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1월 29일(비가 눈으로 변하더니 허망하게 갬)

어디로 : 감악산(?)

누구랑 : 검은독수리 4형제

 

 

언제나 산행을 할 수 있다면 설레임은 없을 것이다.

감악산을 가기로하고 전날 일기예보를 보니 폭설예보....

껄렁한 산꾼인 나에게도 눈소식은 반가운 소식.

 

아이젠과 스패츠등 겨울장비를 챙기고 있으니 벌써 설산의 풍경이 다가 온다.

미지의 산으로 산행하기 전날은 마치 소풍가기전날의 아이처럼 달뜨는 나

이른아침 창밖을 보니 잔뜩 찌푸려 있어 금새라도 눈이 펑펑 나릴것 같은 예감.

 

아~싸~

게다가 독수리 형제가 차를 가지고 집앞까지 와 있다.

 

간선도로를 타고 양주로 향하니 비가 온다.

수락산이 보일 무렵에는 소담스런 함박눈이 내리고

잠깐 정차한 차에서 내려 수락산을 보니

박수근의 그림처럼 아슴푸레 수락산의 자태가 정겹다.

내리는 함박눈은 점묘화처럼 모든 풍경을 바꾸어버린다.

 

여행이나 산행에서 떠날때의 설레임은 얼마나 즐거운지~

 

양주에서 법원리쪽으로 가다가 독수리형제 한명과

오랜만의 해후를 하고 물건을 옮겨 심는다.

우리팀의 산행대장인 그는 준비물도 많다.

남비, 숯, 돌판, 각종 양념등등......

 

눈이 내린 썰렁한 5일장이 서는 곳에서 미리 주문 해 놓은 오리고기를 찿고

수퍼에 들러 먹거리를 산다.

그동네 출신인 그는 수퍼주인과도 친구여서 주섬주섬 필요한 것을 잘도 챙긴다.

필수품 이슬이는 PET병 큰걸로 준비하니 괜시리 뿌듯하다.

 

적성으로 향하다 보니 군부대를 지나고 이내 범륜사입구가 나온다.

산행기를 자주 읽다 보니 산행입구라는 것을 알겠는데

더 내려가면 능선으로 바로 올라서는 코스가 있다고 하여 시키는데로 할 뿐~

 

다리를 건너 너른터에서 차를 세우더니 점심을 먹고 오르자 한다.

먹기위해 온 사람들처럼 짐을 옮기고 나서 숯불을 피운다음 돌판을 올리고

오리로스에 오리탕까지....

지나던 행락객들까지 초청하여 이슬이와 함께 잔치집이 되었다.

 

추운날이어서 순전히 추위를 잊고자 이슬이를 사랑했더니

그 많던 이슬이는 바닥을 보이고 그동네 출신인 후배는 동네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이슬이 공수를 부탁한다.

 

우리는 사양 하였으나 이미 택시를 타고 출발.

택시에서 급히 내린 친구분의 손엔 이슬이 한박스....

경악.

 

취중에 동사 할 것 같아 친구분을 달래어(?) 차에 이슬이와 함께

곱게 모시고 산행을 마친다음 마시자고 간청하였다.

 

범륜사입구에서 이미 시동이 걸려 제동이 어려운 산친구들은

파주막걸리로 주종을 바꾸어 자리를 펴고

나를 포함한 두명만 범륜사까지만이라도 다녀 온다고 하고 산으로 향했다.

 

저멀리 감악산은 보이는데 범륜사경내에서 입맛만 다시다

찬바람맞으며 내려왔다.

 

산행을 고집하면 흔쾌히 이슬이 한박스를 가지고 오신분에게 미안하고

그분에겐 동네 뒷산이어서인지 별 흥미도 없어 보여 과감히 포기했다.

 

"그래도 아쉬워~"

 

다시 적성방향으로 내려가 눈덮인 산장 음식점에서 민물매운탕에

이슬이박스를 개봉하여 몇병을 더 비운 다음 감악산을 홀로 두고 저무는 붉은 해를 보며

서울로~

 

감악산.

먼 발치에서 눈으로 만족하였으나 다음엔 꼭 해후하리다.

 

 

                     취중산객은 입장불가!!(맨살에 흰 목도리가 인상적이었슴.)

 

                     이 추위에도 하늘을 날고...

 

                     오래된 돌탑은 세월의 흔적을 말 해 줍니다.

 

                     초록이 자취를 감춘다음 비로소 자태를 뽐내는 이끼

 

                     저길로 걸어가면 감악산인데~쩝~

 

                     마자들은 우리를 보더니 몸부림을 칩니다.   참게와 마자가 들어 있는 매운탕은 이 지역의 별미.

 

                     감악산 언저리로 산그늘이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