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웅산, 지리산 천왕봉을 만나다.
▶기간:05.02.25(금)~26(토)
▶동행자:아들 지훈
▶지리산개요
지리산은 신선이 내려와서 살았다는 삼신산(三神山:금강산,한라산,지리산)의 하나로 지혜로운 의인이 많이 계시는 산이란 뜻의 지리산(智異山), 불가에서 깨달음을 이룬 큰 스님의 처소를 가르키는 뜻의 방장산(方丈山),백두산의 맥이 뻗어 내렸다 하여 두류산(頭流山) 등으로 불리운다. 천왕봉(1,915m),반야봉(1,732m),노고단(1,507m) 을 잇는 25.5km에 달하는 종주능선이 있고, 천왕일출,반야낙조,노고운해 등 지리10경이 있다. 1967년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 1년에 400만명 정도가 찾는다고 한다.
▶날씨:백무동에서 장터목오르는 주행코스는 일몰시까지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는 매우 맑음. 장터목대피소 저녁 하늘에는 둥근달이 뜸. 새벽 장터목대피소에서 천왕봉가는 제석봉 새벽능선길은 바람이 세게 불어 사람을 날려 버릴 것 같아 디카 촛점을 제대로 잡을 수 없을 정도. 중산리 하산길은 참으로 쾌청한 맑은 날씨.
▶기상현황(장터목대피소전광판기록)_02.25.04:11현재(05:53현재)
풍량(dir)_서남서(동), 풍속(m/S)_15.6(5.9)
기온(℃)_현재 영하19.1(영하19.5)/최고 영하18.2/최저 영하19.5          
강우량(mm)_누계 27/ 금일 0/전일 0
습도(%)_84.4(84.0), 기압(hPa)_824.0(923.6)
▶만보계(날머리 체크를 깜빡하여 백무동매표소에서 집에 도착하기까지의 기록)
보수_30,978보(65cm)/보거리_20.13km/체중에의한 소모칼로리_1,467kca/보속도_4.29km/h
▶주행기록
05.02.25(금)
08:20 동서울터미널 출발
11:30 함양시외버스터미널(서울에서 타고 온 차 정비관계로 현지 차로 바꿔 탐)
12:05 백무동시외버스종점 도착
13:15 식당 출발
13:18 백무동매표소(입산자 인적사항 기록)_들머리
13:21 백무동야영장(해발540m)
13:50 백무동 1.7km 표지판
14:04 다목적 위치 표지판 10-02
14:58 하동바위_장터목대피소4.0km/참샘0.8km 표지판
15:46 참샘(물1.5L 2통 준비)
16:33 소지봉(해발1,312m)
16:53 위치 표지판 10-07
17:24 망바위
18:02 위치 표지판 10-10
18:17 위치 표지판 10-11
18:25 위치 표지판 10-12
18:28 장터목대피소(해발1,653m) 도착
05.02.26(토)
06:00 장터목대피소 출발
06:21 제석봉(해발1,808m)
06:33 장터목대피소1.0km/천왕봉0.7km 표지판
06:45 통천문
07:03 천왕봉(1,915m)
07:17 대원사 갈림길 표지판
08:25 개선문(해발1,700m)
09:17 로타리대피소
09:25 아이젠 탈착
10:09 망바위(해발1,068m)
10:55 중산리1.3km/천왕봉4.1km/장터목3.4km 갈림길 표지판
11:15 칼바위
11:47 중산리야영장 관리소(해발637m)
12:04 중산리매표소_날머리(들머리에서부터 22시간 46분 소요)
12:26 중상리 시외버스 종점
13:05 진주행 시외버스 출발
14:18 진주시외버스터미널 도착
14:35 진주고속버스터미널 도착(택시요금 2,000원)
15:30 성남(분당)행 고속버스 출발(신탄진에서 15분간 휴식)
19:16 성남고속버스터미널 도착
▶지리산 천왕봉,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울렁인다. 작년말부터 벼려오던 지리산 입산. 오늘드디어 그 지리산을 만나려고 새벽에 집을 나서 동서울터미널을 향하다. 군입대를 앞둔 아들과 함께. 3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산불방지기간으로 정해져 다소 지리산 입산 일정을 그 전에 잡으려고 서두른 감도 없지 않다. 당초 승용차로 이동하여 중산리매표소를 통해 오르려 했으나 내 체력을 감안하여 버스로 이동하기로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백무동매표소로를 들머리로 정했다. 동서울터미널발 8:20 진주행 첫차를 타다(버스요금19,300원).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_11:30. 타고 온 버스를 정비해야 한다기에 차를 바꿔 탄 후 백무동시외버스종점에 도착_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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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동종점에 내려서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는 도로를 타고 매표소방향을 향하다. 도로옆으로 많은 민박집과 음식점이 있으나 이용객이 거의 없는 모습이고 음식점도 겨우 한군데만 문을 연 것 같다. 식당문을 밀치고 들어서니 우리 앞서 하차했던 서울 산님들이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어서 젊은 남녀가 장터목에서 하산한다며 밥을 먹으러 들어오다. 서울 산님들이 오르는 길의 적설량을 물어보다. 소고기국밥을 한 그릇씩 시켜먹은 후 식당을 나서 함양경찰서 산악구조대 사무실을 지나 백무동매표소에 도착_13:18.