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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화(氷花),설화(雪花),상고대 그리고 구름바다(雲海) 위에 서다!!! ======

  

▶목적산: 설악산(雪嶽山) 1,707.9m

▶소재지: 강원 속초시, 양양군 서면,  인제군 북면

▶산행일자: 2006년 1월 14일 토요일

▶누구랑: 산칭구, 막내동서 그리고 나...

▶산행구간: 설악동-신흥사-비선대-천불동계곡-양폭-신선대갈림길-희운각대피소-소청갈림길-중청대피소-

                 대청봉정상-설악폭포-남설악대피소(오색)/(나머지 동서 3명은 천당폭포에서 하산)

▶산행후기: 매년 겨울 눈꽃축제 시기에 즈음하여 전 가족이 강원도의 눈 구경을 가는데...

                 때마침 큰동서 둘째 아들이 군 입대후 강원도 강릉에서의 첫 외출이 있었고,

                 태백산,오대산 또는 설악산에서 하루의 산행을 계획하였다.

                 그간 태백산,오대산엔 눈이 내리지 않았고, 여러 정보를 찾아본 결과 설악산에 금요일 오전

                 눈이 제법 많이 내렸다는 전화통화 확인 후, 다섯 동서들도 의기투합하여 설악산(雪嶽山)

                     으로 정하고 설악동에서의 3일 휴가를 보낸다.

                 운무가 짙어 조망이 좋은 코스는 피하고 가까운 설악동에서 천불동계곡쪽의 코스를 택한다.

                 그나마 계곡의 조망은 구름층 아래인지라 천불동계곡이 그리는 겨울설경을 보고자 베낭을

                 꾸려본다.  모든 산이 다 그러하겠지만, 계절따라 다른 아름다움을 간직하기에 겨울은 겨울

                 다워야 아름다움이 더 하리라 본다.  

                 내심 눈이 좀 더 내려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부산에는 눈 보기가 힘들어서...)

                 

                 설악산(雪嶽山)!!!

                 사계절 아름다움으로 가득하고 눈을 잠시라도 뗄 수 없는 볼거리 많은 산!!!

                 부산에서 거리가 멀어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늘 마음속에 지리산과 설악산은 언제나 가고

                 싶은 산 이었다. 눈이 많은 겨울철이 설악의 모습을 정확히 보기에는 좋은 계절이다.

                 온 산을 휘감고 굽이치는 암릉들의 치솟음들, 장쾌하게 뻗은 능선, 대관령쪽으로은 수

                 많은 능선들, 푸른동해바다,금강산 조망, 눈꽃설화가 만드는 환상적인 산행길, 폭포,

                소, 등등...수 없이 많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산!!! 서락!!!

                 2005년에는 설악산 대청봉을 세번 올랐었다. 한 번은 여름에 산칭구와 둘이서 무더위를

                등에 업고 설악동-비선대-금강굴-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천불동으로, 또 한번은 아주

                설악의 품에 푹 빠져 보고자 5일간의 시간을 할애받아 가을의 아름다움을 보려고 천불동-

                구곡담-백담사로 하산하였는데 때마침 가을 첫 눈 소식에 또 다시 오색-대청-서북릉-

                한계령에서 첫 눈을 맞는 행운까지 얻었다.

                설악을 찾노라면 모든 산행코스가 다 좋아서 짧은 시간에 어디를 갈까가 늘 망설여지곤

                한다... 49번의 산행을 해야 설악의 모든 진 풍경을 볼 수 있고,내심 가 보지 않은 코스를

                다녀와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천불동계곡-대청-오색으로 다녀오기로 결정되었다.

  

                 금요일 오후에 설악동에 도착하니 밤하늘의 별과 달이 밝다. 겨울산은 그래도 눈이 있어야

                 제맛인데...러셀이 되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관리소에 물어 보니 산행이 가능하다니

                 다행이다. 새벽 어둠을 뚫고 설악동에서 신흥사를 거쳐 비선대까지 걷기 좋은 소공원길을

                걷는다. 어제 밤과는 달리 날씨는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다. 비선대에 도착 할 즈음 어두움

                속에서 우뚝솟은 암릉들의 조망이 아련히 보였다 말았다 한다.

