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북쪽을 지키는 산 - 북한산


이번 산행은 서울의 북쪽을 지키는 북한산이다.
산행코스 및 시간은 도선사(13:00) -> 위문(14:30) -> 백운봉(14:40) -> 용암문(15:40) -> 할렐루야 기도원(16:30)


계곡 오름길 (2005.01.15)


오랫만에 서울의 북쪽을 지키는 북한산을 오른다.
예전에 오를 때는 지도도 없이 그냥 산에 오른다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올랐다.
그래서인지 예전의 북한산은 사진 몇장외에 기억이 없다.
이제 서서히 산에 빠져 들어감에 따라 지도도 챙기고.. 먹을 것도 챙기고.. 산에 오르는 중간중간 산이 주는 아름다움도 감상할 여유가 생겼다.
혼자서 여유롭게 오르려고 했으나.. 산이 좋은 것은 어찌 알았는지.. 동서가 함께 오르자고 해서 함께 산행을 한다.

도선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북한산의 1/3은 올라온 느낌이다.
동서가 북한산 코스를 잘 안다니.. 긴장이 풀려서인 지 지도도 미쳐 챙기지 못했다.
도선사에서 오르는 길은 계곡으로 깔딱고개의 너덜지대이다.


구조대에서 본 인수봉 (2005.01.15)


30여분을 오르니.. 구조대 건물이 나타나고.. 이내 눈앞에 인수봉이 나타난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어느 산에서 보아도 인수봉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깍아지른 바위가 많은 산사나이들을 유혹할 만도 하다.
오르지 못하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보는 것 만으로도 그만한 만족이 없다.
구조대를 지나면 본격적인 바위 산행길이다.
날씨는 추워졌지만 그동안 눈이 오지 않아서 인지 길을 미끄럽지 않다.
50여분을 올라서 백운산장에 도달한다.
시간은 이미 점심을 훌쩍 지났는지라.. 여기서 잔치국수와 김밥으로 허기를 때운다.


위문 (2005.01.15)


위문에서 백운대 오르는 길 (2005.01.15)


펭귄바위(?) (2005.01.15)


다시 20여분을 올라서 위문에 도착한다.

북한산성을 복원하는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누군가 위문이 일제시대의 명칭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위문을 지나 위를 보니 태극기가 휘날리는 백운대가 보이고.. 사람들이 꽤나 많이 철제 말뚝과 쇠줄을 잡고 열심히 오르고 있다.

중간에 펭귄모양과 흡사한 바위가 있어.. 속으로 펭귄바위라 이름을 붙여준다.
멀리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펭귄의 모습이 떠오른다.


백운대에서.. 인수봉과 멀리 도봉산 (2005.01.15)


서울시내와 수락산(왼쪽) 불암산(오른쪽) (2005.01.15)


정상에서 (2005.01.15)


원효봉과 연초봉 (2005.01.15)


드디어 백운대에 오른다.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40분이 걸렸다.
흐린 날씨는 아니지만 서울공기가 오염된 탓인지.. 윗쪽 하늘은 파랗건만.. 아랫쪽은 검은 안개와 같은 것이 낮게 깔려 있어서 시야가 그리 밝지는 않다.
멀리 도봉산이 들어오고.. 수락산과 불암산도 눈에 익다.
아차산과 남산은 산의 형체도 잘 보이지 않는다.

산 아래에는 아파트가 가득하다. 저 곳도 이성계가 처음 조선을 건국했을 때는 가옥이 몇채 없었을 터인데..
600년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번 런던에 갔을 때의 느낌이 떠오른다.
그들이 어떻게 그들의 모습을 지켜내고 있는지.. 그렇게 유명한 런던이 고층 건물은 거의 없고.. 시내의 건물은 대부분이 300년전 예전 모습 그대로 이고..
시내의 도로가 좁은 것에 놀랐다.
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나라.. 차는 신호를 지키지만.. 사람은 신호를 조금씩은 무시해도 되는 나라..
과연 세종로 넓은 길을.. 어떤 용기있는 사람이 신호 무시하며 건널 수 있을까..


하산길의 망경대와 인수봉 (2005.01.15)


단독산행이 아니라 미련은 남지만 짧은 코스로 하산하기로 한다.
용암문을 지나 도선사로 향하려다.. 용암문까지 와서 산성능선을 따라 능선산행을 조금 더 한 후에 도선사로 향한다.
132년부터 짓기 시작했다는 성벽이 서울을 향한 것으로 보아.. 서울이 적의 수중에 넘어가도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내려오는 길에 본 만경대와 인수봉이 웅장하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한 봉우리를 가져다 놓은 느낌이다.

북한산 지리를 잘 안다는 동서의 말을 믿고 의심반.. 믿음반으로 내려왔건만..
역시나 내려온 곳은 할렐루야 기도원.. 도선사에서 한참 내려온 지점이다.

다음 산행때는 비봉능선으로부터 시작되는 북한산의 주능선을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