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에서 이런 겨울 사진을 한번 찍고 싶었던 소망을 이루었다.

 

 

 

          무등산 설경

 

              2009년 12월 26일 토요일

 

              홀로산행

 

              코스 :   증심사시설지구 주차장 - 토끼등 능선 - 동화사 터 - 중봉 - 임도 - 통제소 - 무등산옛길 - 서석대

                        - 무등산정상 출입금지선 - 입석대 - 장불재 - 용추삼거리 - 중머리재 - 서인봉- 새인봉 - 주차장

 

 

 ▲ 월간 山 지도 일부에 덧표기

 

 

     1. 증심교에서 토끼등 거쳐 동화사 터 까지

 

 

무등산.

몇 해 만인가? 2002년도 3월말의 봄물이 오른 때였으니...... 무려 7년이 지난 겨울의 막바지에 홀로 송년산행을

무등산에서 하게 된 셈이다. 증심사 시설지구에 도착한 시각은 10시에 가까워 지고 있었다. 생경한 풍경이 되어

다. 상가들은 깨끗하게 치워지고 찬란한 등산용품점들이 즐비하다.

 

 

증심교 앞에서 좌측으로 난 길은 공사 중이라 어수선했다. 바람재로 오르는 너른 임도길로 가다가 되내려왔다.

초입에서 개울을 건너는 갈림길이 토끼등을 타는 등로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었다. 완만하지만 지속적

인 경사에 쉽게 땀이 흐른다. 한파추위에 옴추려 차려입은 두툼한 외투를 벗고 행장을 가볍게 하였다. 

 

 

 ▲ 토끼등

 

토끼등까지 땀을 아껴가며 천천히 진행을 하였다. 오늘은 추위 속에서 조금 길게 산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초반

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체력을 지나치게 소진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 옛 동화사 터를 향한 돌계단

 

절터는 여지껏 기능을 하는 정갈한 샘터를 남기고 있다. 나는 하얀 눈밭을 비추는 햇살드는 절터의 한쪽에 걸터

앉아 밝은 주홍빛 반시를 네개나 먹었다. 아침에 곡성휴게소에 먹은 콩나물국밥으로는 이곳까지 넉넉히 버텨내

는 에너지를 제공해주지 못해 무척 허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옛 절터 한켠을 바라보며 우물거림을 멈추니..... 마른 가지 떨어지는 소리가 마당을 울린다. 정적.....

다시 트렘펫  연습소리가 능선에서 울린다. 애니로리에서 트롯트까지.....     

 

 

     2. 동화사 터 위 능선따라 중봉까지

 

 

 ▲동화사터 위의 능선에 서자 무등산이 찬란한 모습을 드러냈다. 반가움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금요일 성탄절에 올려다 하루 늦추었다.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해가 뜨기 때

문에 밤과 이른 아침에 내린 소량의 눈(예보 1~4 mm)이지만 좋은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 과연 기대와 예측은 어긋나지 않았다. 타임밍이 절묘했다.

 

 

 ▲설빙화...... 억새풀도 은빛얼음으로 감싸여져 빛난다.

 

 

 ▲역광에 하늘로 솟은 모든 것들이 유리처럼 빛난다.

 

 

 ▲매년 보는 눈꽃이건만 마냥 아이처럼 즐거워진다.

 

 

 

 ▲너무 이쁠때는 숨도 얼어붙는다.

 

 

 

 ▲한파와 눈이 시련이라면..... 모든 시련은 아름다울 수 있다.

초록의 먼 풍경들이 경의를 표한다.

 

 

 

 ▲무등산 정상. 우측에 서석대

임도에서 서석대로 오르는 길이 실눈으로 가늠된다. 작년 이맘때쯤 개방되었다.

 

 

 

 ▲부산의 울타리산악회 소속 산님이 찍어주셨다. 감사합니다.

 

 

 

 ▲중봉에서 바라본 정상

 

 

 

     3. 중봉에서 임도길 그리고 통제소를 지나 무등산 옛길따라

 

▲중봉에서 바라본 정상 사진에서 보는대로, 중봉에서 내려서 길을 따라 안부를 진행한 다음, 도로와 만나면 바

로 직등을 해야한다. 다시 두번째로 도로와 만나면 역시 서석대로 향해 직등을 하게 된다. 무등산 옛길이라고 군

데군데 표시가 되어 있다.

 

본격적인 설경이 시작되었다.

 

 ▲무등산 옛길따라1

 

 

▲무등산 옛길따라2

 

 

▲무등산 옛길따라3

 

 

▲무등산 옛길따라4

 

 

▲서석대가 가까워졌다.

 

 

 

▲ 중봉 아래로 광주 도심이 보인다.

 

 

 

▲고개드니 무등산 정상이고......

 

 

 

     4. 서석대에서 천왕봉 통제선까지

 

 

이전에 무등산에 처음 왔을 적에 입석대 지나 정상부 통제선까지 왔을 적에는 힘이 들어(?) 서석대에 다시 내려

갔다가 되올라올 여력이 없었다.그땐 정말이지 입석대의 위용만으로 충분했고 서석대도 입석대와 다름없는 레

퍼토리가 아니겠냐면서 장불재로 되내려 왔었다.

