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태산(芳台山)  1,435m

  

2005년 2월 20일 07:30 ~ 13:30 홀로 6시간

방태산 휴양림 - 공터 - 지능선 오름 시작전 쉼터 - 주능선 삼거리 전 지능선

(약 1,100m, *진행포기) - 방태산 휴양림 (약 8km)


 

대설이 내린지 이틀이 지났다.

설악산 대청봉에는 105cm가 왔다나?..

국립공원은 대부분 입산금지로 산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얼마전 대설주의보때 백담사 코스로 갈때도 근 2시간이나 백담산장에서 잡혀 있은 경험)

  

갈때는 영동고속도로, 그리고 중앙 고속도로 타고 횡성에서 나와 19번, 56번 31번, 418을 번갈아타구

방태산 휴양림 비포장길에 도착하니 휴양림 관리사무소까지만 제설작업이 되 있다

그 이후로는 어제 여기서 숙박한 여행객들이 가족야영장 지나 정자 쉼터 까지만 산책한 족적

정도만 남아 있고 그 이상은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흰눈 그대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눈산행 시작

구룡교 차단기를 지나면서 부터 눈이 발목 이상을 지나 정강이 까지 올라간다.

그래도 힘차게 올라간다.

  

야영장을 지나 큰 공터에 도착하니 임도는 끝나고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방태산 정상까지 4.2km로 표기되어 있고 정상 조건이라면 2시간 정도 걸리겠다.

길은 계곡을 따라 평탄하게 진행된다. 새로 놓은듯한 통나무 다리를 5~6번 정도 건너 계곡을 가로지른다

길은 평탄하나 갈수록 눈의 깊이는 깊어져 정강이 까지 빠지던 것이 무릎까지 올라오고

드디어 계곡길을 끝내고 지능선의 급경사 오르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마지막 쉼터

부터는 거의 허벅지까지 육박하는데다 오르막이어서 한발한발 내 딛는데에

장난 아니게 힘들다.

스틱도 소용이 없다. 설치된 로프에 의지해 한발한발 오른다

능선으로 오를수록 바람이 강해진다. 일기예보로는 강풍이 분다고 했는데

실감나게 분다

온 얼굴을 가려도 꽁꽁 언다

  

급경사 오르막은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쌓인 눈은 허벅지까지 빠진다

한발 올라서면 쭉 미끄러지고..또 쭉미끄러지고

다리에 힘은 점점 빠진다.

갈등에 빠진다..더 진행할것이냐 말것이냐..

조금만 더 올라가면 주능선 삼거리가 나올것 같은데

일단 11시까지만 시간을 정해서 올라가보자.

그러나 여전히 급경사는 계속된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정말 멋진 조망이 나올것 같은데

더이상 올라갔다가는 내려가는일이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결국 조금만 더 가면(고도 200m 정도) 주능선 삼거리가 나올것 같은 1100여m 지점에서 눈물을 머금고

하산을 결정한다. 일행만 있었어두...더 진행해볼 생각두 했겠지만 혼자서는 마음이 약해진다

드뎌 11시10분부터 하산시작

바람은 엄청나게 계속 불어댄다

눈도 여러종류가 있는걸 알긴 알았지만 오늘눈은 정말 설탕같은 가루눈이어서

녹지는 않는대신에 바람이 불면 모래처럼 날아다녀서 사막처럼 금방 자취가

없어진다...무서운 자연의 힘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은 더 세차고 좀더 내려오니 러셀 자취가 거의 없어질 지경이다.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괜스리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발을 눈구덩이에서 끌어올려 앞으로 내딛기가 점점 힘에 부친다

점심 준비는 해 왔지만 도저히 펴놓고 먹을만한 상황이 못된다.

초코렛과 사과만 대충 선채로 베물어 먹고 내려간다.

그동안 한명도 올라온 흔적이 없다.

내 발자욱 뿐이다..

  

겨우 다리를 끌다시피하며 산림체험로 부근에 오니.

여러 사람들 발자욱이 나타난다.

아마 여행객들이 여기까지만 올라왔다

내려간 모양이다.

다행히 이들 덕분에 여기서 부터는 진행하기가 수월하다.

그래도 임도를 따라서 꽤 내려가야 한다..

산행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보통 7~8시간 산행에 비해 배는 더 힘든거 같다.

  

드뎌 산행 6시간만에 출발했던 산림 휴양관의 모습이 보이고

지난해 오대산 홀로 러쎌 산행 중도 포기 산행 이후로

모험정신으로 시작한 오늘 홀로 로쎌 산행도 망가진 모습으로 끝나버렸다

  

그래도 집에는 돌아와야 되겠기에..운전대를 잡는다

올때는 451번, 44번을 타고 철정, 홍천, 양평을 거쳐 왔는데

갈때보다 빨리 와서 그나마 조금 나았다.

  

  

임도가 끝나는 넓은 공터에 있는 방태산 안내판

 

아무도 밟지않은 백설

 

계곡에 쌓인 눈

 

계곡에 쌓인눈

 

계곡을 여러번 가로지르는 통나무 다리

 

지능선 포기한 지점에서의 조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