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 산행 Photo 에세이
(2009. 3. / 대치터널 주차장→쉼터→ 한치고개 →자비정→정상→ 사찰로→ 장곡사→장승공원 주차장/ 일산하나산악회따라 홈 (http://blog.daum.net/hana3395)
                   

*. 칠갑산과 노래 '칠갑산'
  
칠갑산에 갔더니 들에도 산에도 마을에도 내 마음속에도 '콩밭 매는 아낙네' 로 시작되는 칠갑산 노래로 가득하다.
거기서 나는 그 노래를 통하여 조운파 작곡가를 알게 되었다.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와 “옥경” 그리고 “칠갑산”을 작곡하여 무명의 가수였던 하수영과 태진아, 주병선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가 바로 조운파였다.
그는 작곡가며 서정시인으로 우리의 가요를 예술로 승화 시킨 사람이라고 음악계에서 평가 받는 사람이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콩밭 매는 한 많은 아낙네와, 이 홀어머니를 두고 울며 시집가는 어린 딸 두 여인이 등장한다.
아낙네는 여읜 화전민의 아내로 너무나 가난해서 밥이나 굶지 말고 살라고, 어린 딸을 부자 집 민며느리로 보내면서 밭떼기를 받은 어미의 서러운 사연이 어린 노래라고도 한다.
이 구슬픈 노래 가락은 한 많던 우리 겨레의 심금을 울리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국민 가요의 하나로 불리게 되었다.
이 노래의 작사, 작곡자인 조운파 씨는 청양(靑陽)이 가까운 부여(夫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객지에서 살았다. 어느 비오는 날 완행버스를 타고 이곳을 지나다가 그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그때 가난 속에 살던 아낙네들의 기억이 노래 화 한 것이 칠갑산 노래라 한다.
이렇게 쓰인 가사와 곡을 제자인 가수 윤상일에게 줘 취입토록 했으나 별다른 인기가 없이 거의 잊혀져 가던 10여 년 뒤였다.
주병선이 대학 시절에 'MBC대학가요제'에서 '칠갑산'을 불러 금상을 타고 가요계에 데뷔하면서 칠갑산 노래는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게 되었다.
거기에다 당시에 한창 인기였던 ‘주부가요열창’ 에서 장애인 어느 가정주부가 자기의 한(恨)을 호소하는 듯한 이 노래를 눈물로 열창하여 방청객은 물론 심사위원까지 울리면서 국민가요의 하나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노래는 중국 조선족들의 정서에도 맞아 교포들 사이에서도 크게 유행하다가 김정일이 북한에서 자유롭게 부를 수 있도록 허락한 ‘남한가요 20곡’ 하나로 선정 되기도 하였다.
  이 칠갑산의 주 등산로가 시작되는 한치고개도 '恨(원통할 '한')'과 '峙(고개 '치')에서 온 말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은 대치터널 고개를 말하지만 옛 '한치고개'란 칠갑산장과 한치(장승) 일대였다.

*. 구봉산과 칠갑산
  두메산골 청양에는 구봉산(九峰山 485m)과 칠갑산(七甲山 561m)이 있다.
이 두 산 때문에 사람들이 충남에서 가장 오지였던 청양(靑陽)이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구봉산에는 전국 제1의 금광이 있었지만 그보다 1967년에 36살의 양창선씨가 낙반사고로 지하 125m 지하에 매몰되었다가 16일만에 구조되는 바람에 전국에 알려지게 된 산이 청양 구봉산이다.
그렇게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살아났지만 그 구출에 들인 막대한 비용 때문에 금광회사는 망하여 폐광하여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전 국민에게 청양(靑陽)을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렇게 산 그 양창선씨는 지금쯤이면 78세일 터인데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 후 양씨는 갑자기 유명인이 되어 돈도 많이 벌었으나 가난이 한이던 사람이라서 돈이 무서운 줄을 잊고 함부로 쓰고 다니다 가난한 옛날로 다시 돌아가서 외롭게 살다가 오도바이 사고로 비명횡사하여 유명을 달리하였다는 소식이다.
그보다 청양을 전 국민에게 알린 것이 "콩밭 매는 아낙네야로 시작되는" 칠갑산이란 노래이니, 이를 보면 실감 나는 것이 '인생을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다.

