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명 : 강원도 양양군, 속초시

 

@ 산행 코스 : 오색 - 대청봉 - 희운각 - 양폭 - 비선대 - 소공원 [도상거리 약 14km]
    - 도상거리는 SILVA제품의 Map Masurer를 사용하나, 제품에 따라,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 지도 : BLACK YAK 발행 설악산지도 1:50,000

 

@ 산행 일자 : 2005. 02. 27(일)

 

@ 날씨 : 아주 맑음.

 

@ 산행 시간 : 총 6시간 40분 (03:00 ~ 09:40, 휴식 및 식사 시간 55분 포함)

 

@ 산행자 : 구름에달가듯이 홀로(?), 안내산악회 따라

 

@ 교통 : 들머리 - 안내산악회버스, 날머리 - 안내산악회버스

 


@ 구간별 시간 :

 

03:00  오색 출발
         (등로상 2분 휴식)
         (등로상 2분 휴식)
05:33  대청봉 정상
05:49  중청대피소 (16분 휴식)
06:05  중청대피소 출발

         (등로상 10분 휴식)
07:05  희운각 (25분 아침식사)
07:30  희운각 출발
08:04  양폭산장
09:05  비선대
09:35  설악산 흥국사 일주문
09:40  설악산 매표소

 


@ 산행기

 

쥐약님의 2월 6일자 한계령에서 공룡 탄 산행기를 접하고, 이 겨울이 가기 전에 한계령에서 공룡을 타기로 생각하고, 2월 20일에 산행하기로 한다. 그러나, 뜻밖의 17일의 폭설로 27일에 산행하기로 한다. 그 때쯤이면 다닐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오늘 한계령은 출입금지가 되어 있고, 오색에서 천불동 구간만 러셀이 되어 있단다.

 

사다리 식구와 함께 산행한다면, 무너미에서 마등령구간을 러셀할 수 있겠지만, 홀로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

참고로, 오늘 현재 러셀이 되어 있는 구간은,
한계령매표소에서 서북능 삼거리까지,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 무너미에서 신선대까지,
그리고 오색에서 천불동으로 해서 소공원까지이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등로가 다 뚫릴려면 한 2주 걸린단다.
경방이 3월 20일로 연기 되었으니, 3월 12,13일에 눈 쌓인 공룡을 볼 수 있으리라....

 


+ 03:00  오색 출발

 

5대 가량의 버스에서 200여명의 무리가 3시를 기다린다.
한 5분 전에 오색 매표소의 문이 열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우르르 몰려 올라간다.
난장판이 따로 없다.

내가 보기에 왜 먼저 올라가려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그렇다고 그 속도로 내내 산행하는 것도 아니면서...

 

한무리의 산객이 출발하고 거의 3시 정각에 선두에 약간 처져서 출발을 한다.

모두들 스패츠(spats)에 아이젠(Steigeisen, 독)을 착용하고 있다.
러셀이 되어 있는 것 같아 스패츠를 착용하지 않았다.
물론, 아이젠도 착용하지 않는다. 베낭속에 들어 있지만, 길이 미끄러우면 착용하려 했다.

 

한 30분 지나니 여기저기에서 쉬기 시작한다. 한 1시간 지나니 선두 그룹과 같이 산행한다.
보름이 지났건만, 달빛이 여간 밝은 것이 아니다.
감상에 젖어 본다. 랜턴의 불빛을 끄고 조용히 걷는다. 나름대로 달빛을 음미해 보고 싶어서이다.
물론 사면에 난 등로를 지날 때에는 랜턴을 켜고 걸었다.

잘못 디디면 천길 아래 낭떨어지로 떨어진다. 에고 무서버라.

 

나는, 오색에서 처음 오른다. 달빛과 어우러지는 능선 흐름이 눈에 더 선명하다. 랜턴을 쓰면 능선이 보이지 않는다, 주변이 밝아서.

대청봉 주위가 칼바람이란다. 난 그게 무슨 소린지 몰랐다. 맞아 보니 엄청 장난이 아니다.
마스크를 한다고 장갑을 잠시 벗었는데, 손이 금새 얼어 버렸다.

