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기맥, 지맥에 둘러싸인 양각지맥의 거창 보해산·

 

 

Mt. 1210 普海山(▲911.5m) - 경남 거창군

 

 

산 행 일 : 2012년 3월 18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모 산우회원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8.5km

                  거기마을 <2.5> 능선 삼거리 <1.2> 보해산 <1.2> ×837봉 <3.6> 거기마을

 

 

 

산행시간 : 4시간 15분 (식사 휴식 47분포함)

            주상면 거기리 원거기(사과 마을) <0:22> 농로 벗어난 산길 초입 <0:27> 골짜기 옹달샘 <0:14> 능선 삼거리 · 이정표(→ 보해산 1.2km) <0:30> 바위 전망대 · 2~3분 거리의 삼거리(↑ 보해산 0.3km * → 외장포 2.9km) <0:14> 보해산(▲911.5m) · 정상 표지석 · 금귀산·보해산 등산로 안내도 · 식사 <0:40> ×837봉 <0:23> 안부 사거리 <0;15> 농가 창고(과수원) <0:15> 도로 삼거리 <0:08> 원거기 마을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무풍(2008년 편집 본) * 거창(2008년 수정 본)지형도

 

 

 

 

보해산 암릉

 

 

 

 

우두산과 비계산

 

 

 

 

오늘 산행 구간도

 

 

자욱한 안개가 온 누리에 내려앉았다.

순천IC로 진입한 버스가 남해고속국도 진주분기점에서 대전·통영간고속국도를 타고 북상하더니 함양분기점에서 국도보다 못한(?) 88올림픽고속국도로 바꿔가며 달리는 도중 안개는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거창IC로 빠져나온 버스는 1089번 지방도를 잠시 따르고, 주상면 거기리로 이어지는 도로를 조금 가다 도로변 마을 창고 앞에 도착했고 안개는 자취를 감춰버렸다.

 

 

 

 

거기마을 앞

 

 

 

 

과수원과 뾰쪽한 837봉

 

 

 

 

산길 초입

 

 

11 : 43 거기마을 앞 출발

마을 뒤에 가로 누워있는 보해산줄기를 마주보며 보건진료소와 마을 회관을 차례로 지나는 콘크리트길을 따라 오른다.

700~800m급 산줄기는 여느 동네 뒷산처럼 느껴지나 뾰쪽한 837봉은 그 위세가 대단하다.

‘사과마을’ 팻말이 보여주듯 나이 들어 보이는 사과나무 밭을 스쳐 한동안 가다 콘크리트길이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 산길로 들어서니 울창한 송림이 기분을 맑게 해준다.

산길은 주능선에서 분기한 지능선을 곧장 오르지 않고 사면을 따라 좌측으로 이동하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간다.

 

 

 

 

좌측으로 돌아 오른다.

 

 

 

 

송이지역을 비켜간다.

 

 

 

 

 

옹달샘

 

 

12 : 32 골짜기와 옹달샘

바위를 돌아 오르기도 하는 사이 등허리가 흠뻑 젖어버린다.

겉옷을 벗을 수밖에 도리가 없다.

‘송이입찰구역’이라 적은 팻말이 걸렸다.

보해산 서쪽 기슭은 울창한 솔밭으로 인하여 송이버섯이 많이 난다고 한다.

 

오해를 살 일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송이 채취 시기가 아니나 우측 사면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돌아가자 작은 골짜기가 나오면서 옹달샘이 보이고 막대기에 플라스틱 컵 한 개를 엎어두었다.

물은 깨끗해 보이지만 바닥이 흙인데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시간이어서 아직은 물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없다.

주능선이 가까워지자 제법 가파른 갈지자 길이 이어진다.

 

 

 

 

능선삼거리 이정표

 

 

 

 

멀리 삼봉산 등 백두대간이 보인다.

 

 

 

 

암봉은 피하고

 

12 : 46 능선 삼거리

양각지맥, 좌측으로 가면 회남령을 거슬러 양각산, 수도산으로 이어지고 보해산은 우측 길을 따라가야 한다.