 
산을 찾은 사람들이 들머리에 도착하면 산행 채비를 하고 서둘러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그 산행의 들머리는 이 산의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등산지도, 산행거리, 버스 시간표 , 관광 안내소 등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정보가 있는 곳이다.
그것을 찾아서 하나하나 챙기다 보면, 일행을 훌쩍 떠나보내고, 언제나 일행의 가장 후미에서 등산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등산회 따라 왔으되 홀로 아무런 간섭 없이 유유자적하면서 하는 즐거움은 항상 나를 행복하게 한다.
거북이처럼 꾸준히 가야하지만 토끼처럼 자주 쉬어야 하는 것이 내 몸에 맞는 등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함께 왔으니 일행과 적당한 속도는 내야 하여서 너무 늦장 부리지게 되지 않아서도 좋다.
그래서 나는 함께 간 산악회 회원들과 식사를 함께 한 경우가 거의 없다. 점심을 생략하거나 간단한 행동식으로 대신할 뿐이다.
젊은 분들이 식사를 하는 그 시간이 내가 그분들을 조금이라고 따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한치고개 들머리에서 특이한 것은 '베트남참전기념탑'이었다.
1964년부터 1973년까지 월남전에 참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싸운 이 고장 청양지역 참전유공자를 기리기 위한 기념비였다. 이 월남전의 국군 파병은 오늘날의 잘 사는 한국을 만든 첫번 째 계기였던 것이니 이를 기념하자는 기념탑이었다.
지금은 9시인데 정상까지는 3.4km밖에 되지 않고 그 길이 평지를 걷듯 평탄한 길이니 오늘 등산은 어떤 등산보다도 여유작작한 산행이 될 것 같다.
대치터널 앞에 바로 앞에 있는 약수터와 돌장승 한 쌍을 굽어보며 길 가 쪽으로 오름길 층계를 따라 얼마를 가니 이 오솔길이 차도와 길과 마주친 곳에 약수터와 정자가 있는 쉼터가 있다.

