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05.02.20.

산행지:제왕산.

 

양 무릎이 시원찮아 정형외과 신세지고 의사가 산에좀 다니지 말라하여 1,2월엔 근신 하다 보니 그나마

산행 근육이 다 풀어 진 것 같은데 그래도 이 겨울 다 가기전에 눈구경 좀 하고 싶은 욕심에 동생에게 부탁하여

 

셋째네가 어머닐 몇일 맡아주어 처는 딸과 일본 구경가고 나는 아들과 겨울 눈산을 가기로 하여

발안 서봉 산악회 버스로  아침 7시 13분에 발안 출발 도중 휴게소에서 난 순두부밥 아들은 설렁탕을 먹고

 

인천 공항으로 가는 딸과 처와 전화로 서로 격려 하고 김칠 안싼것 같아 얘기하니 아참 준비 해 놓고 잊었다며

딴사람것좀 얻어 먹으란다.

 

버스에서 스패치를 하는데 평생 처음 하는거라

시간이 걸려 주차장에 들어가기전 모두 내리는데 늦게 내리고보니 모두들 사라지고 누가 누군지 알아 볼수도 없어

 

열시사십분에 왼쪽 방향으로 백여 미터 가다 보니 선자령 가는 길이라 되돌아 길 건너 제왕산 으로 향한다.

후미에서 기다려 준 산행 대장의 안내 받고 능경봉으로 가는데 1958년 1월 17일 부터 19일 까지 고일 겨울 방학때

 

정선에서 강릉까지 눈길을 삼일간 걷던 때가 생각 난다.

겨울 방학에 온 아들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은 어머니 마음이 12일 부터 내린 폭설에 걸어 가게 된 거다.

 

눈길엔 호박 길이란 말이 있는데 호박 심을때 직경 30여 센티미터에 깊이 30~40 센티미터씩 구덩일 파고

거기에 변소에서 똥을 퍼다 넣고 2~3일 지나 잦아지면 그위에 흙을 덮고 호박씨 대여섯개 뿌리고 흙을 덮는데

 

사람들이 밟은 눈길이 그 호박 구덩이 같아서 생긴 이름 이리라.

하도 많은 사람들이 밟아 평평해 지기는 했어도 내려오는 사람들과 스칠땐 한 발은 또 눈에 빠지고

 

앞 사람들이 쉬거나 잘 안갈땐 옆으로 생 눈을 밟고 호박길을 만들며 간다.

나무에 내린 눈이 푸른 솔과 흰 빛으로 보기좋고 바람도 아직은 적당 한게 땀도 나고 앞사람 부지런히 따라 간다.

 

산불 감시 초소에서 우측 능경봉으로 오른다. 군데 군데 밧줄이 있으나 눈에 파묻혀 있고

한참을 가는데 아들이 뒷 허벅지가 이상한게 안 좋다나. 이러다 오늘 중도에서 하산하는 불상사나..........

 

쉴까?  아니요 그냥 가요.

오르다 보니 밟혀서 넓어진 곳이 있어 잠시 쉬어간다. 다른 이들도 여기서 쉬어들 갔나 보다.

 

시산제 지내는 팀을 두군데서나 보았지만 타이밍이 안 맞아 술 한잔 못 얻어 먹고 오른다.

11시50분 드디어 능경봉 강릉 방향은 전망이 흐리고 고루포기 닭목재는 또렷하다.

 

바람은 없고  대개는 북쪽 하늘은 햇빛 반대쪽이라 그런지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랗다.

파란하늘에 흰눈을 인 나무들........다시 되내려 산불 감시 초소로 내려 가야 된다.

 

경사가 가파른 곳에선 비료 자루 가져 왔기에 깔고 미끄럼을 탄다 부러워 하는 이도 많고.

비료 자룬지 알았는데 지퍼가 달렸기에 다시보니 농협 하나로의 현미 찹쌀 10kg 자루다.

 

아무리 빨리가도 서봉 산악회 사람들을 볼수가 없다.초등학생도 둘이고 부인들도 많았는데.

아들은 처음 오분 떨어 지면 못 따라 잡는다나.그런가.아무리 그럴라구.

 

산불 감시 초소에서 오른쪽 제왕산으로 앞사람들이 잘 안가기에 왼편으로 비켜가는데

사타구니 생각하고 다리 정도 빠지겠지 했는데 허리지나 가슴까지 빠진다.

 

걸을수도 없다 무릎으로 걸어 보지만 그도 잘 안된다. 다시 밟아놓은 길로 들어 설 수 밖에  구간 구간 바람도 심해

구부리며 온 힘을 쓰며 안 날려 가려고 용을 쓰며 가기도 한다.

