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 가족 여러분 모두 Merry Cristmas~~& Happy new year~~^^
 

 

 

빳빳한 새 달력을 벽에 걸어 두고 혹은 책상 한 자리에 놓아 두고는 한 장씩 넘길때마다 아님 한 장씩 떼어 낼 때마다

기분이 참~ 그때 그때 다르게 됨을 느낍니다.

 

빨간색 숫자로 잔뜩 나열된 설날 연휴를 손꼽아 기다리기도 하고, 허전한 옆구리를 세차게 때리는 차가운 바람이 사라지는

따뜻한 봄날을 기다는 기분,  잔설이 녹고 흑백의 산하 - 천지간을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색칠할 계절을 기다리는 기분,

꼭 머나먼  수평선은 나를 부르는것만 같은 시원한 바다와 계곡을 그리는 기분, 만산홍엽의 단풍이 손짓하는 가을... ... ...

 

계절의 변화만 존제하는건 아닙니다.   나만의 우리가족의 내친구의 내 직장의 등등...  의무감 처럼 챙겨야 할 기념일,

그냥은 못 지나칠 의미가 부여되는 여러날들,

그때만 되면 생각나는 사람, 그때만 되면 떠오르는 노래들, 또 그때만 되면 몸서리 치게 싫었건 좋았건 잊을수 없는 추억들 까지...

 

잠깐 생각해 보니 달력 - 그 좋이 한 장에 참 많은 희노애락이 담겨 있네요.

 

그렇게 11월을 가슴 한켠에 담아 두고 시작했던 12월도 이젠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12월이 며칠 남지 않은건 늘 그렇듯

그 이전과는 사뭇다른 큰 의미가 기다리고 있기 마련이지요.

 

단순히 새로운 달력을 넘기는것이 아닌 주마등 처럼 스치는 지난 열두달을 돌아보아야 할  종점이자

하얀 도화지와도 같은 새로운 열두달이란 인생의 여백을 채워나가야 할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또 다시' 란 말로 12월은 흘러 가고  어김없이 길거리에는 'Wham 의 Last Cristmas' 가

여기저기 앞다투어 울려 퍼집니다.

 

지난해 누구나 그렸었던 그때의 "내년" 오늘은 이렇게 필름돌아가듯 어느새 닥쳤왔는데

과연 그때의 꿈과 지금의 모습이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만 서른 한해를 넘기마음이 글쎄요 썩 유쾌하지 만은 않습니다.^^

 

한국의 산하를 알게 된지 이제 일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군 전역후 산과는 인연을 두지 않고 살아오다 2003년 어느날인가 부터 어쩌다 한 번 북한산과 도봉산으로

오르내리다 다시 산과의 연을 이어가고 그해 초겨울 무심코 접하게 된 '한국의 산하'는 저에게는 정말

'신선한 충격' 그 자체 였습니다.

 

수많은 산행기를 읽어보고 산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고 그러다 저도 '용기'란걸 내서 2003년 12월 5일에

처음으로 다녀왔던 소백산 산행기를 올리게 됬습니다.

 

그렇게 시작해 지금까지 38개의 산행기를 올리게 됬네요.  돌아보니 어설픔 그자체지만...

 

아직까지도 그렇지만 열 두세 시간 산행하는것 보다 산행기 올리는것이 어떨때는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힘들게 산행하시고 꼼꼼히 지난 걸음의 흔적을 남겨주시는 산하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경의를 표합니다.

 

며칠 자리를 비우고 돌아온후 문득 지난 1년의 산행기를 한 번 천천히 돌아보게 됬습니다.

아직까지 찾아가기 어렵지 않고 길 잃어버릴 염려 크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이름난 명산만을 쫓아 다니는

그야말로 초보이지만 4, 5월에는 거의 쉬는 날 마다 산에만 쫓아다녔고 한 때는 회사고 뭐고 다 그만두고

산에만 다닐까 하는 생각도 심각하게 했었습니다.