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입장료를 지불하니 매표원이 장터목대피소 예약여부를 확인하며 친절하게도 참샘에서 물을 받아가라고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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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동야영장(해발540m)을 지나 바위길 등로로 올라서다. 젊은 부부가 5~6살 정도 되어보이는 어린아이 손을 잡고 하산하고 있다. 아이 바지에 흙이 묻어 있는 모습이 장시간 등로를 걸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에게 말을 걸자 “꼭대기까지 올라갔어요” 라고 대꾸한다. 이 소리를 듣고 뒤따르는 애 엄마가 웃음짓는다. 꼭대기란 천왕봉을 말하리라. 그 녀석 참 대견해 보이기에 칭찬을 듬뿍해 주었다. 이 시간에 내려오는 것을 보니 대피소에서 숙박을 했을 터인데. 젊은 부부가 대단하다. 하여튼 지리산 정기 많이 받아 이 나라의 듬직한 일꾼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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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한잔

▶앞서가는 아들의 배낭 진 모습이 힘들어 보인다. 등치는 커다라면서 운동 부족인 것 같다.아들이 진 배낭의 크기가 35+10L에 무게가 16~7kg, 내가 진 배낭이 25L에 12~3kg정도로 그리 부담가는 무게가 아니건만 나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 숨을 돌리며 뜨거운 차 한잔에 칼로리바란스 한 봉씩을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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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속 물품명세서. 먼저 35+10L배낭(1750g)에는 1.5L보온통, 방수바지 2벌, 독수리아이젠1벌, 스패츠1켤레, 캠코더와리모콘과3각대와예비테이프, 여유셔츠1벌, 타이즈1벌, 양말2족. 여유스키장갑1켤레, 헤드램프, 수건, 목도리, 마스크, 바라크로바, 주부식 음식, 구급약, 1회용우의및우의대용큰비닐봉투2마,여행용휴지1통,1.5L들이빈패드병. 25L배낭에는 스토브,코펠과스푼,화이트휘발류통,간식,독수리아이젠1벌,스패츠1켤레,깔판,여유셔츠1벌,타이즈1벌,양말2켤레,여우스키징갑과면장갑,미니라디오,헤드램프,손전등,디카와리모콘,여행용휴지1통,예비건전지AAA6개와AA4개,0.5L록차들이패드병,실바나침판,지도2종,지리산정보파일A410매,쓰레기봉투4개,기타잡주머니. 며칠전에야 35+10L배낭을 샀다. 처음에는 45+10L을 샀는데 짐을 꾸려보니 1박용으로는 너무 큰 것 같고 내 체력에도 무리인 것 같고 딸녀석도 아빠 히말라야가느냐며 깔깔대길래 35+10L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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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바위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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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바위앞 그네다리

▶나홀로 종주시는 휴식간격이 보통 2시간내지 3시간인데 아들과 함께 할 때는 휴식텀이 약간 짧아진다. 휴식을 끝내고 아이젠을 부착하다. 하동바위에 도착하다_14:58. 하동바위라는 표지를 찾지 못해 그 당시는 긴가민가하다가 하산하는 젊은 산님에게 물었으나 모르겠단다. 산행을 하며 매번 여러 차례 느끼지만 지나치는 산님들에게 현위치와 방향을 물으면 의외로 정확히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그리고 초행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중에 귀경하여 공단분소에 전화를 하여 확인하였다. 앞에는 철그네다리가 놓여있다. 하동바위를 통과하며 힘들어 하면서도 사양하는 아들과 배낭을 바꿔 매다. 참샘으로 가는 길목에 계곡을 따라 작업인부들이 통신줄 작업을 하고 있다. 26일 중산리로 하산하는 길목에서도 작업복 차림의 한 인부가 통신줄을 어깨에 둘러매고 오르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하필 이 추운 겨울에 작업일정을 잡았을까. 그리도 급박한 작업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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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앞에 참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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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샘에서 물을 받고 있다

