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복간터골~국망봉~죽계구곡

1:25,000지형도=순흥

2005년 1월13일 목요일 맑음(-7.4~-0.6도)   일출몰07:39~17:30

코스: 점마마을12:00<1.6km>지형도상 석천폭포12:30<1.4km>합수지점13:00<2.5km>상월불바위14:00<0.8km>국망봉<0.6km>초암사이정표~국망봉남동릉초입14:30<3.0km>석륜암계곡삼거리이정표15:30<1.7km>초암사16:00<3.6km>배점초교17:00

[도상15.2km/ 5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과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과의 경계선상에 놓인 소백산 국립공원의 상월봉(1395m)과 국망봉(1420.8m)은 백두 대간은 물론 봄철 철쭉산행과 겨울 설산으로 너무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아직은 매표소가 없을정도로 오지로 남아있는 영주쪽의 복간터골과 국망봉 남동릉은 찾는이 드물어 비교적 한적한 코스로 남아있다.

국망봉 가는길에 내려다 본 복간터골(이번코스 전반부)    국망봉 가는길에 내려다 본 복간터골(이번코스 전반부)
 

하산길의 죽계구곡 상류의 초암사도 둘러볼 만하다. 의상대사가 호국사찰을 세우고자 산수 좋은 이곳에 초막을 지어 임시 거처를 정하고 나서, 명당자리를 골라 부석사를 세운 뒤 이 곳에 초암사를 세웠다.

이름은 초암이지만 상당한 규모의 이 절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삼층석탑이 유물로 전해오고 있다.

초암사   초암사
 

이번코스 북서쪽의 국망천은 남한강으로 곧장 흘러들어 서울시민의 젖줄이 되었다가 서해바다로 빠진다.

그러나 남동쪽의 양 계곡수는 송림지에 고였다가 죽계천을 타고 죽령고개에서 발원한 서천과 합류한다. 서천은 영주시에서 내성천에 휩쓸려 예천 용궁에 가서야 낙동강이 되어 부산 앞바다까지 흘러간다.

내려다 본 죽계구곡(이번코스 후반부)   내려다 본 죽계구곡(이번코스 후반부)
 

가는길: 중앙고속국도 풍기 나들목에서 점마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면 내기재까지의 석천폭포골 오름길이 계곡 오른쪽으로 잘 나 있다. (도상 5.3km)

그러나 주차장에서 10분만 내려오면 거 보다는 조금 긴 복간터골(도상6.3km)오름길이 널찍하게 잘 나 있는데 20분쯤 진행하면 계곡 소로길로 접어들 게 된다.

복간터골 초입    복간터골 초입
 

개념도상의 석천폭포와 지형도상의 석천폭포는 그 위치를 서로 달리하고 있는데 개념도상의 석천폭포는 등산로에서 약간 벗어난 지점의 계곡으로 내려서야 높이 7m정도의 작고 아담한 폭포를 만날 수가 있다.

하지만, 지형도상의 석천폭포지점은 그냥 작고 울퉁불퉁한 계류에 불과해서 지형도상의 표기가 잘못되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지형도상의 석천폭포 지점    지형도상의 석천폭포 지점
 

침엽수와 활엽수 그리고, 관목림이 혼재한 계곡길은 비교적 넓은편이고 이따금씩 계류를 건너기도 한다.

그러다가 국망봉 남동릉에서 흘러내려온 서북쪽 계류와 만나는 합수지점 이후론 이깔나무숲을 지나면서부터 등로는 갑자기 협소해지는가 하면 자잘한 너덜에서 산길은 자주 끊긴다.

복간터? 복간터?  
 

소로길 옆으론 축대로 쌓아올린 용도를 알 수 없는 삶터 한무더기를 지나게 되는데 여기가 이 곳 지명을 낳게 한 복간터가 아닌가 짐작으로 와 닿는다.

널따란 완경사의 너덜밭에 이르면 바위 곳곳에 붉은 페인트로 흔적을 남긴 선답자들의 길안내가 있고 리번들이 자주 나타나 진행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어느 지역엔 일부러 샘터 표시도 해 놓았다.

너덜지대의 샘터  너덜지대의 샘터 
 

너덜 속으로 침잠한 계류의 최상단을 지나 계곡을 벗어난 지능선길엔 비자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무성하다. 하늘금이 나타날 즈음 빽빽한 철쭉나무 군락지를 헤치고 오르면 상월봉 아래의 상월불바위가 우뚝하다.

주능선에 오르면 석천폭포골의 최상단인 내기재에는 이정표가 있지만 도상거리는 전혀 맞질 않다. 여기선 0.8km거리의 국망봉을 향한다.