 

아직 해 온것 보다 해야할 것이 너무도 많은 지지리도 부족한 저를 곧 발견하고 마음을 다그치곤 했습니다.

통제기간도 지난 15일 부로 풀렸지만 11월 28일 이후론 산이라고는 동네뒷산 조차도 못오른 주왕이 지난 한해의 흔적을

그냥 정리해 봅니다. 

 

이렇게라도 인사드림을 용서 하십시요.^^ 

   

 

오대산 비로봉에서 본  상왕봉까지의 능선 입니다. 지난해 12월 24일 직장 동료인 오리형과 함께했던 오대산입니다.

지난해 마지막 산행이었죠.   눈 흉년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던 지난해겨울...

전 스노우 보드 타는걸 꽤나 좋아하는데 작년 시즌엔  눈도 별로 내리지 않은데다

산에 다니느라 스키장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었습니다.

 

 

1월 26일 어의곡에서 올라 희방사로 하산했던 소백산입니다.  비로봉정상의 기온이 영하 15도 였는데 몸을 가누기

힘들정도로 바람이 불어 겨드랑이 사이까지 칼바람이 엄습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2월 3일에 다녀왔던 속리산입니다.  문장대에서본 1029봉 과 주변의 절경이 가히 조선 8경이라함이 무색하지 않게 느껴졌었습니다.

이때 속리산 정상인 천황봉은 오르지 않고 다음을 기약했는데 여태 못가보고 있습니다.

 

 

배티재를 넘을때 이미 범상치 않은 기운을 받았는데 인공구조물과 자연의 조화가 너무도 멋있었던 2월 10일 대둔산의

모습입니다.

 

        

 

산초스님께서 좋아하시는 용문산을 2월 26에 다녀왔었습니다.  티없이 맑고 차고 깨끗한 용문산의 계곡이 은행나무보다 더

인상적이었고 정상은 군부대 시설로인해 통제가 된것이 무척 아쉬웠던 용문산.  초짜인 제가 산행할때 마다

많은 도움이 되었던 산초스님의 산행기 그리고 늘 격려해 주시는 고마움에 늘 감사드립니다.

 

      

 

아는사람 한 명 없이 달랑 산행기 몇 번 올려놓고 겁없이 혼자  참가 했던 한국의 산하 3월 14일 관악산 합동 산행.

이때가 관악산 산행은 처음이었고 지금까지 마지막이네요.^^ 

늘 행사 주관에 힘써주시고 총무님일 수 밖에 없다는 느낌을 항시 받고 있는 또 한 가지

한국의 산하가족 중에 아랫도리가 가장 뜨거운 남자... 총무님 그리고 제 생활의 일부를 탄생시켜주시고

관리해 주시는 운영자님과 관리자님 이자릴 빌어 다시 한 번 큰 감사드립니다. 

 

 

     

 

3월 22일 기차여행 삼아 다녀왔던 구미 금오산.   사실 금오산은 첫 산행 지는 아니었지만 저에겐 고교시절의

추억이너무도 깊이 남아 있는... 그 추억을 되세기려 내려 갔었던 거죠.

 

 

관음봉 직전 전망 바위에서 본 계룡산 자연 성릉입니다.   왜 자연 성릉이라 하는지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입니다.

4월 3일에 동학사 부터 자연성릉 삼불봉을 거쳐 장군봉, 박정자 삼거리까지 절반 종주했었습니다.

KTX개통된지 며칠 되지 않아 계룡산도 가고,  KTX도 타보고...

 

      

 

4월 7일 경방기간이란걸 생각지도 않고 밤새 잠안자고 놀다가 계획했던 산행이랍시고 명지산을 갔는데 상판리에서 올라

명지 3봉까지만 가고 정상은 멀리서 바라만 보고 연인산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 덕에 계획에 없었던 연인산은 덤으로 다녀올 수 있었지요.