  

                 비선대에서 양폭산장 구간에서 올해 첫 번째 빙화(氷花)를 어둠속에서 맞이하고 수정같은

                 빙화/빙고대의 아름다움에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계곡을 따라 핀 나뭇 가지마다 핀 빙화는

                 뭐라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어둠이 완전히 걷히자 빙화의 모습은 더욱 빛을 발한다.

                 사진을 찍어보지만, 빙화의 투명함으로 사진으로 잘 표현이 되질 않았던것 같다.

                 눈으로 보는 빙화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자연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아는가?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빙화/빙고대에서는 맑고 경쾌한 자연의 소리가 들리는 것을!!!

                 귀 귀울여 들어보라! 이들의 속삭이듯 경쾌한 소리를...

                 두어시간 가량 이 빙고대의 속삭이듯 들려오는 소리를 귓전으로 들으며 거니는

                 천불동계곡의 산행은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또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양폭산장을 지날즈음부터 또 다시 눈이 내린다.

                 빙화/빙고대에서 이젠 설화로 모습을 바꾼다. 천불동계곡을 타고 오르면서 눈을 맞으니

                 어째 조금 걱정이 앞서지만 날씨는 그리 춥지않다.

                 눈이 내린 천불동계곡의 아름다운 그 설화가 그리는 풍경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눈도 사람들의 발길이 없을때가 정말 아름답지 않는가?  특히 계곡은 아무도 손대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 눈이 쌓이기에 자연스럽다...

                 희운각대피소-소청갈림길 된비알 오름길에서 눈꽃을 본다. 능선에 올라서니 제법 바람이

                 차고  날씨도 차갑고 아직도 사방 운무속을 걷는다.

                 이젠 겨울산정의 꽃 상고대를 만나게 된다.

                 오늘 산행에서 겨울 산행의 백미인 네가지 빙화,설화,상고대,운해를 두루 보게 되었음을

                 감사히 여긴다.

 

                 중청대피소까지도 운무의 연속이라 오늘 설악의 조망은 못 보겠거니하고 오르면서 오후의

                 기상대의 일기예보가 맞아 떨어지길 기원해본다. 오후엔 필히 날씨가 쾌청하리라...

                 중청에서 대청을 10분간 오를즈음, 거짓말처럼 하늘이 맑게 개여있다.

                 파아란 하늘 대청에는 상고대와 빙화(하얀얼음꽃)이 동시에 만들어진 귀한 풍경을

                 만난다. 설화보다 아름답다. 아니 쾌청한 하늘아래서 도도히 빚어낸 자연의 작품에

                 무어라 토를 달 수 있으리요!

 

                 아~~~!!! 순간 기분이 너무 상쾌하다.

                 대청봉 중간지점부터 구름한점 없는 파란 하늘이 펼쳐졌고, 이젠 중청도 보인다.

                 대청봉과 중청봉을 제외하고 모든 설악은 운무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사방으로 둘러쳐진 구름바다!!!

                 그 구름바다 위로 두둥실 떠 있다.  조망을 보는 것 보다도 더 아름답다.

                 구름바다 위로 쏱아지는 태양의 빛은 강렬하였고 눈이 부신다.

  

                 山을 찾아서 그 산행시간에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으리라...

                 오늘 산행에서는 아주 오랫만에 구름바다위에서 중청과 멀리 귀떼기청봉의 모습을 조망

                 하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났다. 대청봉에서의 일출대신 일몰과 떠오르는 달님을 맞이하고

                오색으로의 긴 어둠속에 하산을 하였다.            

  

                 구름바다 위에 선 오늘,

                 겨울산행에서 만날 수 있는 빙화, 설화, 상고대, 상고대와 빙화의 합작품...

                 게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설악의 구름바다 앞에서 대자연의 존엄함을 눈으로 체험한다.