 돌아본 상월봉     돌아본 상월봉
 

국망봉 가는길에서의 조망은 사방으로 거침이 없어 북쪽의 신선봉이 눈 아래 깔리고 남쪽의 복간터골과 석천폭포골을 비롯한 지능선들이 일목요연하다.

그러다 국망봉에 서면 동서로 뻗어간 비로봉과 상월봉 뒤로 뻗어간 백두 대간의 장쾌한 주능선이 가없이 펼쳐져 커다란 감동으로 와 닿기도 한다.

내려다 본 신선봉    내려다 본 신선봉 
 

국망봉    국망봉
 

안내문    안내문 
 

국망봉 아래서 본 비로봉    국망봉 아래서 본 비로봉
 

국망봉 아래 초암사쪽 하산길엔 [초암사4.1km/국망봉0.3km/비로봉http://moamt.co.kr]이정표가 있다. 그 길도 좋지만 국망봉 남동릉을 타고 하산한다면 산행의 묘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

바로 위의 날등길 초입으로 접어들면 처음엔 철쭉정글이 진로를 방해하지만 한창 곤두박질 치면 울울창창 송림숲길이 맞이하고, 석륜암 계곡 건너편으론 백두 대간 도솔봉구간이 첩첩능선 뒤로 마루금을 긋고 있다.

하늘금을 긋는 백두대간 도솔봉방면    하늘금을 긋는 백두대간 도솔봉방면
 

초입에서 30분쯤 진행하면 노송 우거진 절벽지대에서 산길은 오른쪽으로 우회를 한다. 이 지점에서 국망봉 남동릉을 끝까지 타려면 동쪽으로 휘어지는데 등로가 없으므로 잘 살펴야 한다.

도상거리 6.5km에 달하는 국망봉 남동릉엔 전형적인 육산의 소백산에선 접하기 힘든 암릉코스가 있어 한번 쯤 타볼만 하다.

미련으로 남는 국망봉 남동릉    미련으로 남는 국망봉 남동릉
 

그러나, 쏠로산행이거나 하산시간에 쫓긴다면 암릉으로 이어지는 그 쪽 방면으론 포길하고 계속해서 잘 나 있는 남쪽 지능선길을 따르면 석륜암계곡 삼거리로 떨어지게 된다.

[비로봉5.8km/국망봉3.0km/석륜암터2.0km/초암사1.0km]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나무다리 아래론 방금 내려온 지계곡물이 유입되고 있다.

석륜암계곡 삼거리  석륜암계곡 삼거리 
 

초암사 하산길의 월천계곡 합수지점 초입엔 [등산로아님]표지판이 내걸렸지만 지키는 이 없고, 계곡 상류에는 제1, 2, 3폭포가 있어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

지금도 불사가 진행중인 초암사에 도착하면 대적광전을 비롯한 삼성각과 종각이 있어도 모두가 신축건물인 반면에 경내의 고색창연한 삼층석탑만이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초암사 삼층석탑   초암사 삼층석탑 
 

안내문    안내문
 

궁궐같은 돌담장 아래 화장실은 특이하게도 [淨廊]으로 써붙였고 이정표엔 배점초교까지 3.5km를 더 가야한다고 표기해 놓았다.

그 아래 다리 하나 건너서면 죽계구곡 안내문이 있고 요소 요소에 1곡, 2곡http://moamt.co.kr. 명소 표시를 했건만 지명을 붙일정도로 그다지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한다.

죽계구곡의 목욕담   죽계구곡의 목욕담
 

안내문   안내문 
 

산행후기: 차에 타고보니 애초의 계획이 변경 되었다. 이유인 즉, 속리산 구간의 백악산 산행안내를 인터넷에 올렸더니 관리공단에선 두차례에 걸쳐 입산금지를 전화로 당부하더란다.

하는 수 없이 석천폭포골 초입으로 찾아들었으나 나는 몇 번이고 와봤던 코스인지라 회장께 양해를 구하고 복간터골로 찾아들었다.

결빙-1    결빙-1
 

그동안의 숙제로 남아있었던 복간터골과 지형도상의 석천폭포는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을 잔뜩 가지고 찾아들었지만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미흡했다.

석천폭포골보다 산길도 넓고 완경사의 연속이어서 초보자들이 들락거리기엔 안성맞춤이다. 어느 지역엔 초등학생들의 리번도 매달렸다.