▶참샘에 도착하다_15:46. 사방이 온통 얼어있고 배낭옆 그물주머니에 넣어둔 0.5L들이녹차패드병 물이 얼음으로 변한 이 추위도 불구하고 참샘에서는 바위 같은 얼음을 뚫고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하산중에 휴식을 취하고 있던 산님이야기로는 한 여름에는 말그대로 콸콸 폭포수처럼 쏟아진단다. 플라스틱바가지로 서너컵씩 목을 축이다. 준비해간 빈 1.5L패트병 2개에 취사용 물을 채워 배낭에 꼽아 넣다. 내려오는 산님들과 몇몇 팀을 마주쳤건만 뒤따라 오르는 산님들의 모습은 한 사람도 없다. 아마 우리가 가장 늦게 오르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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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오르면서도 눈앞에 전개되는 풍광에 취해 디카를 연신 눌러대다. 지리산 풍광을 다 잡을 욕심으로 캠코더와 3각대까지 챙겼다. 배낭무게가 어깨를 짓이기는 것 같다. 통상 몸무게의 1/3 수준까지의 무게는 감당해야 한다는데 16kg무게가 참으로 힘들다. 사실 대피소에 몸을 눕혔을 때 왼쪽겨드랑이가 욱씬거려 돌아 누으면서 통증에 신음을 해야 했다. 산행속도는 점점 늦어지고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오른다. 아무래도 장터목대피소에 입실마감시간인 18:00까지 도착하기 힘들 것 같아 전화를 하여 양해를 구하다. 고맙게도 염려말고 안전하게 오라며 걱정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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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봉(1,312m)에 도착하다_16:33. 다목적위치 표지판번호 10-09. 이번 지리산 입산을 계획하며 그동안 건성으로 봐넘겨왔던 다목적위치 표지판번호의 존재의미를 새삼 재확인 했다. 국립공원내에는 산불발생, 불법행위(취사, 상행위), 조난 등 각종사고시 긴급신고 또는 구조요청 편의를 위하여 탐방노선별로 주요지점에 250 ∼ 500m 간격으로 다목적 위치표지판을 설치하였다. 지리산에는 29개노선 있고 백무동매표소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지는 10번노선이며 12개 표지판이 설치되어있고 내일 하산할 중산리 방향은 05번노선이며 10개 표지판이 설치되어있다. 자 이제 소지봉이 10-09이니 장터목대피소까지는 3개 표지판이 남은 셈이다. 기어서라도 갈 거리라고 생각하니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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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능선길이 길게 이어진다. 망바위에 도착_17:24. 잠시오르니 완만한 능선길이 시작되며 저멀리 장터목대피소가 보인다. 아들은 대피소에 도착하면 머리부터 감아야겠다고 말한다. 산행지식이 별무하다보니 저런 생각도 할 수 있으려니 생각하고 아무 대꾸도 안했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탁 트이며 보이는 늠름한 능선이 지도상으로 보건대 아마 촛대봉, 칠선봉, 형제봉,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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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봉,주능선 방향을 바라보고 찍은 일몰 직전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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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 번호 10-10에 도착_18:02. 해가 서서히 지고 있다. 예보에 의하면 지리산 오늘 일몰 시간은 18:20이다. 주능선위에서는 붉은 해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면 장엄한 모습으로 하루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파노라마사진을 찍다. 지리10경에 반야낙조라 했겠다. 반야봉쪽으로 지는 붉은 해를 보며 무릇 모든 마지막 마무리는 저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닌지. 인간의 생도 저렇게 마무리해야 하는 것 아닌지. 마지막 표지판 10-12를 통과_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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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직전 바라본 장터목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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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피소 도착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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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터목대피소 벽면에 붙어있는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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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배달부 아저씨는 며칠에 한번씩 올까


