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5년 2월 1일    날씨 : 맑음

산행지 : 팔공산 동봉

산행자 :친구와함께


어젯밤에 함박눈이 내려 팔공산에 오르면 환상적인 상고대를 볼수있을것 같아
 친구와 팔공산을 늦게 출발하기로 약속을 했더니 올겨울 들어 제일 추운 날씨인것 같다.

 

이른 아침에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댁을   방문하여 머리컷트를 해드리고

친구는 너무 춥다고 가지말자 하지만 나혼자라도 가겠다고하니 약속을 어길수없었던지  약속장소에 나오겠다한다.

 

유일하게 쉬는날 산에 가지 않는다는것은 이제 나에겐 앤을 만나는 기쁨을 만나지마라 하는것과 같다.
 사랑하는 앤을  만나는데 얼마나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던가?

 

저 멀리 보이는 팔공산의 주능선들을 보며
팔공산으로 향하는 시내버스엔 유일하게 등산복을 입은자는 여자한분과 우리뿐이고 모두 대불부처님께 기도가시는 신도님들이다.

 

야영장옆을 지나다 보니 한국전력회사에서 만들어놓은 놀이기구들과 새로 지은 카페가 눈에 띄인다.
지난번엔 수태골로 산행을 하여  야영장코스는 오랫만인것 같다.(11:30)


계속 장거리 산행만 하다보니 팔공산을  오랫만에 와보는것 같다.

탑골쪽을 향해 오르면서 친구는 나무 계단을 열심히 세면서 산행하는  모습이 천진 난만한 어린아이와같다.


하얀 눈위에 발자국으로 보아 벌써 많은 사람이 산행을 시작한것 같았다.

앞서가는 여자분은 혼자서 성큼 성큼 잘도 가신다.
지난주 태백산 다녀온후 발목이 다시 부어 오늘은 조심 조심 산행을 한다.

 

앞서가던 여인은 주능선을 치고 케이불카능선으로 오르는데  우리는 염불암코스로 진행하다 다시 오름길로 오른다

8년동안 열심히 팔공산만  올랐기에  이젠 눈을 감고도 길이 훤히 보인다.


아무리 추운 날씨이지만 계속 걸으니 땀이 난다.

친구는 땀이난다며  잠바를 엉덩이에 걸쳤다가 입었다가 하며 걷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남들이 동생이냐구 묻거든요 ㅎㅎㅎ)

 

어느덧 케이불카능선과 만나는 지점에 다다랐고 깔딱고개를 넘어 오르면서 동봉이 눈앞에 다가온다.
눈은 적은 양이 내려서 아이젠을 하지 않고 올라도 오르기에 좋았다.

 

낙타봉 봉우리에 올랐을때에 염불암에 몆분의 산꾼들이 보인다. 벌써 정상인 동봉에도 여러산님들이 보인다.
염불암에 보지못한 작은 건물들이 보이는데 친구 말이 바람막이를 할수있는 공간을 절에서 지어두었고 .
라면 자판기도 설치되어 있더라고 한다.

 

쉬지않고  암릉길을 오르내리락을 하며 옛추억에 잠시 젖어본다.
야간산행때와 사이버에서 만난 초보친구들을 데리고 가이드했던 시절.

 팔공산의 수많은 기억과 생각에 젖어 추운줄도 모르고 낙타봉능선에 한참을 서있었다.

 

(13:00)어느덧 수태골사거리 안부에 도착하니 오후1시인지 수태골쪽에서 올라오시는 분중에 핸드폰이" 1시"라고 말해준다.
 핸드폰이 말하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자연을 가까이 하는시대라 추운날씨에도 많은 등산객을  이곳에서 만나고 지나치게 된다.


뜨거운물과 초코파이로 간식을 한후 동봉을 향해 오른다.

춥다며 염불암으로 가자던 친구는  먼저 앞서가며 여기까지 와서 정상을 아니갈수없다라하며 ........ㅎㅎㅎ


이제부터는 눈은 제법 많은 양을 밟을수  있지만  바람은  내볼을 할뀌고 지나간다.

볼이 얼얼 하다.귀까지 아리하다.(귀마개를 해본다)


쉬지 않고 오름길을 오르며 잘 정돈된 돌계단길을 지나 서봉과 동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정말 눈이 많았다. 폭신 폭신한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햇빛이 좋은곳에 3명의 여인들이 커피를 마시는지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행복해보이는 모습들이다.


