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의 오개산을 찾아...


일   시 :'05년 2월 6일

산행지 : 어둔산. 봉화산. 버드산. 구리골산. 마향산.

소재지 : 전북 무주군 일원.

거   리 : 17.5KM(도상)

날   씨 : 맑음.

교   통 : 승용차 2대

회   비 : 20,000원.

산행인 : 산봉우리. 강건너덕배. 곰발톱. 재넘이. 별땅이.

산행경로 : 사전리 - 어둔산 - 어각치 - 봉화산 - 광포재 - 버드산 - 구리골산

                길동치재 - 마향산 - 사직골 - 무주 나들목.

산행시간 : 10시간45분

산행지도

 

기록

07:45 - 사전리
08:19 - 어둔산
08:43 - 어각치
09:55 - 봉화산
11:25 - 광포재
11:53 - 버드산
14:16 - 구리골산
15:55 - 길동치재
17:40 - 마향산
18:30 - 사직골


후기


가슴에 청자빛 하늘을 넣고 산다면...
끝이 있고 없고 하늘도 같고 마음도 같음이라 구름도 만들고 때론 피빛처럼 고운 노을도 만듭니다.
별이야 마음에 반짝이고...
머리위에 하늘이 있음을 모르는 이 있지만...
하늘은  산같은 동경[憧憬]이니 가슴에 담을 수 없습니다.
눈으로 가슴이 아리게 바라다 볼 수 있을 뿐.
하늘이여...
산이여...

술과 사람의 만남이란 무었인지.
마음을 나눈다는 핑게로 뱃속 가득 술만 채운체 몸뚱아리만 혹사를 시켰습니다.
왜 서로를 확인하려 하는지.
술에 취하는지 정[情]에 취하는지.
情에 취했다고 말 하고 싶습니다.
이틀을 제외한 한 주일을.
눈을 뜨니 이른 다섯시.
"아이고 늦었다. 왜 전화를 안했지."
괜이 아내에게 까탈을 부립니다.
"아 이시람아 깨웠어야지."
머리는 하늘을 이고 있는 듯  천근만근 입니다.
"아! 못간다고 전화할까?"
"가기 싫다!"
"약속을 해놓고 왜 부끄러운 짓 할려고요."
아내의 질책에 부시시 일어 납니다.
아 맞습니다.
6시 40분 남대전 나들목인데..
"아이구 인간아 아직도 헤메냐."
이런 자신을 심하게 자학을 합니다.
새벽의 10분은 하루의 한 시간과도 안 바꾼다는데...
배낭을 꾸립니다.
아내는 점심 준비는 어떻게 해야하냐고 하지만 
"해 주는 대로요."
간단 명료합니다.
아니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한심한듯 바라보는 아내에게는 부끄러움도 좀 느끼면서...
차려주는 아침도 마다한체 6시 15분
"잘 다녀오세요."
라는 인사를 받고
"예 다녀옵니다."
라는 인사로 집을 나섭니다.
어제 마신 술이 이 몸을 얼마나 지탱에 줄지 걱정을 하고,
걱정보다는 산에 숨으러 가는 내 자신에 너무 부끄러움을 느끼며.
갑니다, 오늘도 산 그림자 밟으러...
솔직한 표현으로는 만나서 '못 간다.' 말하고 도망을 할 요량이었습니다.
민족의 고유 명절인 설 남들은 고향을 찾는다 마음이 바쁜데...
고속도로를 탈까,
하상도로를 탈까,
북대전으로 하여 비룡을 지나 남대전으로 향합니다.
걱정과는 달리 귀성의 혼잡은 없습니다.
7시 42분 남대전 입니다.
지각입니다.
오랜만에 뵙는 산봉우리님. 강건너 덕배님. 재넘이님.그리고 처음으로 발을 맞추는 곰발톱님.
하! 걱정이 앞섭니다.
과연 따라갈 수 있을까.
그래 가다가 힘들면 탈출하자.
엄살을 합니다.
곰발톱님에게.
오늘 산행은 천천히 구름에 달 가듯  하자고.
곰발톱님을 내 차에 동승을...
말이 없는 나야 그저 들을 뿐  곰발톱님 덩치답지 않게 참 재미있습니다.
무주 나들목 주차장에 재넘이님 차를 주차시킨 후 다시 고속도로를 들어가 안성으로 빠집니다.
산행들머리 찾기 힘들다고 안성에서 시작하자고 합니다.
언제나 기획부터 진행까지 고생이 많으신 재넘이님.
고맙습니다.
뭐 대장은 아무나 하나.
대목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는 안성을 지나 산행들머리로.


