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믿기지않는 산행기를 봤습니다.

케이선배님이 쓰신 글인데 내용인 즉슨, 휴가가 며칠 안 돼 하루 날을 잡아 설악을 다녀왔는데 그 코스를 백담사~오세암~마등령~공룡~희운각~천불동~설악동으로 잡고는 그 마루리를 속초 시내에 가서 오징어 한 접시에 독주 한 잔하고 귀경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게 가능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백담사~오세암까지 2+α시간, 오세암~마등령 1시간, 공룡 3시간, 비선대 2시간 반, 설악동 1시간 그러면 산행시간만 9시간 반 +α 정도 걸리므로 동서울에서 첫차를 타고 백담사에서 8시 반 셔틀버스를 탄다면 9시부터 산행 시작.

그렇게만 된다면 대포가서 오징어 먹고 나면 막차타고 충분히 올 수 있다는 계산이 서는군요.

변수는 별로 없는 거 같은데 괜히 케이선배님 같은 분을 따라서 하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건 아닌지....

오징어 생각에 무조건 결행하기로 합니다.

사실 설악에 다녀온 지 2주도 채 되지 않았는데 또 공룡!

예전에도 케이선배님이 바람 넣는 바람에 엉떨결에 화대종주도 했으니 후배가 선배를 쫓아하는 게 그다지 모날 것도 없고....

저같이 단순한 사람은 결심이 섰으면 바로 결행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니....

4시 40분에 일어나려했더니 새벽 1시 40분 부터 매 시간마다 깨게되는군요.

징그러워라.

06:05에 출발한 버스는 백담사에 07:50에 도착하는군요.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4. 08. 06. 수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설악산 (백담사~오세암~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 삼거리~양폭~비선대~설악동)

4. 산행거리 : 41.84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981.34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백 담 사

08:34

오 세 암

6.0km

10:21

107

마 등 령

1.4

11:11

50

희운각삼거리

4.9

13:38

147

10분 휴식

양 폭

1.8

14:18

40

비 선 대

3.5

15:34

76

30분 휴식

설 악 동

3.0

16:19

45

20.6km

07:45

07:05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08:00부터 버스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으니 바쁜 걸음으로 올라가니 08:04.

버스는 아직 출발하지 않고 있군요.

어느 덧 손님들은 한 차가 다 차고.....

백담사에서 내려오는 버스가 도착하자 출발합니다.

지도 #1

08:33

오지 않던 비가 백담사에 가까워지니까 내리기 시작하는군요.

내리지마자 산객들은 다들 우의를 꺼내입고 일부 백담사 관광객들은 우산을 펴듭니다.

입을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젖은 몸으로 다니는 것보다는 덥더라도 우의를 입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백담사도 들어가지 않고 바로 좌틀하여 등로로 들어섭니다.

혼자 아니면 가족 단위로 멤버들이 구성됩니다.

개인적으로 온 남자 두 친구가 속도를 꽤 냅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들어갑니다.

실로 오랜만에 백담사 코스를 진행합니다.

자갈밭의 케언들 무수히 서 있고......

아까 차량 전용도로에는 등산객들은 우회하라는 표시가 되어 있고....

그런데 이게 뭡니까.

자연보전의 핵심, 생태복지의 선도기관인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우리의 위대한 유산인 자연을 그 모습 그대로 국민 곁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하여 여러 안내판들을 세워 놓았는데 그 해설을 보노라니 엉뚱한 지식을 안내하고 있어 이걸 읽는 우리의 어린 아이들은 이 설악산에서 뭘 보고 배우라는 것인지...

즉 설악산은 태백산맥의 북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과 오대산과 태백산에서 차령산맥과, 소백산맥과 연결된다고 긁적거려 놓았습니다.

백두대간보전법이 만들어져 시행된 지가 언제인데....

산줄기 이름을 바로 잡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가 지금 할 일입니다.

다음(daum)에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산행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닙니다.

백두대간보전법이 생긴지도 어언 11년째입니다

법만 만들어놓고 실제로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태백산맥 등이

지금도 각종 지리교과서나 방송 기업 정부와 단체 등 사회 전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누천년간 사용해오던 우리고유의 산줄기 이름과 흐름을

1769년 여암 신경준 선생께서 영조의 명을 받아

족보형식으로 편찬한 우리나라의 지리정보 집합서인

산경표에 기초한 백두대간 낙동정맥 등 1대간 1정간 13정맥 산줄기를

바로 알고 바로 잡아보자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 주실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입하시고 간단한 힘 실어주는 가입인사도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구체적인 사업도 아직은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앞으로 모든 회원님들과 숙의 과정을 거쳐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시작이라 가입인원이 적습니다.

내용도 아직은 빈약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뜻을 같이 하는 님들의 열정에 힘입어

알찬 내용으로 채워지고 빛을 낼 것입니다

일반인, 산악인 관계 없이 주변에 가입 홍보도 부탁드리며,
힘있는 카페가 되도록 가지고 계신 자료들도 공유하였으면 합니다

앞으로 우리산줄기 이름이 널리 실생활과 인문지리 등 학문에도 쓰일수 있도록

다같이 힘을 합쳐 주십시요.