▶대피소에 도착하다_18:28. 능선에 서있는 대피소는 사방에서 부는 살을 에이는 듯한 바람을 맞으면서도 우뚝 버티고 서서 지친 산님들을 따뜻하게 반기고 있다. 대피소 앞에는 빨간 색깔의 우체통이 있다. 지친 산길 나그네들에게 내 집 같은 포근함을 느끼도록 배려한 공단의 깊은 배려가 엿보인다. 데스크에 도착신고를 하고 2층 43,44호 침상을 배정받다. 대피소안은 의외로 훈훈하다. 침상은 비록 비좁지만 일찍 도착하여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잠잘 준비를 하고 있는 산님,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간식을 들며 담소하는 산님들로 정겨움이 베여있다. 침낭을 준비해온 산님들도 꽤있다. 여름에도 따듯한 온돌에서 잠을 자야 몸이 개운해지는 체질로서는 힘들어도 침낭을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다. 침상에 배낭을 풀고 땀에 절은 속옷을 벗으니 솥에서 막 건져 오른 삶은 옷 처럼 김이 모락모락 난다. 여분으로 준비한 셔츠로 갈아 입다. 배낭무게를 줄이려고 셔츠를 빼내려다 다시 챙기기를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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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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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사장 모습

주부식과 취사도구를 챙겨 취사장으로 내려가다. 취사장에는 먼저 도착한 산님들의 저녁식사준비로 왁자지껄 정겨운 모습들이다. 백무동식당에서 만난 산님일행이 식사를 하며 이제 도착했냐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아들하고 함께 왔느냐며 내일 주행일정을 묻길래 천왕봉일출을 보고 중산리로 하산하련다고 말하자 그 분들은 주능선을 타고 3~4일 종주할 계획이란다. 부럽다. 체력을 다져 빠른 시일내에 나도 한번 25.5km 지리산주능선을 종주를 하련다. 그리고 욕심같아서는 나이가 더들어 체력이 쇠잔해지기 전에 백두대간 종주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바람인데 그리 쉽지는 않으리라. 외국인도 한분 보인다. 일행인 한국인에게 열심히 영어로 이야기를 건네고 한국인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나홀로 취사중인 연로한 산님도 두세분 계시다. 이번 지리산입산을 준비하며 여기저기 뒤적였는데 통상적으로 성인남자 1일 평균 섭취열량이 2,300~2,500kcal이라고 한다. 그런데 등산을 할 경우에는 3,500~4,000kcal를 섭취해야 한다고 한다. 기본식으로는 이 양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고칼로리 간식으로 보충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동중에도 계속 간식을 먹으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지리산 입산계획을 구상하면서 비록 산중 2식이지만 나름대로 메뉴표를 작성하고 열량계산을 했다. 그래서 먹지도 않고 되가져온 쓸데없는 간식들을 꽤많이 준비했었다. 그런데 되가져오더라도 항상 준비를 해 다니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주행하면서 숨쉬기도 바쁜데 입에다 간식을 집어넣고 씹어 삼킨다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휴식하면서 간식을 벌리고 먹게 되면 산책 나온 것도 아니고 일정 구간을 종주하는 상황에서는 자칫 시간이 지체되어 다음 주행리듬을 잃게 되는 것 같다. 따라서 간식도 이런 상황에 대비해 주머니에 넣고 먹는다든지 평탄한 능선길을 걷을 때 먹는다든지 해야 할 것 같다.
▶산중 2식 2인용으로 준비한 음식량. 25일 저녁식으로 씻은쌀 300g(462cal),포장판매육개장700g(280cal),배추김치50g(9cal),갓김치50g(21cal),꽈리고추멸치조림100g(114cal),생고기햄340g(656cal),고추장120g(160cal),1회용구은김2통,풋고추4개,영양고추4개,올리브기름2큰술, 26일 아침식으로 햇반600g(900cal),국과 김치와 고추장은 25일용을 나누어 먹음,동그랑땡소시지185g(572cal),간식비상식행동식으로 새우탕라면1개(505cal), 초코렛86g(47cal),비스켓170g(765cal),건빵175g(726cal),설록차티백4개,복숭아차티백4개,커피티백4개,박하사탕3주먹,건포도210g(575cal),아몬드110g(656cal),칼로리바란스76g(330cal).
