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기(두번째 도전) 
 

◦일시 : 2004.10.8~9(1박2일간)  나홀로

◦산행기록 : 영등포출발(10.8, 22:57) ⇒구례구역 도착(10.9, 03:22 )⇒성삼재(04:00)⇒노고단산장(04:40)⇒임걸령샘터(06:00)⇒노루목(06:35) ⇒삼도봉(07:00) ⇒화개재[07:20 도시락으로 아침식사(약 40분소요)]_⇒토끼봉(08:35)⇒연하천산장(10:00)⇒형제봉(11:20)⇒벽소령산장[12:00 점심식사(약 1시간 소요)]⇒선비샘(14:00)⇒세석산장[16;10(30분 휴식)]⇒장터목산장[18:30(1박)]⇒천왕봉[10.10, 04:30~05:30 (10분간 머무름)]⇒장터목산장[06:30 취침 및 아침식사(2시간 30분소요)]⇒장터목→백무동 09:00~11:30

  백무동출발 전주행 버스승차(12:30) - 남원(14:00)에서 직행으로 갈아타고 15:10분 전주 도착

16:00에 출발하는 인천행 고속버스타고  19:40 도착하여 택시타고 집에오니 19:55


 

지난 2월 산행경험도 없는 사람이 혼자서 지리산을 가겠다고 집을 나선 후 성삼재에서 하루반만에 천왕봉에 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억누르며 되돌아오는 차안에서 앞으로는 산행을 자주 해야겠다고 다짐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땐 눈이 무릎까지 쌓인데다가 날씨마저 너무 추워 사방을 전망할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내달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던 것 같아 사실 아찔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이후 눈 녹은 지리산을 한번 더 가보고 싶었건만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아 마음속으로만 그리고 있던차에  토요휴무와 더불어 좋은기회가 찾아왔다.

지리산 종주를 한번 더해봐야지 속으로 다짐하며 생각해본다. 지난번 코스(노고단-천왕봉)를 한번 더 가볼까? 아니면…내친김에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고전종주에 도전해봐?

내심 후자 쪽을 생각하며 시간계산을 해본다. 조금 일찍 서두르면 1박2일도 가능할 것 같고 2박3일이면 여유로울 것 같은데 짐이 문제다.

산에 다니다보면 머리 위까지 올라가는 큰 배낭을 지고 잘도 가시는 분들을 많이 보는데 난 도대체 그 큰 짐을 지고는 도저히 걸을 자신이 없으니…

그렇다면 1박2일로 일단 결정하고 최대한 짐을 줄이기로 생각한다.

대신 오고가는 차편은 야간열차를 이용하면 차안에서 잘 수 있으니 어느 정도는 부담이 덜어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부지런히 대피소와 열차를 예약해본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우중 산행은 자신이 없는데 10.9(토요일) 일기예보에 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시 한발 후퇴하여 노고단-천왕봉 종주로 바꾸고 가능한 당일에 종주를 마치는 것으로 하고 하산까지는 무리일것이니 장터목산장에서 하루를 유한 후 다음날 하산하기로 작정하고 예약한대로 출발한다. 
 

10.8일 22:57에 영등포역에서 열차를 타고 구례구역에 10.9일 03시 22분에 도착하였는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등산객이 열차에서 내리고 역을 나서니 버스와 택시가 정차해있다. 버스를 타면 04:20분에 성삼재로 향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1시간가량을 기다려야 한다. 택시기사 다가오더니 성삼재까지 1만원에 간다는데 버스타도 입장료내면 7,500원이라던가? 이 시간에는 입장료도 없으니 그렇다면 하고 택시를 탄다.

이렇게 하여 네명이 합승하여 성삼재에 도착한 시간이 04:00 나말고도 몇 대의 택시에서 내린 사람들이 있어 캄캄한 밤이지만 별로 으시시한 느낌은 없다.

  

○노고단산장 04:40

약 40분을 걸어 노고단산장에 도착하니 몇 사람이 보이고 뒤이어 단체로 온 팀도 깃발을 앞세우고 도착한다. 식사 준비하는 사람도 보이는데… 나는 아직 식사를 해야할 정도는 아니니 약 5분정도 숨을 고르고 있는데, 여자 포함한 다섯명 정도의 일행이 출발하길래 얼른 따라나서는데 노고단정상부근에서  곳 뒤쳐지더니 따라오지 않는다.

산길을 혼자서 얼마를 가다니 바로 뒤따라온 불빛이 있어 앞서가라고 하고보니 당일 종주를 목표로 하는 여자분이시다. 부지런히 따라붙어 보지만 5분도 못가 뒤처지고만다.