                 다시 한 번 자연의 위대함 앞에 숙연해진 하루의 산행이었다.

  

============= 산 행 기 시 작 ============              

           

               

▶설악동소공원에서 신흥사를 거쳐 비선대까지의 걷기좋은 길은 전날 내린 눈으로 결빙되어

   미끄러웠지만 어둠속에서 뿜어내는 맑은 새벽공기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파고든다.

▼어둠속에 만난 빙화(氷花,빙고대,얼음꽃)...

   각각의 나뭇가지 색상을 둘러싸고 밤새 얼어붙은 얼음꽃...


  

▼가까이에 다가서면 이런 모습...카메라로 다 담기에는 역부족...

▼천불동계곡의 아름다움이야 워낙 유명하여, 오늘은 반갑게 맞은 빙화에 카메라의 촛점을 맞춰 보지만,

  투명한 무색이라 가까운 곳 이외에는 잡히질 않는다.

▼문수담 오르면서 본 계곡의 아름다움...



▼어둠이 조금씩 사라지니 좀 더 선명하게 보이는 빙화...

  오늘 산행은 이 빙화 때문에 속도를 내고 싶질 않다...  

   눈으로만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빙고대 가지가 부딛치면서 나는 소리를

   그대 들어 보았는가?

   천불동계곡의 조용한 이른아침에 빙화/빙고대가 내는 소리를!!!

    맑고 경쾌하다못해 영롱하다!!! 정말이지...

   그냥 천불동계곡의 화음^ 정도라 칭하고 싶을 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계곡의 아름다움도 운무에 휩싸여 선명하진 않으나 운치가 있다...

▼계곡과 어우러진 빙화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고...

▼귀면암 지날즈음에 다시 제법 많은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리는 계곡의 운치는 소리없이 조용하고 포근하기만 하다...

▼빙화 위로 쌓이는 눈...



▼들려줄 수 없음이 안타깝다.

   천불동계곡을 따라 흐르는 바람이 빙고대 나뭇가지를 흔들면...

   빙고대가 연주를 한다.

   트라이앵글 보다 더 맑고 경쾌한 소리로 자연이 연주하는 소리를 들어 보았는가?

   산행로 주변의 나무잔가지에 얼어붙은 빙화가 서로 부딪히면서 내는 소리!!

   그 소리마져 투명하다할까? 정말이지 맑고 경쾌하다.

   굳이 흉내를 내어 보라치면...

   챠랑♪ 치렁♬ 다로롱♩♪♬...

   아~~~ 재주가 없다.



▼오련폭포의 겨울설경...

   오련폭포의 세찬 물기둥은 눈 속에서 정적만이 흐르고...

▼계곡은 눈과 얼음의 조화로 비취빛 색상...

  가을에 본 바로 앞의 나뭇가지-단풍색상이 참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가을의 화려함은 다 어디로 갔는지?



▼빙화는 아직도 내리는 눈과 함께하고...

   빙고대위에 쌓이는 설화...

▼양폭산장 위쪽의 계곡...

▼계곡의 바위에 소복히 쌓인 눈... 미쳐 떨어지지 못한 낙엽들은 고여있고...

▼계곡에도 이젠 제법 눈이 쌓였다... 바위 위에 쌓인 모습이 너무 부드러워서...

▼양폭포의 설경... 폭포수는 비취빛으로 얼어있고...


▼천당폭포 구간에도 쌓인 눈...

  그 아래로 그 여름의 폭포수가 힘차게 흘러내리는 소리가 시원스레 들리는 듯...




▼신선대 갈림길을 지나 소청 갈림길 가는길에...

▼더 이상 빙화는 볼 수 없으되, 이젠 설화의 모습들이 펼쳐진다.

▼눈꽃 터널 속으로... 






▼희운각-소청갈림길 구간이 결빙과 눈으로 미끄럽다.

  바윗길과 오르기 힘든 로프구간을 힘겹게 오른 후 시원함을 달랜다.

▼소청갈림길-중청 구간에는 설화가 만발하고...