▶스토브는 대학자취시절 자치방에서 친구스토브를 몇 달 사용해본 경험이 있을 뿐이다. 지리산입산을 계획한 후 여기저기 기웃거려 스토브를 장만하고 샤시가 안된 집바랜다에서 이른 새벽에 영하의 기온에서 산중 실제 상황대로 밥하는 연습을 하였다. 2인분으로 쌀 300g을 저녁에 씻어 조리에 받혀 두었다가 물은 525ml정도를 붓고 스토브의 불세기를 최대로 하여 끓이면 5분정도후에 끓는다. 만약 1~2인용의 작은 코펠을 쓸 경우 순간적으로 뚜껑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니 옆에서 조심스럽게 지켜보아야 한다. 아니면 코펠뚜껑위에 무거운 물건을 올려 놓던지. 밥물이 끓기 시작하면 살금살금 불 세기를 중간 이하로 서서히 줄인다. 불을 줄일 때 넘치는 뜨거운 밥물에 대지 않도록 주의한다. 초보취사객들은 한쪽손에 장갑을 끼고 취사를 하면 긴급상황시 손댈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물이 자자 지면 세기를 최대한 줄여 24분정도 지날때까지 뜸을 드린다. 전기밥통밥보다 더 맛있는 밥이 되었다. 그런데 산중에서는 물을 20~30% 더 부어 끓이고 시간도 뜸들이는 시간까지 30분을 넘겼으나 위에는 뜸이 안 들었다. 그래서 뜸들이던 불상태로 5분정도 엎어놓았다. 그랬더니 윗부분이 타버렸다. 뚜껑을 여니 뚜껑에는 까맣게 누릉지가 되었으나 밥은 집에서처럼 잘되었다. 집에 와서 뚜껑을 씻었건만 까만 누릉지자국이 영지워지지 않는다. 박박 긁으면 코펠면이 상할 것 같아 그러지도 못하고. 이것을 어떻게 지운담. 포장판매육개장은 별로다. 별도의 산중찌게거리를 준비하려다 그냥 간편하기도 하고 맛도 있으려니 기대하고 3,550원이나 주고 포장육개장을 준비했는데 실망이다. 이 돈이면 소고기 산중찌게거리 4인분은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사양해야 겠다. 음식을 싱겹게 먹는 편인데도 영 간도 안맞고 해서 영양고추를 썰어넣고 김치와 햄조각과 고추장을 짜 넣어 맛을 내보니 그런대로 괜찮아지다. 중간에 안내방송이 나온다. 모포가 필요한 사람은 빌려가고 밤8시에 소등한다고 하다. 화재주의를 당부하며 만약의 경우 탈출방법을 일러준다. 내일 천왕봉일출은 6시55분이니 1시간10분전에 출발하라고 하다. 아들을 보내 모포를 빌리다. 항상 식욕이 왕성한 아들이 배불리 잘도 먹는다. 집에서보다 더 잘 먹었다고 아빠 조리 솜씨를 치켜 세운다. 방금 도착한 2분의 산님은 장터목의 물사정을 모르고 물준비를 못한 모양이다. 밤8시가 다 되가는 이 시간에 중산리 방향 150m 내려가면 물이 있다는 안내에 따라 물을 받으러 나간다.
▶식사를 마치고 취사장을 나서니 밤하늘에는 둥근달이 떠있고 매서운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중산리방향 산기슭에는 불빛이 반짝이고 있는 곳이 서너군데 보이는데 저기가 어디일까. 여기서 진주가 보이는 것인지. 물어볼 사람이 없다. 숙소로 올라오니 군대막사의 취침상태로 모든이가 잠을 청하고 있다. 한사람에게 배정된 침상너비는 몸집이 큰 사람에게는 좁겠다. 우리도 침상에 몸을 눕혀 잠을 청하다. 손목시계를 보니 9시를 막 지나려 하고 있다. 내일 새벽4시에 알람을 맞추고 눈을 감는다. 벌써 곤한 잠에 빠져 코를 고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난다. 밖에서는 세찬 바람소리가 밤새도록 들려온다. 대피소 건물들은 강한 태풍도 견뎌내도록 튼튼하게 잘 지어야 할 것 같다. 모포는 3장을 빌려 한장씩 깔고 한장은 아들과 같이 덮었다. 몸은 지쳐있건만 잠이 안든다. 아들도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인다. 군대시절 5분대기조로 완전군장상태에서 잠을 자던 기억이 난다. 가면상태로 얼마를 지났을까 시계를 보니 12:30경이다. 다시 잠을 청하지만 안된다. 눈만 감은 가면상태. 숙소안은 코고는 소리에 이젠 이빨가는 소리까지 어울어진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곤히 잠에 빠질 수 있을까.
