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12.25(토) 21:50∼12.26(일) 16:00

□ 지     역 : 지리산(화엄사∼중산리매표소)

□ 산 행 자 : 나홀로

□ 날     씨 : 맑다가 눈보라치다가 다시 맑음

□ 산행코스

○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 출발【→구례(18:00), 12,700원】

○ 구례버스터미널 도착(21:10)

○ 구례버스터미널 출발(21:20, 택시 6,900원), 화엄사 도착(21:30)

○ 화엄사(21:50 출발, 산행시작)

○ 연기암 갈림길(임도)(22:10 도착, 22:25 출발)

○ 참샘터(22:45 도착, 출발)

○ 국수등(23:10 도착, 출발)

○ 중재(23:25 도착, 출발)

○ 눈썹바위(24:15 도착, 출발)

○ 코재(성삼재도로)(24:25 도착, 출발)

○ 노고단대피소(24:45 도착, 15분휴식후 01:00 출발)

○ 노고단고개(01:05 도착, 출발)

○ 피아골삼거리(01:50 도착, 출발)

○ 임걸령샘터(02:00 도착, 출발)

○ 노루목삼거리(02:35 도착, 출발)

○ 삼도봉(03:00 도착, 출발)

○ 화개재(03:25 도착, 출발)

○ 토끼봉(04:00 도착, 출발)

○ 연하천산장(06:00 도착, 아침식사후 06:40 출발)

○ 음정과 벽소령갈림길(06:50 도착, 출발)

○ 형제봉(07:30 도착, 출발)

○ 벽소령대피소(08:10 도착, 출발)

○ 음정(마천)과 세석대피소갈림길(08:30 도착, 출발)

○ 선비샘(09:05 도착, 10분휴식후 09:15 출발)

○ 칠선봉(10:05 도착, 출발)

○ 영신봉(11:05 도착, 출발)

○ 세석대피소(11:15 도착, 출발)

○ 촛대봉(11:35 도착, 출발)

○ 연하봉(12:30 도착, 출발)

○ 장터목대피소(13:00 도착, 점심식사후 13:15 출발)

○ 제석봉(13:25 도착, 출발)

○ 통천문(13:50 도착, 출발)

○ 천왕봉정상(14:10 도착, 5분휴식후 14:15 하산) ▷중산리 방향

○ 개선문(14:40 도착, 출발)

○ 로타리대피소(15:00 도착, 출발)

○ 망바위(15:30 도착, 출발)

○ 칼바위(15:45 도착, 출발)

○ 중산리매표소(16:00 도착, 하산완료)

○ 중산리 출발(→진주, 18:00, 4,300원)

○ 진주시외버스터미널 출발(→부산, 19:40, 6,700원)

○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도착(21:00)

○ 집 도착(21:40)

  

□ 산행거리 : 37.9㎞(화엄사∼중산리)

화엄사(2.0㎞)↔연기암갈림길(0.5㎞)↔참샘터(1.0㎞)↔국수등(0.5㎞)↔중재(1.5㎞)↔눈썹바위(0.5㎞)↔코재(성삼재도로)(1.0㎞)↔노고단(2.7㎞)↔피아골삼거리(0.5㎞)↔임걸령(1.3㎞)↔노루목(1.0㎞)↔삼도봉(0.8㎞)↔화개재(1.2㎞)↔토끼봉(3.0㎞)↔연하천산장(2.1㎞)↔형제봉(1.5㎞)↔벽소령대피소(1.1㎞)↔음정(마천)·세석대피소 갈림길(1.3㎞)↔선비샘(1.8㎞)↔칠선봉(1.5㎞)↔영신봉(0.6㎞)↔세석대피소(0.7㎞)↔촛대봉(1.9㎞)↔연하봉(0.8㎞)↔장터목대피소(0.6㎞)↔제석봉(0.6㎞)↔통천문(0.5㎞)↔천왕봉정상(0.8㎞)↔개선문(1.2㎞)↔로타리대피소(1.0㎞)↔망바위(1.1㎞)↔칼바위(1.3㎞)↔중산리매표소