 

능선길을  좌우를 보며 계속 걷는다. 아랬쪽에 자동차 굴과 포장 도로가 보이기에 도로를 건너야 되나 걱정인데

우리가 걷는 능선 밑으로도 굴인가보다 그냥 계속 이어진 능선이다.

 

서봉 산악회원은 모두 어디로들 사라진거야. 강남, 송파 신문 산악회원들은 보이는데.

가다 보니 제왕산에 올랐다 840 여 미터. 내림길에 쌀자루 엉덩이스키 어떤이는 밥먹을때 펴는 자릴 펴기에

 

길에서 밥 먹음 안되지 생각 하는데 올라앉아 썰매 탄다.

서봉 산악회원이야 있거나 말거나 밥이나 먹고 가자. 아침에 깨워도 늦장 부린 아들 배고프겠다 생각 하며

 

아늑한 곳에 앉아 라면에 떡 김친 아들이 얻어왔고 너 배고프지 아침 안 먹어서 아들은 실실 웃으며

마주 앉아 같이 먹었잖아요 한다.

 

언제 이녀석아! 아침에 깨워도 안 일어 나더니. 식탁에서 처랑 가볍게 둘이 먹은 생각 뿐이라.

이런 나참 휴게실에서 마주앉아 먹은 생각이 이제야 나네. 옛날 기억은 선명하나 어제오늘 일은 깜박 깜박이니.

 

제왕산이라 높지도 않은데 무슨 제왕인가 내 생각엔 겨울 눈의 제왕인 모양이다.

제법 경사가 있어 쌀자룰 펼치니 아들이 발자욱 길은 좁고 엉뎅인 넓어 안 미그러 지겠다 한다 .

 

정말 그렇구나 오른손 지팡이로 눈을 찍어 밀고 발로 긁으며 용을 쓰니 조금씩 나아간다.

그러다 급경사 만나면 신나게 미끄러지고 계단 만나니 더 좋다. 덜컹 덜컹 이러다 허리 다칠라.

 

갈림길에 서니 대관령 박물관이 4km 라 경사가 심해 또 쌀자루 타고. 내리막이라 한시간이면 되겠다 싶으나

눈길은 그리 만만치는 않다. 한참을 왔기에 반은 더왔겟구나 그러나 이정푤 보니 2.7km 남았다.

 

실개천 만나 처음것은 잘 건너고 다음곳에서 발이 미끄러지며 앞으로 엎어지며 양손은 물을 짚고

가슴으로 징검다리 돌에 세게 부딛혀 88년 갈비 부러졌을때 재채기나 기침할때 몹시 아팠는데 우선 갈비 부러

 

졌을가 걱정되어 억지로 재채기와 기침을 해보니 괜찮아 일어나니 5,6인이 보고 다치지 않았어요 괜찮아요

걱정들을 해주는데 괜찮을 수가 있나 아프지 그렇다고 그이들에게 아프달 수도 없고

 

상체와 팔다릴 휘둘러 보아도 괜찮으나 몹시 결리고 아프다. 지긋이 눌러보니 아프고

집중하여 주의할것을 아들과 같이와 아비가 실수 하다니.

 

대관령 박물관 800 여미터 남겨둔곳에 주막이 있어 막걸리와 김치에 순두부 나누어 마시고

박물관옆 차에 오니 후 4시 우리 부자가 제일 꼴지를 한거네.

 

산행 들머리에서 선자령으로 알바 한것과 다른 사람들은 산불 감시초소에서 능경봉 안올라 간 사람들과

산이 춥다고 점심 안 먹고 계속 내려 왔다네요.

 

닭도리탕 집에서 늦은 점심과 하산주라.

버스에서 아들과 의기 투합 한것이 아들 고모와 고모부 만나 경포에서 회 먹고 심야 우등으로 수원 가

 

발안으로 가기로. 아들은 강릉에서 수원 가는  심야 우등이 있다는데. 글쎄.

어쨌든 성산 용봉 자동차 학원 앞에 내려 매제 불러 터미날에서 밤 10시 수원요 하니 수원은 일반 버스뿐이고

 

그것도 6시 10분이 막차란다. 10시 서울 강남 버스표 사고 경포 옆 강문의 머구리 횟집
매제는 월요일 아침  건강 검진 한다고 6시 이후 못 먹는다고, 먹다 먹다 회를 남기다니 아까와라.

 

할일도 없어 7시 45분 차로 바꾸어 강남역  지하철로 사당 사당에서 버스로 수원역 수원역에서 택시로 발안 집.

밤 12시 40분.

 

산악회 차로 쉽게 올껄 하는 후회.

동생 내외도 설 바로 전에 어머니 뵈러와 만났었는데......... 

 

김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