스틱을 조절하고 등산화끈도 매고 가야할  곳을 머리속으로...
"가지요."
대장님의 말씀에 산 그림자 속으로...
남들은 다 산으로 숨는데 강건너덕배님 숨다말고
"아이고 끈도 않매고 ." 하며  끈을 잡습니다.


땅을 밟나 싶더니 눈 입니다.


십여분을 치고 오르니 능성입니다.
베어져 있는 나무들을 보며 강건너덕배님
"오늘 산행은 힘든 산행이 되겠구나."
합니다.
이 말이 현실이 될 줄은...
많은 산님들이 다닌곳이 아니고 또 개척산행이라 마음의 다짐은 하였지만...
곰발톱님.
역시 듣던대로 입니다.
"아이고 난 죽음이닷 오늘은!"
그래도 걸어야 합니다.
내 한 걸음 한 걸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속으로 외치고 외치고 .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KTF에 세운 중계탑이 있습니다.


어둔산인 줄 알았습니다.
아닙니다.
안성면 소재지가 보이고 동으론 덕유산의 줄기가 ...


좋습니다.
언제 힘들었냐 싶듯이 온 몸이 상쾌해집니다.
이 맛이 아닌지.
어둔산 입니다.
고스락에 삼각점이 다 있다하니 다 찾아보자 합니다.
어려움을 예상 했는지 재넘이 대장님 이만오천분의 일 지도 가지고 왔습니다.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이며 가야 할 봉화산이 눈 앞에 펼쳐져있습니다.
눈 길의 편안함입니다.
산의 순결을 질투하듯이 한 발자욱 한 발자욱 마음의 도장을 찍습니다.


그 발자욱에 마음을 포개어서 서로 들키지 않게...
어각치입니다.


멀리 남덕유와 대진고속도로가 시원스레 눈 앞에 있습니다.


마음도 달리고 바람도 달리고 산 그림자 속엔 숨어있는 이가 있고.
재넘이님과 스패츠를 합니다.
눈 오는 날 강아지들의 즐거움인지 스패츠를 할 생각을 안 합니다.
재넘이님과 스패츠를 합니다.
그 사이 눈 앞에 멀어져간 님들.


혼자서 걷습니다.
사는 것 혼자 입니다.
혼자가 모여 둘이 되고 둘이모여 사회가 됩니다.
혼자 즐기는 고독의 맛이 있습니다.
머리속으로 지나가는 생각이야 많지만  하얀 도화지위에 색칠 할 수 있는 것처럼 다 모으지는 못 합니다.
마음에 떠돌 뿐 입니다.
곰발톱님을 만나고 산봉우리님과 강건너덕배님을 만나고...


역시 신사의 멋이 있는 갑장인 강건너덕배님.
조금은 힘들어 하시는 산봉우리님.
이제것 이런 모습은 안 보여주셨는데 걱정이 엄습을 해옵니다.
"다섯명이 다 내려가야 가니까 마음 편하니 잡수시고 천천히 편안하게 가세요."
"아니 나 때문에 늦어져서 마음에 부담이 많아서..."
"아니예요."
얼마나 위안이 되셨는지.
뒤돌아 보며 뒤돌아 보며 걷습니다.
한 팀은 한 몸 입니다.
기다림이 있습니다.

