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가재잡으러 갈래?

정말 가재가 많아요?

그럼 100마리는 쉽게 잡을 수 있을껄.....

잡아서 뭐하게 아빠?

뭐하긴 너는 랍스터도 모르니?

철모르는 딸아이와 조카를 데리고 북한산 진달래능선을 오른다.
어부가된 나는 내 어릴적 가재잡이를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주며 길을 재촉한다.
내가 어렸을 적엔....

일단 개구리를 잡아서 찧은다음 물웅덩이 여러군데에 던져 놓고
한참을 놀다가 가보면 가재가 떼로 몰려와 개구리를 먹고 있는데
이놈들은 건져올려도 집게를 풀지 않는다.
바구니에 넣은 다음 기어올라오지 못하도록 나무가지로 위를 막고
집에 가져와서 꼬리끝부분을 자르면 조그만 내장이 나오고
고추장양념과 함께 볶으면 금새 빨간색으로 변하고 그 고소한 맛이라니....

지금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지만 어릴적엔 아주 재미있는 놀이중의 하나였다.

도대체 계곡은 저 아래인데 어디에 가재가 있어요?

조금만 더 올라 가면 돼...

딸아이는 한살 더많은 오빠가 있어서인지 혼자서도 잘 따라오고 있다.
진달래는 만발하고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있어 봄은 더욱 무르 익는다.

인수봉이 잘보이는 곳에서 아이들을 쉬게 하고
초컬릿과 과일을 주고 망경대, 백운대, 인수봉을 설명해 준다.
그리고 우리가 갈곳은 저기 인수봉인데 아주 가재가 많단다.

갈래? 말래?

갈래요.(딸아이는 오빠한테 지기싫어 아빠 나도 갈수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래? 그러면 출발...

조금 올라가더니 아이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눈치를 챘나보다.
아이들은 빤히 보이는 소귀천으로 가서 빨리 가재를 잡자고 난리다.
조금은 험한길을 가재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내려가고 딸아이는 손을 잡아 주려해도
혼자 가겠다고 하며 잘도 내려 간다.

이모부 가재 잡으려면 물로 가야 되는거 아니예요?

가재가 없을것 같은데...
" 한마리라도 잡혀야 할텐데"

산그늘이 길게 드리워지고 하산을 서둘러야 하는데 아이들은 빨리 잡아 달라고
아우성이다.
찬계곡물에 손을 담그고 돌을 뒤집어도 땡초 어부에게 잡혀줄 가재도 없겠지만
구경조차 할수 없으니....

얘들아 그냥가자

아이 이게 뭐예요. 그러게 영화보러 갔으면 얼마나 좋아요?

가재는 못잡았어도 운동하고 좋지 뭘그래~ 또 너 아토피 피부염에 풍욕이 얼마나
좋은지 알아?
그리고 가재가 없는걸 어떻게 잡니?

100마리는 쉽게 잡을수 있다면서요...

그러면 인수봉에 밤에라도 올라갈래?

..............

다음에는 꼭 잡아줄께

싢어요. 못믿을 산안내자예요.

얘들아 미안한데 차세워둔곳에 갈려면 다시 저 능선을 넘어야 된단다.

우리딸은 한숨만 쉬더니 묵묵히 따른다.

"기특한것 그런데 이길이 맞나~"

능선을 넘어 답답한 극장보다 산이 더 좋다고 세뇌를 시키고
차세워둔 자리로 오니 진달래 화사한 봄날이 저물고 있다.

" 어린것들 한테도 괄시를 받으면서 꼼수를 써서 산을 가야하다니 심각한 산중독이야"

"혹시 인수봉 정상에 빗물이 스며들어 그 틈새에 100년묵은 가재가 100마리쯤 살고 있지 않을까?...."

"그러면 바위틈새로 나온 가재수염을 붙잡고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을텐데..."



