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1. 일자 : 2004. 08. 07

2. 동행 : 정종인님, 김병희님, 초록빛늑대님 그리고 나

3. 주요구간 : 성삼재-노고단-천왕봉-장터목-백무동

4. 거리 및 소요시간 : 약 33km, 14시간 45분

5. 구간별 통과시간

  -, 03:00   성삼재

  -, 03:42   노고단

  -, 04:42   임걸령샘

  -, 05:20   삼도봉

  -, 05:46   화개재

  -, 06:12   토끼봉

  -, 07:14   연하천대피소

  -, 07:42   형제봉

  -, 08:37   벽소령대피소

  -, 09:50   선비샘

  -, 10:28   칠선봉

  -, 11:15   영신봉

  -, 11:20   세석대피소(점심식사 후 12:10 출발)

  -, 12:24   촛대봉

  -, 13:09   연하봉

  -, 13:21   장터목대피소

  -, 13:56   제석봉

  -, 14:36   천왕봉

  -, 15:10   장터목대피소

  -, 16:43   소지봉

  -, 16:55   참샘

  -, 17:45   백무동

 

간다 간다 이제 셀수 조차 없을 때 기회가 왔다

병희형님 4-5일에 가자는 것을 주말인 7-8일에 가기로 하고 인원도 정종인회장과 음성에 사는 초록빛늑대를 포함하여 4명

지리산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마음으로 느끼며 보며 가라했는데

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사치니

 

7일 퇴근하고 잠시 눈을 좀 붙이다 가려고 출발시간을 오후 10시로 했는데 잠이 오지 않아 1시간 당겨 9시에 춘천 출발

횡성쯤 지나며 고속도로 교통상황을 알아보니 만종에서 여주구간이 막힌단다

 

국도로 내려와 일죽에서 전화로만 인사를 나누었던 초록빛늑대를 만나 동승하여 성삼재 매표소를 지날즈음이 8일 새벽 2시경

가게에 들러 라면을 시켜 싸가지고 온 밥을 말아 아침을 해결하고 성삼재에 도착하니 2시 50분

 

03:00 성삼재 출발

10여년전 노고단을 거쳐 화엄사로 내려간 적이 있어 그리 낯이 설지는 않다

돌로 포장한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하늘을 본다

별이 이토록 많았었나

초롱초롱한 별들이 쏟아질 것 같다

별이야기, 병희형님 오늘 처음으로 사용해보는 쌍스틱 이야기 등을 하다보니 노고단 야영장

식수를 보충하고 숲길을 따라 오르니 노고단이다

 

03:42 노고단

돌탑은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날씨로 보아 날이 밝았으면 멀리 천왕봉까지도 보이련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종주길로 들어선다

촉촉히 이슬을 머금고 있는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돼지령을 지나 임걸령샘

 

04:42 임걸령샘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피아골로도 왕시리봉으로도 갈수 있다던데

볼수가 없으니

반야봉 갈림길이 있는 노루목을 지나 삼도봉에 도착하니 동녘하늘이 붉게 물들어 온다

 

 

 

05:20 삼도봉

뿌옅게 열리는 지리

뒤로는 우뚝솟은 반야봉과 노고단

 

앞으로는 붉게 물든 하늘아래로 뭇봉우리들이 보이지만 뭔봉우린지는 모르겠고

처음으로 지리도 감상하고 간식도 먹으며 긴시간 휴식을 취하고 긴 내리막길

 

05:46 화개재

훼손된 등산로를 복구중이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뱀사골]

빨리가 토끼봉에서 일출을 보려 했는데

토끼봉 중간쯤 오르다 뒤돌아보니 반야봉 상투에 햇살이 걸려있다

그냥 삼도봉에 눌러앉아 있는건데

 

 

 

06:12 토끼봉

북쪽을 제외하곤 전망이 좋다

구름위로 삐죽이 솟은 봉우리들

온전히 봐도 알까말깐데 봉우리만 삐죽이 내밀고 있으니 뭔 봉우린지?

지리산 산행에 경험이 많은 정종인회장과 초록빛늑대가 열심히 설명을 해주긴 하지만 저 상투만 보고 다음에 알아먹을수 있을는지?

