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대둔산

산행일 : 2009년 1월 31일 토요일

누구랑 : 산찾사.큰곰님.데이비드 송님.

산행코스 : 용문골~신선암~칠성대~장군바위~ 케이블카~ 금강구름다리

               ~삼선구름다리~마천대~낙조대~돛대봉~도산마을

 

 

 

큰곰님이 산에 들고 싶어한다.

토요일 새벽 퇴근에 다음날 새벽 출근이 부담스럽다.

아주 간단한 산행을 조건으로 동행하기로 한다.

 

나도 이젠 나이가 들었나 ?

하루 하루가 다르다.

요즘 좀 무리를 했더니 입술주변에 물집이 잡혔다.

지금껏 살아오며 그런게 생긴게 처음이다.

아픔과 성가심보단 좀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ㅋㅋㅋㅋ

 

새벽 퇴근해 잠깐 잠든것 같은데 핸폰에 잠을 깬다.

큰곰님의 목소리가 회선을 타고 아직 남아있는 잠결을 마저 쫓아낸다.

 

"데이비드가 산찾사님 집으로 10시까지 갈겨~"

"태워서 우리집 앞으로 오면 돼~"

 

평소같음

마눌이 따라 나설건데....

 

마눌의 심기가 편찮다.

막내의 홍익대 미대 발표 결과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성적 우수자 수시1차 통과후 2차 실기에서 한번

그리고 이번 정시 1차에서 수능성적으로 6배수로 골라낸 2차 실기에서

또다시 실패한 막내가 안쓰럽고 함께 마음 앓이를 하는 마눌도 불쌍하고...

홍익미대의 아성이 견고하긴 한가보다.

고액 과외 실기를 해주지 않아 그런건 아닌지 자책도 들고....

학원에서 입시 상담시 막내의 실기 실력이 최고의 수준에 올라있다 해서

많은 기대를 했는데 아마도 우리의 과대평가가 아녔나 생각이 든다.

침울한 마눌을 남겨두고 집을 나선다.

 

데이비드송님과 큰곰님을 만나

오늘 산행지를 대둔산으로 결정한다.

코스는 용문골 기점 원점휘귀로 놀며 쉬며 천천히 걷기로....

 

 

     (용문골 산행 들머리) 


 

용문골을 향한 오름질에 땀이 비질 비질 솟는다.

한겨울도 이젠 다 됐나 ?

포근한게 완전 봄날이다.

겉옷이 베낭에 들어간지 오래고 이마에 두른 수건은 흠뻑 젖었다.

바위가 지붕인 신선암에 이르러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며 휴식에 든다.


 

   (신선암 전경)


 

오늘 예정된 코스가 아주 짧다.

서두룰 필요가 없는 우린 느릿느릿 해찰을 부린다.

 

등로가 삼거리로 갈린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칠성대를 들리기로 한다.

가파른 너널길을 쉬엄쉬엄 올라 칠성대에 올랐다.

 

역시~!!!

때와 계절에 상관없이 절경이다.

설악 암릉의 한 귀뚱이를 옮겨다 놓은 듯 암릉미가 빼어나다.

 


    (칠성대를 향한 오름길)



   (칠성대에서 바라본 풍광들)



 



 


 

칠성대를 뒤돌아 내려와

케이블카 설치 건물을 통해

금강구름다리를 거처 삼선구름다리를 오른다.

 

지금껏 한적했던 등로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많은 사람들로 인해 복잡해 진다.

 

 

 



 



 



 



 


 



 



 



 



 



 



 



 


 

대둔산 정상을 향한 오름길이 미끄럽다.

응달에 남아 있는 복병 잔설에 긴장하며 정상을 찍은후

왔던길 되돌아 내려 삼거리에 이르자 펼쳐논 좌판의 막걸리 유혹에 큰곰님이 걸려든다.

 

잠시후....

투털 투덜거리는 큰곰님손엔 막걸리 한병이 들려있다.

막걸리 한병에 8000원이란 거금이 불만인 큰곰님은 그러나 잠시후

감미롭게 목젖을 타고 흘러 내장을 짜르르르 적시게 될 막걸리 생각에

눈빛 만큼은 즐거움 하나 가득이다.

 

   
    (대둔산 정상 개척탑)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들)

 







 

용문골로 향한 능선의 날등을 걷던중

양지쪽 너른바위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다.

자리를 잡고 나자 두분의 베낭에선 끊임없이 먹거리가 쏟아진다.

베낭만 커다란 내 베낭은 공갈베낭 ?

 

덕분에 실컨 배를 불린후

막걸리까지 마시고 나자 일어서기 싫다.

 

조망 시원한 암릉에 앉아 이곳저곳을 내려다 보며

이곳은 무슨 마을이고 저 도로는 어디로 가는거며 큰곰님 설명이 바쁘다.

고향과 가까워 이곳 대둔산은 저기 바랑산까지 다 쑤시고 다녔단다.

 

그럼 돛대봉도 가봤겠네 ?

 

나의 물음에 큰곰님 그게 어딘데 라며 되묻는다.

내가 안내 할테니 갈겨~?

 

순간 드리운 낙싯밥에 덜컥 걸려든

큰곰님과 데이비드송님을 이끌고 용문골로 향하는

내림길을 외면후 낙조대를 향한다.

 


   (낙조대에서 바라본 대둔산 정상)


 

낙조대에서 북릉을 향한 능선을 향한다.

행정리로 가라 앉은 북릉의 끝지점에 우뚝 솟아오른 암릉을 가르키며

저게 돛대봉이라 말하니 큰곰님 한 30분 거리 라며 우습게 안다.

 

하긴

여기서 처다보니 그렇게도 보인다.


 




 

잔설에 조심하며

지금껏 늘정대던 걸음과 달리 바삐 서둔다.

 

계속 이어지는 암릉이 까탈을 부린다.

순간 긴장하는 두 사람....

 

진행방향 우측의 능선아래 자리잡은

태고사가 나타났다 사리진 한참이 지나도

가깝게 손에 잡힐듯 가깝게 느껴지던 돛대봉은 여전히 그 자리다.

 

그제야 큰곰님 한마디

 

"허~! 그거 만만한 거리가 아니넹~!!!"


 




 

이윽고 올라선 돛대봉...

일망무제로 펼처지는 조망에 두사람 넋을 놓아 버린다.

 

큰곰님

 

"왜 내가 이런델 모르고 있었지 ?"


 











 

놀며 쉬며 널널하게 산책하듯

다녀오자던 산행이 느닷없이 길어졌다.

 

그러나 모두들 흡족해 하니

고단은 해도 마음이 푸근해 진다.

 

행정리의 에딘버러 골프장을 향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반가운 시그널을 발견한다.

 

문필봉....

 

오늘 볼일이 있어

함께 하고 싶은데 마음만 따라 온다던 아우님.

어느새 그님도 여기에 발자취를 남겨 놓았다.


 


고산마을로 내려선후

지나는 택시를 세워 배티재 휴게소에 이른다.

대전에 도착후 뒷풀이로 저녁을 먹기엔 어정쩡한 시간이다.

 

배티재 휴게소에 들려

연탄불에 구워진 말랑말랑한 떡가래 하나씩 먹으며

뒷풀이를 대신한 후 용문골로 걸어 내려가 차량을 회수후 대전을 향하며

오늘 산행을 끝낸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