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크기 피반령표지석, 산행 최고봉 500m 정상- 




청남대단맥(피단령-소떼봉-구룡리)황제산행 뒷이야기

2017091041호         2017-12-29()


자리한 곳 : 충북 청주시, 보은군

지나온 길 : 피반령-490m-500m-피반령터널상단-소떼봉-구룡리-509번지방도

거리및시간: 8시간 11(08:19~16:30) : 14.2km

함께한 이 : 三人(신경수님, 고송부님, 계백)

산행 날씨 : 흐림(음산하고 시계불량)


내 삶의 일부인 산행 준비가 오늘따라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허술했다.

사람들이 늙어지면 잠이 적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는데, 나라는 사람은 어찌된 사건인지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잠이 많아져 늦잠이 일상화되어, 일찍 일어나는 자체가 부담된다. 열차표를 예매했다는 연락을 신선배에게 오래전에 받았는데 실수라도 하게 된다면, 낭패라 420분에 알람을 맞추고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아, 딸아이 휴대전화에도 같은 시간에 알람을 부탁하고, 평소보다 조금 빠른 시간에 잠을 청하지만 습관대로 평소와 같은 1시경에야 겨우 꿈나라로 여행을 출발했다. 일어날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소리에 일어나, 아이들이 단잠에서 깨지 않도록 최소한의 조명으로 손놀림에 신경 쓰며, 겨울산행에 필요한 도구들과 간단한 먹거리로 과일과 빵조각으로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선다.(04:50)

지하철로는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기차 운행시간에 맞출 수 없어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출발역이라  대기하고 있는 무궁화호 지정좌석에 도착해 뒷따라오신, 신경수선배와 만나 자리를 정리하자 열차가 출발하며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05:50)


난생처음 경험한 황제산행의 시작

무궁화호 열차는 생각보다 좌석이 넓고 푹신해 편안했고, 순항한 열차가 예정대로 정확하게 신탄진역에 도착(07:40)했는데, 놀랍게도 대전의 산(곰발톱)님께서 마중나와 반갑게 맞아 주었고, 계단을 내려서자 예열하고 대기중인 승용차에서 고송부님께서 기다리다 안내를 자청해, 열어둔 승용차트렁크에 배낭을 싣자 운전대를 잡은 곰발톱님이 지체 없이 고속도로와 꼬불꼬불한 산길을 얼마간 질주해 고갯마루에 이르자 멈춰선다. 엄청난 크기의 피반령검정 표지석과 강렬한 햇볕에 퇴색하고 낡은 팔각정과 어두컴컴한 날씨까지 어우러진 을씨년스런 분위기 때문인지 의기소침했으나 신탄진역 출발부터 군주대접을 받았기에 마음은 넉넉했다.(08:15)



-끄무레한 날씨를 배경으로 선 대전의 산(곰발톱)님과  피반령-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을 실감한 피반령

돈벌이도 못하는 주제에 연말이라고 몸만 바빠 육신이 파김치가 되어버려 만사가 귀찮아 산행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겨우 맨몸으로 참가한 산행인데 날씨까지 협조하지 않겠가는 듯, 미세먼지나 안개 아니면 박무인지 모르겠지만 으스스하고 가시거리가 너무 짧아 어디가 어딘지 구분하기 어려운 날씨에도 피반령이란 단어만은 생소하지 않았지만, 환경은 낯설기만 했기에 설마 했는데 20년전 업무상 청주시에서 보은읍내를 자주 넘어 다니던 고갯마루였는데 너무 많이 변해버려 생소하기만 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이 아니더라도 20년도 더 지났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한다. 교통편만 제공해 주고 야간(경찰공무원)근무 때문에 함께산행 하지 못하고 혼자서 돌아가는 곰발톱님의 너른 어깨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작별하고 산행을 시작한다.(08:28)



-들머리에 선 산꾼들, 산행중 유일한 삼각점, 상황버섯- 


준비와 공부까지 부족한 청남대단맥 산행 대강의 줄거리

다른 곳도 아니고 청남대(대통령 휴양지)는 지리적으로 삼면이 대청호의 물길로 막혀있고 나머지 한쪽의 유일한 뭍길은 인공시설물로 접근이 차단된 要塞(요새)가 분명한데, 달랑 지도 한 장에 목숨 걸고 사전허락도 없이 돌진해서 점령 가능한 허술한 곳이 절대로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했다. 오늘 진행한 청남대단맥 산줄기는 백두대간 한남금북정맥의 팔봉지맥 산줄에서 흘러나온 곁가지로 도면상으론 종주가 가능할 지라도 다양한 인공 장애물 때문에 종주가 어려운 산줄기란 결론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고향친목회' 책임자로 연말정기 부부동반 모임을 진행해야 하는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 미련이 남아, 아침식사(30일:)를 겸해 반주로 소주 잔을 부딪치며 아쉬움을 대충 씻어내고, 택시를 잡아타고 신탄진역에 나혼자 내려놓고 상경하도록 배려하고, 두분 선배들은 자투리 산행지로 떠나는 모습이 찹찹하기만 했으나 어찌하랴!!! 이런 것이 삶이니 감수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열차가 오기만 기다릴 뿐이다.



-산행중 유일한 표지석, 정상에 자리한 묘지, 피반령터널 상부- 


난생 처음경험해본 황제산행 호사의 피날레

봄에 만나고 때마침 세밑에 만나게 됐으니 대전의 산(재넘이, 별땅이, 그리고 대구의 노금정)님들이 깜짝 이벤트를 감추고 신탄진으로 달려와 산행이 끝나갈 무렵에 509번지방도에 2억원을 呼價(호가)하는 BMW 740 고급 승용차로 찾아왔다.(16:30) 내일 산행이 조금이라도 편하도록 대전에서 신탄진으로 장소를 변경한 배려하는 마음이 아름답다. 육고기집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서민 먹거리인 삼겹살의 고소하고 향긋한 내음이 후각을 마비시키며 나누는 소주로 취기가 기분좋게 올라온다. 대구에서 출퇴근 하는 노금정(철도공무원) 막차시간 때문에 귀가하고 우린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고상한 대화로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른다. 자정이 넘어서야 대리운전으로 모텔로 이동했는데 모든경비를 대전의 산님들께서 마음먹었는지 다투어 결재해 당사자인 우리는 동전한잎 지출없이 서민산행만을 생각했었는데, 한 순간에 난생 처음 황제산행을 경험한 호사를 누리며 모텔에서 셋이서 피날레로 하산주를 나누며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피를 나눈 同氣間(동기간)보다 더욱 다정하고 따뜻한 호의에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으로 오래도록 뇌리에 기억될 것이다

대전의 고마운 산님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재넘이님!!!  별땅이님!!! 노금정님!!! 그리고 곰발톱님!!!   고맙습니다.




-종일토록 우중충한 날씨 속에 만난 황제산행의 주인공들-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을찾아서~


2018-01-04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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