 

 

명선봉 오름길 처음으로 긴 오르막 계단길

초록빛늑대말을 빌면 죽음이란다

명선봉을 좌측으로 끼고 돌아 내려서니 연하천대피소다

 

07:14 연하천대피소

아침을 한다 세수를 한다

모두들 부산하다

물을 보충하고 잠시 쉬다 떠난다

토끼봉을 지나며부터 졸음이 밀려오며 어지럽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중심잡기조차 힘이 든다

그래도 맨 뒤에 있으니 동료들이 눈치채지 않으니 좋았는데

늑대 뒤돌아보더니 얼굴이 하얗다고 힘드냔다

ㅎㅎㅎ 힘들지

 

 

 

 

07:42 형제봉

조망은 좋은 곳이지만 서서히 구름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내려오며 마주하는 기암

소나무와 아주 잘 어우러 졌다

 

08:37 벽소령대피소

붉은 우체통이 인상적인 벽소령대피소다

모두들 밤새 달려와 강행군을 하다보니 지쳤다

점심은 세석에서 먹기로 하고 대신 간식을 먹으며 25분간 푹 쉬고 떠난다

덥다 너무 덥다

소나기라도 내렸으면

 

선비샘

물만 보충하고 지난다

 

 

 

10:28 칠선봉

사방이 탁터져 지리를 감상하는데는 좋은 곳인데 구름이 흩어지며 멀리로는 희미하다

그나저나 그렇지 않아도 관절이 좋지 않았던 병희형님과 초록빛늑대 통증이 심한가 보다

미안하다

이렇게 강행군을 하는게 아닌데

 

 

11:15 영신봉

칠선봉에서 영신봉 구간

적당히 암릉과 어우러져 조망도 좋고 등산로로는 최적이 아닌가 싶다

근데 너무 덮다

이제 조망이고 뭐고 그늘만 있으면 피하고 싶다

 

 

11:20 세석대피소

이곳 철죽이 그렇게도 아름다웠다는데

점심을 컵라면을 사서 먹기로 했는데 이곳에선 컵라면을 팔지 않는단다

이런 낭패가 있나

하는수 없이 마른밥에 김치와 마름반찬으로 점심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장터목을 향한다

촛대봉

 

 

 

 

 

장터목과 천왕봉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우측 산청에서 올라온 구름이 솟구쳐 오른다

하나의 큰 가마솥 같다

 

삼신봉에서 연하봉가는 길은 등산로라기 보다는 산책로 같다

잘 정비된 길에 목책

연하봉을 내려가며 보는 장터목산장 이국적인 풍경이다 

 

13:21 장터목대피소

오늘 일정을 변경한다

하산을 대원사에서 백무동으로

무릎 때문에 도저히 갈수 없는 늑대아우가 장터목에 남고 나머지는 천왕봉을 다녀오기로 한다

마라톤으로 다져진 몸이라고는 하지만 장거리 산행이 처음인 병희형님이 많이 힘들어 한다

 

인간의 탐욕으로 벌거벗은 제석봉

전에는 잔가지가 많이 남아 나름의 멋을 간직하고 있었다는데

고사목도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스러져 간다

 

 

 

14:36 천왕봉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

이미 많은 분들이 와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우선 한바퀴 돌아본다

 

 

산청쪽과 지리능선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함양쪽은 시계가 좋다

다음에는 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와 보고 싶다

가능하면 여름을 피해서

 

 

천천히 발걸음을 돌려 제석봉을 지나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니 늑대는 간곳 없고 병아리만 한마리 햇볕에 졸고 있다

 

15:10 장터목대피소

하산준비를 하면서도 병희형님 걱정이 태산이다

그렇지 않아도 하산길이 힘든데 벌써 무릎통증이 시작되었으니

늑대가 병희형님 배낭을 대신메고 내려간다

착한 늑대 어떤 여우가 안물어가나

 

내려가다 잠깐 쉰다는게 그대로 잠이 들었나 보다

깜박 졸은 것 같은데 10분 이상을 잤단다

몸은 훨씬 가볍다

 

16:55 참샘

병희형님 얼굴보기가 안쓰럽다

쉬면 못간다고 그냥 가려는 걸 참샘물 한잔 드리고 내려간다

 

17:45 백무동

먼저 내려와 계곡물에 세수도 하고 발도 담그고 하고 있으니 병희형님과 늑대가 내려온다

다왔다는 안도감에서 인지 얼굴이 웃음기도 보이고

 

백무동 버스종점 부근 가게에 들러 흑돼지 두루치기와 동동주를 시키니 샤워는 공짜란다

근데 물이 얼마나 찬지

 

오랫동안 벼르고 별러 어렵게 마친 지리산 종주

촉박하한 일정으로 이번에는 지리산을 제대로 보고 느끼지는 못했지만 다음을 위한 좋은 경험이었다

끝까지 앞에서 이끌어준 정종인회장님, 성치 않은 몸으로 끝까지 같이 해주신 김병희 주인장님,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한시도 쉬지 않고 너스레를 떨어준 초록빛늑대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