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제25구간 산행기

2월 첫째주가 설날 대목이 되어 1월 5째주에 미리 정맥25구간을 하기로 하였다.

오늘 구간은 해발 300m지점에서 시작하면 200m지점까지 내려서다, 다시 최고봉인 779m의 제암산과 666m인 사자산을 경유하게 되며 주위 조망이 좋고 철쭉의 군락지를 경유한다. 무등산 구간 이후 별다른 특색이 없는 맥을 이어오다, 오늘 구간을 생각하며 가슴 설레임을 주체 할 수 없다.

일자:2005년 1월 30일(일요일)
구간:제25구간(상방이마을-3분-정맥마루금-32분-조망바위-1H7분-시목치-1H53분-제암산-38분-곰재-22분-곰재산-10분-간재-20분-사자산-30분-골치(목적지)-21분-용추주차장.
날씨:흐림, 강한바람, 강추위.
소요시간6시간40분:(나의소요시간:6시간53분분:점심및휴식시간포함)
거리:16.7km.
인원:34명.

어제부터 날씨가 추워 진다는 예보는 그대로 적중 된 것 같다. 어제밤 늦둥이 아들과 한라산을 갔다가 기상악화로 정상을 오르지 못하고 하산한 어느 산님이 올린 산행기를 읽고 댓글을 달았는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에서 사용해서는 안될 언어를 사용한 글을 읽고 마음에 상처가 되어 밤새도록 잠을 설치었다. 감히 산행기를 올릴 염두가 나지 않으나 새벽 3시경 존경하는 어느 선배님이 대학시절에 여대생이 쓴 시라며 올려놓은 시를 읽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 됨을 느낀다.

 

기 도(祈 禱)
 
숲에 들어서면
나무같이 되고픈 기도가 있습니다.
가난한 것 들 끼리, 외로운 것 들 끼리
울타리 없는 마을에서
영혼들이 서식(棲息)하는
가난한 인간의 나무에의 기도.

주여 !
시월의 능금알이나
잔잔히 고개 숙인 폐원(閉院)의 시든 꽃의 자세도
기다림과 내일에 있게 하는
당신의 뜻이오니
저희들 인간들도
기다리는 과목(果木)이 되게 하시고

웃옷을 벗듯 구각(舊殼)을 벗어
고독(孤獨)을 스스러워 하지 않고
외로움을 외로움대로 있게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내 살아 간다는 것이
숲에 들어서면
나무같이 되고픔을 이루어 주소서.
흐린 내 눈에
내일을 드리워 주소서.

 

글은 인터넷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유일한 모습이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보다 같이 즐거워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함을 생각하게 한다.

 

이 산행기 또한 부족한 글임을 알기에 읽는이의 이해가 풍성하기를 기대해 본다.

 

아침 7시에 여수 시민회관을 출발한 버스는 국도 2호선을 타고 기러기 휴게소를 경유하여 시목치인 일명 감나무재에 B코스요원 8명을 내려주고, 장동면 상방이 마을로 향한다. 마을 진입도로는 내렸던 눈이 녹지 않아 완전 빙판이 되어 있는 곳이 한 두 군대가 아니다. 대형버스 1대가 겨우 갈 수 있는 구불 구불한 시멘트 도로다. 조심 스럽게 운전한 박덕주 기사의 차분한 운전 실력에 감탄사를 보낸다.

 

9시에 마을에 도착 하자 마자 우리 산님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골목으로 빨려 들어간다. 가옥 뒷편으로 대나무가 울창한 길을따라 조금 가면 마루금과 만난다, 마을에서 3분거리이다.

 

                                     상방이마을

                                          대나무길

                                             마루금(들머리)

마루금에 도착하니 선두는 벌써 보이지 않고, 후미는 바로 내 등 뒤에서 어서 가기를 기다린다. 오르는 길은 험하지 않고 잠깐이다. 급하게 내려 서니 어느 사이에 좌측은 하방이 마을로, 우측은 만년리로 연결된 차량 일방통행이 가능할 정도의 시멘트 도로와 만난다. 오늘도 우리 구조대장 김창배 대원은 맨 후미를 지킨다.


