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수산리-하봉-중봉-영봉-덕주골)

2008년 2월 28일 목요일(송탄그린)
날씨 : 쾌청 시계는 보통

 


 
월악산은 자못 험준하며 정상의 봉우리는 마치 석상을 둘러친 듯 바위봉으로, 주봉인 국사봉으로도 불리는 영봉(1,094m),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다는 하설봉, 용두산, 문수봉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영봉은 거대한 암봉으로 이 꼭대기에 서면 월악산 산 그림자를 담고 있는 충주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월악산은 신라의 마지막 태자 김일과 그의 누이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품고 은거한 산이다. 이들 남매에 얽힌 전설은 월악산 곳곳에 남아 있다.덕주골에는 덕주사, 마애불과 더불어 이들을 기리는 시비가 있고, 미륵리 절터에는 보물 95호와 96호로 지정된 오층석탑이 유명하다. 월악산은 사계절 산행지로 다양한 테마 산행을 할 수 있다. 산나물이 많아 봄에는 산나물 산행, 여름에는 송계계곡 및 용하구곡 등 폭포, 소와 담이 어우러진 계곡산행, 가을에는 충주호와 어우러지는 단풍산행과 호반산행으로 인기 있다. 겨울철에 비교적 눈이 많이 내리므로 눈 산행, 인근에 수안보 온천이 있어 온천산행, 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을 정도로 달맞이 산행 또한 일품이다. 월악산 산행의 묘미는 충주호와 어우러진 절경들을 감상하는데 있다.정상에 서면 충주호 물결을 시야 가득히 관망할 수 있고 사방으로 펼쳐진 장엄한 산맥의 파노라마를 가슴 가득히 품게 된다.


월악산에는 용하계곡과 송계계곡이라는 비경이 있다. 영봉을 동서로 8㎞의 송계계곡과 16㎞의 용하계곡과 쌍벽을 이루면서 맑은 물과 넓은 암반, 그리고 천연수림이 잘 어울려 천하절경을 이룬다. 송계계곡은 자연대, 월광폭포, 수경대, 학소대, 망폭대, 와룡대, 팔랑소, 한국의 마테호른으로 불리우는 해발 1097미터의 월악 영봉을 합쳐, 송계8경으로 부르고 있다. 용하계곡은 폭포와 맑은 계곡물, 소, 담, 너른 반석, 울창한 숲이 잘 어우러져 서쪽 송계계곡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지닌 비경지대이다.그외에 덕주계곡, 미륵사지, 덕주사, 빈신사지사자석탑, 덕주산성, 5층 석탑과 석불입상 등 볼거리가 많고 , 인근에 수안보 온천 및 문경새재 3관문이 수안보온천에서 불과 10∼15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흔적 : 수산리-보덕암-하봉-중봉-영봉-송계삼거리-960봉-마애불-덕주사-시인의마을 (5시간50분)




2005년 10월 29일 하봉에서



 
중봉에서 내려와 영봉으로 가는 중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영봉의 모습은 놀라움이었다.
월악산을 여러번 들었지만 오늘 월악의 진정한 모습을 재발견하는 산행이었다.
놀라움!!, 경악!!, 여태 뭘 보았던 것인지??

그대들이여! 월악의 진면목을 보시려거든 수산리에서 걸음을 시작했으면 한다.
거기에 월악의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을 잊지마시기를...




수산교를 건너기 전 눈에 들어서는 월악의 모습에 반가움이 머리끝에서 발끝으로 전해온다.




당긴다. 조급함이다. 소 되새김질 하듯 느긋히 볼터인데...




수산교를 지나 마을을 가로질러 30분 쯤 제법 바쁜 걸음 걸어내면 소형주차장에 닿게되고 바로 그 위에 보덕암이 있다.




보덕암에서




절마당 한귀퉁이도 밟지 않고 지나가는 님들의 걸음이다.




보덕암 뒤 언덕에서 바라보는 충주호는 그대로이다.
시간을 잊어 버릴 만큼 걷는 일에만 열중하다보면 어느듯 하봉 문전이다.
도둑도 아무때나 통하는 게 아니다. 하봉을 향하여 대강의 짐작으로 눈밭에 푹푹 빠지며 헤매었지만
결국은 백기를 들고말았다. 설사 길을 찾아 올라선다한들 그 뒤에 따라다닐 도처의 위험 때문에 포기를 하고 되돌아나왔다.
이 번의 실패는 몇 번 생각을해도 잘한 것이다. 실패도 때론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조건이 좋을 때 재도전하기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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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봉에서의 꿈같은 그림들은 잊어 버리기로하고 중봉으로 올라서는 첫 번 째 계단을 오른다.
꿈의 길이다. 계단은 힘들지만 꿈의 궁전으로 가는 관문인 것이다




올라가지 못했던 하봉을 마주한다. 이 그림 역시 놓치기 쉬우니 서두르지 말고 포인트를 찾으시기를...