   지난 가을(10월22일) 첫 눈 내릴때 이곳의 설화가 날씨가 쾌청하여 참으로 아름다웠던 기억들이 스친다...




▼중청에서 휴식을 취하고 운무가 없어지길 기다려 보지만 운무는 계속이고...

▼눈 내림이 멎었다. 이번에는 겨울 산정의 꽃 "상고대"를 만난다.

   대청가는길의 우측에 쌓인 설화 아닌 상고대...









▼대청가는 등로에서 마주친 이 분??? 어딜 그리 가시는지?

  하얀 눈 속에서 작지만 선명하게 보여서 발을 디딜려는 순간!!! 발견...

  이 분??과 몇분간을 함께 해 본다...

▼대청 오름길의 좌측 암릉지대와 어우러진 상고대...

▼생각지도 않았던 이렇게 맑은 하늘이 나온다...오늘 처음으로 맞이하는 햇살이다.

   바위는 회색 빛을 띄고...

▶맑은 하늘... 푸르다... 눈 부시다... 가슴까지 시원하다!!! 아~~~... @^%!@$%!$^

▼구름이 만드는 세상!!!  雲海!!!

  중청봉 위에도 사방이 구름바다...

  중청대피소에는 운무가 휘감기어 대피소가 나왔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雲海!!! 그 속에 우뚝선 대청봉 정상...

雲海!!!

雲海!!!

雲海!!!

▼아름다운 대청봉 정상....雲海!!! 그리고 상고대...

  밤새 차가운 바람이 너의 모습을 이렇듯 아름답게 만들었구나...

  상고대가 녹으면서 빙화가 되다가 다시 하얀 얼음꽃으로 된 듯하다.

  (상고대와 빙화의 합작품이련가?)


▼구름바다는 발 아래에서 잔잔하게 여전히 머물고...

   힘겹게 오른 대청이 보여주는 운해속에서 "나" 라는 存在에 대하여 조용히 생각해 본다.

▼상고대와 어우러진 얼음꽃도 이제 쾌청한 하늘을 맞이하니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자세히 보노라면 빙화도 설화도 상고대도 아닌 모두가 합쳐진 합작품이로다!!!

▶중청대피소가 나왔다가 사라졌다를 거듭하고...

▼대청봉 정상석 뒤에 핀 운해위의 상고대...

▼며칠째 저러고 기다리셨을까?

  사진작가님도 한편의 운해를 놓칠세라 중청방향의 구름의 흐름을 따라 셔트를 누르기 바쁘다.

 

▼구름바다(雲海) 위에 쏱아지는 태양에 넋을 잃는다.


 

 

  ==========  歸天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歸天)

 





▼휴식을 취할겸 일몰을 기대해 본다...

  일몰방향의 태양 앞에 검은 먹구름으로 일몰의 장관이 아쉽지만,

  이것마져 보려는 것은 나만의 욕심이려나? 모든 것에 감사하자!!!



▼서쪽으로는 해가 지고...

  구름바다 속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비치는 곳은 귀떼기청봉!!!

  공룡능선방향으로 자꾸만 눈길을 돌려보지만,

  서락의 모습은 대청,중청,귀떼기청만 빼곤 온통 운해뿐이다.

▼일몰의 모습과는 달리, 반대편에서는 이미 달님이 나오고...

   하루의 시작과 끝... 自然의 모습은 참으로 질서정연하다.

   그 순리를 벗어나는 어긋남도 삐짐도 그 질서를 깨는 욕심조차도 없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하네~~~"  욕심없이 살다가라하네~~~


   ==== 하 루 ====

 

오늘이 가면 또 내일이...

오늘 지는 저 해는 내일 다시 뜨겠지만,

오늘은 오늘 뿐!!!,

다시는 없으리...

지는 해가 있으니 뜨는 달이 있고,

어제가 있으니 또 내일이 있으리...

 

오늘 하루를 평생같이 살라하는...

 

(서락의 구름바다(雲海)위에서...사니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