    

       ▼ 노고단 - 천왕봉까지 25.5km, 반야봉은 5.5km 

  

피아골삼거리(05:50)

  

○임걸령샘터 06:00

임걸령샘터에 이르니 등산로 보수 작업하는 인부들이 거주하는 텐트 한동이 보이고 앞서가던 여자분은 휴식을 끝내고 일어서신다.

물한모금 마시고 갖고 온 물은 버리고 다시 식수통을 가득채운 후 출발하여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려니 반대편에서 오시는 두 분이 지나가고 산죽길을 헤치고 얼마를 더가려니 어느 정도 날이 밝아 랜턴 없이도 갈만하다. 해가 뜨려나 동쪽하늘이 붉게 물드는데 결국 구름에가려 둥근해는 떠오르지 않았다.

  

임걸령샘터

산죽길

 

○노루목  06:35

노루목에 다달으니 거의 누워서 잠을 청하는 두분이 보이고(?) 같은 열차를 타고온 분인데 노고단에서 아침을 해먹고 왔는데도 벌써 나를 추월해간다. 이분은 토끼봉 오름길에서 나를 또 한번 추월해갔는데 반야봉을 올랐다가 왔다고 하던데 준족이시군요.

전망대에서 보니 저멀리 노고단과 지나온 능선길이 보이고…

 

노루목-보이는 길은 반야봉가는길

  

노루목 전망대에서본 일출 직전

  

묘향암 3km - 이런곳도 지나고

  

반야봉

  

뒤돌아본 노고단

  

  ○삼도봉 07:00

삼도봉에 도착 배낭을 내려놓고 셀카를 찍어봤는데 실패하고 잠시 휴식후 550계단길을 향하여 간다. 가다가 반대편에서 오는분도 만나고 끝없는 계단길이 끝나갈 무렵 이제 배도 조금씩 고파오고 기력을 보충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탓인가 오늘은 별로 물이 먹히지 않으니 임걸령샘터에서 보충한 물한통이 그대로 있다.

 

○화개재 07:20

식사를 하려고 화개재의 벤취에 앉으려니 어둠속에서 앞서간 여자분도 여기서 식사를 하시고 막일어서고 있다. 잘가시라고 인사를하고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 아침식사를 한다. . 막걸리도 500ml패트병에 하나가지고 온 것이 있어 두잔을 마셨는데 오늘따라 맛이 별로다. 산에서 먹는 막걸리 맛이 이렇지가 않았는데… 식사를 마치고 08시쯤 토끼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토끼봉은 지난 2월 종주시 엄청 어렵게 오른 기억이 있어 내심 긴장을 하며 오르는데 식사를 한 후 든든해서인지 그렇게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공포의 550계단 및 화개재

  

화개재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식사(40분 정도 소요)

 

○토끼봉 08:35

토기봉이라고 붙어있는 곳은 평평한 곳인데 조금위로 오르니 전망이 좋은 바위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실제 토끼봉일 것으로 생각된다. 바위위에 오르니 저 멀리 천왕봉이 아련히 눈에 들어오고 장터목 대피소도 보인다. 곧이어 단체팀이 뒤따라 도착하길래 천왕봉과 장터목대피소를 알려주고 먼저 출발을 한다.

계단길이 나타나는데 연하천산장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다. 주위를 조망하니 이제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나무들이 보기가 좋다.

       

  

▼토끼봉 전망대에서본 천왕봉

 

                                                    ▼연하천가는길에 본 풍경

  

  

  

 

○연하천산장 10:00

연하천산장에는 여러 산님들이 쉬고 계시고 파이프에서는 물이 시원하게 나오는데 오늘 보니 세군데에서 물이 나오고 있다. 캔맥주와 음료를 담궈 놓았다.

가지고온 막걸리가 남았길래 과일과 같이 먹어치우고 패트병 두개에다 물을 가득 채운다.

  

 

○형제봉 11:20

연하천주변의 경치를 조망하고 20여분 쉰 후 출발하여 형제봉에 다달으니 바위위에 젊은이 두사람이 올라있고 한사람은 밑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세석까지 간 젊은이들이다.

▼벽소령대피소를 향하며 본 풍경

     

  

  

  

○벽소령산장 12:00

벽소령산장에 도착하니 12시 아침에는 식은밥을 추위를 느끼면서 먹었는데 점심은 라면을 끓여서 먼저 먹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취사장 안이 너무 지저분하다. 그렇다고 바깥에서 취사를 하기에는 바람도 불고 쌀쌀해서 내키지가 않는다. 식사와 휴식으로 1시간여를 보낸 후 13시 세석산장을 향하여 간다.

 ★벽소령대피소에서 점심식사 (약1시간소요)

  

○선비샘 14:00

지난 2월 종주시 눈에 쌓여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났던 곳인데 오늘 확실히 이곳이 샘이라는 것을 확인을 한다. 박아놓은 파이프에서 물이 졸졸나온다.