하봉 멋진 암릉에 소나무 매달고 그 시선은 충주호로 향한다.
산에 든다는 것은 선택이다.
들어가든지, 말든지, 그러나 일단 산문을 열면 힘듦에 대한 보답은 있다. 자연이 주는 선물
참으로 값진 보상이다.
거울을 통하지 않고 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산은 이렇게 그 곳에 있지 않아도 맞은편을 보여준다.
내 마음의 거울을 통해 보는 산이 저기 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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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곳에 끼어서 산릉을 굽어보는 저 돌의 모습도 아름답다
중봉의 석문이다.




하봉이 조금 멀어지며 충주호가 따라온다.
산과, 호수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그림은 더욱 더 아름답다.







한수면 송계리



도난 당한 것을 다시 훔쳐왔다.




주흘산, 부봉 마음을 끄는 줄은 연을 달아 하늘에 올리니
신선봉, 마패봉 그 아름다운 추억은 가오리 연되어 그 앞에서 나풀거린다




멋진 하봉이 줄래줄래 따라오는데 무정한 걸음은 앞으로 간다.




그림도둑은 내 마음과 별반 다를 게 없지.







자! 여기가 어드멘고?
만수봉릿지구간을 구불텅구불텅 훑어가면 용암봉, 만수봉을 훌쩍 지나 쌍봉 포암산 떠오르고
짐승 주둥이 같은 주흘 영봉이 제법 점잔을 빼고 누웠구나.




놀랍도다




영봉을 호위하며 목도리처럼 둘러쳐진 산 목도리들










영봉 턱밑에 차오르는 철계단을 오르면
 ☞머리조심 두 번의 경고문을 보고 오르면 철책 너머 산그림이 나를 부른다.
거기서 덕주릿지길이라고도, 만수릿지길이라고도 하는 주름을 바라보며
내 이마 훠언해지도록 살펴보는 산그리메들에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때로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저 주름 깊은 얼굴




산은 그렇게 검은빛을 띄다가, 갈맷빛으로 다가오다가
꿈 속에서 내가 가지 못해 내 꿈 속으로 걸어들어오는 저 깊음의 뿌리들
골짜기를 아무런 망설임 없이 넘나드는 내 몸엔 날개가 있었다
꿈이 달아 준 날개를 달고 나는 산하를 날고 있었다.




모두가 비워 놓고 떠난 자리에 영봉은 작은 돌멩이가 되어 남아있고
떠들석한 정상석을 부끄럽게하는 그 돌멩이가 너무 의연하여 나는 웃고말았다
월악산 영봉
죽은 이를 위한 기념비보다 더 작은 몸짓으로 저 높은 곳을 지키고 있었다




내가 거기에 있었고
나는 또 다른 산을 탐하고 있었다





몇 시간을 끌고 다닌 중봉이 이제 발아래 엎드려 있고 이제 이 산정에서 사랑스런 그 길들을 더듬어본다.
월악 영봉이 아름다운 것은 저 하봉이 있고, 중봉이 있음이니
나 언제 다시 들더라도 저 길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니
수산리에서 6.3km 짧지 않은 그 길을 사랑함이니
꽃 향내 풀풀나는  봄날이면 좋으리니.
땀내 역겨운 농염한 여름이라도 좋으리니
언제든 다시 들기만하면 좋으리니...




산따라 차의 길도 태극을 이루며 돈다.




기꺼이 피사체가 되기를 자청하는 귀여운넘




수컷도 그 곁에서 알짱거리고
사실 이 넘들은 게으른 넘들이다
산님들의 밥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넘보는...

오랜만에 정상석을 옆에 끼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후 바로 하산 준비
입산에 너무 긴 시간을 써 버렸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남은 길들에도 유희의 시간을 가져야함이니...




덕주골로 가는 길의 단골주점이다







송계삼거리를 지나고 남사면 질퍽해진 검은물길 따라 철벅거리며 걸어온 길 960봉에서 꺾어 내려서면 덕주골행이다




중봉, 영봉의 불꽃







슬쩍 훔쳐보는 만수봉릿지










오늘도 덕주봉은 마음으로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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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돌 사이로 부봉의 봉우리가 들어오더니




마애불 위 극락보전




마애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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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서 해넘이를 보다




나무의 날이면서 금같은 날
월악의 날개를 타고 다녔다.
어느 때보다
느리게,
라르고,

 

내 날개쭉지 깃털에도 기름이 돌고
몇날며칠 컬컬하던 목구멍에도 윤기가 돌고
어줍잖은 내 표정에도 웃음이 배어나고
이 모두가 산 때문인가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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