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리 산 ( 1915.4 m ) - "천 주" 라 불리는 제 1 영봉 천 왕 봉.

경남 함양. 산청. 하동. 전남 구례. 전북 남원.
산행구간 : 중산리-칼바위-법계사(로타리산장)-개선문-천왕봉-중봉-써리봉-치밭목산장-
무제치기 폭포-유평리-대원사
산행시간 : 약 11 시간 ( 산행거리 : 약 19 Km )

아래로 땅을 누르고 위로는 하늘을 찌를 듯.
민족 신앙의 영지이며 예로부터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의 하나로 불리며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도전해 보고 싶은 산.
어리섞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 해서 불리어진 지 리 산 .

광대하게 펼쳐진 산자락과 여인네들의 치마주름처럼 휘감아 도는 주능선을 따라 1500m급
고산준령이 10여 개에 이르는 지리 영봉의 제1봉 천왕봉을 오르는 최단거리 길.
백두대간의 시발점이자 남쪽 끝자락인 중산리로 향하고 있는 가을의 끝자락.
지금쯤 지리산의 가을은 어떤 모습일까 ?

기대감으로 밤새 달려온 중산리의 새벽은 많은 등산객들의 웅성거림으로 문이 열리지 않은
매표소 앞에서 산행을 위한 준비를 마친후 어두움 속에 서성거리는 새벽 4 시.
이시각에 입장이 허용되면서 줄지어 오르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재촉하듯 빠르게 오르는
성급함이 정상의 일출을 보기 위함인 듯 싶은데 뒤떨어 지지않으려는 욕심으로

가파른 길을 바삐 움직이는 이 순간만큼은 다 같은 마음으로 오른다 싶어 하늘을 올려다
보니 어두움 속에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며 희망을 안겨주듯 밝게 빛나고
가뿐숨을 몰아쉬며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는 동안 랜턴 불빛 사이로 비쳐지는 밑기지 않은
전설을 간직하고 서있는 칼바위가 예전 그 모습대로 마중하고 있다.

흙에 패어 튀어나온 크고 작은 바위사이를 딛고 오르고 계곡의 출렁다리를 건너 급경사길
을 오르다 너덜지대를 지나기도 하는 동안 로타리 산장에서 넘쳐나는 식수로 목을 축이고
신라 진흥왕 때 세워 졌다는 우리나라 절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법계사(1450m) 입구를
지나 망바위에 올라서니 희미하게 주위 산세가 보이는 듯

어두움이 걷히기 시작하며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서 일출을 보려는 욕심으로 숨가뿌게
바쁜 걸음을 재촉 하지만 무거운 발걸음은 여명이 밝아오며 붉게 물들이며 선을 그어놓듯
퍼져나는 신비로움에 개선문을 오르기 전 마지막 계단의 전망대에 멈추어서 많은 등산객
과 함께 태양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시각- 0 6 : 3 0.

삼대에 걸쳐 덕을 쌓아야만 볼수 있다는 천왕봉의 일출을 정상은 아니지만 가까이서
볼수 있었다는 감격의 기쁨을 맛보며 새날을 맞이하는 상쾌함으로 개선문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으로 이제는 낙엽이 되어 떨어져버린 활엽수 와 어울려 푸르름이 돋보이는
구상나무 사잇길 에 흘러내릴 듯 싶은 급경사 마지막 암석 길을 오르고 있다.

예로부터 하늘을 바치는 기둥이란 의미로 풀이해 "천 주"라 불리우는 지리영봉 천 왕 봉.
타원형 둥근 표지석에 새겨진 천왕봉 (1915.4 m) 이 마중하는 정상에 올라 기념 사진으로
흔적을 남기고 주위 산세를 둘러보며 맑은 날씨 덕에 웅장하기 이를데 없는 광활한 산세
에 감탄하고 남해바다와 광양만 일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서는 동안

중봉으로 가기 위하여 돌아서야 하는 아쉬움으로 비탈진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다시
또 오르면서 정상의 모습을 눈 마중하는 사이 고즈녁한 자세로 흙에 묻혀있는 그리 넓지
않은 봉우리 위에 중 봉(1875 m) 표지석이 제2 봉우리에 걸맞지 않게 조금은 초라해
보이지만 조망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중봉 정상에서 라면을 곁들인 아침식사를 즐기고

무박산행의 피로함 마져 능선을 따라 오르는 주위경관에 빼앗겨 버리듯 멀리는 칠선계곡
에 설치된 하늘로 오르는 계단을 바라보고 가까이는 암능 사이로 구상나무와 고목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길을 따라 오르내리는 사이 기복이 심한 능선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써 리 봉(또는 써레봉-1615m)정상에 올라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땀을 흠친다.

이제는 낙엽이 되어 떨어져버린 숲속 길을 따라 치밭목 산장에 도착하여 식수를 보충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려서는 길목으로 형형색색의 낙엽이 길가에 곱게 뿌려져 있고
볼수없다 생각했던 오색 단풍잎이 곱게 물든 숲길을 따라 내려서니 무제치기 폭포 갈림길
에서 잠시 쉬어가게 유혹을 하듯 발길을 멈추어 계곡물에 발을 . . . . .

대원사 길로 내려서는 등산로 길을 덮고있는 조릿대(산죽)나무의 행렬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단풍나무 터널을 지나고 바위 너덜지대를 지나기도 하고 오르내리는 한적하고
지루한 산행이 계속되는 동안 어느새 유평리 마을로 내려서며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을
마음에 묻고 마지막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대원사 계곡 을 벗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