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4.10.24(일요일)

인원 : Me & My Wife

날씨 : 아주 맑음

[산행코스 ]

동산파출소(계원사)→408봉→556봉→구절산(750)→성골마루→세목현→연엽산(850)→왁박골→저수지→원창 정류장

구간별 거리및 소요시간 :

아침 8:30분 후평동 출발 동산행 버스를 집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오지를 않는다. 할 수없이 아내 차를 타고 동산면 파출소 앞에 가서 주차할 곳을 기웃대다 계원사 바로 위 폐도에 주차하고는 계원사로 들머리를 잡는다.

 

10:00 계원사

작년에 준공된 조그만 절이다. 매일 출근길에 지나치는 곳이다. 요사체하고 대웅전, 그리고 삼신당 하나뿐이 조그만 절이지만 가을 풍광에 고요하니 아름답다. 차 길이 요란스럽다만 이런 곳에 자그마한 집짓고 살고지고 싶단 생각을 해본다.

대웅전 뒷길을 올라 묘로 가는 길이 이어지고 마지막 묘를 지나서는 방화선 공사를 한것도 아닐텐데 폭넓게 풀깍기 작업이 되어 능선까지 어려움이 없다. 10여분을 오르니 능선이다.

 

10:40 408봉

오름길에 계속해서 지능선이 있다. 구절산 연엽산이 왼쪽으로 있으니 크게 시계반대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면 문제없을 듯하다. 워낙에 인적 드문 산이라 아내하고 둘만 호젓할 줄 알았는데 대구에서 바우산악회 팀이 등반중이라 끝날때까지 서로 지나친다. 그 팀 아니었다면 하루 종일 달랑 우리 부부만이었을 게다.

 

11:10 첫 번째 임도

능선에 올라서도 길을 찾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좌측으로 구절산과 연엽산의 전망이 터진다. 우합류 산길 좌측의 내리막이 있지만은 그냥 직진만 하면 별 문제는 없다. 주 능선에 올라서서 한참을 가다보니 갑자기 앞이 확트이면서 헬기장인듯한 넓은 공터와 임도가 나타난다. 100여미터 더 나가서 넓은 터 오른쪽에 등로가 보이고 리본이 매여있다.

육산이다 싶다. 바위는 커녕 돌맹이 하나 없는 산길을 올라 556고지에 도착해서 보니 구절산이 앞에 보인다. 갈색톤으로 어우러진 우뚝한 봉우리에 하얀 너덜지대가 두어군데 쳐다 보인다. 시월초에 갔던 설악 서북능의 너덜지대와 흡사해 새삼스럽다.

 

12:50 구절산

약간의 내림 끝에 본격 오름이 시작된다. 밑에서 봤던 너덜 말고도 돌 천지다. 이제부터는 순 돌산이다. 숲속에 가려진 너덜위에 낙엽이 쌓여 등로도 찾기 어렵고 미끄러워 발에 힘이 많이 든다. 그냥 직진하다 시피 산길을 오른다.

이제 정상이다 싶어 오르고 보니 정상은 아니다. 구절산 첫째 봉우리이고 근처에 쌓아 놓은 돌탑 두 개를 지나 꼭대기에 서니 동서남북 전망이 훤하다. 홍천 가리산 봉우리가 가깝다. 설악에서도 보였을 정도로 이 근방에서 최고봉이자 암봉 생김이 특별해서 이 지역 산을 오를때마다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한다.

대룡산-연엽산-구절산 할 것 없이 아래에서 유순해 보이는 산들이 올라보면 동쪽사면은 급경사 절벽지대다.

앞을 가로막는 능선 절벽을 우회하려 밑으로 한참을 내려와서 다시 너덜강을 건너 요리조리 돌들을 밟으면서 다시 능선길에 붙어 잠깐을 오르니 정상표지가 있다. 스텐으로 만든 구절산 표지기(구절산 760M) 앞에 삼각점이 두 개나 있다.

연엽산이 정면으로 멀리 선명하게 보인다. 식사중인 대구 팀을 지나 연엽산으로 진행한다. 임도가 보이면 내려서서 사곡현 장승있는 곳까지 직진하면 편안할 것을 609고지를 오르고 내려서서, 강대 안내판 쪽으로 내려서서 임도를 걸어도 되는 것을 대구팀 표지기가 산쪽으로 붙어 그 쪽으로 올라 힘도 들고 시간도 20여분 더 걸려서 성곡마루 장승있는곳에 도착. 임도 갈림길에서 우측길로 접어 들어 잠시 내림길을 걸으니 새목현 갈림길, 우측으로 올라서니 갑자기 축구장 만한 헬기장이 훤하고 바로 뒤편에 연엽산이 멋진 모습으로 우뚝하다.

