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산행지 : 북한산 (935.5m) - 서울, 경기도 고양군 일대
2.산행일시: 2004.10.23 .(토)
3.산행코스:  고양군 효자비매표소(10:50)-숨은벽능선-대슬랩우회-
            위문-용암문-대동문-구천계곡-아카데미하우스(18:00) 느린산행

 

요즘은 경기가 경기인지라 일이없다.
토요일 나가서 빈둥빈둥 노느니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 토요일도 업무 접어두고
등산복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웬지 눈치가 보이고 발걸음이 한없이 무겁다. ㅠㅠ
아~ 이래도 되는건가? 먹고 살기 힘든 이불경기에 ....
과감하게 잊어 버리자. 조금 지나면 바뻐질텐데 뭐~ 이렇게 나 자신을 위안 한다

 

지난번 숨은벽을 가까이서 보고싶어 했지만 염초봉으로 잘못들어서 이번엔 가까이서 보기로
마음먹고 매표소 초입에서 남녀 네분의 릿지멤버를 뒤에서 쫒아간다.
30분 정도의 계곡길을 오르면서 남들과 다른 코스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일행중 한명이 갑자기 멈추며 쉬어가자고 한다.
내가 계속 따라오는걸 느겼는지 커피한잔 하고 가라며 커피를 권한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목적지 애기를 하자 대슬랩 까지 동행을 권해 눈치 안보고
함께 하기로 했다. 내가 항상 듣는 애기지만 그분도 워킹겸용릿지화를 권한다.
내 신발은 워킹용이라 신발도 약간 커서 바위 타는데는 약간 위험하다.

 

휴식후 바로 좌측의 바위를 타기로 한단다.
바위가 높은 편이나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공포감이 안들어 쫒아가는데
한 부분은 도저히 손과 발을 집질 못할 것 같다.
옆쪽으로 우회 ^^  옆쪽에는 경사가 완만했으나 바위가 부실해서 돌들이 떨어져 나갔다.
간신히 올라 능선으로 얼굴을 내미니 내 얼굴 앞으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니 웬지 담넘어가다 들킨 기분이 든다.
이런~~~~~ 더 고생만 했구만!! 같이 한 이분들은 완만한 능선을 안타고 계곡에서
바로 바위능선을 탄 것이었으나 여하튼 재미있엇다. ^^

 

그 이후로는 대슬랩까지는 별 어려운 코스가 없었다.
난 숨은벽능선 하면 릿지 하는 사람들만 오르는 능선인줄 알았는데 대슬랩 전까지는
누구든지 오를수 있는 코스라는걸 이제서야 알았다.

 

대슬랩 앞에서 사진 몇장찍고 인수봉 백운대 사이 계곡길로 오른다.
이길은 가파른  계곡길로서 태풍 때문에 그런지 뿌리채 뽑힌 나무들이 많았고
낙석에 위험도 도사려 조심해서 올라야 할 것 같다.

 

인수봉 하강 코스

 

 

위문 통과후 대동문까지 가는 편안한 능선길은 의상능선을 감상하기에도 아주 좋은 코스엿다.

 

 

 

동장대를 바로 지나자 어디서 올라오는지 외국인이 헉헉대며 오른다.
내 앞을 바로 지나간 여자분이 그 외국인이랑 아는 사이인지 인수봉을 가리키며
이인수우봉~~~ 배액운데~~~~~ 하며 꼬부랑 발음을 한다.
그 외국인은 감탄했는지  오우!!~ 예~~~~ 예! 감탄사를 연발한다.
난 씨익 웃으며 더 좋은 곳도 많이 봤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그동안 서울에서 태어나 그것도 북한산 밑에서 자란 나로서는
북한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았음을 반성한다.
얼마나 멎진가? 그만한 수직 암벽이 세계에서 어디 흔한가?
어느 수도에 그만한 능선과 그만한 규모의 산이 있는가?
뒤돌아서며 오랜만에 한국인이람에 보람을 느낀다.

 

느린 산행을 하여 대동문에 이르자 오후 5시다.
구천계곡은 아주 어릴적 외에는 가본 적이 없어 구천계곡으로 내려 간다.
생각보다 구천계곡은 아기자기한 부분이 많았고 나름데로 재미있는 게곡 코스였다.
어느덧 하산길에는 동쪽에 달이 뜨고 바위에 걸터 앉아 오늘 산행의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