결빙-2    결빙-2
 

그러던 것이 합수지점 이후의 너덜길에선 등로가 애매했다. 사전 준비없이 나온터라 그냥 감으로만 따라 올라갔더니 국망봉이 아닌 상월불아래 노기재로 올라서는게 아닌가!

예상보담 많은 시간을 지체한 터라 상월봉은 생략하고 국망봉을 향하는데 낯선 분이 설경 촬영에 한창이다. 어디서 오셨냐니까 부산이란다. 그럼 M산악회냐니까 그렇단다.

복간터골 최상단부   복간터골 최상단부
 

그와 나는 같은 버스를 타고 왔던 것이다. 그러나 서로 좌석이 다른 단체산행길에서 인사할 틈도 없이 일행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산행에 나섰으니 몰라보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제서야 서로 통성명하고 함께 진행한다. 그와 나는 맨 후미로 처졌던 것이다.

상월불바위의 웅자    상월불바위의 웅자
 

천태종 구인사의 창건자인이신 상월조사님을 기리는 상월불 각자가 새겨졌다는 웅대한 상월불바위를 뒤로하고 날등길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국망봉 향하는 길 양쪽으론 제법 잔설이 쌓였어도 등산로는 모진 강풍에 맨땅이 드러났다.

방풍림 하나 없는 소백산 날등길의 칼바람은 너무도 유명하다. 폭설기엔 그 바람을 피하려고 한쪽 옆으로 내려섰다가 조난사했다는 비보가 연례행사처럼 들려오는 길이기도 하다.

국망봉 가는길    국망봉 가는길
 

백두 대간을 두 번씩이나 오르내렸던 그 길, 시도 때도 없이 초보자들을 데리고 와 비로사로 천동굴로 구인사로 오르내렸던 그길도 오늘따라 감회가 새롭다.

단체산행의 책임자는 호기심의 대상이 줄줄이 널부러졌어도 사전 계획된대로만 진행해야만 했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사전에 양해를 얻고 나선 길이라 해방감을 만끽한다.

국망봉의 괴암    국망봉의 괴암
 

시간맞춰 하산만 하면 되는 그길 초암사 갈림길에서 후미팀을 만났지만 동남릉을 타고 내려가 시간내로 도착하겠다니까 회장님께서 쾌히 허락하신다.

며칠전에 누군가 나와 비슷한 사람 한 분 지나간 흔적이 심설 속으로 깊이 패였다. 아이젠도 벗어 제끼고 썰매 타듯이 줄~줄, 룰루랄라♬ 내달았다.

하산길의 낙엽    하산길의 낙엽
 

그러다가 노송 우거진 절벽지대에서 우회를 하노라니 어째 한참을 돌아가는 기분이다. 이상하다싶어 왼쪽을 흘금 살폈더니 옥녀봉으로 향하는 남동릉 암릉길을 벗어난 지능선을 타고 있는게 아닌가!

시계 한 번 쳐다보고 남동릉 한 번 쳐다보고http://moamt.co.kr.! 결정을 내려야 했다. 지금 이 시간에 발길 되돌려 어떤 난코스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저 능선을 탄다는 건 도저히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끼-1    이끼-1
 

그래, 어디 산이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나 하나로 인해서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린대서야 말도 안되지http://moamt.co.kr.! 자위를 하면서 내려서긴 해도 눈길은 자꾸만 그 곳을 향한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낙엽속을 헤엄치듯이 헤쳐 내려온 석륜암계곡 삼거리에서 우리 일행 중간팀을 만나 함께 내려갔다.

이끼-2    이끼-2
 

공원 산책로같은 하산길에서 월천계곡 초입을 눈여겨 봐 두는 걸 잊지 않는다. 그리고 남동릉으로의 오름길은 어디일까도 유심히 살펴본다.

그 길은 초암매표소 직전의 오른쪽 다릴건너 과수원으로 향하면 틀림없어 보였다. 왜 남들처럼 그냥 즐기질 못하고 집착을 하는걸까? 늙어갈수록 산욕심만 늘어가는 것은 지난 세월이 아까워서이리라.

노박덩굴  노박덩굴 
 

초암사에서 일행들이 서성거리는데 아직도 한시간은 더 가야 된다니까,  아이쿠 그러냐면서 다들 종종걸음으로 내닫는다. 그럼 후미팀은 어쩌죠? 그야 무슨 대책이 있겠죠.

산행길에 친절히 대해주던 숙녀분과의 대화는 길섶에 피어난 사위질빵 촬영으로 중도에 끊어지고 나는 또다시 외톨이가 되었다. 복간터골에서의 고독이 다시금 살아난다.

사위질빵   사위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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