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장군봉~신선봉~상왕봉 (호남09)

1:25,000지형도=복흥. 사가

2005년 1월 23일 일요일 흐림(-1.2~6.4도)   일출몰07:39~17:50

코스: 추령11:30<2.5km>장군봉12:30<2.0km>▲신선봉13:30<3.0km>소등근재14:30<3.3km>상왕봉16:00<3.5km>곡두재17:30

[14.3km/ 6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호남의 금강이라 불려지는 내장산 국립공원은 단풍명산으로 떠올리지만 북쪽의 서래봉과 남쪽의 백학봉 암릉미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으로 와 닿는다.

49번지방도 추령에서 출발하는 이번 코스에선 내장산의 전모를 관망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장군봉에서 연자봉으로 이어지는 아찔한 단애위를 걸어야하는 암릉코스와 후반부의 쎄미클라이밍 지역이 압권이다.

신선봉서 본 까치봉 방면    신선봉서 본 까치봉 방면
 

또한 신선봉에서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길의 푸짐한 겨울설경은 내장산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상왕봉 이후의 노송과 어우러진 천애절벽은 두고두고 아름다운 한폭의 수채화로 기억될 것이다.

전라북도 정읍시 복흥면을 가운데 두고 정읍시와 전라남도 장성군을 경계로 하면서 말발굽형태로 한 바퀴 휘어도는 이번코스에서 호남정맥은 전라남도로 접어들게 된다.

암릉지역서 내려다 본 마지막 하산길    암릉지역서 내려다 본 마지막 하산길
 

내장산의 진수를 만끽하고 순창벌판을 바라보면서 진행하는 이번 구간의 북쪽 골물들은 내장저수지와 용산저수지로 모아져서 정읍천따라 동진강 물길타고 김제에서 황해로 빠진다.

소등근재~순창새재 중간지점의 영산기맥 분기점 이후 남쪽 계곡수는 장성땜으로 모아져 황룡강따라 가다가 광주시 송대동에서 영산강으로 유입되어 이 역시 목포앞바다로 스며든다.  

용산저수지로 흘러드는 서당제    용산저수지로 흘러드는 서당제
 

가는길: 호남고속국도 백양사나들목에서 장성호반을 끼고 49번지방도로 진입하거나 순창에서 792번 지방도로 농암삼거리로 들어와 추령에 내려서면 재빠르게 정맥길로 올라서야 한다.  

첫봉에서 장군봉이 있는 서쪽으로 휘어지기전에 멋진 조망터가 나타나 지나온 추령봉과 49번 지방도 그리고, 이번코스 동반자인 서래봉의 전경이 떠오른다.

뒤돌아본 추령봉과 49번 지방도   뒤돌아본 추령봉과 49번 지방도 
 

초반 전망바위서 본 서래봉 첨봉    초반 전망바위서 본 서래봉 첨봉
 

서래봉 전경    서래봉 전경
 

임진왜란 때 순창에서 몰려오는 왜군을 물리친 승병장 희묵대사가 진을 쳤던데서 유래한 유군치 사거리에 도착하면 썰렁한 매표소가 있고 여기선 장군봉과 불출봉이 뚜렷하게 윤곽을 드러낸다.

[추령2.1km/내장사2.1km]를 지나치면 엉뚱하게도 [등산로아님]표지판이 있고 헬기장으로 조성된 장군봉에 오르면 시야는 좋질않다.

유군치서 본 불출봉    유군치서 본 불출봉
 

희묵대사를 상징하는 장군봉엔 대사님이 정유재란때 왜군과 맞서 싸우다 지금의 내장사에서 순절하셨다는 안내문이 있다.

연자봉으로 향하는 서쪽으로 살짝 내려서서 등로 오른쪽의 절벽위에서 바라보는 내장산의 전경은 가히 일품이다.

북쪽의 내장사를 감싸고 도는 연자~신선~까치~망해~불출~서래봉은 물론 백양사지구의 상왕봉 이쪽 저쪽의 정맥길이 오롯이 떠오른다.

장군봉서 본 연자봉과 신선봉   장군봉서 본 연자봉과 신선봉 
 

장군봉서 본 순창벌판    장군봉서 본 순창벌판
 

장군봉서 본 망해봉~불출봉    장군봉서 본 망해봉~불출봉
 

좌우로 펼쳐지는 순창벌판과 내장사지구를 바라보면서 나아가는 장군봉에서 연자봉 가는길은 암골미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데 위험지역엔 쇠난간과 철계단으로 안전시설을 해 놓았다.

