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구재봉767.6m



1:25,000지형도=악양. 율상



2004년 4월 18일 일요일 흐리고 비(5~15도)
  일출몰05:53~19:05



코스=미점마을11:00<2.0km>활공장12:00<2.0km>구재봉13:30<1.0km>삼화실재14:00<1.3km>525m봉14:30<2.3km>동점재15:30<3.5km>신성리삼거리17:00
     *단축은 삼화실재에서
하산



[도상12.1km/6시간 소요]



구재봉 지형도
   
구재봉
지형도


 



개요: 지리산 끝자락의
구재봉은 지리산 남부능선상의 관음봉(1170m)에서
남진하다가 거사봉(1140m). 시루봉쪽으로 곁가지를
치면서  악양벌판을 사이에 두고 서쪽의
성제봉과 대칭하면서 뻗어 내린다.



이 굵직한 능선은 회남재를 거쳐 칠성봉(940m)쪽으로
남진하면서 구재봉(767.6m)을 경유하여 그여맥을
섬진강에 빠뜨린다.



흔히 오백리라고 하는 섬진강은 212.3km로
우리나라에서 아홉번째로 긴 강이며 이 물줄기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넘나들며 계곡과 산과 들과 마을을
적신다.



 평사리와 섬진강
    
평사리와
섬진강


 



전북 진안군 백운면의 봉황산에서 발원하여 지리산
자락을 끼고 돌며 숱하게 아름다운 강변을 만들어
내는데 그 중에서도 하동군 화개면의 화개나루가 가장
넓고 깊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를 이루며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섬진강은 여느 강보다 정겹고 친숙하게
느껴진다.



또한 산행길 내내 평행선을 긋는 성제봉을 비롯한
남부능선 끝자락과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되는
악양마을의 잘 정돈된 들판은 그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평사리를 비롯한 산골마을들과 함께
가난의 흔적없이 무척 평화롭고 한가로워 보여서
산행의 정취를 더해준다.



개념도
        
개념도



 



가는길: 남해고속국도 하동
I/C에서 19번 일반국도로 갈아타고 하동군 악양면
입구의 미서마을 초입에 내려서면 진입로 확장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절개지역을 살짝 벗어나 오른쪽으로 난 둔덕길을 따라
올라 울울창창한 키큰 대나무 숲속으로 들어선다.



희미한 족적따라 능선 개념으로 치오르면
미서마을에서 미동마을로 넘어가는 꼬부랑길을
만난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미동마을 뒤편으로 섬진강변의
하얀 모래톱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뒤편의 백운산
자락을 칭칭 휘감고 돌아가는 모습이 바라보인다.




미동마을과 섬진강
   미동마을과 섬진강

 



왼쪽으로 장엄하게 펼쳐지는 악양벌판과 천왕봉을
향하여 가없이 올라가는 성제봉 능선을 바라보며
희미한 날등길에서 과수원 임도를 만나면 그 길따라
가도 되지만 날등을 고집하는 것이 산행의 묘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



다시금 밤나무단지를 만나면서 임도는 끝나고 다복솔
오솔길로 접어든다.



동북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구재봉이 바라보이기
시작하고 지형도에는 없지만 오른쪽의 먹점마을에서
올라오는 잘 포장 된 산복도로 하나가 진행길
날등으로 올라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주위를 모두 밀어부쳐 널따란 헬기장을 조성해 놓은
것처럼 보이는 둔덕에 올라서면 부대 시설 하나
없지만 시계가 확 틔여서 여기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쓰이고 있구나 하는 걸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지금부턴 하동읍과 악양면의 면계선따라 동진 하다가
구재봉에서부턴 산청군 시천면과 하동군 악양면의
군계선 따라 칠성봉 아래 동점재까지 북동진해
올라가야 한다.



활공장에서 20분정도 날등타고 올라가면 능선
분기점에 악양면 신대리에서 올라오는 능선길을
만난다.



산길은 오른쪽으로 급히 돌아서면서 봉우리 두 개를
넘어야 하고 구재봉 올라서기 전에 오른쪽의
먹점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두군데나 있고
리번도 달려 있다.



그러나 왼쪽의 신대리방면은 지형도엔 나타나 있어도
실제 등산로는 없다.



