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휘날이는 백운대 태극기, 서리꽃이 2017년 마지막을 장식한다-




북한산(백운대)에서 서리꽃 잔치로 2017년을 피날레 한다


2017092042호          2017-12-31()


자리한 곳 : 서울 도봉, 은평, 종로, 경기 고양시

지나온 길 : 북한산우이역-선운교-하루재-백운산장-백운봉암문-백운대-하루재-도선사입구-도선사도로-우이역

거리및시간: 4시간 37(13:17~17:54) : 8.4km

함께한 이 : 계백 혼자서

산행 날씨 : 맑음


해넘이도 보고 북한산신령님도 배알하는 일석이조 산행

마침내 2017년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금년 삼백예순다섯 날을 개인적으로 정말로 힘들었다. 30년이 넘은 세월동안 부부라는 이름으로 가정을 이루고, 한미한 집안의 종부로 조상님은 물론이고 노부모님을 봉양했고, 가문이 대를 잇도록 아들, 딸을 낳아 길러 사회로 내보냈으며, 매일아침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챙겨주던 집식구가, 더위가 기승이던 三伏(삼복)기간 어느 날, 한마디 말조차 남기지 못하고, 홀연히 하늘의 부름으로 떠나가던 날 충격으로 숨이 막혔지만, 아직 미혼인 자녀들의 격려와 부자간인란 천륜이라 다독여준 사랑으로 용기를 얻어,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시련을 참아내고, 희망의 끝자락을 움켜잡고 슬픔을 삭히며 내 인생의 밑거름이 되는 과정이라 믿기고 살았다. 나의 수호신이나 다름없는 북한산(백운대)신령님을 배알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며 ,해넘이까지 보고오려고 시간을 조정 한다.



-산행 들머리인 선운교에서 하루재까지 풍경-


희고 깨끗한 눈을 뒤집어 쓴 북한산의 인수봉 풍경이 환상적이다.

산행은 눈으로 보는 것과 입으로 먹는 것, 가슴으로 느끼는 것 그리고 고단한 삶이 포함된 마음의 종합비타민제로 나에겐 의미가 크며, 배낭속의 도시락은 보통 사람들이나 일반 가정에서는 먹어보기 어려운 자신만의 노하우로 간편하고 특이한 재료들로 준비하기에 영양과 맛을 탐하거나 평가 할 수 없다.  배고픔에서 벗어나려는 단순한 이유뿐이며, 오직 움직이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면 산행이 얼마나 삭막하겠나? 하지만 배부른 돼지에게는 꿈이 없다지 않는가? 그러나 허기가 심하면 걸을 수가 없으니, 조금 모자람이 넘치는 것보다는 좋다는 생각으로 소식한다. 일주일전에 우이경전철 고장으로 연기했던 북한산행을 우이역에서 산행을 시작한다.(13:27)

도선사 능선에 올라서자 응달진 곳이 많은 곳이라 얼마 전에 내렸던 눈이 고스란히 쌓여 얼어붙어 반들반들 빙판을 이루고 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조심해서 하루재를 넘어서 백운산장에서 따뜻한 커피한잔과 과자부스러기로 점심을 때우는 사이에도 서울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며 수도(서울)의 주산인 백운대(836m)에서 의미를 부여하며 한해를 마감하려는 산객들의 행렬로 줄을 잇는다.



-산악구조대에서 백운산장 까지의 겨울풍경-


시작과 끝은 백지 한 장 차이로 반대로 돌아서면 끝이 곧 시작으로 바뀐다.

온천지가 하얀 눈이 두텁게 쌓여있는 가파른 바윗길을 숨을 헐떡거리며 백운봉암문을 경유해, 백운대 정상의 너른 바위에 올라서니 멋진 상고대가 찾아주고 살펴주어 고맙다는 미소로 반갑게 인사말을 전해온다.  3.1운동 암각문뒤 하얗게 쌓인 백설이 햇볕을 받아 반짝거리는 백운대정상석의 태극기가 아무도 없는 허공위로 힘차게 바람에 펄럭이는 풍경에서 어쩐지 외로움이 묻어난다.(16:06)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백운대산신령님을 배알하고 가슴에 품고 있던 소원들이 내년에는 꼭 이루어지도록 살펴 성취하도록 도와주십사 경건한 마음으로 간청 올린다. 오늘이 2017년 마지막 날이지만 보는 위치에 따라서는 시작과 끝은 백지 한장 차이로 반대로 돌아서면 끝이 곧 시작으로 바뀌지 않는가?  이쯤해서 이해인 수녀님의 시 한수로 2017년도를 피날레 해야 할 시간이란 생각이 든다.




-백운대 정상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설경과 서리꽃-


송년의 시


이 해인 수녀님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치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 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정상을 혼자서 독차지하고 있음에 샘났던지, 한 무리의 산객들이 왁자지껄 몰려들며 모처럼만에 얻은 명상을 훼방 놓는다. 그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하산하다 백운대 마당바위 양지바른 눈 위에 앉아있는 고양이 3마리를 만났는데, 가까이 다가서도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일몰시간이 임박해 서부능선을 종주하려면 시간상으로 야간산행이 필수이며, 오늘밤(23)에 남해안으로 무박 새해(해돋이) 산행을 약속한 처지라 무리하기 보다는 코스를 도선사로 변경해 원점회귀로 단축 하산해 안전하게 우이역에서 귀가해야 순서라 생각되어 족두리봉에서 해넘이를 봐야겠다는 욕심을 접고 하산을 서두르다 인수봉으로 시선을 돌리자 화강암 꼭대기 안부에 주황색 텐트가 설치됐고 주변에서 사람들이 움직임이 보이니 아마도 새해 특별한 일출을 기획한 바위꾼의 멋진 꿈과 기대가 나에도 전해온다.



-북한산 정상에서 하산하며 만난 풍경-


에필로그

2017년 올 한해도 개인적으론 말로 표현하기 어렵도록 참담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감사한 일도 많았다 믿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보내주신 아낌없는 성원에 감사드리오며 2018년 새해 복 많으 받으시고 '여러분의 가정이 편안하시고, 소원성취하시길 기원하옵니다. 새해에는 새마음 새모습으로 새롭게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을찾아서~


2018-01-08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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