선두그룹과 대청봉에 오른다.
새찬 바람만 있는 대청봉에서 정상석을 확인한다.
멀리 공룡과 용아가 으슴프레 보이고 화채도 보인다.

 


+ 05:33  대청봉 정상

 

추워서 조망이고 뭐고 없다. 손 끝은 얼어서 시리다가 이제는 아파 온다.
체온을 보존하려 주먹을 꽉 쥐어 본다. 근데 더 아프다. 힘을 빼고 조금 있어 보니 조금씩 덜 아프다.
모르는 사실 하나를 또 깨닫는다.
바람 때문에 눈을 못 뜰 지경이다.

 


+ 05:49  중청대피소 (16분 휴식)

 

겨우 중청 대피소에 도착한다. 문이 열려 있어 들어 가 본다. 대피소에는 처음 들어가 보는 것이다.
보온병에서 따뜻한 물로 커피를 마신다. 잔을 오래오래 손으로 감싸본다. 시린 손이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 06:05  중청대피소 출발

 

+ 07:05  희운각

 

중청에서 희운각으로 아무도 가지 않았는가 보다. 등로에 눈이 많이 쌓여 있다. 그 새찬 칼바람이 등로 여기저기에 눈을 몰아 쌓아 놓았다. 본의 아니게 러셀을 한다. 다리가 푹푹 빠진다. 소청에서는 그런대로 길이 잘 나 있다.

 

등로에 홈이 페여 있다. 꽤나 미끄럽다. 조심스럽게 홈이 있는 주변 길을 내려간다. 잘못 밟아 엉덩방아를 찧는다. 한두어번 엉덩방아를 찧고 난 다음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뭐 하러 이렇게 해 놓았을까? 했는데, 이게 엉덩이 사이즈랑 딱 맞을 줄이야....
그 유명한 엉덩이 썰매로구나.
이제부터 살판 났다. 조심스럽게 길을 내려 오지 않아도 된다. 그냥 따고 내려오면 되니까....

 

화채봉 오른쪽으로 바다 위 구름 위로 붉은 기운이 뻗치고 있다.
동명일기가 생각이 난다.
카메라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

 

조금 후 희운각에 도착한다.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은 후 산장에 계신 분께 공룡을 타진해 본다.
가망이 전혀 없다. 신선대까지 갔다 내려 갈까 생각하다, 비선대에서 마등령을 오르리라 생각하고 그냥 하산한다.

 

 

+ 07:30  희운각 출발

 

+ 08:04  양폭산장

 

천불동 계곡은 처음 가 본다. 경치가 장난 아니게 좋다. 겨울이라 군데군데 물이 얼어 다양한 색채를 내 뿜고 있으며, 눈 덮인 바위가 주변 소나무와 한편의 동양화를 그리고 있다.

군데군데 바람이 눈으로 길을 막았다. 스패츠를 착용할까 하다 다 그런 등로가 아니라서 그냥 간다.
이윽고 양폭에 도착한다. 이제부터는 등산객이 하나 둘씩 올라 오고 있다.

 


+ 09:05  비선대

 

비선대에 도착하고 금강굴 입구에서 마등령을 오르려 하다, 눈이 쌓여 있고, 조금 꾀가 난다.
계단 오르기도 싫고.... 그래서 마음을 바꾼다. 울산바위나 갔다 오자...

근데 울산바위 길도 전혀 러셀이 되어 있지 않아 출입금지 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다시 비선대까지 가서 마등령 올라가려니 귀찮아진다.

 

그래서 설악호텔에서 사우나나 하려고 매표소를 나온다.
근데, 사우나 없어졌단다. 갈 때가 없어졌다. 버스에 오르려 전화 했더니, 11시에나 소공원에 온단다.
그리고 서울로 오후 2시30분에 간단다. 5시간을 뭐하나.....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하산주하고, 화채봉과 망경대를 바라본다.
손에 잡힐 듯이 서 있다.
멀리 공룡의 나한봉이 나를 손짓한다, 어서 오라고....

이번 겨울에 공룡의 눈밭을 밟을 수 있으려나.....

 

 

+ 09:35  설악산 흥국사 일주문

 

+ 09:40  설악산 매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