 

『가던 길 멈추고
 
   숲 소리 들어보았는가.
   네 정갈한 영혼마저도
   숲에 맡기어 놓은 체
   너
   누구를 기다리나
   바스락 거리는 숲 소리
   잠자고 있는 너의 영혼을 깨워라.
   동경[憧憬]이든 아니든 흔들어서라도 깨워라.
   눈(雪)엔 짐승 발자욱만
   오르막을 치 닫는다.
  
   길도 없는데 날개짓처럼
   꿈을 따라... 』

 

기다린 자리에 덕배님을 ...


발자욱을 따라 간다는 일은 바보 입니다.
되돌아 오릅니다.


입에선 욕이 나오고...
아 싫습니다.
왜 이 짓을 하는지.
손을 발삼아 엉금엉금 기어 오릅니다.
봉화산 입니다.
이 인간들 누구는 힘들어 죽겠는데 표정하나 안 바뀌어 있습니다.
우이씨이~~~
오늘의 산중 최고봉인 산 입니다.


버혀진 나무에 쉼터도 없는 갈대만 무성한 고스락 입니다.
혼났습니다.
우회에서 오르시는 산봉우리님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아 올라오지 말라 하였더니
최고봉인데 그랬다고.
이제는 내리막 편안한 길이라 하지만 마음을 얼마나 더 빼았기어야 하는지.
"곰형 이제는 곰형이 러셀좀 하셔유."


넘이님.
맞습니다.
눈이 녹은 양달 앉을 수 있는 곳 휴식입니다.


홍삼 엑기스가 나오고 와인이 있고 호랑이도 무서워하는 곶감도 있고...
휴식과 먹거리는 즐거움 입니다.
휴식의 가치를 진정으로 알 수 있으니.
생명은 있습니다.
바벨탑처럼 솓아있는 바위에 길게 누운 바위에 ...


한낮 인간은 부딪이지 못하고 방호벽을 만들어 피해 살지만 자연은 드러내 놓은체 맞 부닺쳐가며...
좋습니다.
눈이건 낙옆이건...
걱정이 생기는 것도 사실 입니다.
작두등을 걷는 것 같은 이 능선의 노예가 될 것 같아서...
참나무며 생강나무며, 봄이면 흐드러지겠습니다.
경사가 급한 절개지를 내리니 광포재 입니다.


지도에는 지명이 없지만 광포에서 시작된 길이라 광포재라 지칭 합니다.
지명에 대해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가지만  광포재란 고유 대명사가 되기를 은근이 바라는지도 모릅니다.
건방진 생각 같지만 이름은 짖기 나름이니.
모순입니다.
생각이...
산불이 있은 것도 아닌데 산의 나무들이 베어져 민둥산 입니다.


고사리와 잡풀들만 무성이 있습니다.
봄에 고사리를 채취하러 온다면 굳이 원산지를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봄 바람같다."
산봉우리님 부는 바람에 고마움을 표 함니다.
맞습니다.
부는 바람이 봄이 아니라 우리네 마음에 봄이 있습니다.
마음을 봄이 이미 점령 해버렸습니다.
버드산 입니다.
산 고스락이기보다는 삼각점이 있어 고스락 입니다.
여름이라면  숲이 푸르르다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길다란 봉우리입니다.
삼각점의 번호가 잘 안보인다고...
그렇다고 탁본을 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고...
손으로 더듬으면 된다고 ....
점심 입니다.
강건너덕배님이 준비해온 주물럭 햐아 맛 있습니다.
복아대느라 한 첨도 못 먹는다고 재넘이님이 넣어준 첫 맛 지금도 입에 침이 고입니다.
풍족한 점심.
산행중 가장 .....
지도를 보며 얼마나 왔나 하지만 조급함 입니다.
어차피 태어남이 있음은 가야하는 인생처럼 멈 출 수 없습니다.
가을 길 입니다.


멧돼지가 놀고간 자리가 있고 .


산 짐승을 잡으려 쳐 놓은 올무에 사람이 걸리고...
사람도 걸리는데 산 짐승들이야.
뭐가 잘못인지.
유난이 굴참나무가 많습니다.


