은 천길 벼랑으로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후 좋은 길이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군용 전화선 몇 가닥이 함께 가고 있다.

그런데 이게 뭐란 말인가?



                                              이 봉우리만 넘으면 임도 종점이 나온다.

 

보기 흉한 검고 흰 쓰레기가 산길에 나뒹굴고 있다.

검은색 쓰레기는 케이블을 벗겨낸 것이고 흰색 쓰레기는 구리를 감싸고 있었던 것이다.

돈이 된다는 구리를 채취하여 가져간 사람도 나쁘지만 케이블을 방치한 사람들의 책임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초소로 연결된 케이블이 없어졌다면 초소가 폐쇄되었다는 증거가 되며 남해산줄기 끄트머리인 빗바위까지 갈 수 있다는 기분이 든다.



                                                         임도 종점



                                                            93봉

 

임도 혹은 작전도로 종점의 철망 문을 살펴보니 자물쇠가 안 보인다.

일단 ×93봉으로 오르니 헬기장 주변으로 여러 종류의 운동기구와 한 여인이 있다.

“거기는 군인들이 있어서 갈 수 없습니다.”

일행들에게 “빗바위로 내려가자”고 한 말을 들고 여인이 말했다.

부딪혀 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어 철망 문을 열고 몹시 가파른 돌길을 내려간다.



                                                            25봉



                                                     이상한 초병들

 

12 : 23~13 : 26 빗바위 윗봉(×25m)

바위 벼랑위의 ‘빗바위 초소’에 초병은 없다.

빗바위로 내려갈 수 없어 우측으로 조금 내려가자 갯바위 낚시꾼 한 사람이 밑밥인 크릴새우를 뿌리고 있다.

40cm 크기의 감성돔 두 마리를 낚았다지만 내려가서 보지는 않았다. 



                                                      죽암도와 수평선



                                             남해산줄기 끝자락에 선 함박눈 님



                                                          철망문

 

한 시간이 넘도록 만찬(?)을 즐긴 뒤 빗바위와 작별한다.

마지막으로 철망 문을 통과한 후 바람에 열리지 않도록 꼭 닫아두고 이제는 임도를 따른다.

도로가 가까워진 지점 우측에 건물이 보이고 입구에 ‘임마누엘 수도원’이라는 팻말이 있다.

25봉에 있었던 여인도 이곳에서 생활하는지 모르겠다.

쪽문을 빠져나가 2차선 도로에 이르러 택시를 부르지 않고 해안도로를 따라 소재지를 향해 주변을 구경하면서 걸어간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면서 본 풍경

 

14 : 00 미조 북항

횟집이 즐비하다.

큰 글씨로 써서 출입구에 붙여놓은 차림표 중 ‘갈치 회’와 ‘멸치 회’가 관심을 끈다.

여수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순천에서는 보지 못한 특별한 회다.

갯바위에서 맛있게 먹은 음식으로 배는 포화상태인데 군침이 절로 흐른다.

 

조망이 좋은 OO횟집 2층으로 올라간다.

“지금 멸치는 제철이 아니고 갈치가 맛있습니다.”

일반 회 값이 5만 원 이상인데 비해 갈치회무침은 3만원으로, 양도 푸짐하고 맛있다.

“마당발!”

‘마주한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함박눈 님의 설명이다.

 

면사무소 마당까지 걸어 택시를 타고 초전교회 앞으로 이동한다. - 택시 요금 4,000원

 


                                       관음포 이충무공유허의 ‘전방급 신물언아사’ 비



                                                           첨망대



            노량해전도와 4백 년 전 이충무공이 순직한 바다.

 

수년 전부터 계획만 했었지 실천에 옮기지 못 했었다.

그러다 불현 듯 길을 나섰는데 오늘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어 기쁘다.

하동 노량 남해대교 입구를 출발하여 5회에 걸쳐 도상거리 약 51.9km를 걸었다.

빨리, 많이 걷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가능하면 끝까지 제대로, 무사히 가는 것이 중요하다.

 

험한 길도 더러 있었지만 예상보다 좋은 길이 많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으며 계속되는 한파 속에서도 남해산줄기를 찾는 날은 하늘도 도와주었다.

함께해주신 세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