                                                  시멘트도로   

다시 급한 오름 길을 오르며 강추위를 예상했던 날씨가 의외로 따뜻함을 느낀다. 같이간 대원들도 날씨가 좋다고 하며 경쾌한 오늘 산행을 예상해 본다. 그러나 어디 기상청 예보가 틀리기만 한다던가! 한 봉우리를 극복하고 나니, 강한 북서풍이 귀청을 자극한다.

흐린날씨는 아닌 것 같으나 햇볕도 그리 강하지 않기에 맑은 날씨라 할 수 없고, 정면에 태양을 보며 동남쪽을 걷기에 사진 찍기는 거의 역광 일 수 밖에 없다.

만년리로 이어진 안부를 지나고, 산에 공청 안테나가 서 있는 지점을 지나니 암릉지대이며, 전망이 확트인 바위에 선다. 우리가 가야할 제암산이 웅장하게 보이고, 우측으로 월출산도 어정쩡한 날씨에 아스라히 보인다. 내려다 본 만년리 마을이 평화롭게 보인다고 같이 간 여성회원들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바위에서 만년리 마을

 한 두차례의 오름끝에 마루금은 우측으로 꺾이고, 다시 오르고 내리고, 무덤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편안한 길을 내려서니, 건너편에 벌목을 하여 깨끗한 산 자락아래에 임도가 나타난다. 시목치까지 별거 아니라고 출발했던 것이 잘못 판단이다,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렸는지 기억이 없고, 다시 임도를 지나 오름 길이 높아 보인다.

 

                                              임도

임도를 지나 잠깐 오르면 곧게 자란 스기목 나무의 조림지역을 지나고, 마지막 봉우리 인 듯 힘차게 오르니, 국도 2호선 도로에는 자동차들이 엔진소리도 요란 스럽게 빠르게도 오고간다.

완만한 편안 길을 잠깐 가다가 벌목이 진행중인 능선길을 내려서면 바로 시목치 일명 감나무재이다. 국도 2호선인 감나무재는 길가에 예전에는 감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었다. 지금은 새로 생긴 4차선 도로가 터널을 뚫어서 차량 통행이 예전 갖지 않음을 알수 있다. 시목치는 지금도 벌목작업과 벌목지대로 임도를 건설 함인지 포-크레인 장비가 엔진을 멈춘체 서 있다. 차량통행이 없는 2차선 도로를 건너 제암산 초입에 들어 선다.

                                    시목치 벌목지대

                                   시목치 제암산 안내도

                                                시목치 이정표

시목치 이정표는 제암산까지 4.2km, 사자산까지가 8km라고 알려준다. 우리 등반대장은 제암산까지 1시간 50분을 예상했다. 시목치까지 20분정도 단축되었기에 시간안에 갈 수 있을거란 기대로 길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4차선 도로가 시원 스럽게 보인다.

                                                 세로운국도2호선
마루금으로 연결 되지않고 제암산 일반등산로를 따라가다 길은 좌측으로 돌아 마루금으로 연결되는 제암산 철쭉제 시기에 관광객을 배려하여 소공원을 조성하여 놓았는대, 소공원으로 진입하는 안부에 이른다. 소공원은 호남정맥 마루금이요, 제암산 주등산로상에 있어 임도에 가까운 수준으로 잘 다듬어져 있다. 이정표상에는 소공원까지 600m란다.

                               소공원입구이정표

                                   정비된등로

                                                       소공원

                                                소공원이정표

소공원에는 8각정을 비롯하여 앉아서 쉴수 있는 그늘막 의자와 주위를 조망 할 수 있고, 여러 사람을 수용할수 있도록 넓은 공터를 만들어 놓아 철쭉제 행사를 할 수 있는 장소임을 실감 할 수 있었다. 이정표는 제암산이 3.2km 다.