 

 

하산 중에 만난 광주산님들이 서석대에 가봤냐고 확인을 하더니 '고것을 못보고 그냥 내려왔다'고 너무 아쉬워

하여 무안했던 기억이 아직도 꾸물대고 있는 터에......

 

 

제대로 겨울 서석대를 만난 오늘...... 기념으로 많은 갯수의 인근 사진을 남기는 바이니 이해 해주시길......^^

  

 

 

 

 

 

 

 

 

 

 

 

 

 

 

 

 

 

 

 

 

 

 

 

 

 

 

 

 

 

 

 

 

 

 

 

 

 

 

▲이곳 정상부 통제선까지......

 

 

 

     5. 하산 그리고 바위 햇살에 기대어 홀로 점심

 

정상부에서 장불재 지나 증심사까지는 오르고 내리고 한 길이니 반갑기도하고 심드렁하기도 하다. 점심을 먹으

면서 남은 거리와 시간을 가늠해보니 천천히 걸어도 서인봉과 새인봉으로 돌아가도 될 것 같다. 바람이 세찼지

만 바위틈새 양지 바른 곳에 숨어돌아 홀로 도시락을 풀었다. 오늘은 밥없이 빵과 커피다. 목이 팍팍했지만 억지

로 밀어넣았다.

 

 

심설은 아니라도 눈산행은 아이젠을 찬 걸음과 추위로 인해 체력소모가 많다. 대충 먹으면 한시간도 못되 다시 

허기를 느끼게 된다. 호주머니에 행동식을 넣어 다시 배낭을 풀지 않도록 하고 출발.....   

 

 

 

▲옛날에 저 바위 위에서 아내랑 점심을 먹었던 기억  

 

 

▲참 예쁘기도 하다.

 

 

▲장불재로 내려가면서 

  

 

 

▲햇살든 바위 아래 기대앉으니 백마능선이 배경되어 이런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점심을.....

 

 

 

 

     6. 입석대에서 장불재 거쳐 용추삼거리까지

 

 

 

▲입석대, 이전과 달리 가까이 가지못하도록 담을 쳐 두었다.

 

 

 

▲장불재. 장불재도 해발 900 이 넘는구나......

 

 

▲ 용추삼거리 내려가는 길이 미끄러워 다시 아이젠을 작용.

 

 

 

     7. 중머리재에서 서인봉 거쳐 새인봉까지

 

 

 

▲중머리재. 장불재와 송신소 바라보는 입석이 우뚝하다.

 

 

 

▲중머리재에서 서인봉(608m)으로 오르는 길은 완만. 아래 중머리재가 보이고 위로 무등산 정상부가 하얗게 비친다.

 

 

 

▲서인봉

 

 

 

▲새인봉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새인봉으로 향한다.

 

 

 

▲새인봉은 높이는 낮지만 아기자기한 능선이 산행의 멋을 더해 주었다.

 

 

 

▲ 새인봉 정상

 

새인봉 능선은 뜻밖의 즐거움이었다. 산행 막판의 짧지도 길지도 않은 거리로 품격 넘치는 산길을 이루고 있었

다. 시간압박이 없다면 놓치기 아까운 코스. 게다가 늦은 오후의 노란 햇살이 은은히 비껴드는, 그 감미로운 한

적함이란......! 

 

 

 

▲새인봉 암릉 경치를 이렇게만 기록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8. 고요한 하산

 

 

▲새인봉을 지나면 유일한 갈림길이 이곳.

 

 

 

▲산능선을 줄곧 가거나, 산허리를 돌때는 증심사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중간에 왼쪽 산허리를 한참 돌아 길을 놓친 줄

알고 다시 되돌아갔다. 그러나 틀림없었다. 긴가민가하며 마지막 안부에 도착하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니 시설지구다. 

오후5시 살짝넘긴 시각. 7시간 넘게 무등산에 있었다. 

 

 

 

 

 

무등산 설경을 만난 것은 겨울이 내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이었고 송년의 자축이었다. 지난 몇달 동안 여러가지

일로 힘들고 분주했지만 한 해는 여느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묵묵히 지날 뿐이다. 세월의 속성 아니겠는가.

 

 

7년 전의 무등산 사진 속의 우리는 질투가 날 정도로 젊고 생기 넘쳤다. 의외로 무등산은 옛날보다 훨씬 더 수려

한 모습으로 다가왔고, 세월의 바람을 맞고 서 있는 나는 눈가의 주름이 더 늘어난 얼굴로 변해버렸다. 에잇! 그

래도 언제 내 마음이 늙어버린 적이 있었나......^^ 모든 장년과 노년이 그렇듯이, 마음은 정말이지 신기하게도 늙

지 않는다.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내려왔네요."

얼빠진 생각에 잠겨 서 있는데 아내의 차가 곁으로 기척없이 다가왔다. 종일 광주시내에서 무엇을 하고 시간을

보냈을까? 얼마나 긴 시간이었던지 그사이 아내는 7년이나 지난 세월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마음만은

그때나 지금이나 생기발랄.^^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