 

 

수도권 최대 진달래 군락지인 강화도 고려산입니다.  제가 4월 11일에 갔을때는 축제전인데다 화사하게 만개하지

않았엇죠.  이날 우연히 청파 윤도균 선생님을 뵙고 얼떨결에 사진한 방 찍혔었던 기억이 납니다.

 

 

바위하나 구경하기 힘든 부드러운 능선속에 품어져있는 12폭포의 절경!   내연산.

4월 16일.  새벽 3시에 집을 출발해 아침 9시가 다 되서야 보경사 주차장에 도착했었죠.

서울로 돌아 올때 포항에서 7시쯤 출발했는데 집은 그다음날 새벽 4시에 들어왔죠.

 

홀로 승용차로 다녀왔는데 졸려서 비몽사몽으로 올라왔었습니다. 결국 서울 다와서는 죽전휴게소에서 잠깐

눈 붙인다고 의자를 뒤로 졎혔는데 다섯시간을 휴게소에서 골아떨어졌었죠.

 

계절의 변화, 부드러운 능선,단애를 이룬 계곡의 풍경까지 이 한장의 사진에 내연산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극히 주왕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참꽃구경 한답시고 KTX로 대구까지 내달렸죠.  근대 전날의 비바람으로  그나마 참꽃 다떨어 지고...

 

4월 23일 팔공산과 함께 대구의 진산인 비슬산을 다녀왔습니다.   참꽃대신 조그만 패찰하나가 이어준

산하가족을 만나 정말 즐겁고 편안한 산행을 했었습니다.   두 분 건강하신지요?

 

언제갈지 모르나 팔공산 가서도 꼭 뵙고 싶습니다.

 

 

4월 28일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코앞인데 때아닌 눈이 내려 눈이 즐거웠던, 산초스님과 함께 해서 두배로 즐거웠던

강씨봉~ 국망봉 산행.   국망봉 정상에서  트라이 포트를 이용해 기념촬영했습니다. 

 

 

한국의 산하 두번째 합동 산행이었던  5월 2일 거창 별유산(의상봉).

어김없이 참여. 서기란 중책이 주어지고 부족하나마 행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 하지요.^^

 

가족이란 표현...   참여해 보시면 진정으로 팍! 와닿는 말.

 

 

 

저 구름다리가 너무 보고 싶고 저 구름다리를 너무 건너고 싶었습니다.  5월17일새벽

심야 고속버스타고 광주가서 다시 첫차로 영암까지 가다가 버스에서 잠이 드는 바람에 해남까지 가서

다시 '빡꾸' 해서 갔었던 너무도 멀고 너무나 아름다웠던 영암 월출산.

 

 

호수와 암릉의 조화.  산행내내 한폭의 산수화 속을 거니는 착각에 빠지는 둥지봉과 가은산. 5월22일

한편으론 저 풍경들 때문에 실제 거니는  산의 아름다움은 잊고 지나가게 됩니다.

 

 

죽령에서 구인사까지의 제법 긴 산행을 위해 야간열차를 타고 풍기를 갔는데 길문주님께서 마중을 나와 주셨습니다.

저를 한 번도 만난적도 없었는데...   위대한 자연보다 더 위대하고 아름다운건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

잊지못할 산행 이었습니다. 

 

구인사도 못보고 말이죠.^^

 

 

눈꽃산행의 대명사 격인 태백산을 초여름에 다녀왔었죠. 6월 6일 현충일에...   이때도 야간열차를 이용해

다녀왔었습니다.   이때까지 정말 제가 생각해도 북한산 도봉산은 물론이고 동에 번쪽 서에 번쩍

줄기차게 산행을 했습니다.

 

6월에 진급하고 근무형태가 바뀌고 고무줄 근무가 되고 설상가상이란 표현이 어울릴지...

거기다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도저히 산행은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때였습니다.  태백산을 다녀온뒤로 한동안 산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8월 20일 한라산.    이때 4박 5일 여름휴가 였습니다.

