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10. 9-10. 10(무박 2일)
목적산 : 설악산(1,708m)
코 스 : 오색-대청봉-중청대피소-한계령,소청삼거리-대청봉-설악폭포-오색매표소(9시간)
인 원 : 80명 정도
날 씨 : 안개로 조망이 좋지 않음
어떻게 : 마운틴클럽 따라서



설악산 산행지도(클릭하면 큰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개요

우리가 찾아가는 설악산은 멀리 강원도 동해안 북부 지역으로 38선 이북에 솟아 있는 산입니다. 해방 후 38선 분단과 함께 북한땅에 속했으나 6.25의 치열한 전투 끝에 수복한 값진 산으로 현재 속초시, 양양군, 인제군, 고성군 등 4개 시 군에 속해 있으며 자연자원이 많아 1965년 11월 먼저 천연기념물 제 171호로 지정되었고 그 후 1970년 한국에서 다섯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희귀한 동식물 분포서식지로서 1982년 유네스코가 한국 유일의 생물권 보존지구로 지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설악산의 명승고적들

울산암
설악산 뿐만 아니라 남한 제일의 암괴를 자랑하는 울산암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울산의 거대한 바위가 어쩌다가 이곳에 자리를 잡아 천하 명산 설악산을 한층 더 빛내게 하고 있다. 오름길 도중에는 설악산 명물인 흔들바위도 있으므로 가족끼리 설악산을 찾는다면 반드시 한번 가볼 만한 곳이라 하겠다.

비룡폭포
설악동 소공원 북쪽의 비룡폭은 가볍게 설악산 협곡의 멋을 즐기려는 이들이 자주 애용하는 나들이 코스다. 이 곳은 길게 잡아 두시간이면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려니와 먼 발치로나마 남한 최대의 폭포인 토왕성폭포를 볼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토왕성 폭포
설악을 대표하는 토왕성폭포는 3단 연폭으로 다른 폭포들보다 유난히 빼어나다. 이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큰 봉우리들을 배경으로하여 서 있기 때문이다. 토왕성이라는 이름도 석가봉을 비롯한 이름있는 봉우리들이 성벽처럼 둘러 서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흥사
설악동의 대찰 신흥사는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 자장율사가 왕명을 받아 창건한 향성사가 그 전신이다. 그 후 화재로 소실된 것을 의상대사가 다시 지었으나 조선 인조22년에 소실, 연옥, 혜원 등 세 승려가 다시 지어 신흥사라 했다고 한다. 1997년 점안시킨 청동대불은 동양최대 규모로 미얀마 정부가 기증한 석가모니 진신사리 3과와 다라니경, 칠보 등이 함께 봉안되었다고 한다.

오세암
선덕여왕 13년 자장율사가 사찰을 건립하고 관음암이라 칭하다가 조선 인조 때 설정대사가 중건하여 오세암이라 개칭하였다. 오세암은 당시 다섯 살이던 설정대사의 조카가 이곳에서 견성득도하여 ‘동국제일선원오세암’이라 하였다는 설과 세조때의 생육신인 김시습이 속세를 벗어나 대도를 얻고자 삭발하고 입산한 연유로 매월당의 ‘오세신동’이라는 별칭을 따서 오세암이라 하였다는 두가지 설이 있다.

봉정암
전국불교 사찰 및 암자중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봉정암은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5층탑을 세우고 세존의 사리를 봉안했다고 한다. 한국의 5대 적멸보궁으로서도 유명하다. 적멸보궁이란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찰의 당우를 말한다.
석가모니가 화엄경을 설한 인도의 적멸도량을 뜻하는 전각으로서 불사리를 봉안해 석가모니 진신이 상주하고 있음을 뜻하며 따라서 불전에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적멸보궁 바깥쪽에는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을 만들기도 한다. 봉정암과 함께 양산통도사, 오대산 중대,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를 5대 적멸보궁으로 꼽는다.

공룡능선
대청봉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마등령, 저항령, 황철령, 미시령, 신선봉에 이르는 설악 주능선을 공룡능선이라 부른다. 능선의 모양이 공룡을 닮은 듯 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곳곳에 깎아지른 절벽과 기암괴석들이 펼쳐져 이 곳을 가리켜 설악중 진설악이라 부르기도 한다.