  

□ 주능선 주요 봉우리

노고단(1,507m)↔삼도봉(1,550m)↔토끼봉(1,533m)↔명선봉(1,586m)↔형제봉(1,452m)↔덕평봉(1,521m)↔칠선봉(1,558m)↔영신봉(1,651m)↔촛대봉(1,703m)↔연하봉(1,730m)↔제석봉(1,808m)↔천왕봉 정상(1,915m)

  

□ 산행시간 : 18시간 10분(휴식,식사,알바시간포함)

  

□ 준 비 물

배낭(45ℓ), 모자, 스틱 2개, 아이젠, 스패츠, 자켓, 여벌옷, 장갑, 양말 2컬레,

손전등, 헤드랜턴, 예비 건전지 각2·3개, 도시락 1인분, 김밥 1인분,

생수(500㎖) 2병, 사과 2개, 귤 5개, 연양갱 2개, 찰떡파이 1봉지(7개),

상비약, 수건 1매, 손수건 1매, 칼, 지도, 나침판, 메모지, 볼펜, 화장지,

깔판, 우의, 카메라, 수저 등

  

□ 대피소 연락처

 ○ 세 석 대피소 : 016∼346∼1601, 011∼1769∼1601

 ○ 장터목대피소 : 016∼883∼1750, 011∼1767∼1915

 ○ 벽소령대피소 : 016∼852∼1426, 011∼1767∼1426

 ○ 로타리대피소 : 055) 973 ∼ 1400

 ○ 뱀사골대피소 : 063) 626 ∼ 1732

 ○ 연하천대피소 : 063) 625 ∼ 1586

 ○ 노고단대피소 : 061) 783 ∼ 1507

 ○ 피아골대피소 : 061) 783 ∼ 1928

  

□ 지리산사무실 연락처

 ○ 지 리 산 사 무 소 : 055) 972∼7771-2

 ○ 지리산북부사무소 : 063) 625∼8911-2

 ○ 지리산남부사무소 : 061) 783∼9100-1

  

□ 식수있는 곳

▷ 생수는 500㎖ 2병이면 충분하며 샘터의 물은 대체적으로 풍부하나

몇 개소는 아주 귀함.

○ 참샘터 : 화엄사에서 노고단쪽 2.5km지역(매말라 식수없음)

○ 노고단대피소 : 취사장내(풍부)

○ 임걸령 샘터 : 노고단에서 3.2㎞(풍부)

○ 뱀사골대피소 : 화개재에서 200m 아래에 있으며 임걸령샘터에서 3.3㎞

 ▷ 풍부하나 종주길에 내려가기 힘듬

○ 연하천산장 : 산장앞(임걸령샘터에서 7.3㎞)(풍부)

○ 벽소령대피소 : 대피소 뒤(남쪽) 30여m 아래쪽(연하천산장에서 3.6㎞)

 ▷ 종주길에 내려가기 힘들며 물이 귀함(선비샘이나 연하천산장에서 넉넉하게 준비)

○ 선비샘 : 벽소령대피소에서 2.4㎞(풍부하지 않지만 먹을양은 충분함)

○ 세석대피소 : 대피소 20여m 아래쪽(선비샘에서 3.9㎞)(풍부)

○ 장터목대피소 : 대피소 30여m 아래쪽(세석대피소에서 3.4㎞)

 ▷ 물이 귀하며 때로는 줄서서 기다려야 함

○ 천왕샘 : 천왕봉 아래(천왕봉에서 300m)(갈수기에는 물이 거의 없음)

○ 로타리대피소 : 천왕봉에서 중산리방향 2km아래(수도꼭지가 얼어 식수 불가)

 ▷ 꼭 필요하면 바로위 법계사에서 식수준비 가능 

  

◈ 산행후기
연말이 다가오니 올해 계획했던 일이 원만히 이루어졌는지

되돌아보게 되고 새해 계획도 구상해 본다.

