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11일 금요일 맑음(계방산1577m)

 

 코스=운두령 -깔딱고개 쉼터 -1492봉 - 계방산(1577m) - 주목 군락지 - 옹달샘 -윗삼거리 - 이승복생가터 -

아랫삼거리

 

 함께한님=꽃사슴부부 신갈부부 산내음 산이슬 솔향기 다람쥐 물안개 온누리님들

 

 이번산행은 지난 고루포기산 다녀온후 꼭 2주만이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탈출하여 삶의 활력을 충전하려 산으로 향한다.

50대중반의 나이가 되도록 이렇게 심신이 괴롭고 고달픈적이 있었던가?

그것도 친정일로....

새벽 6시 온누리버스에 올라 차창을 바라보며 지나온 세월을 생각하며 나의 삶을 뒤돌아본다.

꿈많던 20대에 결혼하여 30대에 자식기르고 40대초반에 시작한 산행이 50대 중반까지 이어지는 동안

 정말 평화롭게 살아온 세월이였다.

 

얼마전 듬직한 사위도보고....

불과 석달전만해도 이런 시련이 다가오리라 생각이나 했겠는가?

84세인 친정엄마야 오랜지병인 당뇨가 악화되어 합병으로 고생하신다치고,

 건강하던 여동생이 위암으로 두번향암치료를 받았는데 호전되지않아

 서울대학병원으로 옮겨와 간병하느라 엄마는 시골로 내려가고..

 

어제밤 11시에 퇴원 우리집에 데려다놓고 먹을거리 준비해놓고 오늘 산행에 나섰다.

 내일은 동생이 지방으로 내려가면 다시 엄마가 올라오신다.

 머리가 다빠지고 야윈동생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산행도 열심히하고 식당운영하며 여장부같이 건강하게 살았는데....

 산행하는 내내 마음 한켠이 무겁다.

 구정에도 시댁에는 참석하지못하고 남편과 아이들만 보내고 나는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

 차례를 일찍 끝낸 남편은 호남정맥 남은3구간 이번연휴에 다 끝낸다고 지방으로 떠나고.....

 

이런상념에 잠겨있는사이 운두령에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다섯번째 찾은 계방산 ...나무계단을 오르며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부드럽다.

 적설량은 그리 많지않고 상고대도 볼수없어 아쉽지만 하얀눈과 눈이 시릴정도로 파란하늘을 보노라니

가슴이 탁트이며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는듯하다.

오랫만에 함께한 우리산방식구들 너무 좋다를 연발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다.

 

 정상에서니 세찬바람이 우릴 날려버릴기세다.

 탁트인 조망과 흰눈을 이고있는 부드러운 연능들이 장쾌하고 다가오고.....

주목군락지를 지나 아늑한곳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한다.

 하산로도 눈이 많아 너덜길도 부드럽게 느껴진다.

 

 전나무숲을 지날때는 우리님들 겨울연가의 주인공이 되어 영화도찍고,

 봄의 전령사 버들강아지 하얀눈속에 봄을 알리고...

아무도 안간 눈밭을 수놓은 토끼발자욱이 정겹다.

 이승복생가터를 빠져나와 길게 이어지는 윗삼거리에서 아랫삼거리까지의 임도가 지루하게 느껴질즈음

 산행은 끝을 맺는다.

눈으로 시작해서 눈으로 끝난산행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내인생에서 산이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껴본다.

우리님들 새해에도 건강하고 늘 행복한나날 되길 바랍니다.

 

정상이 눈앞에....

  정상에서..

 

전나무숲에서 영화도 찍고..

  이승복생가

  토끼발자욱인가?

 

봄의 전령사 버들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