잘 생긴 암반과 절벽지대가 받쳐주는 구재봉엔
정상석이 오른쪽의 지능선 따라 조금 더 올라가야
있고 표지석 옆에는 국기게양대도 있다.




 구재봉 표지석
   

 
구재봉 표지석

 



정상에 서면 칠성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게
멀리론 천왕봉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남쪽의 분기봉(610m)방면도 등산로가 잘 발달 돼
있다. 섬진강을 바라보면서 내려가는 주변의 풍광도
수려해서 하동역까지 뻗어 내려가는 이 지능선도 한번
타 봄직하다.



구재봉 하산길은 처음엔 급격히 떨어지다가 한적한
소나무숲길로 변하면서 등산로도 제법 널찍해지고
가는길엔 쿳션좋은 갈비가 깔려서 기분좋은 산행을 할
수 있다.




구재봉에서의 칠성봉
    구재봉에서의 칠성봉

 



삼화실재에 도착하면 동쪽의 삼화저수지방면으론
등산로가 없고 서쪽의 상신대방면으론 하산길이 잘 나
있다.



단축팀은 이길로 하산하고 종주팀은 임도를 하나
횡단해서 동점재에 이르러 신흥마을로 하산한다.



물론 바로 이웃한 0.7km거리의 칠성봉(940m)에
다녀와도 무방하다. 이럴 경우 동점재로 되내려
와야한다.



욕심을 내어서 회남재까지 진행해도 되지만
당일산행으론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삼화실재
   삼화실재




 
산행후기: 일전에
회남재에서 칠성봉 경유 동점재로 하산한 적이 있어
오늘은 그 연장선상에서 동점재로 깃점을 잡았으나
최근의 잦은 산불발생으로 필요없는 마찰을 피하고자
역순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미서리 마을 초입에서 키큰 장대숲으로 들어섰다.
지금껏의 산행중에서 이리도 많은 장죽숲속을
거닐어보기란 난생 처음이어서 자뭇 흥분되기도
한다.



길은 없지만 무조건 날등을 치고 오르라고 선두팀에게
일러두고 제법 여유있게 대나무숲속을 거닐어 본다.




초입의 장대숲
  초입의 장대숲 

 



희안하게도 이곳까지 봄철 야생화는 피어서
홀아비꽃대가 많이 눈에 띈다.



정글인지라 꽃은 피었건만 꽃대는 유난히 가냘프다.
드디어 산길을 만나고 무덤 앞에서 상견례를 갖는데
주위엔 온통 고사리가 지천으로 널부러져 있다.



일행은 지금부터가 산행시작인데도 여기저기서 고사리
채취에 여념이 없다.



봄철 산행중에 이리도 많은 고사리 군락지를
만나기란 그리 흔하질 않다.




벌깨덩굴
    벌깨덩굴




 



그들을 뒤로 한 체 고갯마루로 올라서 삼각점 확인 차
121.2m봉엘 갔더니 3기의 가족묘가 섬진강을 등진 체
나를 향하고 있다.



주변 풀밭에는 벌깨덩굴과 현호색, 양지꽃과
제비꽃들의 경염이 한창이다.



섬진강과 백운산과 성제봉, 악양들판을 번갈아
눈길주며 서서히 올라치는 산길엔 엉겅퀴와 철쭉꽃이
만개를 준비중이고 솜방망이꽃과 좀씀바귀꽃들의
노랑색이 현란하다.




좀씀바귀
   좀씀바귀

 



과수원 임도를 지나고 황량한 밤밭으로 나서자
여기서도 고사리 채취는 한창이다.



집사람이 동행했더러면 무척 좋아했을테지만 나는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쉬지 않고 올라가야 한다.



운동부족으로 볼록해진 아랫배에서 수분이 위로
올라와 이마에선 연신 땀방울이 떨어진다.



드디어 바람 시원한 활공장으로 올라섰다.



불어오는 남서풍에 금방 한기를 느끼고 다시금 걸음을
재촉해서 구재봉에 올라섰더니 중간팀이 중식을
끝내고 막 일어서는 참이다.



 덩굴개별꽃
  
 덩굴개별꽃
 



그들은 표지석 있는 곳을 가리키며 얼른 다녀오라고
한다. 표지석 옆에는 국기게양대가 있어
어리둥절하다.