▶결국 가면상태로 뒤척이다 3시반에 자리에서 일어나다. 취사도구와 주부식거리를 갖고 취사장으로 내려가다. 불꺼진 취사장안을 손전등으로 비추니 세분이 취사장바닥 침낭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잠시 지나니 몇분이 나처럼 식사준비하려 취사장에 들어서고 침낭속 사람들도 침낭에서 빠져 나와 버린다. 취사장에 불이 켜지고 다시 취사준비로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한다. 아침밥으로는 햇반 300g짜리 두개를 준비했는데 끓는 물에 18분을 데운 후 먹으라고 되어있다. 코펠에 햇반을 하나밖에 넣을 수 없기에 시간적으로는 씻은 쌀로 짓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계산이다. 빠른 행동이 요구되는 아침식을 위해 준비했는데 되레 햇반이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 옆에서 한 산님도 거든다. 햇반을 데우려면 시간이 걸리니 국에 말아 먹는 것이 좋다고 하다. 그래서 코펠에 털어 넣고 물을 부은 후 끓였다. 물에 끓였지만 햇반이 그럭저럭 먹을 만 하다. 어제 먹고 남은 국에 물을 조금 붓고 남은 김치, 풋고추, 김, 멸치조림들을 털어놓고 끓이다. 국이 끓자 다음은 코펠뚜껑에 동그랑땡소세지를 굽다. 스토브를 하나로 하다보니 취사시간이 많이 소요되다. 부피가 최소형인 가스스토브를 하나더 준비해야 할 듯. 밥을 먹으며 물을 데워 1.5L보온통에 담다. 젊은 여성이 낀 5명의 산님들이 세석쪽에서 오는 길이라면 취사장으로 휴식차 들어온다. 배낭을 벗어 놓고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세상에 이 추운 새벽능선길을 헤쳐 오다니. 야간종주를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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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왕봉행 출발직전 기상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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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도착해 미쳐 대피소 정면 사진을 못찍어서...

▶식사를 마치고 취사장을 나서니 바람 세기가 보통이 아니다. 숙소 현관에는 벌써 출발 준비를 끝낸 산님들이 헤드램프를 밝히고 나서고 있다. 내가 가장 먼저 서둘렀는데도 우리보다 먼저 출발을 할 정도로 산님들의 동작들은 소리없이 민첩한 것 같다. 숙소에 올라와 배낭을 챙겨 출발준비를 서두르다. 짐을 챙기는 동안 숙소안은 바람이 거세게 부는 대피소 바깥과는 달리 땀이 날 정도로 포근하다. 브리맥스바지를 꺼내 입다. 안경을 끼는 사람들에게는 바라크라바가 매우 불편하다. 아들은 썼다가 안경에 성에가 끼자 이내 벗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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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터목에 있는 천왕봉방향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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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새도록 산님들을 지켜본 새벽 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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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를 나서 천왕봉을 향하다_06:00. 대피소앞 이정표에는 천왕봉 1.7km를 가르키고 있다. 거센 바람에 쌓인 눈들이 쏟아지듯 흩날린다. 어제 저녁에 본 둥근 달이 아직 떠있건만 헤드램프불빛이 없다면 몇걸음 앞서가는 아들의 기척도 못 알아볼 지경이다. 예보된 일출시간이 07:04이다. 어제 저녁 대피소 안내방송에는 06:55라고 했다. 1시간안에 도착해야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있을 텐데. 느린 걸음이라 서둘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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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따르던 부부산님이 앞서나간다. 제석봉을 앞두고 다시 몇몇 산님이 배낭을 메지 않은 체 앞서나간다. 제석봉에 도착_06:21. 발자국이 난 눈길을 따라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다. 발자국이 안보인다. 커다란 바위를 옆에 끼고 몇 발걸음을 하니 뒤에서 아들이 길을 잘 못 들어선 것 같다고 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렇다. 천왕봉을 향하는 한 두 군데 구간에서는 쌓인 눈이 바람에 날려 발자국을 지워버려 초행길인 우리로서는 길을 찾아가면서 잠시 주춤주춤 거렸다. 되돌아서서 기웃기웃 살피니 발자국이 희미해 보인다. 한참을 가니 바위 틈새에 길이 있고 철 계단이 있다. 인기척이 나서 뒤돌아보니 여성 산님이 나홀로 배낭없이 다가서고 있다. 아마 배낭은 대피소에 나두고 온 모양이다. 옆으로 비껴서 먼저 오르게 하다. 철계단에 올라서니 머리조심표지판이 있다. 이 곳이 바로 통천문이다_06:45. 통천문 고개를 오르니 저멀리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아직 해는 솟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06:57. 저기가 천왕봉이 구나. 숨을 가쁘게 내쉬며 걸음을 재촉한다. 두세 번을 웅크린 채로 숨을 고른 후 속히 걸음을 옮기려 하나 마음대로 안 된다. 서두르니 더 숨이 가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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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정상에 서다_07:03. 찬연한 햇빛이 솟아 오르고 있다. 민족의 영봉. 객진번뇌 털어내고 출격장부의 기상을 다듬어본다.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 1월 1일에는 천왕봉에 5,000가까이 말그대로 구름처럼 운집하여 말 그대로 발 디딜 틈도 없었고 미쳐 오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린 사람도 수천에 이렀다고 들었다. 일기예보로는 구름이 낄 것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초행 입산에 일출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질 줄이야. 천왕봉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일수는 1년에 대개 80일 정도라고 들은 것 같다. 3대가 덕을 쌓아야지만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미움을 비우고 그 자리에 사랑을 담자. 화(火)를 비우고 그 자리에 화(和)를 담자. 인화(人和)_가화(家和)_총화(總和)_평화(平和). 화심(和心)_평심(平心)_하심(下心).