제암산으로 오르는 길은 북향이 되어, 길은 눈이 꽁꽁 얼어 붙은대다가 앞서간 우리 산님들이 다져놓아서 미끄러워 제 속력을 낼 수가 없다. 길 좌우로 철쭉꽃나무가 주종을 이루나, 산죽군락지도 있어 철쭉나무와 어우러져 푸른잎 산죽이 더욱 돋보인다.

미끄러운 오름길에서 한 두번 코 방아를 찧고나니 어께가 얼얼하다. 그렇다고 아이젠을 착용하기는 오름길이라 그렇고.....

                                     산 죽 길

배가 고파 잠시 쉬어 사과 1개를 껍질도 벗기지 않고 먹어 치운다음 예정시간보다 늦게 작은산이라 하는 682봉에 이른다. 이제부터 좌측은 보성군 웅치면이며 우측은 장흥군이다. 이정표에는 제암산 정상을 임금바위로 표기해 놓았고 아직도 2.2km를 갸야 한단다.

                                  이      정      표

                          682봉을 지나 제암산을!

                                                     헬  기  장

682을 지나 40여분만에 정상 임금바위가 제 모습을 드러낸다. 임금이 머리에 쓰는 왕관을 닮은 형상이다. 현위치 병풍바위라는 이정표는  정상이 코 앞이다.

                                                 제암산 임금바위

                             병풍바위이정표
병풍바위 위쪽에 곰이 한마리 오르고........

                                                             병풍바위
사람이 일부러 세운것 같은 4각의 바위가 무슨 경계를 뜻 하는듯 서 있고..........

 

                                             4각 기둥바위

보는 각도에 따라 바위 반대쪽에 공룡 한마리가 머리부터 나오고 있다.

                                   왠 공룡이 기어 나온다

이렇게 아름다운 기암괴석에 취하다보니 넘어지기 일쑤고....드디어 임금바위 하단부에 도착하여 점심상을 차린다.

 

                                  임금바위

                          제암산 소개 안내판

먼저 정상부터 오르려다, 강한 바람과 추위, 그리고 배고픔에 안내판까지 올라 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점심을 먹은 다음 다시 정상에 올랐다. 정맥팀 띠 동갑인 유석씨는 쉽게 오를수 있는 코스를 직접 안내해 주며 '유석코스'라 불러 달랜다.

'주변의 돌들이 정상 바위를 향하여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제암산이라 하였고, 정상바위를 임금바위라 하였단다. 대단히 춥다. 바람도 강하다. 몇판의 사진을 찌고 바로 내려 온다.

                              제암산정상표지석

                        정상에서사자산을!

                               정상에서 장흥지역을!

점심식사시간을 포함 30여분의 시간을 소비했다. 시간소요에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은 포함되어 있지 않기에 10여분 늦음을 의식하고 출발한다. 미끄러운 내림길을 천천히 그리고 주위의 경관을 자꾸 둘러 보다보니 걸음속도는 거북이 걸음이다. 조금가니 또다른 제암산 표지석이 서 있다. 임금바위를 오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세운 배려라 생각해 본다.

 

                            또다른 정상석

 

가다가 뒤돌아 보며 억세밭과 임그바위를 다시 쳐다보고.....

                        뒤돌아보고 억세지대를!

주위의 바위들이 임금바위를 향하여 머리를 숙이고 있는지 뒤돌아 확인를 해보고.................

                          뒤돌아보고 정상바위지대를!

능선이 갈라지는 지점, 이정표는 우측으로 촛대바위, 장흥군 공설묘지,매봉으로 가는길을 가르키고, 우리는 좌측으로 내려선다. 지금까지 우측은 장흥군 장동면이었으나 지금부터는 장흥읍 지역이다. 잠깐 내려서니 편안한 길이 곰재까지 이어진다.

                                    능선분기봉이정표

10여분 내려가니 우측으로 보기좋은 바위가 서 있는대, 지도상에 표기되어 있는 형제 바위가 아닌가 싶다.