이 나무로 너와집을 짓는다 하던데...
숯은?
심장이 파열될것같은 고통을 안은체 구리골산 입니다.


사위야 잘 조망이 되지만 숨을 몰아쉬느라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저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 입니다.
샤워하고 시원한 냉면 한 그릇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어린 운지 버섯입니다.


빛이 고와서 담습니다.
정물화처럼 그릴수는 없지만 눈으로 쉽게 볼 수 있으니.
하얀 길 입니다.


검은 마음이라면 금방 발자욱이 검게 되는.
다 하얀 마음 입니다.
검게 찍인 발자욱이 없으니.
눈 위에 찍여진 발자욱들.
발걸음은 맞추어 갈 수 있지만 마음을 맞추어 갈 수 있는지.
마음을 맞추어 갑니다.
서로를 확인하려 하지 않고 우리는...
잠시 방황을 합니다.
마루금을 잡느라.
알바 한 번도 안했습니다.
척후조가 잘해서.
잠시 갈등을 하지만 따르기로 합니다.
농 합니다.
"땅이님 보드타면 날아다닐 것 같다."라고 강건너덕배님.
저 두 발로 걷는 짐승입니다.
곰발톱님,  재넘이님 뒤 모습보기도 힘 듭니다.
낙옆이 있나 싶으면 눈 입니다.


길동치재 입니다.

포장이 되있나 싶더니 이내 끈깁니다.
버려진 경운기 엔진을 보며 옛 엿장수 생각이 나고...
참을것을 참아야지.
누구라고 말 못합니다.
하기야 근무가 있다는 곰발톱님 마음이야 우릴 보고 속 뒤집어지겠지만  어찌 할 수 없는 일 입니다.
마향산 가기전  첫 봉우리 우회하느라 무지 힘들었습니다.


차라리 치고 오를걸.
생각했습니다.
사람의 정신력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분명 육체는 정신력의 순한 노예입니다.
길.
그 편안함을 배웠습니다.
눈길과 낙옆길을 돌아  쉬는곶.
구리골산을 병풍삼아 사진을...


힘들면 탈출을 하자는 당돌한 제의를 정중이 사양하시는 산봉우리님.
많은 배움이 있습니다.


깊게 파인 발자욱 많큼이나 힘드실텐데...
같이 한다라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실런지.
생각이 깊은 강건너 덕배님.
바짝 다라오면 부담감이 더 심하신 것 같아 몇 발자욱 뒤에서 말 없이 지켜줍니다.


진정 참이 아닌지.
시계를 보니 일몰의 시간이...
야간 산행 준비는 되있지만 좀더 늦으면 고생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마향산 입니다.
산 이기보다는 조그마한 산성입니다.


자연적이기보다는 사람의 손이 간 인공의 성 입니다.
하루를 밝혀준 해는 내일을 준비하고 그 내일을 위하여 사람들은 무슨 소원을 비는지.


간절한 소망이 담긴 작은 돌탑에 숙연한 마음이...
같이 손을 모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인사에 눈물을 감춥니다.
웅클함이 있습니다.
같이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얼은 발을 동동구르며 기다려준 재넘이님, 그리고 내림길을 찾으러 간 곰발톱님.
그루터기에 카메라를 올려 자동으로 순간을 담습니다.


후에 기억하려고.
어디 마음에 잊혀지기야 하겠야만 그래도 눈으로 보는 호사를 위해서...
환희의 순간도 잠시
서둘러 발길을 돌립니다.
어찌보면 더 위험할 수 있는 내림길.
어둠은 찾아오고...
가벼워진 발걸음에 안도의 숨을 쉽니다.
스키를 타듯이 내려가는 산님들...


멀리 무주나들목이 보이고 마음은 하늘로...
개 짖는 소리에 환속을 느낍니다.
산은 이렇게 있습니다.
굳이 거부하려하지 않고 찾으면 찾는대로 버리면 버리는대로.
산은 굳이 말 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싫다라고.....
산행 사고없이 같이한 님들에게 웃음을.
산은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인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