저마다의 생각이 다 틀리겠지만 보통사람의 공통적인 생각은

‘가족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사는것'이 아닌가 싶다.

  

지리산 종주... 말만 들어도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슴벅찬 감동에 젖게된다.

적당한 간격으로 잇달아 솟아있는 수많은 준봉과 준봉을 넘어가는

주능선의 산길은 우리의 등산로 가운데 가장 장쾌하고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넘쳐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피소예약이 안되어 무박으로 화엄사∼대원사행 계획을 잡았는데

결과는 그놈의 눈바람과 강추위로 인하여 차질이 생겨

화엄사∼중산리행의 산행이 되고말았다.

  

크리스마스이브를 가족들과 보내고 다음날 구례행 막차(18:00)를

타기위해 집을 나섰다.

올해가 유달리 어렵고 힘든 경제여건이지만

오늘만큼은 거리의 풍경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마눌은 ‘가족, 연인, 학생 등 모든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뜻있게 보내는데 당신은 가족들을 팽개치고

그것도 추운 야밤에 산을 간다’고 야단이지만

한쪽귀로 듣고 슬쩍 현관문을 나와버렸다.

  

구례행 막차는 승객 10여명도 못채우고 정각 6시에

사상터미널을 빠져나갔다.

버스에서의 3시간동안 잠을 청해보았지만 잠이 안와 한숨도 자지못한체

9시 10분경 구례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간단히 배낭 정리하고 택시를 잡아 화엄사행을 요청하니

미터요금기로 계산한단다.

예전에는 무조건 10,000원이었는데...

10여분만에 화엄사입구에 도착(6,900원).

  

▷ 걸었던 산 둘러보기(지도를 클릭하면 확대해 볼수있습니다)


  

 

◈ 화엄사 21:50 도착, 산행시작

연기암 2.3㎞, 노고단 7.0㎞, 천왕봉 32.5㎞

화엄사입구(사진클릭 확대)

반야다원(사진클릭 확대)

  

날씨가 싸늘하고 춥다. 확실히 부산날씨하고는 틀린다.

화엄사 경내에는 보안등이 희미한 자태를 보여주며 적막에 쌓여있고

다리를 건너 반야다원옆에 노고단행 등로가 열려있어

좌측 계곡과 우측 반야다원사이 소로를 따라오르면 된다.

  

새하얀 달과 돌이 박힌 등로를 따라 헤드랜턴 없이 오르면서

오늘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오늘이 음력으로 14일이라 정말 달이 밝다.

벽소명월과 같이 싸늘한 달이...

  

사람키보다 훨씬 큰 산죽도 지나고 벤치가 있는 휴식처도 몇 개소

지난다. 예전의 오름길에는 너무 어두워 주변 시야가 전혀 없었는데

오늘은 좌우가 훤히 열리고 있다.

눈길이지만 오름길이기에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오른다.

  

어진교(노고단 5.3㎞)와 이어 어은교를 지나니

잠시후 연기암과의 갈림길이 있는 임도(22:10)가 나온다.

  

☞ 어은교

  

노고단은 임도 가로질러 직진하여 오르면 되고

연기암은 좌측으로 300m 거리다.

잠시 둘러보러 가보나 입구에 차량 출입금지 바리케이트로 막아놓아 다시 빽.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오름길이다(22:25). 

  

연기암입구(사진클릭 확대)

연기암 안내도(사진클릭 확대)


◈ 참샘터 22:45 도착, 출발

참샘터에 오니 얼마나 가물었으면 샘터 흔적조차 없다. 너덜길이 이어진다.

  

참샘터이정표(사진클릭 확대)

국수등이정표(사진클릭 확대)

  

국수등(23:10) 이정표를 지나면 두갈래길이 나오는데

직진해야한다. 그런데, 계곡으로 내려가는 우측길이 더 넓다.