앞을 막은 바위가 더러 나타나고 바위를 피해 돌아 오르는 길은 진창으로, 지팡이에 의지하거나 나뭇가지를 붙잡아야 할 정도로 몹시 미끄럽다.

벌써 내려가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내림 길에서는 자칫 엉덩방아를 찧을 수 있는 그런 길이다.

한 바위를 좌측으로 돌아 오르자 덕유산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한 숨 돌린 뒤 조금 더 걸어 오른 지점에 거기리 외장포에서 올라오는 길과 이정표가 있다.

 

 

 

 

 

보해산 삼각점

 

 

 

 

보해산 정상 표지석과

 

 

 

 

보해산에서 본 덕유산

 

 

13 : 30~14 : 10 보해산(▲911.5m)

‘무풍 25. 1988 복구’ 삼각점과 거창군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 그리고 ‘금귀산 · 보해산 등산로 안내도’가 세워졌다.

정상 주변은 꽤 넓을뿐더러 조망도 좋아 사방을 둘러보며 때늦은 식사를 한다.

서쪽으로는 삼봉산~못봉에서 이어진 남덕유산 등 백두대간이, 등 뒤의 북쪽과 동쪽으로는 수도지맥이 그리고 남쪽으로는 진양기맥이 보해산을 품고 있는 형상이다.

금귀산 좌측으로 황매산이 보이고 우측 멀리로는 지리산이 가물가물하다.

 

 

 

 

 

금귀산 좌측엔 황매산이 우측 멀리 지리산이 가물거린다.

 

 

 

 

수도산과 양각산도 보인다.

 

 

 

 

가조들판과 두무산, 오도산 등

 

 

 

 

암릉 좌측은 천길 벼랑

 

 

보해산에서부터 837봉 까지는 대부분 암릉이고 좌측으로는 깎아지른 천 길 벼랑이다.

바쁘게 걸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조금 과장한다면 걷는 시간보다 주위를 관망하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다.

가조면 들판 좌측 수도지맥의 우두산, 비계산, 두무산 등은 바로 옆에 있고 뒤돌아보면 산줄기 너머로 가야산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흙이 빗물에 쓸려버려 바위가 드러나는 곳들이 보인다.

진안 마이산 암마이봉은 이런 현상으로 인하여 출입을 금하게 되었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면 나무 하나 없는 암봉으로 변해버릴지도 모르겠다.

 

 

 

가야산 머리가 보인다.

 

 

 

금귀산과 837봉(가운데)

 

 

 

 

흙은 차츰 없어 질 터이다.

 

 

14 : 50~57 ×837봉

안부를 거슬러 오른 암봉으로 살짝 꺼진 안부를 사이에 둔 쌍둥이 형상이다.

금귀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쪽으로는 나무 계단이 설치되었고, 나뭇가지에 양각지맥이란 표지가 걸려 있다.

삼도봉(三道峰 1178m)에 이른 백두대간이 충청북도와 작별하고, 전라북도와 경상북도 도계를 따라 남진하다 대덕산 남쪽 1.7km 지점에서는 경상북도와 헤어져 전라북도와 경상남도 경계인 못봉(1343m)~제2덕유산(1594m)으로 갈리어 지리산으로 이어진다.

 

 

 

 

거기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벼랑을 피해 가는 길

 

 

 

 

837봉 직전 안부

 

 

그 대덕산분기점이 바로 수도지맥의 시작점이다.

수도산(修道山 1312m)에 1.7km 못 미친 ×1236봉에서 경상북도와 작별하고 온전한 경상남도 땅으로 들어와 양각산(1156m)을 넘고 회남령을 거슬러 조금 전 내가 식사를 했던 보해산을 지나 금귀산(金貴山 839m)을 0.8km 남겨놓은 지점에서 좌측으로 분기하여 일산봉(日傘峰 625.4m)~감토산(紺土山 517.6m)을 넘어 거창군 남하면 대야에서 황강에 발을 담그는 도상거리 31km 산줄기가 신산경표에서 말하는 양각지맥이다.

