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만덕산763.3m(호남02: 곰치재~신전리재)

1:25,000지형도=신정. 전주. 관촌

2004년 10월 10일 일요일 맑음(13~25도)   일출몰06:34~18:02

코스: 곰치재11:30<3.0km>만덕산13:00<2.5km>마치14:00<2.0km>536m봉14:50<3.8km>416.2m봉16:20<2.0km>신전리재17:00<1.5km>신전마을17:30

[도상14.8km/ 6시간 소요]

개념도    개념도
 

개요: 전라북도 완주군의 소양면과 진안군 부귀면을 넘나드는 곰치재에서 출발하여 완주군 상관면과 진안군의 성수면, 임실군의 관촌면의 면계선 따라 서남진하다가

관촌면의 신전마을로 내려서는 도상 14.8km의 이번구간은 암릉구간과 육산이 적당히 혼재한 비교적 수월하면서도 걷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 구간이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 
 

이번구간의 대표격인 만덕산은 암릉과 육산이 조화를 이룬 세 개의 암봉으로 형성되 있는데 지형도상엔 삼각점이 있는 정맥길에서 북쪽으로 살짝 비껴난 지점에 표기를 해 놓았지만 사실상의 정상은 암릉길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정맥길의  날등 암봉에 있다.

가을 단풍과 겨울설경이 일품인 만덕산 자락에는 미륵사주변의 풍경이 압권인데 특히 50m높이의 만덕폭포는 빙벽훈련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만덕산에서 본 곰치재방면    만덕산에서 본 곰치재방면
 

모악산 다음으로 전주산악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만덕산의 남. 북으론 유명한 화심온천과 죽림온천이 있어 산행후의 피로를 씻어낼 수 있고, 동동주에 곁드린 손두부와 도토리묵의 맛이 일품이다.

대표적인 산행코스로는 신촌리 두목마을이나 월상리, 상관면 마치리 버스종점 또는 성수면 오암마을에서 시작할 수 있고, 정상에서 북능을 타고 은내봉을 거쳐 신촌 두목마을로 하산해도 좋다.

만덕산에서 남진하는 정맥길   만덕산에서 남진하는 정맥길
 

이번 코스 동쪽의 세동천, 달길천, 회초천은 모두가 섬진강따라 남해로 흘러들고, 북쪽의 양천, 국양천은 소양천 따라 만경강으로 빠져서 군산앞바다의 황해로 흘러간다.

한편 서쪽의 내천천, 내신천은 상관저수지를 거쳐 전주천으로 빠져들고, 다른 골짝물들도 모두 전주천을 따라 모악산의 동쪽에서 흘러내린 물들과 어우러져 역시 만경강과 운명을 함께한다.

정수사가 있는 정수리계곡   정수사가 있는 정수리계곡 
 

가는길: 400여년전 임진왜란 당시 전주성을 공략하기 위하여 침입해온 왜군을 맞아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곰티재를 출발하면, 서쪽방향으로 봉우리 하나 넘어선다.

맞은편으론 만덕산이 어렴풋하지만 짙은 잡목으로 둘러쌓인 능선길은 갑자기 날등을 벗어나 남쪽의 인삼밭으로 떨어진다.

갑자기 떨어지는 인삼밭     갑자기 떨어지는 인삼밭
 

인삼밭뚝을 따라서 정맥길은 교묘하게 이어지는데 다시금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산죽길과 암릉길을 오르내리다가 오두치로 내려서면 [정상1.7km/원불교훈련원.../헬기장..]이정표가 반긴다.

정상을 향하여 된비알을 치오르면 장의자 놓여진 쉼터가 있다. 정상이 다가올 수록 암릉길은 투박해지다가 갈레길이 여럿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름길에서 본 지형도상의 만덕산  오름길에서 본 지형도상의 만덕산 
 

그러나 암릉으로 이루어진 날등길을 따라야 조망이 좋다. 지금껏 진행해온 정맥길이 확연하고 발치아래의 미륵사는 물론 지형도상의 정상 암벽이 마주 보인다.

통나무계단을 디디며 상수리나무와 철쭉이 주종을 이룬 숲길로 정상부 삼거리에 도착하면 엉뚱한 정상표시판의 [만덕산]은 누군가 일부러 긁어 인쇄를 지워 버렸다.

사실상의 만덕산 정상    사실상의 만덕산 정상
 

왕복 1km거리의 지형도상 만덕산엘 가보면 삼각점하나 달랑하고 아무런 표시가 없다. 은내봉(452m)으로 이어지는 절벽길로 나서면 완주군 일대는 물론이고 전주시가지의 고층빌딩들이 조망된다.

삼거리로 되짚어와 날등을 타고 사실상의 정상에 서면 최고봉임을 확인할 수가 있다.

만덕산에서 본 전주시    만덕산에서 본 전주시
 

이후로도 암릉길은 계속되는데 간혹 오래된 슬링이 눈에 띄지만 너무 낡아서 의지하기엔 위험하므로 될 수 있는 한 피해야 한다.  