▶기념촬영을 하려는데 디카밧데리가 방전 되어 버렸다. 통상 350여 장면을 찍을 수 있는데 140여 장면 밖에 못 찍고 밧데리가 방전되어 버린 것이다. 아들도 캠코더로 촬영을 잠시 하더니 밧데리가 나가 버렸다는 것이다. 메모리스틱으로 몇커트 찍다. 캠코더는 예비 밧데리를 준비 했기에 바꿔 끼웠다. 그러나 그 밧데리도 몇분만에 방전되어 버리다. 다른 사람들은 디카로 다들 잘 찍는데 우리 디카와 캠코더만 방전된 이유는 대피소를 출발 하면서부터 1시간 가량을 추위에 노출시켰기 때문인 것 같다. 옷속에 품고있다 천왕봉에 도착하여 사용했더라면 괜찮았을지 모르는데. 아쉽다. 천왕봉의 경관을 담기 위해 2kg가까이 되는 캠코더와 3삼각대를 갖고 왔건만 막상 천왕봉에 와서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파노라마사진 편집요령과 태그방법까지 익혔건만. 할 수 없이 내 핸드폰카메라로 찍다. 아들 핸드폰은 어제 대피소도착전 밧데리가 나가 버렸다. 다기능 핸드폰은 의외로 비상시 유용하게 쓰이게 된다. 몇 달전 하산시간이 늦어져 해드램프 밧데리가 나가버려 핸드폰의 플래시 기능에 의지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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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왕봉 정상에서 중산리 방향을 내려본 모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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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왕봉 정상에서 중산리 방향을 내려본 모습2

▶천왕봉정상에는 10여분을 머무르다. 내뿜는 입김이 얼어버린다. 천왕봉 정상을 떠나기가 아쉽다. 그러나 천왕봉 어디 가지 않고 항상 이 자리에 있을 것이니 다시 찾으면 된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하산 방향을 잡다. 대원사갈림길표지판에서 중산리방향 내리막길은 상당히 가파른 비탈길이다. 자일이 길게 늘어져 있다. 아이젠을 부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려오면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다. 대학생인 듯 한데 나무지팡이에 의지하여 절뚝거리며 내려간다. 일행인 친구는 앞서 내려서서 절뚝이며 내려오는 친구를 안스러이 바라보고 있다. 다리근육통으로 보인다. 매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저 상태로 5km가 넘는 중산리매표소까지 어떻게 내려갈까. 걱정이 된다. 면바지를 입고 있기에 내의는 입었느냐, 무슨 내의냐고 물으니 면내의를 입고 있단다. 그래서 면내의가 원인인 것 같다고 하자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등산입문서에는 좌우당간 면내의는 물론 청바지를 절대 입지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우리도 이번 지리산입산에 대비해 헐렁한 기능성 내의를 사 입었더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다음부터는 꼭 스팬바지를 입으라고 권하고 앞서 내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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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산리를 향해 내려오며 내려오며1_저멀리가 왕시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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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산리를 향해 내려오며2_삼신봉 방향

▶하산길에 펼쳐지는 경관들이 정말 대단하다. 이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함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360도 파노라마를 찍으면 얼마나 멋 있을까. 다음부터는 밧데리관리를 철저히 관리 해야 겠다. 그리고 당장 여분 밧데리를 하나 더 구입해야 겠다. 3인의 산님이 오르고 있다. 별로 지친 모습이 아니다. 로타리대피소에서 1박한 모양이다. 많은 산님들이 오르고 있다. 작은 아이들이 자기 몸집보다 더 큰 배낭을 매고 오르고 있다. 몇 학년이냐고 물으니 중2란다. 뒤에 따르는 아이 셋은 중1이란다. 인솔대장은 앞서 지나친 모양이다. 천왕봉을 거쳐 백무동으로 하산할 예정이란다. 개선문(해발1,700m) 도착_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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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계사입구를 지나 로타리대피소에 도착_09:17. 식수는 법계사 경내로 들어가면 있다고 하여 발걸음을 되돌려 법계사 경내로 들어갔다가 정진분위기를 해칠 것 같아 발걸음을 다시 되돌려 내려오다. 대피소에서 식수와 음료수를 하나씩 사서 마시다. 표지판 좌측은 순두류 자연학습원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우측 중산리방향으로 향하다. 좁은 등로가 잠시 지체될 정도로 단체 등산객들이 오르고 있다. 망바위(해발1,068m)를 지나다_10:08. 칼바위아지트표지판_11:11을 지나 칼바위에 도착_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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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색빛을 띠고 있는 계곡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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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눈 쌓인 천왕봉

칼바위를 지나 이어지는 계곡물은 신비스런 옥색빛을 띠고 바닥을 드어낸 채 흐르고 있다. 옷을 벗어던지고 몸을 담그고 싶다. 야영장, 허만수추모비를 지나고, 다리를 건너며 뒤를 돌아보니 다른 봉우리는 눈이 없고 천왕봉만 눈에 쌓여있는 모습이 선명하다. 중산리매표소에 도착_12:04. 버스종점을 물으니 10분정도 내려가란다. 20여분만에 종점에 도착하여 종점 기사식당에서 순두부를 먹다. 진주행버스 13:05 출발.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버스요금 4,300원)_14:20. 택시를 타고 진주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택시요금 2,000원)_14:35. 성남(분당)행 고속버스 출발_15:30. 성남고속버스터미널(분당)에 도착(버스요금15,300원)_19:10.