 

 

 

837봉에서 본 금귀산과 나무계단

 

 

 

 

양각지맥을 보고

 

 

 

 

뒤돌아 본 모습

 

 

 

 

한층 가까이 보이는 우두산 등의 수도지맥

 

 

내가 알고 있는 몇 분은 전국의 유명 지맥은 물론 지맥의 반열(?)에 오르지도 못하는 도상거리 30km미만의 산줄기까지 차례로 답사하고 있으니 몇 개의 지맥만을 살펴본 나로서는 그 분들의 행적이 부러울 뿐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산행을 할 때마다 그 산 주변의 산줄기를 지도상에서 눈으로나마 살펴보는 것이다.

웃기는 일이 될지 모르나 그래도 그런대로 재미있고 또한 얻는 것도 상당하다.

 

 

 

도로가 싫어서

 

 

 

 

가운데 산줄기를 따르기로 한다.

 

 

 

 

 

바윗길

 

 

산우회에서 배부한 지도에는 금귀봉 쪽 도로를 따라 거기 마을로 가게 되어 있다.

산줄기를 따르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포장도로라고 생각하며 나 역시 전혀 길이 없으면 몰라도 가능하다면 한사코 도로를 벗어나 걷는다.

동봉과 서봉 사이의 살짝 꺼진 안부 우측에 빛바랜 표지기가 보인다.

서봉으로 다가가 벼랑 아래를 살펴보니 바위 지대 나뭇가지에도 표지기가 걸렸다.

어차피 금귀봉은 오늘 산행계획에 빠져있으니 더 망설일 필요가 없다.

바위 틈새로 이어지는 길은 상당히 사납고, 수북하게 쌓인 낙엽 밑의 젖어 미끄러운 땅이 복병이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길을 찾을 수 있다.

 

 

 

울창한 송림

 

 

 

 

돌을 둘러놓은 봉

 

 

 

 

안부 사거리의 입산금지 휘장

 

 

15 : 10 안부 사거리

자칫 길을 놓칠 수도 있는 곳이 없지 않으나 10분을 조금 더 내려가자 울창한 솔밭이 나오고 돌을 둘러놓은 봉우리를 넘어간다.

때로는 발목까지 뒤덮는 낙엽이 쌓인 곳도 지나면서 10분을 더 걸어간 안부에 이르렀다.

좌측으로 가면 고대마을이다.

직진하는 산길 초입에 입산금지 휘장이 걸렸다.

송이를 채취할 시기에는 속편하게 고대마을로 내려가는 것이 좋겠다.

 

 

 

 

 

임도

 

 

 

 

 

과수원과 837봉

 

 

15 : 34 과수원 길

김해 김 공 무덤을 지나 3분가량 걸어 나온 삼거리에서 우측 길로 들어서 조금 가니 임도가 나온다.

곧이어 사과밭이 펼쳐지면서 과수원 길이 나타난다.

지나온 산줄기를 뒤돌아보며 무심코 걷다 컹컹 짖는 개소리에 깜짝 놀랐다.

창고를 지키는 녀석으로 덩치가 엄청 크다.

그러나 사납지 않고 금세 조용해진다.

이제부터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콘크리트길을 따른다.

 

 

 

 

외장포 마을 입구

 

 

 

 

도로 삼거리

 

 

 

 

삼거리의 등산안내도

 

 

 

15 : 58 거기마을 창고 앞

녹조현상이 두드러진 작은 저수지와 외장포마을 그리고 내장포 갈림 삼거리를 차례로 지나 문화 유공 유적비와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큰길 삼거리에 이른다.

버스는 거기마을 창고 앞, 처음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모처럼 산간지방 깊숙이 들어온 산행에서 선사받은 즐거움을 안고 버스로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