지리산 종주를 하리라 정말 너무도 야심차고 치밀하기 까지한 계획에 준비까지 마쳤는데

아 글쎄 태풍 '매기' 때문에 수포로 돌아가버렸죠. 

 

휴가 기분 매기 때문에 거의 죽 쓸뻔 하다  매기가 지나간  제주도와 한라산으로 다녀왔습니다.  

한라산은 96년에는 비때문에 올라가질 못했고 98년에 다녀온후 6년만에 정상을 밟았었습니다.

 

 

9월 2일 고등학교 수학 여행이후 14년만에 드디어 설악의 품에 안기게 됬습니다.

그때의 벅찬 희열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용아 장성릉이 도대체 뭐길래...   끝청에서 구름에 가려 하나도 보이지 않는 용아장성릉을 보려고 삼십분동안

기다리기도 하고 소청에서 다시 한 번 천천히 감상했었죠. 

 

 

고개만 돌리면 절경 그차체인 설악산.   저곳은 또 어떤곳일까?  9월 2일에 다녀온뒤 철저 분석한뒤 22일에 다시

공룡능선을 넘었습니다.

 

 

이미 대청봉 아레는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오르내림이 많긴했지만 생각만큼 힘들지 않았던 공룡능선을 넘고

또 설악의 품에 곧 안기리라 맘먹었는데 아직...

 

 

10월 4일 치악산은 사다리 병창길만 힘든 줄알았는데 금대리에서 남대봉으로 오르는 길 또한...

비로봉 정상에서 보는 산군들의 풍경은 언제 봐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10월 17일 한국의 산하 가족 3차 합동 산행한날. 

멀리 진안 구봉산이란곳 숨겨진 보석 같은 산이었습니다. 

구봉산가서 달랑 구봉만 넘고 왔지만 후미에서 가족들을 묵묵히 챙긴 모범 산꾼이 되기도 했었죠.^^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두타행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구요~^^

 

 

이렇다 할 단풍산행 한 번 못하고 가을이 가는게 너무 아쉬워 구봉산 산행후 바로 명지산을 다녀왔었죠.

사실 봄에 정상을 밟아 보지 못한 아쉬움도 달래고 늦은감이 있었지만 아름답다는 명지산 단풍도 볼겸...

 

 

 

한동안 뜸했던 장거리 산행을 다시 시도 했었던 영남 알프스.

 

역시 억새구경은 늦은감이 있었지만 그보다 통제구간이 없어 예정했던 산행을 끝까지 할 수 있었고

특히나 산중에서 불암산님 1&2 와 상봉도 하고 손상욱님과도 만나고 예상보다 훨씬 아름다웠던

영남알프스 그 너른 자락을 제 가슴에 가득 담고 돌아왔었죠.

 

 

 

늘 솔로 산행이었던 제게도 봄날은 찾아왔었으니 때는 11월 28일 장소는 월악산이라...

계절은 겨울이라 희끗희끗 눈의 흔적도 남았지만 제맘만은 완연한 봄날이었죠.^^

 

이렇게 지난 한 해 주왕의 흔적을 다시 짚어보았습니다.

북한산과 도봉산의 여러 아름다운 풍경들도 많은데 용랑초과 할 것 같아 생략하구요,

내년 이맘때 북한산 국립공원 특집전<?> 한 번 올릴까요?^^ 

 

11월 28일 이후 여태 동내 뒷산도 못오르고 있습니다.

또 다시 시작된 성수기에 연말 그리고 고무줄 근무에 지친몸 달랠길 없어...

 

즐거운 성탄절 되십시요.

얼마남지 않은 갑신년 - 왠지 잔인한 표현인듯한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을 - 2004년 뜻 깊게

마무리 하시구요 한국의 산하 가족 여러분 모두 최고의 한해 였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산행기 아닌 산행기가 올해의 마지막 산행기가 아니었으면 하는데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한 해 전국의 아름다운 강산을 누비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을유년 새해 좋은일만 가득하시고 건강하십시요.

감사합니다.

 

2004년 12월 24일

주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