▶낙수
나보다 늦을 지리산초행산님을 위해 일부러 주절주절 자세히 산행기를 썼다. 산행을 시작하기는 작년 늦가을이다. 채 5개월이 안 된다. 산을 찾으면 무념무상에 잠길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주로 아내나 아들 아니면 나홀로 산행을 한다. 산을 만나면 가슴에 이는 화가 사그라진다. 왕년에 한 가닥 하지 않은 장부가 어디 있겠냐 마는 나도 젊었을 때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다. 지리산입산을 결정하면서 가장 주저했던 것이 체력이었다. 원래는 서울 인근산을 찾으며 체력을 다져 여름휴가때 입산하려 했던 것인데 아무래도 나이가 조금이라도 더 들기 전에 마음 먹었을 때 즉각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 결행을 하였다. 더욱이 겨울산행이 4계절 산행중 으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스럽게 하늘이 도와 날씨도 좋았고 입산코스도 잘 선택한 것 같다. 그리고 산행중 지나쳐 오가는 산님들이 있었기에 그들과의 교감도 큰 힘이 되었다. 스토브등 취사용도구, 도이터35+10L배낭, 방한방풍의류, 아이젠, 스패츠, 바라크라바, 손난로 등 겨울숙박산행에 필요한 아웃용품을 불과 입산 2~7일을 앞두고 구입을 하였다. 침낭도 사려했으나 배낭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 포기하고 옷을 껴입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새벽에 일어나 집밖에서 스토브로 밥짓는 연습을 하고 한국의산하 등 인터넷사이트에서 지리산산행기를 날밤새는지 모르게 읽었다. 등산입문서 겨울산행부분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었다. 작년말부터 금년초사이의 지리산 산행기가 실린 월간잡지를 사서 서너 번을 읽었다. 주방저울을 사고 식품영양관련 사이트를 뒤져 산행식단을 짜고 열량계산을 했다. 출발 3일전부터는 일기예보를 매일 확인하였다. 딸아이 말마따나 1박2일간의 산행준비치고는 히말라야 가듯이 지나칠 정도로 부산을 떤 것 같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1박2일이 성공적이어야 2박3일, 3박4일도 성공할 수 있다. 여유있고 남는 준비가 준비 못해 쩔쩔매는 것보다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편으로는 앞으로 이어질 장기산행, 가능하다면 백두대간 종주에 많은 참고가 되리라고 판단된다. 목표달성도 중요하지만 첫째는 안전한 산행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렇게 준비를 했는데도 다녀온 후 양손 열 손가락에 동상기가 있어 옷자크를 올리거나 핸드폰번호 누르는 것도 힘들다. 일요일에 동네병원에 들리다. 주사를 두대나 맞았다. 아직도 주사부위가 뜨끔거린다. 연고를 바르면서 40℃ 더운 물로 한번에 4~5회씩 하루에 3번씩 찜질을 하다. 통증이 어느정도 가라앉아 어제 3월1일 저녁부터 노트북자판을 두들겨 산행기를 쓰다. 요컨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을 출발하여 몸 성히 무사하게 다시 집에 도착해야 그 산행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산님들의 즐거운 산행,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며 두서 없는 산행기를 마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03월 02일
구름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