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 악 산 ( 1288 m ) - 겨울의 끝자락은 어떤 모습일까 ?

 

강원 원주시 소초면.
교 통 편 : 청량리역(열차)-원주역 하차-구룡사행 (시내버스 41번)
산행구간 : 매표소-구룡사-세렴폭포-사다리병창-비로봉-사거리-계곡-세렴폭포-매표소.
산행거리 : 약 11.5 Km. 산행시간 : 약 5 시간

 

일찍이 동악 명산이라 일컬으며 차령산맥의 끝자락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 북으로 뻗어 내린 1천 여

미터의 고봉들이 연이어 솟구쳐 고산다운 면모를 갖추고 14 Km에 이르는 장대한 산줄기가 주 능선

양쪽으로 깊은 골이 부채 살처럼 퍼져 산맥을 이루는 치 악 산.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이 붉게 물들어 적악산이라 불리기도 하고 남대봉 아래 상원사에 얽힌 구렁

이 와 꿩의 보은으로 인한 전설에 연유하여 꿩 "치" 자를 써서 치악이라 불리우며 "치가 떨리고 악이

바치는 산"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웅장하고 험하다는 산.

 

겨울의 끝자락은 어떤 모습일까 싶은 광복60주년을 맞이하는 삼일절 아침. 무작정 배낭을 둘러메고

어딘가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계획도 없이 청량리 역에서 강릉행 무궁화 열차를 타고  차창 밖으로

스며드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먼 듯 가깝게 느껴지는 원주 역에 내려

 

예전에 다니던 습관대로 시내버스를 이용 구룡사 입구에 도착하여 매표소를 지나 구룡교를 건너 금

강송 숲속 길을 따라 오르는 우측 길옆으로 푸르른 조릿대 나무가 눈 속에 묻혀있고 좌측에 얼어 붙

어 있는 계곡이 아직 겨울의 흔적으로 비쳐지는 듯 싶은 원통 문을 벗어나

 

아침부터 울려 퍼지는 구룡사의 불경소리와 함께 계곡의 쌓인 눈을 바라보며 얼어있는 구룡 폭포와

용소를 지나 눈으로 덮여있는 길을 따라 가는 동안 야영장을 지나면서부터 빙판을 이루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어느덧 세렴폭포 입구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서성이는데 

 

휴일을 맞아 단체로 눈 구경을 온 초등생에서부터 중고생까지 약15명 정도 인원이 운동화에 아이젠

도 없이 평상복 차림으로 정상까지 가겠다고 철다리를 건너 사다리병창 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을 따

라 오르는데 오히려 인솔자가 더 아이들을 부추기며 오르는 것이 아닌가 ?

 

어이없는 마음에 뒤따라 오르며 인솔자에게 돌아 내려가라고 타이르니 아이들이 더 아우성 인 것을

보며 능선을 따라 한 계단씩 오르는 동안 가뿐 숨을 몰아쉬며 오르고 또 다시 쉬엄쉬엄 가파른 능선

을 계속 올라야하는 능선에 쌓인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오르면서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 오르니 평상복 차림의 가족들이 운동화에 아이젠도 없이 오르고  또 다른

사람들도 자주 눈에 보이는 것이 공휴일을 즐기려는 마음으로 만 나선 것이기에 숲길 능선을 사전

초입에서 통제를 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였으면 하는 바램인데

 

사다리병창 의 위험한 칼바위능선을 쇠줄에 의지하고 한숨을 돌리기 위하여 잠시 암능선 바위에 올

라 휴식을 취하며 주위 설경을 바라보면서 피곤한 몸과 마음의 피로를 잊으며 눈길 산행이 쉽지만은

않은 듯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오르는

 

가파른 눈길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줄을 잡고 오르기도 하고 더욱 조심하며 오르면서 1170 고지까

지 이르니 초입에서 올려다보던 높은 산세가 어느덧 발아래 놓여있고 웅장하게 펼쳐진 산줄기를 따

라 수놓은 은백색의 설경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다.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을 오르는데 저만치 돌탑이 마중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수많은 등산객

들로 인하여 각기 놓여있는 세 개의 돌탑을 에워싸고 있는가 하면 정상 표지석 에도 흔적을 남기려

는 등산객들이 서로 먼저 차지하려고 북적이는 한켠에 머물러 서서

 

주위를 살피니 흰눈을 쓰고있는 능선을 따라 북으로 천지봉 .매화산이 가까이 다가서 있고 남으로

길게 뻗어져 내린 향로봉. 남대봉 과 주위에 크고 작은 봉우리가 산줄기를 따라 원주시 동쪽을 병풍

두르듯 가로막고 서서 웅장함을 보이는 듯 싶은 정상에 멈추어

 

검은 대리석 정상 표지석 -비로봉1288 m- 앞에서 흔적을 남기고 돌탑주위에서도 몇장의 흔적을 대

신하고 초봄 날씨같이 따스하고 바람 한점 없는 양지바른 정상 바위 밑에 앉아 홀로 마주하는 따끈

한 컵 라면과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으로 산행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정상에서 한참을 머물고 돌아 내려서는 나무계단은 눈속에 묻혀 흔적만 보일뿐 약수 사거리 안부에

서 입석대로 가려던 발길을 돌려 눈이 많이 쌓여 있을 계곡 길로 내려서는데 이곳 하산길 초입 계단

도 많은 눈에 묻혀 오히려 조심스럽게 내려서는데

 

길목마다 수북히 쌓인 눈이 오히려 안전 산행 길을 만들어 주어 큰 걱정을 하던 마음이 기우였음을

느끼게 하는 감사함으로 내려서는 푹신한 눈길 위에 줄지어 늘어서서 엉덩이 썰매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이 즐거움보다는 왠지 불안하게만 느껴지는 계곡에 도사리고 있는 

 

눈속에 묻혀있는 바위가 자칯 위험이 따를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내려서면서 기대하던 눈

꽃은 볼수 없었지만 바위에 갖가지 모양으로 연출하고 있는 계곡의 아름다움을 마음껐 만끽하며 스

키 를 타듯 내려서는 동안 가끔씩 빙벽을 이루는 빙판을 지나기도 하고

 

눈 속 바위 밑으로 흐르는 차디찬 계곡 물에 마음을 씻어내듯 마지막 겨울의 눈속 산행에 흠뻑 취해

한참을 내려서며 계곡을 벗어나 사다리병창 입구 철다리를 건너서 세렴폭포로 발길을 돌리는 여유

있는 시간을 빙벽을 이루고 있는 폭포에서 다시 한번 흔적을 남기고

 

숲길을 따라 내려서는 길목마다 빙판을 이루던 아침과 달리 따사로운 봄의 햇살을 받은 듯 땅을 적

시며 질퍽이고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 녹아 내리는 물소리는 더욱 요란하게 흘러내리며 구룡 계곡

겨울의 끝자락은 이러한 모습으로 성큼 봄의 길목으로 다가서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