거기서 얼마 안가니 옛날에 못 보던 터널 같은 문이 막아선다. 그 내부가 고구려 쌍용총에 보던 고구려인이 말 타고 활 쏘는 모습의 타일 조각이 멋지다. 옛날 이곳이 백제 땅이었는데 고구려의 이 그림과 이고장이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그 문 위가 칠갑광장(七甲廣場)이었다. 이 광장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무엇보다 면암 최익현 동상이다.
몇 년 전 대마도에 갔다가 일정에 쫓겨서 슈젠지(修善寺)의 면암 최익현(崔益鉉) 선생 순국비를 참배하지 못하고 온 것이 그렇게 아쉬웠는데, 오늘 그 면암 선생의 동상 앞에 서니 반갑기도 하지만 만감이 교차된다.
  -면암 최익현(崔益鉉)선생(1833~1906)은 1905년 을사보호 조약이 체결되자 이 고장에서 의병 400여 명을 이끌고 일본군과 싸우다가 제자 임병찬과 함께 체포되어 대마도에 유배되었다. 선생은 거기서 지급되는 음식물과 약을 적이 주는 것이라 하여 거절하고 단식하다가 유소(遺疎)를 구술하여 임병찬에게 초하여 나라님께 드리게 한 뒤 굶어죽은 구한말 애국지사다.
  포천에서 태어나시어 67세에 이곳 청양으로 와서 항일 운동을 하다가 돌아가신 나이가 74세 내 또래라서 감회가 남달랐다.
청양인들의 면암 선생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1913년에 선생을 추모하기 위하여 청양 유림들이 세운 목면 송암리에 '묘덕사'로도 이어진다.
묘덕사(慕德詞)의 현판은 고종황제가 내린 "면암의 덕을 흠모한다.(艱虞孔棘'慕'卿宿'德')의 구절에서 '모(慕)' 와 '덕(德)' 자를 취한 것이다.
그 광장 가에 '칠갑산의 유래비'가 있다. 이를 재편집해 본다.
-우리 겨레는 예로부터 하늘과 산악을 지극히 숭앙하여 왔다. 백제는 이 산을 사비성의 진산(鎭山)으로 성스럽게 여겨 이 산을 항하여 제천의식을 행하였다. 그래서 옛날에 칠악산(漆岳山)이라 하던 산 이름을 불교식 이름 칠갑산(七甲山)으로 바꾸었다.
'七'은 천지만물을 생성한다는 풍, 수, 화, 화, 견, 식(風, 水, 火, 和, 見, 識)을 뜻하고, '甲'은 천체 운행의 원리가 되는 육십갑자의 으뜸이 '甲' 자여서다.
- 일설로는 금강 상류인 지천을 굽어보는 이 산이 입곱(七) 장수가 나올 갑(甲) 자 형의 일곱 자리 명당이라는 것이다. 즉 갑옷 '갑(甲)' 자는 갑옷을 입을 장군을 상징하여 칠갑산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신동국여지승람에도 '칠갑산 재현동(七甲山在縣東) 15리'라고 칠갑산을 소개하고 있다.
  정상 가는 길은 잘 다듬어진 차도인데 가다 보니 널찍한 쉼터가 있고 거기 친절한 등산 안내판이 있다.
 -등산의 효과:
● 등산은 오래 걷는 운동으로 심장과 폐의 기능이 좋아집니다.
● 다리의 근육을 전체적으로 골고루 발달시켜 줍니다.
● 체중이 실리는 운동으로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 폐활량을 증가시키고, 폐를 신선한 공기로 청소합니다.
● 정신력을 높이고, 정상에 도달했을 때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등산 수칙
● 물은 조금씩 자주 마신다.
● 가볍고 얇으며, 보온과 통풍이 잘 되는 옷 착용
● 자신의 체력에 맞게 쉬면서 천천히 걷는다.
● 하산할 때는 무릎의 충격 보호를 위해 평소보다 더 구부려 걷는다. 
                                             -청양군 보건의료원
  세상에 아름다운 것 중의 하나가 아름답게 사는 사람을 보는 것이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남을 배려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이러한 것들은 작은 것 같지만 청양군민들이 이 고장을 찾는 우리네에게 베푸는 사랑이다. 적지 않게 등산을 다녔지만 이런 친절은 처음이다. 이것이 청양인이 청양을 구체적으로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충혼탑(充魂塔)을 지난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산화한 청양군 출신의 전몰 호국영령들의 호국 정신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자 이곳 산세가 수려한 명산 칠갑산에 청양군에서 건립하였다. 높이 9m로 매년 1월 1일에는 해맞이 행사와 현충일인 6월 6일 에는 추념행사를 거행하는 곳이다.
충렬의 고장이 충남이라더니 이 충혼탑 앞에 서니 그 말이 명실상부한 이야기 같다. 그 비속에 새겨둔 비명이 마음을 두드리는데 그 비명 자체가 하나의 탑이었다. 


