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갈미봉539.9m (호남03:신전리재~쑥재)

1:25,000지형도= 원천. 관촌

2004년 10월 25일 일요일 맑음(1.2~21.2도)   일출몰06:45~17:44

코스: 신전마을11:30<1.5km>신전리재12:00<2.3km>황산재13:00<2.2km>박이뫼산13:30<2.2km>슬치재14:10<3.7km>장치15:30<1.5km>갈미봉16:10<2.2km>쑥재16:50<2.8km>내애리17:30

[도상18.4km/ 6시간 소요]

개념도    개념도
 

개요: 전라북도 임실군 관촌면의 신전마을에서 신전리재로 올라 완주군 상관면과의 군계선따라 남진하다가 섬진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인 17번국도상의 슬치휴게소를 지나치면서부턴...!

임실군 신덕면과 완주군 상관면의 군계선으로 갈아타고 상관면의 내애리로 내려서는 이번구간의 최고봉은 갈미봉(539.9m)이다.

463m봉 아래서 본 갈미봉    463m봉 아래서 본 갈미봉
 

삼각점이 박혀있는 널찍한 헬기장에 서면 계곡속에 숨겨진 육군제6탄약창의 막사와 병사는 보이질 않는다.

그렇지만 유심히 살피면 잡목을 깨끗이 밀어부친 군 시설물?이 보이고 S자로 휘어지는 호남정맥의 산자락에 기대어 사는 산골마을들이 아련한데, 가는길은 편안하다.

갈미봉 아래의 상관면 용암리    갈미봉 아래의 상관면 용암리
 

도상거리가 18.4km임에도 불구하고 6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는 이번 코스는 파워워킹하는 기분으로 걸어도 힘든 줄 모르는, 임도 발달된 야산구간이다.

이번코스 임실군쪽으로 흘러내린 물들은 섬진강따라 남해로 빠지고, 완주군쪽의 물들은 전주천따라 만경강으로 가서 군산앞바다의 서해로 스며든다.

만경강과 섬진강의 분수령 슬치 휴게소    만경강과 섬진강의 분수령 슬치 휴게소
 

가는길: 신전리재에서 480m봉으로 올라서면 산길은 갑자기 왼쪽(동남방향)으로 휘어지며 급비탈을 내려서게 된다. 완만한 능선길이 반시간동안 이어지는데 특이하게도 산초나무가 계속 나타난다.

중도에 삼거리가 하나 나타나지만 무시하고 계속 진행방향으로 남진해 나아가면 야산 밭뚝과 무덤들이 연이어 모습을 드러낸다.

황산재  황산재 
 

비좁던 오솔길도 황산재를 넘어가면 쉬어가기 좋은 무덤 두곳 더 나타난다. 그때부턴 널찍한 경운기길이 이어지다가 그마저 포장길로 바뀌면서 박이뫼산 초입까지 계속된다.

박이뫼산은 분수령 기준으로 봤을 때 별도로 떨어진 야산에 불과해서 아무런 의미도 부여할 수가 없다. 그냥 우회로따라 내려가면 임실~완주간의 17번국도로 내려서게 된다.

17번국도와 박이뫼산    17번국도와 박이뫼산
 

국도를 건너 선 슬치마을에선 슬치휴게소 앞에서 20여m높이의 [실치재동물이동로] 터널이 설치된 745번 지방도를 따라가는게 편안하다.

슬치마을회관 뒤로해서 정맥 날등을 고집할 수도 있으나 그 길은 작물재배단지로 조성 되 있어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도 있고...! 해서 굳이 산길을 고집하겠다면 도로변의 밭뚝을 이용하면 실치재로 연결된다.  

실치재에서 돌아본 슬치마을    실치재에서 돌아본 슬치마을
 

실치재에서 416m봉까진 동쪽으론 잣나무가, 서쪽으론 낙엽송이 즐비한데, 최근에 날등따라 산판길을 잘 닦아 놓았다.

이후론 상수리나무가 주종을 이룬 오솔길이 시야를 가리다가 468m봉에서 내려서면 장치 이후의 갈미봉과 지그재그로 이어가는 정맥길이 확연하다. 첩첩산릉에 가린 전주시가지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실치재에서 본 진행방향의 468m봉    실치재에서 본 진행방향의 468m봉
 

468m봉에서 장치 가는 길섶엔 수풀에 뒤덮힌 산불감시초소가 있어 그 용도가 의심스럽고, 가끔씩은 출입을 통제하는 [폭발물처리장]경고판이 있어도 군 시설물이라던가 초병은 만나기 어렵다.

그러다가 갈미봉 정상에 서면 헬기장의 무성한 억새주위로 떡갈나무들이 빙 둘러 서 있어 먼 곳까진 조망하기가 힘들다.   

갈미봉정상    갈미봉정상
 

이어지는 하산길엔 군부대가 일반인의 접근을 막으려는 듯, 벌초된 방화선이 길게 늘어지다가 다시금 오솔길 숲속으로 접어든다.

맞은편의 봉우리로 올라서면 서쪽의 488m봉쪽으로 날등길이 살아나가기 때문에 여기선 각별히 조심을 해야한다. 정맥길은 갑자기 동쪽으로 한번 휘어지기 때문이다. 쑥치에 도착하면 포장길은 잘 나 있어도 대형버스는 올라올 수가 없다.

하산지점의 내애리마을    하산지점의 내애리마을
 

산행후기: 신전리재 올라가는 야산엔 스틱으로 톡! 건드리면 잘 익은 홍시가 털버덕~! 떨어져 두어개만 줏어 먹어도 배가 불러왔다.