정상이 가까워 올수록 눈은 더욱더 많아진다.

폭신한 눈 위를 걸으며 행복해하는 친구와 난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은채 동봉 정상을 향해 오른다.


벌써 하산 하시는 분들도 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설마 이렇게 산에 올자가 과연 몆이나 될까? 했더니 예상외로 많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99개의 나무계단을 최대한 서서히 오른다.

(13:30)약2시간에 걸쳐 정상에 섰다.


이추운곳에서 방금 식사를 마치신 분이 쓰레기를  정리하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감사하다.
정상에서 올라온 능선길과 갓바위쪽의 넘실 거리는 능선길을 보면서 얼마나 아름다운지

 

파계봉쪽에도 눈으로 살알짝 덮힌 주능선이  흰모자를 쓰고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친구의 모습을 담는순간 정상석의 높이가 바뀐것을 알게된다.

 

1155m  에서 1167m 로 바뀌어 있다.
지난번 산행때에 보지 못했는데  그동안 바뀌었단 말인가?

다음날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니 국립지리원에서  2004년12월16일로 바뀌게 되었다한다.

 

너무 바람이 차가워 사진 담기도 손끝이 시러 몇장만 담는다.
하산길을 염불암쪽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폭신한 눈밭을 아기코끼리 걸음마로 걷는다.

 

아직까지는 발목에 무리하면 아니된다는 의사의 말에 항상 날 불안하게 한다.
그래도 아니갈수 없으니 산을 찾아왔건만....

염불암으로 내려오는 길은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끄럽기가 말할수없이 미끄럽다.

이제 막 올라오시는 산님들도 계신다. 서로 인사를 교환하며  서행하며 내림길을 걷는다.

 

 이런 이런  상의군이 따로 없다.

마음은 뛰고싶은데 말이다.


염불암 가까이에 빙판길이 있는데 뒤따르던 남자 3분이 얼음위를 타고싶어하는 모습이  어린아이와 흡사하다

아쉬워하는 소리에 ~~~

난 그만 쭈루룩 ~~~~~~쭈루룩 ~~~~~    일자 째기를 하고 말았다.
ㅎㅎㅎ 아~휴 !!!!!!!!부끄러워~~~~~~

 

그런데 그분들은 아이젠도 하지 않고 내려온 날 보며 더 놀랜다.

"대단하십니다"라고.......ㅎㅎ


사실은 아이젠을 하면 더욱 불편할것 같아 안했는데 말이다.

염불암 해우소(화장실) 옛날 건물이 아니라 새단장이 되어있다.


또한 비닐막으로 바람을 피해 쉬어가기에 좋게 밭 한쪽에 비닐막사도  지어있다.
아무래도 스님께서 지어놓으신것 같다.

라면 자판기까지 설치되어있으며 , 나무의자와 탁자도 준비되어있다.

다만 아쉬움이있다면 그곳에 쓰레기를 자기것은 되가져오지않아 쌓여있는 모습에 미안한마음이든다.

 

그안에는 부부로 보이는 산님이 점심을 드시고 계신다. 뒤따르던 남자 3분도 그곳에서 잠시 쉬어가실 모양이다.
우린 커피와초코파이로 요기를 한후  하산한다.

 

염불암암자엔 들르지 않고 바로 내려오는데 전에 보지못한 돌탑들이 여러개설치되어있다.
무슨의미 인지 몰라도 정말 많이 쌓아둔 돌탑의모습이다.

예전에 보지못한 모습들이니....
또한 팔공산을 와도 정상에서 계속 주능선을 걸었으니 내가모를수밖에

 

4시간동안 팔공산에서 보낸 오늘하루가 행복했지만,
마지막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길에 목격한 2톤트럭에 싫고 가는 소나무를 발견하곤 마음이 아프다.

 

아마도 어느용도를 쓸려고 베어가는줄은 모르지만  다음날 공원관리사무소에 이야기하니
현장을 잡지 않고는 말을 할수 없다 하신다.

 

슬픈일이다 . 좋은 나무를 베어가서 혼자만 잘다듬어 어느 용도로 쓸려는지 몰라도 말이다.
언제고 가까이에 아름다운 팔공산이  있어   하마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