용아장성
대청봉에서 중청봉을 지나 다시 봉정암 뒤의 1224m봉을 거쳐 칠형제봉, 옥녀봉에 이르기 까지의 암릉을 용아장성 능이라고 부르는데 능선모양이 용의 이빨로 성을 쌓은 듯 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등령
능선의 모습이 마치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등령은 (1326.3m) 이 곳 토박이 노인들에 의하면 산세가 너무 험준하여 손으로 짚으면서 올라야 한다고 해서 만질 마(藦)자를 써서 마등령(藦登嶺)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상은 관련자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산행기

5년만에 다시 찾게되는 설악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며칠전 산행예약을 했다가 일이 있어 못갈 것으로 판단하고 해약을 했는데 이번이 아니면 올 가을에는 설악을 찾을 수 없다는 판단아래 억지로 일을 마무리하고 토요일 낮에 산악회에 예약을 하고 금정산을 산행중인 집사람에게 연락을 하여 설악산에 가야하기 때문에 오늘 무리하지 말고 빨리 올 것을 주문합니다.

저녁 무렵 금정산을 다녀온 집사람은 집에 오자마자 피곤한 몸으로 다시 산행준비를 하는 것을 옆에서 보니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리종주때에도 13시간 정도 걸은 적이 있지만 공룡은 지리산에 비하면 훨씬 더 체력을 요하는 곳이기 때문에 집사람에게 무리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어 준비해 둔 진통소염제 등 구급약을 배낭에 넣고 조방앞으로 나갑니다.

토요일 밤 10시에 출발한 차는 구마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따라가다 홍천 나들목을 지나 10일 04시 25분 남설악 매표소에 우리를 내려 놓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벌써부터 어마어마한 인파가 매표소 입구에 진을 치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단직원 몇 명은 핸드마이크로 질서를 잡아보려 하지만 수많은 인파를 통제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주에도 인파에 밀려 산행이 순조롭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오늘도 예외는 아닐 것을 판단하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30분 이상을 기다려 매표소를 통과합니다.



남설악 매표소에 운집한 수많은 인파



랜턴불빛에 의지하여 오르는 길은 엄청난 인파에 가다서다를 반복합니다. 시작부터 체증이 일어나는 것을 보니 오늘의 산행은 예정대로 하기에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04시 50분, 산행은 시작되고



발 디딜 틈이 없는 인파



랜턴 불빛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출 즈음 쉼터에 도착합니다. 쉼터에도 앉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지난주 운해님의 산행기에서도 언급했듯이 단풍시즌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국립공원측의 대안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연의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하산을 하면서 본 등산로 주변에는 여기저기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사람이 많이 몰려 등산로가 막히자 산악회들이 단체로 출입금지 구역으로 길을 내며 진행하는 것도 예사로 보입니다. 길이 없는 곳이라도 수십명만 지나가면 바로 길이 생겨버리기 때문입니다.


06시 15분, 제 1쉼터



우회할 곳도 없는 꽉 막힌 등산로



06시 48분, 이정표



흐린 날씨와 안개사이로 설악의 단풍을 음미하며



밀리는 인파속에 조금씩 조금씩



07시 27분, 설악폭포 지점표시에 도착



설악폭포 옆 철다리도 건너고



오색에서 오른는 길은 급경사라서 통나무와 돌계단이 계속 이어지는 곳입니다. 물론 토사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계단설치가 불가피하다면 사람들이 오르내리기 좋은 방법으로 보폭 등을 참조하여 등산로 정비를 해주시기를 공단에 건의하고 싶습니다.

군데군데 만들어져 있는 통나무 계단은 안쪽이 웅덩이처럼 되어 있는 곳이 많아 비가 오면 물이 고이기도 하지만 등산화를 신고 오르내릴때면 무척이나 불편하여 우회할 곳만 있으면 등산객들이 계단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통나무 계단은 비가 올 경우 하산시에는 미끄러워서 넘어지거나 다치기도 한답니다. 이왕 설치해야 할 등산로라면 공단측은 이를 유념하시어 자연도 보호되고 등산객도 좋아하는 시설이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체와 체증을 참고 오르는 전국에서 모인 등산객들



07시 56분, 아직도 대청봉은 많이 남았네



산행 인파와 단풍



08시 36분, 제 2쉼터



정상으로 오를수록 한줄기 비가 지나간 것처럼 바위들은 물기를 머금고 있고 안개가 끼기 시작하여 정상에서의 조망은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모처럼만에 찾은 대청봉인데 잠시나마 안개가 걷혀주기를 간곡히 바라며 정상으로 향합니다.