▣ 산초스 - 보통 아이들을 산에 데리고 가려면 컵라면으로 유혹하거나 다녀와서 pc게임 2시간을 할수있게 해준다는등의 조건으로 함께 하는데 권경선님의 조카와 따님은 아직 순수하여 산에사는 산낙지 잡으러 간 경우지만, 즐거운 산행이고 동심에 자연을 안겨준것 같습니다.
▣ 산사랑방 - ㅎㅎ 덕분에 옛 향수에 젖어봅니다. 어릴적 맑고 깨끗한 깊은 계곡에만 살던 가재.. 아이들과 함께한 그 동심의 인수봉 산행이 잡은 가재보다 더 값져 보입니다.
▣ 구자숙 - 학창시절에 내장산에가서 바위뜸에 있는가재를 잡은 남학생이 내게 주고싶다길래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내밀었더니 .그만 덥썩 손을 잡아 놓아주지 않던 적이 생각나서 혼자 입가에 웃음 지어봅니다. 따님과조케게 고짓말가지 하시며 산에 가시는 중독 정말 산중독 맞군요 호호^*^ 산하 남도 상견례에 수고하심을 보아 가고싶은데 우찌해야 좋을까요? ㅠㅠㅠ
▣ 운해 - 한 편의 동화를 읽어 보는 것 같네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시는 모습이 참!좋습니다.줄산 하시고요..
▣ 똘배 -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던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산에서는 버섯따고 집게벌레(하늘소?)잡아서 놀고 물가에서는 송사리 미꾸리 개구리 잡아먹던일 하며.. 요즘애들은 자연과 접할 기회가 없어 측은한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어린시절로 잠깐 시간여행 다녀왔습니다.
▣ 김정목 - 든든한아빠.자상하고멋있는 아빠이십니다. 지난해 여름이던가 관악산하산중 서울대담옆 물가에서 진짜가재를 잡아볼수 있었습니다.아마 북한산 계곡에도 가재가 꼭있을것 입니다 .여름방학때따님 데리고진짜를 한번찾아 나서 보십시요 어린시절 소중한추억이 먼훗날 되살아나게요
▣ 김정목 - 든든한아빠.자상하고멋있는 아빠이십니다. 지난해 여름이던가 관악산하산중 서울대담옆 물가에서 진짜가재를 잡아볼수 있었습니다.아마 북한산 계곡에도 가재가 꼭있을것 입니다 .여름방학때따님 데리고진짜를 한번찾아 나서 보십시요 어린시절 소중한추억이 먼훗날 되살아나게요
▣ 김정길 - 아우님 나의 희망사업이 수도권 유치부 초등부 산악회를 운영하는 일이라네 그 일을 할 때 수십명의 조교가 필요한데 아우님도 조교를 맡아주게나, 그 땐 절대로 가재잡으러 간다고 하지 말고, 젊은 어머니들 마음에 두지 말고?
▣ 물안개 - 지나간 추억이 떠오르네요.관악산에 오르며 10세 미만의 딸 셋을 간식주며 조금만가면 다 왔다고 하며 꽃반지 만들어 손가락에 끼워주며 오르던 관악산 이제는 컷다고 부모는 뒷전이에요.잠시 추억에 잠겨봅니다.올가을에 시집보낼 큰아이 다람쥐마냥 잘도 따라 다녔었는데......
▣ 물안개 - 지나간 추억이 떠오르네요.관악산에 오르며 10세 미만의 딸 셋을 간식주며 조금만가면 다 왔다고 하며 꽃반지 만들어 손가락에 끼워주며 오르던 관악산 이제는 컷다고 부모는 뒷전이에요.잠시 추억에 잠겨봅니다.올가을에 시집보낼 큰아이 다람쥐마냥 잘도 따라 다녔었는데......
▣ 김찬영 - ㅎㅎㅎㅎㅎ 인수봉계곡에는 도룡룡은 있던데 꿩대신 닭이라도 보여주었으면 완전힌못믿을 안내자라는 낙인만은 면했을터인데.....옛생각에 젖어봤습니다
▣ 불맘산 - 정말로 북한산에는 100년묵은 가재가 100마리 살고 있습니다. 그런 북한산을 우리네 산님들이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줘야 겠지요.. 고맙습니다.
▣ 빵과 버터 - "하얀 거짓말" 은 인생을 유쾌하고 너그럽게 하지요. 새로운 포맷의 줄거리가 한국의 산하를 더욱 풍요롭게 합니다....
▣ 창원51z - 동화나라 산행기 잘 봤네요... 다음에는 가재있는 산을 꼭 찾아보세요.. 우리동네산 계곡에는 아직 가재가 사는데... 지금 계절은 아니지만..
▣ 김현호 - 미끼를 잘 던지셨네요! 저는 아이들한테 1회산행마다 1,000씩 주거든요~ 짜증안내면 100원 추가 등등 으로 유도를 하는편이죠! 암튼 언젠간 따라다니지 않겠지만 아직까진 데리고 다니고 싶죠!! 권경선님 늘 행복하실..
▣ 영감 - 그런 거짖말 해도 애들은 밉질 않게 또록또록 따라 왔으니 , 영원히 기억하고 이
▣ 영감 - 그런 거짖말 해도 애들은 밉질 않게 또록또록 따라 왔으니 , 영원히 기억하고 있을 것 같네유. 나도 담주에 가재 잡으로 가 볼 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