지난번에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가 되돌아온 기억이 있는데

우측 길이 넓어 야밤에는 우측으로 가기 십상이다.

야간산행시 조심해야할 듯...

  

여기서 중재까지는 너덜길과 돌계단길에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다.

중재안부(23:25)에 올라서 호흡 조절후 되돌아보니

구례시가지의 불빛이 훤히 보인다. 바람이 세차다.

  

뇌리속에서 '모두들 잠들 시간에 나는 홀로 여기서 뭐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간다.

  

올려다보는 정상부근 능선에는 제법 눈이 많이 쌓여있다.

세찬 바람과 눈발이 날리고 맑은 하늘이 안개구름으로 변한다.

일기예보로는 오늘,내일 눈온다는 예보는 없었는데

눈이 올려나...

  

중재를 지나 잠시동안 완만한 길이 나오고 이어서 코재까지는

가파른 길이 연속 이어진다. 정말 눈이 오고 있다.

눈오는 밤에 산행이라... 기분좋은 말로 낭만적이다.

  

중재이정표(사진클릭 확대)

눈썹바위(사진클릭 확대)


◈ 코재(성삼재도로) 24:25 도착, 출발

눈썹바위까지 큰 힘듬없이 오르고 이어 코재(성삼재도로)에 오르니

눈발은 굵어지고 임도에는 온통 새하얀 눈이다.

코재까지 시종일관 백설속에 해드랜턴없이 오를수 있었다.

부산에서는 좀체 볼 수 없는 정말 실감나는 눈밭이다.

하늘까지도 안개구름과 내리는 눈으로

온사방이 백설에 차있는 설국의 형색이다.

  

여기서부터 오늘의 고행길이 열린다.

세찬바람과 눈보라로 인해 앞이 안보인다. 벌써부터 추위가 몰려온다.

  

코재(사진클릭 확대)

성삼재 도로(사진클릭 확대)


◈ 노고단대피소 24:45 도착, 15분휴식후 01:00 출발

현대식 화장실만이 사위의 어두움을 밝혀줄뿐

적막감만 감도는 노고단대피소.

  

노고단대피소에서 자고갈까... 갈등이 생긴다.

눈이 올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취사장에 들어오니 좀 훈기가 있는 것 같고 

입구 안쪽문에는 난방중이란 글씨도 적혀있다.

  

☞ 안락한 노고단대피소의 취사장

  

노고단대피소의 화장실과 취사장은

지리산 주능산상의 대피소중에는 최고라 할 수 있다.

화장실은 장터목대피소와 같이 깨끗한 좌변기로 되어있으며

취사장에서 유일하게 식수가 나오는 곳이다.

  

취사장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갈까말까 잠시 고심중에

가기로 결정을 하고 곧 바로 노고단고개로 올라갔다.

'포기도 빠를수록 좋다지만 포기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사방이 눈천지라 크게 어둡지는 않지만

가야할 일이 결코 순탄지만은 않은 것 같다.

노고단고개에서 열려있는 목책사이의 주능선길에 들어서니

등로자체는 눈으로 덮혀 평소보다 수월하다.

속도를 내어보려하나 눈보라가 몰아쳐 속도도 붙지 않는다.

  

☞ 한치앞도 분간하기 힘든 노고단 고개에도 주능선 길은 열리고...


◈ 임걸령샘터 02:00 도착, 출발

넓은 돼지평전과 피아골삼거리(우)를 지나 임걸령샘터에 도착하니

바람은 눈과함께 더욱 거세지고 추위가 엄습해온다.

아무리 추워도 얼지않은 임걸령샘.

  

임걸령을 지나면 노루목까지 통나무계단길과

조금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아직까지는 눈을 맞으면서 걷는게 낭만적인 생각이 든다.

  

노루목(02;35)에서 반야봉(1.0km)은 좌측 오름길이지만

야밤에 가볼 이유가 없어 생략하고 삼도봉으로 향한다.