 

15:20 연엽산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려니 생각해서 그런지 힘이 든다. 아내도 지쳐가는지 자꾸만 쉬었다 가잔다. 두어번의 쉼 뒤에 꼭데기에 오르니 태양전지판과 무인중계기가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정상 같은데 정상표시기가 없어 휑하다. 

정상근처에서 하산길을 잘 찾아야 한다. 오름은 별 상관이 없지만 분수령에서 약간의 차이가 아래로 내려오면 커다란 능선이나 계곡하나를 건너 내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산길이 급경사에 꽤나 험하다. 여전히 수북한 낙엽은 발끝 신경을 피곤하게 한다. 저 아래 원창저수지와 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길은 다시 임도로 떨어진다. 대구분들도 그렇구 나도 난감하다. 임도를 따라 좌로 갈찌 우로 갈지를 정해야 하는데 오른쪽 임도는 끝이 보이긴 하지만 너무 멀리 돌아가야하고, 왼쪽은 혹 정상쪽으로 올라가는 길같아서 그렇고,,, 정면 능선으로 붙어 내려가기로 한다.

역시 오른 쪽 사면은 칼로 벤듯한 깍아지른 절벽이고 전체적으로 기우러진 미끄러운 암봉을 밟으며 끝까지 능선을 고집하고 내려선다. 계곡으로 내려선 사람들도 아래쪽에서 거의 비슷하니 만났다.

 

16:10 입산통제소 통문

처음 계획에는 연엽산에서 면내골로 돌아내려오기로 한 것을 임도에서 길을 찾지 못해서 능선으로 내려서다 마지막 출구는 왁박골이 되어 버렸다.

하산길엔 단풍나무가 많았고 곱게 물들어 늦었지만 실컷 단풍구경을 할수 있었다.

저수지에서 철문을 닫고 통제를 하는지라 인적이 없어 물이 그리 맑고 깨끗할 수가 없다.

탁족이라도 하고 갈까 하니 아내는 차량회수도 그렇고 버스시각도 그러니 그냥 가쟎다.

 

16:40 원창리 정류장

삼십여분 시멘트 포장도로를 내려오는데 지루할 것 같은 시간이 금새 지난다. 불긋한 산록과 길가의 갈대 그리고 황혼 이런것들이 주는 눈맛에 지루를 모르고 어느새 원창리 정류장이다. 길을 건너 버스를 삼십여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다시 동산으로 가서 차량을 회수하려던 생각을 취소하고 춘천가는 시내버쓰가 멀리 보이길래 아내하고 길을 건너 버쓰를 타고 집으로 왔다. 내일 아침 홍천 출근 길에 아내를 내려줄테니 차량을 회수해 가라고 했다.

 

후기 :

춘천은 산으로 빙둘러 있다. 언젠가 강원일보에서 춘천 근교 산에대한 안내가 있었다. 그때보고는 매일매일 보이는 지역 산들은 최소한 올라야지 하고 생각을 했다. 그 뒤로,  금병산-대룡산-느랏재 코스하고 삿갓봉-북배산-계관산-삼악산 코스를 다녀봤다. 가끔 가던 마적산-오봉산, 검봉산-봉화산 코스를 더하면 근방의 산은 일주를 한 듯한데, 출근길 옆에 있는 구절산과 연엽산을 봄부터 벼르다 이번에야 볼수 있었다. 산속엔 낙엽이 다 졌지만 나무 끝 잎새들의 마지막 단풍들이 산색을 울긋불긋 물드린 것을 바라보며, 마지막 가을산행을 뿌듯하니 마무리한다. 아내도 힘은 들었지만 벼른던 산행을 마쳤다면서 즐거워 한다.

가을 주말엔 산행하기에도 좋지만 각종 행사가 겹쳐 산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마침 짬이나서 다행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헤매던 등로도 확실히 알아 둘 겸해서 연내골로 올라 연엽산 정상에서 다시 왁박골로 하산하는 길을 알아 두리라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