                                        형제바위

제암산을 출발한지 40분가까이 되어 곰재에 도착한다.  등산객 한팀이 점심식사를 하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시간이 많이 지연되었다. 좌측은 자연휴양림, 우측은 장흥군으로 가는 사거리인 곰재에는 안내문과 등산안내도가 설치되어 철쭉제에 참가하는 관광객에게 많은 배려를 한것 같다.

                              곰          재

                                  곰재등산안내도

미끄럽고 가파른 오름길을 10여분 극복하고 나면 시야가 탁트인 614봉이고 이곳에는 이정표와 조망이 좋은 바위가 있어 추운 바람속에서도 한번 둘러보고......미미등산안내도

                            614봉 이정표

                                614봉조망바위

 

덩치큰 공룡이 우리를 향하여 걸어온 바위도 보면서...지도에는 곰재산이라 되어있는 제암산 철쭉평원에 도착한다.

                                 공룡같은바위

                               철쭉평원 곰재산

                                    곰재산이정표


지금까지 걸어왔던 제암산 전 구간이 철쭉나무의 군락지라 하여도 무리한 표현이 아니지만, 이곳 철쭉평원에서 간재까지의 철쭉나무의 군락은 잡티없는 철쭉산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간재이정표

간재에서 사자산 미봉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른 빙판길이다. 앞서간 두 여성 산님의 발걸음이 무겁게만 보인다. 사자산 두봉을 바라보며 20여분만에 정상에 올랐다. 북서풍의 찬바람이 눈알을 시리게 한다. 카메라 작동이 잘 되지를 않는다. 우리의 꽃돼지는 정상표지석을 붙들고'아이구 죽겠단다' 올라온 빙판길이 두 다리를 뻣뻣하게 만든 모양이다.

사자산 미봉에서 두봉으로 이어지는 사자 등은 교묘히 휘어지고....이제부터 우측 장흥읍은 안량면으로 바뀐다.

                                    사자산능선

                                 사자산이정표

                            사자산정상석

                                  걸어왔던능선길

주어진 시간에서 사자산까지 20분이 넘게 지연 된 것 같다. 멀리 남해바다 득량만의 푸르름을 바라보며 이제부터 시간단축을 목표로 가야 되겠다. 앞서간 두 선배님을 뒤로하고 가파른 사자 엉덩이를 내려간다.

골치까지 주어진 시간은 1시간 10분이다. 꼬리부분은 몇개의 작은 오르내림이 있었으나 완만한 길이다. 지도상에는 사자산 미봉에서 561.7봉까지 1시간10분, 561.7봉에서 골치까지 30분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우리등반대장은 30분은 버리고 1시간10분내에 골치까지 달리라는 뜻이다.

나름대로 빠른 걸음인대, 뒤를 돌아다 보니 동갑내기 꽃돼지는 웃으면서 따라오며 강한 여장부의 체력을 과시한다. 골치까지 1시간만에 도착한다.

                              골치(이정표)

오늘 정맥구간 마루금은 다 밟았다. 이제 용추 주차장으로 하산하면 오늘의 대장정도 끝이다. 내려 가는길 삼나무숲에는 엄청 미끄러운 빙판길이다. 조심조심 가다보니 속도가 없다. 주어진 하산시간 20분보다 3분지연되었고 총 13분이 지연된것 같다. 아름다운 제암산의 기암괴석들이 나의 발목을 많이 잡았나 보다.

                               용추 주차장도착(일림산 이정표)

넓은 주차장에는 바람도 강하고 몸이 굳을 정도의 강추위속에서도 우리 B팀과 구조대장 부인이신 노여사님이 따끈한 오뎅국을 준비하여 우리 산님들 몸을 녹여준다. 희생과 봉사자가 있기에 행복감을 맛본자들이 많을 것이다. 강한 추위속에서 사고 없이 모두 도착하였기에 정맥팀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 지나보다. 내가 도착후 10분도 되지않아 후미가 모두 도착한다. 오늘따라 분위기가 더욱 화기애애함을 느끼며 따뜻한 버스안에서 오늘 하루의 얼은 몸을 녹이며 한구간의 산행을 마감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