삼도봉까지는 1.0km 거리이나 야밤에 걷기에는

아주 불규칙적이고 걷기 힘든 너덜길이 이어진다.

잠시라도 한눈팔면 발목 부상입기 십상이다.

  

반야봉에서 내려오는 갈림길을 지나고 우측 무덤을 지나 삼도봉에 오른다.

  

임걸령샘터(사진클릭 확대)

노루목 삼거리(사진클릭 확대)


삼도봉 03:00 도착, 출발

삼도봉주변은 안개가 꽉차 엄산한 기운이 감돈다.

이곳 삼도봉은 지리산을 전북,전남,경남 삼도로 구분짓는 분기점인데

지리산 주능선 가운데 훌륭한 전망대라

날씨 좋은날에는 많은 산님들이 휴식과 함께 조망을

즐기는곳이라고 할수있으나 지금은 완전 시계 제로.

  

삼도봉에서 천왕봉은 직진이고 우측밑으로는 불무장등

가는길이 있으나 출입금지 지역이다.

  

공포의 550여계단을 향해 내려가니

눈보라는 더욱 세차지고 눈을 맞는게 낭만이 아니란게

슬슬 느껴지기 시작한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게 어느때보다 힘들고 길다.

  

화개재(반선 9.2㎞, 노고단 6.3㎞)는 지리산 주능선가운데

표고가 제일 낮은 곳(1,315m)이다.

화개재에서도 뱀사골대피소로 내려갈까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몸은 토끼봉으로 향하고 콧물 줄줄 흘리면서

어찌보면 기약도 없는 길이 이어진다.

  

눈발에 의해 표시없는 등로가 없는길이 계속 이어지고

알바와 러셀을 해 가면서 토끼봉을 향해 오르지만...

  

☞ 공포의 550여계단의 내림길은 시작되고...

 

삼도봉(사진클릭 확대)

토끼봉의 헬기장(사진클릭 확대)


◈ 토끼봉 04:00 도착, 출발

예전의 기억으로 어림짐작 등로를 찾지만

몇 번의 알바로 겨우 토끼봉 이정표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자 했는데

너무 춥고 세찬 눈보라로 앉아 쉴 장소도 찾지못하고

일단 연하천산장까지만 가자고 독한 마음먹고

토끼봉에서 연하천산장으로 향하였다.

  

눈은 더욱 거세지고 간혹 발목까지도 푹푹 빠진다.

졸면서 가다가 넘어져 카메라도 일부 손상되었으나

다행히 작동은 되나 사진이 제대로 나올는지 모르겠다.

  

추위와 허기에 졸음을 참고 희미한 길을 찾아가지만

여기서도 명선봉 오르기전 몇 번의 알바로 체력이 떨어지고

손발에는 감각이 없다.

아마 추위와 허기와 졸음의 동시과정을 거쳐

극한 상황에 이르면 마지막 조난사고로 이어지는 것 같다.

  

고대하던 연하천산장 1.0km 이정표가 나오고 계단을 오르니

이제 살았다 싶었는데 나무계단을 지나서도 길을 못찾아 몇 번 헤매였고

1.0km의 거리가 이렇게 멀줄이야...

  

오가는 사람 아무도 못보고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3.0km의 거리를

2시간이나 소요되어 연하천산장에 겨우 도착했다.

  

◈ 연하천산장 06:00 도착, 아침식사후 06:40 출발

젖은 옷에 추위가 굉장하다. 땀이 흘러 허리 뒷부분부터

젖기 시작하더니 땀이 제때 바깥으로 배출이 안되

온몸의 세포를 긴장시키고 있다.

아예 옷의 외피가 딱딱하게 얼어버렸다. 온몸이 추위에 벌벌 떨린다.

  

그러나, 싸늘한 연하천산장에서 몸 녹일곳은 없었다.

어둠의 취사장.

젓가락이 밥알사이에 들어가지않을 정도로 얼어붙은 도시락.

버너와 코펠을 준비하지않았기 때문에 할수없이 염체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