                                           
                                          
용감
                                         했도다
                                     오오 임들은 
                                     청양의 힘이
                                 나라의 기둥이 요 
                                겨레의 참빛이외다.
                              굽힐 줄 모르는 정의는
                             조국애 민족애 고향애로 
                            대한 땅 무궁화꽃 피었도다 
                                                      -청양군 충혼탑 추진위원회


'산은 산이어야 하는데, 등산로가 차길이로구나.' 하는 아쉬운마음을 산도 들었는지 산길이 나타나다. 
그 길은 군용헬기장 가는 길이라고 녹슨 입간판이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 길을 가로막은 밧줄 위에는 이를 통과한 산악회들의 수많은 리본이 나붓기고 있다.
그래서 좌측 차도를 버리고 우측 산길로 들어섰다. 왼쪽의 차도가 없어진다. 길을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했더니 저 바로 아래 다시 또 나타난다. 산길도 임도도 모두 가까이서 함께 모두 정상을 향하고 있었다.
  이 길은 약간의 땀을 흘리는 시간을 주더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지도상의 425m의 봉 같다. 비로소 나뭇가지 사이로 칠갑산이 보인다.
거기서 내려가다 보니 차도와 합류점이 나타나고 거기에 서 있는 이정표가 그 맵다는' 청양고추'를 달고 서 있다.
500m 간격으로 있는 말뚝 이정표가는 모두 청양의 특산물 '구기차, 청양고추, 메론'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 못보던 청양 군민들의 고향 사랑이었다. 10분을 더 오르니 오른쪽으로 팔각정자가 나타난다. ‘자비정(慈悲亭)’이었다.
자비정이란 이름은 ‘칠갑산 서쪽에 있는 고려시대 산성 자비성(慈悲城)의 이름에 유래한다. 
 

*. 칠갑산 정상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정상(頂上)을 딛고 싶어 한다. 정상은 더 이상 높이 오를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렇게 힘들게 오른 정상에서 30분 이상 머물지 않는가. 
정상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우리들의 목표는 정상(頂上)이었는데 그 다음 목표는 무엇이란 말인가. 산행도 인생도 그 목표는 산행하는, 살아가는 그 과정인 것 같다.
그 정상의 층계 앞에 서 있다. 그 멋진 층계지만 인공의 길은 자연의 길보다 더 편하고 좋은가. 사람들은 그 왼쪽으로 우회하는 오솔길 따라 정상을 향하여 오르고 있다.

정상은 광장 같이 드넓고 아무런 막힘이 없는 헬기장인데 거기에는 561m라는 정상 석과 등나무 쉼터가 있다.
그래서 이곳은 산꾼들에게는 휴식의 장소보다는 점심 식사 장소가 된다.
그런데 칠갑산 정상에는 다른 산 정상에서 볼 수 없는 산불감시탑이라는 철탑과 다른 제단(際壇)이 있다.
아까 칠갑광장 유래비에서 말하던 '우리 겨레는 예로부터 하늘과 산악을 지극히 숭앙하여 왔다. 백제는 이 산을 사비성의 진산으로 성스럽게 여겨 이 산을 항하여 제천의식을 행하였다.' 라는 말은 이 제단에 대한 설명 같다.


 