협소한 연자봉에는 풍수지리상 서래봉 아래 벽련암(암자)을 연소(제비집)라 하는데, 이 봉우리가 벽련암과 서로 마주보고 있어 연자봉으로 부른다는 안내문이 있다.

 연자봉 가는길     연자봉 가는길
 

연자봉 가면서 돌아본 장군봉     연자봉 가면서 돌아본 장군봉
 

연자봉서 본 서래봉    연자봉서 본 서래봉
 

신선봉 오름길에 본 불출봉    신선봉 오름길에 본 불출봉
 

금선계곡 갈레길이 있는 안부로 한번 떨어졌다가 치오르는 신선봉 가는길엔 산죽이 맞이하고 지능선 암봉에 오르면 내장사지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쳐 내장 9봉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봉 신선봉에 오르면 널찍한 헬기장에 [담양22]삼각점과 탐방로 안내문이 내걸렸다. 남쪽 대가방면 하산길도 있지만 정맥은 서북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까치봉 직전에 정맥은 서남쪽으로...    까치봉 직전에 정맥은 서남쪽으로...
  

신선봉에서 장군봉까지...    신선봉에서 장군봉까지...
 

까치봉 오름길에 내려본 금선계곡    까치봉 오름길에 내려본 금선계곡
 

신선봉에서 까치봉 가는길 암릉지역에선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고 까치봉 직전의 전위봉에서 정맥길은 왼쪽으로 꺾이는데 그 길은 보기보담 수월하지가 않다.

소등근재로 내려가는 정맥길엔 노송과 어우러진 암릉이 자주 나타나고 올망졸망한 봉우릴 대여섯 번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정맥길 가운데 자리잡은 대가마을    정맥길 가운데 자리잡은 대가마을
 

왕복 20분거리의 까치봉    왕복 20분거리의 까치봉
 

소등근재 가는길    소등근재 가는길
 

가는길에 [←소등근재0.96km/까치봉1.0km→]이정표가 나타나면 바짝 긴장해야 한다. 무심코 날등따라 걷다보면 대가제로 흘러드는 계곡으로 떨어지게 된다.

서남진하던 정맥길은 능선에서 서북쪽으로 휘어지며 계곡으로 빠지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급격하게 한번 떨어졌다가 날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형도엔 소죽엄재로 표기된 소등근재엔 아무런 흔적도 갈레길도 없다.

돌아본 소등근재~까치봉구간 날등    돌아본 소등근재~까치봉구간 날등
 

소등근재에서 영산기맥 분기봉까진 성가실정도로 산죽이 무성하다가 분기봉 이후의 상왕봉까지 남진하는 능선길은 편안한 육산이 이어진다.

영산기맥은 분기봉에서부터 영산강의 북쪽 벽을 이루며, 입암산~ 방장산~ 불갑산~목포 유달산에 이르는 도상거리 157.4Km의 산줄기로, 선답자의 안내문이 참나무에 내걸렸다.

갈라지는 영산기맥    소등근재 가면서 본 갈라지는 영산기맥
 

구름에 가린 상왕봉    구름에 가린 상왕봉
 

상왕봉 오른쪽으론 사자봉이...    상왕봉 오른쪽으론 사자봉이...
 

순창새재를 거쳐 별 특징없는 참나무숲길을 한시간 반 정도 진행하면 암봉으로 형성된 상왕봉 정상에 서게 된다.

이후로도 육산은 계속 이어지는데 722m봉 가는길 오른쪽 절벽 난간에는 노송아래 멋진 쉼터가 있어, 백양계곡 건너편의 도집봉은 물론 내장산 백양사지구의 전모를 감상할 수가 있다.

상왕봉서 돌아본 지나온 정맥길    상왕봉서 돌아본 지나온 정맥길
 

헬기장을 내려선 백학봉 갈림길엔 동쪽 구암사로의 하산길도 열려있지만 정맥길은 직진해서 729m봉으로 올라서야한다.

지금부터 진행하는 729m봉 전후가 이번코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데, 인적 드문 이 지역은 쎄미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암릉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산길에 본 백양사    하산길에 본 백양사
 

그러나 이 지역에선 조심해야 한다. 무작정 날등따라 내려오면 계곡을 건너야 하므로 암봉이 끝나는 지점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계곡을 피할 수가 있다.

산을 다 내려오면 밤밭을 통과해서 가족묘지가 있는 곳에서 큰길을 따라 또 다시 숲속 오솔길로 이십여분 진행하면 좌우로 하산길이 열려있는 곡두재로 내려설 수 있다.