480m봉을 급하게 내려서자 산초나무 가시밭길에서 삼거리가 나타나자 선두팀은 몇 년전에 여기서 한동안 해맸던 지역이라면서도 오늘 역시 한동안 해매고 있다. 그냥 나침반 따라서 남진하면 될 것을...! 갈레길로 되돌아 와 진행방향으로 내려간다.

오름길의 작살나무열매    오름길의 작살나무열매
 

황산재를 넘어서자 널찍한 봉분옆에서 후미팀이 식사를 하고 있고, 언덕을 넘어서자 또 다른 봉분옆에서 선두팀이 막걸리 한잔 하고 가란다. 그야^^, 뿌리칠 수가 없지^^*

배추잎하나 된장 쿡! 찍어먹곤 안면몰수하고 그들 곁을 떠난다. 계획된 도상거리가 18.4km이므로 한발 먼저 나서야 예쁜 사진 몇장이라도 더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이뫼산 우회로의 용담    박이뫼산 우회로의 용담
 

박이뫼산 직전에서 선두 대장보다 앞서온 두 분이 추월해 가길레, 박이뫼산은 생략해야겠다니까, 그럴 순 없다며 부지런히 앞동산을 향하여 올라간다.

사실 정맥길은 그 곳을 생략한 체, 슬치마을쪽으로 산길이 잘 나 있었다. 17번 국도로 내려서자 선두팀이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한다. 그 분들과 합세하여 슬치고개를 향하지만, 수확 끝난 밭고랑엔 대체작물을 심으려는지 정비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몇 분과 함께 745번 지방도 따라 올라가기 시작한다.

댕댕이덩굴 열매    댕댕이덩굴 열매
 

고성의 관문처럼 우뚝한 [실치동물이동로]위로 올라서자 슬치마을 뒤편의 박이뫼산을 끝으로 지나온 정맥길이 오롯이 떠 오른다. 마을 이름은 슬치인데, 왜 이곳은 실치재라고 했을까? 의문이 남는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남쪽관문이 있었다는 남관, 윗쪽 관문의 상관이 있어, 이 곳을 뚫지 못한 일본군은 곰치재를 공략했던 것으로 유추해 보지만, 왜 이 곳의 지명이 거문고고개(瑟峙)인지는 알 길이 없다.

쥐똥나무 열매   쥐똥나무 열매 
 

지금껏 남진해 온 정맥길이 여기서부턴 신덕면과 상관면의 경계선 따라 북상하기 시작한다. 선답자들은 고생이 많았다지만 지금은 널널한 산판도로를 따른다.

416m봉을 넘어선 오솔길 역시 수월하기는 마찬가지고, 단풍나무가 희귀한 반면, 키큰 참나무 수종들 아래론 그들 색깔과 비슷한 누우런 싸리나무와 생강나무가 바탕색으로 깔려서 산색은 온통 황금색이다

싸리나무    싸리나무
 

468m봉에 도달할 즈음해서 아까 박이뫼산으로 향했던 두 분이 올라오고 있다. 그들은 박이뫼산을 끝까지 타고 17번국도에서 계곡에 맞닥뜨리자 한참을 거슬러 올라온 모양이다.

선두팀이 쉬었다 간 468m봉에서 합세한 중간팀들과 함께 장치를 향하는데, 예전엔 못보고 지나쳤던 꾸지뽕 열매를 발견하게 된다. 맛은 별로 없지만 누군가, 저걸로 술 담궈 먹으면 간에 좋다고 하자 호기심어린 손길들이 분주하다.

꾸지뽕 열매    꾸지뽕 열매
 

[육군]세멘트구조물이 듬성듬성한 산길을 거슬러 갈미봉(葛尾峰539.9m)에 섰지만 이 산 전체를 통틀어 칡넝쿨은 커녕 칡 꼬리도 못봤다. 칡 꼬리가 있는 봉우리란 뜻의 갈미봉 정상엔 억새만이 무성하고 삼각점 하나 달랑하다.

갈미봉 아래 방화선따라 올라 선, 다음 봉우리에선 갑자기 오른쪽으로 등로가 꺾이며 떨어지는데, 서쪽의 488m봉으론 오히려 날등이 살아나가고 있다.

하산길능선의 단풍나무    하산길능선의 단풍나무
 

지도를 펼쳐들고 확인하던차에 쑥치에서 내애리 가는 길은 포장도로임을 알아채고 몇분이서 숙의한 끝에, 지루할지도 모를 그 길을 피해서 바로 곁의 지능선따라 내려가 보자는 쪽으로 합의를 본다.  

중간대장께 양해를 구하고 내려가는 신비의 능선길은 감탄의 연속이다. 지금껏 숨겨져 있던 단풍나무가 석양에 여과된 눈부심의 극치를 보여주고 아무도 밟지 않은 낙엽의 바스락거림은 첫눈을 밟아보는 경험에 비길 바 아니다.

내애리마을의 다알리아    내애리마을의 다알리아
 

탄성과 괴성을 쏟아내며 내려선 계곡엔 옛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고, 수풀속의 천남성열매는 화려하기 그지없는데. 홍시가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는 너무도 서정적이다.

이윽고 내애리마을 최상단에 도착하자 길섶의 다알리아는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건만, 바로 곁의 늦은 애호박꽃은 너무도 순진하다.

철늦은 애호박꽃   철늦은 애호박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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