이곳 주위에도 덩굴 개별꽃을 비롯한 각종 야생화가
무수히도 많아서 오늘은 마치 꽃산행을 하는
기분이다.




현호색
   현호색

 



남쪽의 분기봉 방면도 경치가 좋아 다시금 이 산을
찾는다면 회남재에서 칠성봉을 경유 저리로
하산한다면 멋진 코스가 될 걸로 상상해본다.



다시금 좀전의 암벽지대로 내려와 칠성봉을 바라본다.
저 멀리 거류봉까지의 능선이 일목요연하고 턱밑의
바위 틈새엔 막 터지려는 철쭉 꽃망울이 앙증스럽다.



노랑제비꽃
    
노랑제비꽃



  



하산길로 접어든다.



기다려주겠다던 일행들은 사라지고 이제서야 정상을
찾겠다는 세분을 올려 보내고, 행여 다친다리가 또
접질세라 아주 조심하며 급경사를 내려선다.



주능선길은 내왕이 많았던지 송림 우거진 숲길인데도
꽤나 널널하다.



일행중의 한분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 고비의
뽀송뽀송한 모습을 바라보며 이름을 묻곤 무척 신기해
한다.



고비의 어린 순
    
고비의 어린


  



지다만 산벚꽃 삐라가 몇 개인가 눈앞에서 날개짓을
하며 스쳐간다. 오늘 코스 하루 종일 따라다니던
각시붓꽃이 여기에도 피었다.



우리마을 뒷동산 황령산에도 무척 많았었는데 요 몇
년전부터 사라졌건만 이동네만큼은 줄창 피었다.




각시제비꽃
   각시붓꽃

 



드디어 최후의 세분과 함께 고락을 같이한다.



삼화실재엔 옛 성황당의 무너진 돌무더기 속에서도
이름모를 나무 한그루 솟아 올라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 주고 있다.



하동에서 산청으로 넘나들던 이 고개에 쌓인 돌맹이
하나하나가 풍진 세월을 말하고 있는 전설의 고개인
셈이다.



하산길은 계곡을 벗어나 산자락을 굽이굽이 돌아서
한참 후에야 삼화저수지로 넘어가는 포장길 도로로
내려설 수 있다.



철망속의 계곡엔 상수원 보호푯말이 내걸렸다.




금창초
   금창초

 



아까부터 간간히 날리던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도로가엔 금창초를 비롯한 여러종류의 제비꽃들이
많이 피어나 빗방울을 머금고 반짝거린다.



과수원 아래 잘 가꾸어진 텃밭에는 재배중인 취나물이
한창 물이 올랐지만 우리는 임자없는 도로가의
고들빼기를 뽑아서 모은다.



하산후의 술안주 보쌈용으로 네명이 함께하니 금새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가 있다.



도로변의 과수원에 자란 매화나무의 자그마한 매실
열매가 너무 귀엽다.



매실열매
     
매실열매



 



상신대마을에 도착하자 빗방울이 점점 거세진다.



한기를 느끼면서 젖은 쿨맥스 상의 하나만 걸친 것이
무척 후회된다.



만약 산속에서 이 지경이 되었으면 어쩔 뻔
했는가!



부상을 핑계로 벨트쌕 하나 달랑 걸치고 산행했던
것이 무척 후회되고, 한편으론 산신령님께
두고두고 감사할 일이다.



동네 다락논엔 보리가 보기좋게 피어 올라 그 중에
한가지 분질러서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어본다.



소리는 시원찮지만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 본다.




비맞은 카메라에 잡힌 보리밭


    비맞은 카메라에 잡힌
보리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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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암산 - 문종수님의 대단하신 산행에 찬사를 보내드립니다. 일반 산꾼으로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지리산 자락을 오르셨습니다. 시간이 나셨으면 칠성봉까지 가셔서 상,하신흥을 거쳐 취간정에서 내리는 비를 감상하셨으면 좋았을뻔 했습니다. 항상 즐산하시고 행복하십시요.
▣ 진맹익 - 또다른 산행의 묘미를 보고 갑니다. 같이 가고픈 맘이 절로 입니다. 님의 방에 자주 들러 좋은 소식 보려 합니다 .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