안개가 낀 정상부근



구 대청대피소



출발한지 5시간 가까이 걸려서 대청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인파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진찍기가 매우 힘듭니다. 사방은 온통 안개로 덮혀 조망은 커녕 방향감각조차 모를 판입니다. 겨우 한 장을 찍고 산님들 틈에 끼어 도시락을 열고 배고픔을 달랩니다. 늦은 아침이라 정말 꿀맛 같습니다.


09시 38분, 대청봉 정상



정상에 모인 수많은 인파



짙은 안개로 조망은 전무하고



안개 낀 정상주변



점심을 먹고나니 추위가 밀려옵니다. 파카를 꺼내 입고 장갑도 끼고 중청산장으로 향합니다.


중청 내려가는 길에 등산객들이 쌓은 돌탑



10시 15분, 중청대피소



중청대피소를 지나 조금 오르니 이게 왠 일입니까. 한계령과 소청 갈림길에서부터 수많은 인파로 등산객들의 줄이 아예 서버렸습니다. 아무리 있어도 정체가 풀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앞서가던 산님들은 산행을 포기하고 오색으로 다시 하산한다고 돌아 내려옵니다. 지난주 운해님도 이곳에서 희운각까지 너무 많이 밀렸다던데 오늘은 더 할 것 같아서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안개는 산허리를 감았다 풀었다 하는데 기온은 내려가고 바람이 많이 불어 모두가 두꺼운 옷으로 무장을 합니다. 집사람은 능선에서의 조망도 불가능하고 단순히 걷는 것이라면 다시 내려가면 어떻겠느냐고 제의를 합니다. 길에서 많은 사람들과 우두커니 하염없이 기다리다 산악회 총무님께 연락을 하고 우리 둘은 오색으로 하산하기로 결정을 합니다.


한계령과 소청 삼거리에 밀려서 서버린 인파



길에서 체증이 풀리기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들



이 일을 어찌하나



11시, 공룡을 포기하고 다시 대청봉으로



하산길은 이제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지 않아 다행입니다. 내려가는 길도 중간 중간 체증이 있기는 하나 이대로 내려가면 늦어도 두세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아서 오색온천에 몸 담그고 설악동을 가기로 합니다.


대청봉 정상에서 다시 오색으로 하산



멀리 점봉산 조망



설악산의 단풍












설악폭포 위에서 발도 씻고 사진도 찍으며 한동안 여유를 부려봅니다. 아침에 어둠속을 오르며 보지 못한 풍경도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내려갑니다.


설악폭포









그렇게 내려오니 오후1시 50분 남설악매표소에 도착합니다. 매표소에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한산하기 그지없습니다. 우린 온천물에서 휴식을 취한 후 설악동을 가기 위해 버스종점에 가서는 그만 놀라고 맙니다. 한계령과 오색지구 부근에는 차량이 막혀 아예 왕래가 되지 않아 예정된 차량들이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픈 배를 움켜쥐고 양양쪽 도로를 따라 한참을 가서 지나가는 자가용을 염치도 없이 세웁니다. 수십대의 차량을 보낸 후 세운 자가용은 다행히도 속초를 향하고 있어 속초입구까지만 태워 줄 것을 요청하여 동승을 합니다. 정말 고마운 분들입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받지 않으려는 것을 억지로 얼마간의 수고비를 드리고 차에서 내립니다.
여기서 다시 택시를 이용, 설악동으로 가서 하산주를 곁들여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산악회에 합류하여 다음날 새벽 2시에 부산에 도착, 체증으로 얼룩진 최악의 설악산 산행을 모두 끝냅니다.


속초앞 바다풍경(차내 촬영)






설악동에서 좌측방향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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