돌아본 마지막 코스    돌아본 마지막 코스
 

산행후기: 소백산엔 먼지만 폴폴 날리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내장산도 그러려니 했는데 추령에 내려서자 온 천지가 하얀 설국이다.

정맥길이 입장료를 내지 않는 비지정 등산로이므로 우리는 재빨리 숲속으로 들어가 눈산행을 즐긴다. 저번 때부터 신기루처럼 보이던 서래봉은 오늘도 희뿌연 구름속에 두둥실 떠 있다.

설국 속으로...    설국 속으로...
 

지난밤의 폭설로 제법 깊게 쌓인 정맥길엔 여러팀이 지나갔는지 러쎌이 잘 되있어 좋긴 한데 다져진 눈이라 아이젠 없이는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장군봉을 넘어서자 긴 행렬로 발걸음이 더디다. 덕분에 쫓기지 않고 설경을 담아낼 수가 있어 다른 분들은 조급증을 느끼겠지만 나로선 은근히 바라는 바다.

연자봉으로 가는 암릉길    연자봉으로 가는 암릉길
 

연자봉을 거쳐 신선봉에 오르자 다른팀들은 산신제 준비로 부산하다. 까치봉 가는길로 내려서자 우리들 뿐이어서 제대로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까치봉을 목전에 두고 팀에서 뒤처질 걸 생각하니 욕심을 접어야겠다. 오늘의 면면을 봐서는 과반수는 단축코스로 내려갈 터이고 준족들만 완주를 할 것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억새   억새 
 

소등근재 가는길에서 선두팀이 헛짚었다가 빽을 하고 있다. 우리팀 말고도 또다른 정맥팀이 계곡에서 순천새재로 올라가더라고 목격담을 들려준다.

그러고보니 정맥길 초반의 러쎌 임자들이 누구인지 알 만 했다. 설사 잘 못 갔더라도 과감히 빽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만 진정한 정맥을 해낼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소등근재 가는길    소등근재 가는길
 

어째서 소죽엄재이고 소등근재인지는 유래를 알 수가 없지만 제발 지명만은 통일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순천새재를 향한다. 성곽터인지 봉수대였던지 알 수 없는, 돌담장 허물어진 길을 넘어갔다.

전에 누군가 추천했던, 박성태님의 책자랑을 듣고 나도 사 봐야지 했었는데 영산기맥엔 그 분의 안내문이 붙어 있어 반갑기도 해서 일부는 그 분의 글을 베끼기도 했다.

해빙   해빙 
 

예측대로 순창새재에선 지친분들이 하산준비를 하고 있다. 나보다 앞서왔던 그 분들 등뒤로 부리나케 선두팀을 좇아 내닫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다행히도 상왕봉부터 함께하기 시작한다. 추운 날씨로 밧데리 방전이 빨라 촬영 포인트를 자주 놓치다가 소나무 한그루 한참 기다려서야 겨우 찍어냈다.

 노송     노송
 

구름이 개였다 흐렸다하던 하늘날씨도 어느듯 석양에 물들어가고 있는
백학봉 갈림길에서 또다시 지친분들이 구암사로 탈출할 궁리를 하고 있어 재빨리 그 곳을 벗어나 선두팀에 합류했다.

편의상 729m봉으로 표기를 했지만 높이를 알 수 없는 그 봉우리 전후론 울퉁불퉁한 리지가 소나무 숲속으로 숨어있어 신비스럽기조차 하다.

즐거운 하산길   즐거운 하산길 
 

신나게 능선을 타고 내려갔더니 계곡을 만나는게 아닌가. 어디로 가던 곡두재로만 향하면 그만이겠지만 선두 대장과 나는 그 길을 다시 거슬러서 동쪽으로 난 갈레길을 발견하고 내려가 본다.

그 길 역시 작은 내를 건너서 밤밭으로 조성된 철조망을 따라내려가게 되는데 산길엔 리번도 더러 붙었다. 가족묘지에 도착해서 뭐가 잘못됐는지 뒤돌아 본다.

이끼-1 이끼-1  
 

다시 산꼭대기까지 올라가기엔 너무 늦었고 지쳤다. 그대신 그 산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정맥길은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밤밭을 통과 해야만 했다.

그럴려면 저 봉우리 중간쯤의 암릉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찾아보아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눈을 씻고 봐도 아무도 그리 진행한 흔적은 없었다.

이끼-2     이끼-2
 

위로    다른산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