[정상0.3km/정수사.../원불교훈련원...]사거리를 지나 휴게의자 6개 놓여있는 [제5쉼터/정상1.5km]지점부터 정맥길은 서서히 서남진 하면서 폭신폭신한 오솔길이 종주길 내내 이어진다.

536m봉 이후의 수풀길    536m봉 이후의 수풀길
 

참나무수종이 주종을 이루는 정맥길에서 마치를 경유하여 536m봉에서 오른쪽으로 한번 휘어졌다가 내림길로 들어서면, 무성한 칡덩쿨과 억새가 난무하는 수풀길이 1km정도 계속 이어진다.

동쪽으로 상월마을이 바라보이는 언덕배기로 나선 황폐한 산중밭에는 여뀌들만이 웃자라 산골마을의 현실이 피부에 와 닿는다.

감자밭이 여뀌밭으로...!   감자밭이 여뀌밭으로...!
 

북치를 지나  경운기길을 반시간정도 가다가 작은 동산 하나 넘어 삼각점이 있는 416.2m을 넘어서면, 돌보는 이 없는 밤나무단지를 동쪽으로 두고 제법 가파르게 치올라 478m봉에 서게된다.

안부의 신전리재에는 수백년묵은 서어나무 동쪽으로의 하산길과 이어지는 정맥길이 갈리는데, 신전리마을에서 이번 코스를 마감한다.

21번 국도상의 신전마을    21번 국도상의 신전마을
 

산행후기: 추석연휴로 근 한달여만에 다시 호남정맥길에 나섰다. 산색은 누렇게 물들어 보기에 흉하고, 낙엽 바스라지는 소리가 을씨년스럽다.

제법 된비알을 치오르는데도 더운 줄 모르겠는데, 앞서가는 분들은 그래도 연신 땀방울을 훔쳐내고 있다.

수리취 꽃망울    수리취 꽃망울
 

길섶의 용담도 제 빛깔을 잃어가건만 숲속의 작살나무 열매빛깔은 화려하다. 그러나 일부러 숲속으로 들어가 촬영하기란 힘들겠고 해서 그냥 지나친다.

검노린재 열매로 대신하고 만덕산을 오르다가 암릉 돌틈새를 잘못짚어 찢어진 손등에선 땀방울 대신 핏방울이 흘러내리지만 개의칠 않고 계속 진행한다.

검노린재 열매   검노린재 열매
 

삼거리로 올라 찾아간, 지형도상의 정상에서는 저멀리 전주시가가 신기루처럼 보이고 모악산, 마이산도 가물가물한데, 지나온 정맥길은 확실하다.

삼거리로 되나오자 바로 아래 넓은 공터에서 일행들이 중식을 들고 있다. 어젯밤에 청소년축구 결승전 보느라 밤 늦도록 통음을 해서 좀 전의 휴게소에서 늦은 아침을 했기에 먼저 가기 시작한다.

누리장나무 씨앗    누리장나무 씨앗
 

실제 정상에 올라 앞으로 가야할 정맥길을 지도 꺼내들고 확인해 본다. 정상 아래로 얕은 구릉들이 좌우로 가지쳐 나가며 끝간데 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직전 거리에 불쑥 솟아오른 암봉 외에는 평범한 육산의 연속이다.

그러나 제5쉼터에 도착할 때까지는 계속해서 숲속으로 암릉길이 숨어 있어, 제법 아기자기한 리지산행을 즐길 수가 있었다.

꽃향유   꽃향유
 

암릉길엔 말라 비틀어진 난쟁이 바위솔의 흉물스런 모습을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카버해 나가고, 길섶에는 꽃술이 한쪽으로만 쏠린 꽃향유가 배초향보다는 훨씬 유순한 모습으로 산행길 내내 동반을 해주고 있다.

마치를 지나고 536m봉 가는길엔 누리장나무 씨앗이 꽃보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고, 참나물들도 씨방을 조롱조롱 달고 있다.

산초나무 열매    산초나무 열매
  

536m봉을 내려서자 산색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억새위론 칡넝쿨을 비롯한 덩굴식물이 무성하고 노린재나무, 산초나무 열매를 비롯한 날카로운 가시를 달고 있는 꾸지뽕나무도 있다.

길바닥의 맥문동과 비짜루도 열매를 달고 있어, 깊은 산중에도 차세대를 이어갈 준비가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비짜루 열매    비짜루 열매
 

북치를 지날무렵 일행중에서 알밤을 줏는 이들이 있다. 만류할 생각은 없지만 거의가 벌레먹은 것들임을 나는 알고 있다. 사슴벌레 한 마리 아가리 딱 벌리고 경계자세를 취하지만 이미 그 놈은 달아날 힘 조차 없다.

416.2m봉 삼각점 십자위에 올려놓고 하늘나라로 올라갈 그놈과 작별하는동안 어느듯 최선두에서 최후미로 처졌다.

찔레꽃 열매    찔레꽃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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