 
칠갑칠로(七甲七路)라는 말처럼 칠갑산 등산로는 7군데 들머리에서 시작된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올라온 것은 칠갑사 주 등산로인 산장로였고, 사찰로로 해서 장곡사로 하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적인 산악이들에게는 이 코스는 너무 단조롭고 너무 쉬운 코스라서 544m 의 작은 갑산(삼형제봉)을 통해 장곡로 능선 길로 해서 장곡사집단시설지구로 하산 한다. 그러나 그 길은 장곡사를 빗겨가는 길이라 나는 장곡사를 향하는 사찰로로 하산하고 있다. 정상에서 3,9km 1시간 거리였다.
  청양인들은 칠갑산의 크고 작은 봉우리, 울창한 숲, 봄의 산철쭉, 여름의 울창한 천연림, 가을 단풍과 겨울의 설경을 내세워 이 산을 '충남의 알프스'라고 한다.
  그러나 칠갑산은 산악인에게는 인기 있는 산이 아니다.
산의 높이가 561m 밖에 안 되는데다가, 어느 명산에나 다 있는 기암괴석은 고사하고 육산이어서 정상에 이르기까지 바위 하나 보이지 않고 게다가 물이 귀하다.
더우기 산길보다는 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가 많아서 먼 고장의 산꾼을 부를 이렇다 할 만한 매력이 없는 산이다.
그러나 산을 어찌 한 두 가지로만 폄하할 수만 있겠는가.
중국의 장가계(張家界)와 황산(黃山)을 갔더니 어떤 이는 말하더라. '금강산을 어찌 이 산들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하고-
그때 내가 말하던 말이 생각난다.
  "민족과 문화에 우열이 없는 것처럼 산에는 한 가지 미(美)만 있는 것이 아니지요. 황산이나 장가계가 웅장하고 아름다운 것처럼 금강산의 미에는 아기자기한 또 다른 한국적인 미가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다! 우리네 남정네들은 처음에는 여성의 미모를 제1로 치다가도, 살아가다 보면 그 미모보다 고향 같은 여인을 얼마나 그리워하던가.
칠갑산도 그와 같이 수수하고 순박한 여인처럼, 부담 없이 가족이나 남녀노소가 어울려서 사계절을 편안히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봄이면 내가 오른 그길은 벚꽃이 만발한 길이다가 하산 길은 진달래 만발한 산이라 하지 않던가.

게다가 우리가 올라오면서 보았듯이 청양군민들이 똘똘 뭉쳐서 내 고장 칠갑산으로 정성을 다하여 가꾼 산꾸어 우리를 감격하게 한다. 

*. 장곡사(長谷寺) 가는 길
 나는 다른 등산인들처럼, 정상에 갔다가 그 길로 다시 되돌아 오는 원점회귀산행을 아주 싫어한다. 새로운 길로 시작되어 새로운 길로 하산하는 등산에 나는 항상 행복해 하는 사람이다.
나는 등산에서 만난 모든 것을 카메라에 기록하며 다닌다. 오늘 칠갑산 산행에서 찍은 사진만도 190여 컷이 넘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 무지 행복한 하산길에있다. 그러나 보니 흥겨워 중얼거려 본다. 

                                                      오늘
                                                나의 행복은
                                   원점회귀(原點廻歸)가 아닌 까닭이다. 
                                                     외출도
                                                   출퇴근도
                                                  여행 길도
                                                귀가 길에도
                                            언재나 그랬지만
                                        꼭 그래야만 하지만
                                                 산행만은
                                     또 다른 산을 보며 걷고 싶다. 
                                       산에는 새로운 아름다움이
                                      곳곳에 모여 살고 있으니까.
                                                         - 원점회귀(原點廻歸) 산행

  장곡(長谷)이란 글자 그대로 길고 아름다운 계곡이란 말이다.
칠갑산에서 시작하여 아흔아홉골을 지나 장곡천으로 이어지는 골짜기가 길고 아름다운 계곡인 모양이다.
이제 나는 처음보는 장곡사에 가서 국보 2 점을 보고, 한국에서 유일무이(有一無二) 하다는 한 절에 대웅전이 둘이나 있다는 상 하 대웅전을 볼 생각이다.

                                     -장곡사 전경/ 하 대웅전 상 대웅전
 

-장곡사약사여래좌상부석조대좌(국보58호)/ 장곡사 미륵불괘불탱화(국보300호) 
   

-장곡사철조좌상비로사나불부석조대좌(보물174호)/ 장곡사금동약사여래좌상(보물제337호)
그리고 장곡사 입구에 조성된 장승공원에서 다시 또 행복한 구경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나는 산행기를 쓰고 있는 것이니 그 곳들은 그림으로 간단히 대신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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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장승공원한 매년 4월에 '장승제'를 지내는 우리나라 최고의 장승 보전 지역이다.
이곳에는 양반장승, 농부장승, 도깨비장승은 물론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350여개의 장승을 전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