산행을 시작한지 10시간이 지나고 있고 이제 지쳐온다. 너덜길과 계단을 올라서니 또 계단 세석이 이리도 멀었던가? 계단오름길에서 세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노래를 부르면서 여유롭게 가고 있다. 1박을 하고 2일째 인데 세석에서 또1박한다고 한다. 바쁘니 추월해서 간다.

  

  

 

○세석산장 16;10

영신봉표시기가 나오고 세석산장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증축공사가 한창이다. 산장에는 들리지 아니하고 뒤로 난 길로 돌아서 가다가 계단길에 앉아 쉬었다. 핸드폰을 열어보니 통화가 되어 집과 동료직원들에게 전화를 하고 간식도 먹고 보니 30여분이 지나가 버렸다.

17시까지 장터목에 도착하려고 했는데 세석 오는길에서 너무 지체한 것 같다.촛대봉 올라가는데 몇 번을 쉬다가기를 반복을 한다. 한계가 왔나? 그렇다. 나의 체력은 최대 12시간 정도는 버티는데 그이상은 힘든 것 같다.고개 넘어 또 고개 지난 2월 장터목가는길은 이렇지 않았는데… 쉽게 간 것 같은데 힘이 드니 쉬게 되고 시간도 자꾸 지체되어 18시30분이되어 장터목에 도착한다.

이젠 천왕봉이 1.7km 남았다. 하지만 너무 지쳐 더 이상은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다.

  

▼칠선봉

  

▼세석대피소는 공사중(16:10) -세석평전과 영신봉이 보인다

 ★너무 힘이들어 계단에 주저 앉아 간식먹고 전화통화하고 약30분 휴식후 출발

▼촛대봉

  

▼장터목으로 향하면서본 일몰 직전에 해가 구름속으로 ...

 

  

 

○장터목산장⇒ 18:30(1박)

벌써 어둑어둑해지고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저녁식사를 하고 뒤정리를 하는중이다. 취사장은 보수를 하는지 문을 열지 않아 바깥에서 취사를 하는데 춥다. 먼저 김치와 참치를 끓여 안주삼아 팻트병 소주(작은 것) 두병을 비운 후 국물에 햇반을 반쯤 부어 끓여 먹으니 훌륭한 저녁식사가 된다. 취기가 오르는데 옆에 누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뒤정리를 하고 들어와 모포 두장 빌려서 나도 모르게 깊은잠에 빠져 서너시간을 정신없이 잔 것 같은데 눈을 뜨니 12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4시가 되니 왁자지껄 더 이상 잠을 청하는 건 무리인 것 같다. 조금 있다 일어나 화장실 다녀오고 산행 준비를 하니 4시반, 랜턴을 밝히고 천왕봉을 향하여 떠난다. 짐을 두고 빈몸으로 가니 가볍기는 한데 안개에다가 비까지 부슬부슬하니 잘 보이지가 않아 올라가기가 만만치가 않다.

  

○천왕봉  05:40

칠흑 같은 밤길을 한 시간여 올라 천왕봉에 도달하니 바람이 심하고 비가 부슬부슬하니 증명사진 한 장 남기기도 쉬운일이 아니다. 사진을 찍긴 했는데 나오기나 할는지… 다시 내려간다. 길이 미끄럽고 올라오는 사람들로 인해 빨리 갈수가 없다.

 

▼천왕봉 정상에서(다음날 새벽 05:40)-바람이 거세고 비까지 뿌려 일출은 볼 수가 없음

  

○장터목산장 06:30

다시 장터목산장에 도착하니 공터는 취사를 하는 사람들로 만원이고 비를 맞아 한기가 느껴지길래 젖은 옷을 벋어 걸어놓고 모포를 덮고 다시 누워버렸다. 비몽사몽간에 일어나니 8시경이다. 한시간 반가량을 지체해버렸네.... 취사가 가능한 공간을 찾아 라면 끓여먹고 햇반 남은 것 말아서먹고 짐을 꾸려 산장을 나서니 9시이다.

 

○백무동터미널 11:40

2시간30분 걸려 백무동 매표소에 도착, 터미널로 가니 11시30분 동서울 가는 버스는 떠나버렸고 다음차는 오후3시반, 조금만 일찍 서둘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할 수 없이 12시 반 남원을 경유하여 전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인월에서 10분여 남원에서는 무려 30분을 정차를 하더니 나보고는 옆의 전주행 직행으로 갈아타라고 해서 갈아타고 전주에 15시10분에 도착하여 16시에 출발하는 인천행 고속버스를 타게 되고 인천에 도착하니 19:40, 택시타고 집에 오니 19:55, 이렇게 나의 지리산종주 2차도전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