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갈림길(오전 8시 30분)

 

산장이 술렁였다.

등반대장과 연대장이 무언가 숙의를 하고.

함께온 27명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청청하던 하늘이 갑자기 몰려든 구름으로 창백한 횟 빛이 되고.

몬가 심상치 않은 변화에 모두들 긴장하며 산장을 떠날 채비를 했다.

 

어때!! 가능하겠어?

등반대장이 산행내내 허덕이던 3명의 젊은이들 상태를 진단했다.

검은뿔태의 젊은 친구가 대답없이  울먹한 눈망울로 안경을 치켜올렸다.

대답을 해보세여, 어떤거 같아요

갈수 있겠어여?

여전히 울먹거리는 3명의 젊은친구들..

 

아이구 왜들구랴장사들이..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내가 죽을지 산이 무너질지 맞짱떠야제..

보다못한 최형사가 젊은이들을 범인 다루듯 다그쳤다.

<잉 느닷없이 해병대가 왠말이여.. >

 

산 경험이 없던 30대 초반의 젊은 친구들이 새벽산행에 녹초가 된것이다.

<그럴줄 알았어 고리땡 바지 입고 오는 순간부터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어.>

그 친구들이나 나나 7시간 산행인줄 알고 왔다 황당한 경우였다.

<쯧  쯧>

우리팀은 힘겨워 하는 3명과 함께 나머지 종주를 마칠수 있을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순간 등반대장은 검은 고글을 머리위로 올리며 손뼉을 두번쳤다.

대피소는 숨죽인듯 고요해졌다.

 

탈출하세요.

지금부터 중봉까지 3시간은 베태랑들도 질색하는 고통의 구간입니다 

경험많은 산악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울먹거리는 젊은이들을 달래는 연대장이 등반대장에게 모라고 속삭였다.

하지만 등반대장은 단호했다.

모두를 위해서 어려운 결정을 하는 등반대장의 카리스마가 다시한번 돗보인 순간이었다.

 

일행에서 이탈하여 황점으로 내려가는 젊은 친구들의 뒷모습이 점으로 변할때쯤 우리는 무룡산에 힘겹게 도착했다.

한치앞을 볼수없는 눈보라와 짙은 안개. 무룡산은 덕유산 종주의 2번째 고비였다.

 

괴력의 산악인 ( 오전 10시 )

 

눈꽃이 만발한 바위산의 무룡봉을 지나니 평탄한 오솔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마주오는 산악인도 한둘씩 나타나고,

비좁은 오솔길을 서로가 비켜가며 스치는 정감에 인사를 나누는데,

자기 키만한 베낭을 메고 오는 강직한 산악인이 안개속에서 다가왔다.

< 대단하네.. 이겨울에 저 짐이 모여..저러다 짜부되겠네>

수고하십니다

난 의례적인 인사를 보냈다.

네 고생많으세요

< 아니..이게 모여..여자네 >

혼자서 70리터 베낭을 짊어진 괴력의 여인.

무심코 스치는 순간 ,

<어!! 저사람이 어떻게 여길> 사람의 인연이란

불혹의 나이에 밀려오는 회한.

그 이후 한시간여를 어떻게 지나왔는지 .

뼈속까지 파고드는 덕유산의 눈보라에 난 겨우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5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