카페명: 산경표따르기
http://cafe.daum.net/woori.sanjulgi ← 클릭

고맙습니다! 꾸뻑~

신경수, 다올, 현오 배상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들어오셔서 가입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요사이 비가 좀 오니 염실천의 수량이 많이 늘었을 것 같습니다.

09:28

영시암입니다.

감자 한 광주리를 내 놓았는데 사찰 관련 사람이 쳐다보고 있어 공짜로 먹기도 뭐하고 또 옆에 불전함에 보시를 한다고 해도 얼마나 내야할 지 몰라 그냥 통과합니다.

운악산 운악사에서는 잔치국수를 공양하여 먹고는 그날 기분에 따라 5,000원 10,000원을 넣었는데 감자 하나 먹는데 감시하고 있으니 무서워서 어디 먹겠습니까.

제거 워낙 불심이 부족해서...

그 사람들 그렇게 불사를 한다고 기왓장을 팔아서 뭘 하려고 하는 것인지....

부처님의 뜻은 그게 아닐지언데....

09:33

이내 오세암 갈림길입니다.

창고같은 데서 좌틀합니다.

아까보다는 좀 더 원시적인 분위기입니다.

지도 #2

백담사에서 마등령까지의 거리가 7.4km.

그 중에서 3.5km는 거의 평지....

고도를 높입니다.

10:14

삼거리에서 오세암 방향으로 우틀.

좌측으로는 스님들 요사채를 만든다며 불사가 진행 중이고,

10:21

관세음보살과 관련한 전설이 있는 곳이라 천진관음보전이라는 이름이 큰법당을 갈음하고 있군요.

그 우측으로는 동자전까지...

공양간을 통하여 진행합니다.

그런데 여기 삼각점이 있다고 하는데 어디 봉우리도 안 보이는데 .......

그냥 통과.

10:25

그러면 바로 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마등령은 좌틀합니다.

1.4km면 아무리 천천히 가도 1시간이면 족하다는 이야기고....

어쨌든 우의를 입고 벗고를 두 번이나 반복하느라 시간을 좀 빼앗겼어도 양호한 진행입니다.

하긴 마루금파들은 길만 좋으면 어디든, 얼마든 갈 수 있는 능력은 가지고 있으니 저도 그동안의 마루금 수행(?)으로 단련이 좀 되긴 된 것 같습니다.

개울이 만들어지는 소리가 좀 시끄럽고.....

계단들을 계속 나누어 오르고.....

계단이 있는 곳이 그나마 조망이 터지는 곳이니 바로 좌측을 둘러봅니다.

역시 설악!

11:05

일단 능선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나저나 앞에 간 친구들은 한참이나 달아났는지 좀 처럼 시야에 들어오질 않는군요.

또 빗물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11:11

드디어 마등령 삼거리로 올라섭니다.

오늘은 귀경시간 때문에 시간 체크가 중요합니다.

백담사에서 2시간 37분.

오세암에서는 50분.

예상보다 많이 단축된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미끄러운 바위 구간을 얼마나 장애를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비는 계속 이슬비라 신발은 젖지 않고....

품앗이 한 번 합니다.

오늘은 좀 시원하게 입었습니다.

바위구간을 지나,

11:33

저는 항상 이곳을 통과할 때 도봉산의 'Y계곡'을 연상합니다.

생긴 거나 산객들로 정체현상을 빚는 거나.....

아마 어느 나라에도 산에서 일방통행을 실시하는 나라는 없을 걸요?

오늘은 비때문인지 사람도 없고 한적해서 아주 좋습니다.

배가 고파 김밥 한 줄을 먹고....

그런데 조금 더 진행하다 보니 앞서 가던 한 친구가 배낭을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는 등 정비를 하며 쉬고 있군요.

멀리도 도망 왔습니다.

"천천히 가겠다고 먼저 가시라."고 하는군요.

과부하가 걸린 모양입니다.

천안에서 왔다는 한 친구는 1275봉 오르는 숲에서 비를 피하면서 쉬고 있고....

뭐 바쁘다고 그렇게 빨리 가더니만.....

12:32

1275봉에 오릅니다.

오늘은 날씨가 뒤를 받쳐주는군요.

그냥 천천히 가도 쉬고 싶다는 생각이 그다지 나지 않는 걸 보니 땡볕보다는 확실히 좋다는 느낌입니다.

지나치는 분들과 산인사를 나누고....

추월할 때에는 "먼저 간다."고 고하고....

1275봉에서 내려가는 곳은 맨질맨질하지만 미끄러질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도 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옵니다.

12:37

샘터를 지나면서 당연히 빗물이겠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손으로 한 모금 인사치레만 합니다.

바위에 달라붙어 진행하고....

12:49

이제 지나온 거리의 숫자가 희운각까지의 남은 거리 숫자보다 더 많아졌고.......

지도 #3

다만 아쉬운 것은 저 왼쪽이 대청이고 그리고 우측이 소청....저쪽이 귀청인데 나뭇가지 때문에....

요 바로 앞이 용안데....

이런 걸 그저 이런 상황 속에서 상상만 하여야 한다는 거겠죠.

12:54

조망이 확실한 곳으로 오릅니다.

그냥 사진으로만 대신하죠.

부부한 팀은 1275가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하면서 우의를 정리하는군요.

저도 벗어 배낭 커버 안으로 밀어넣고....

13:17

희운각 까지 1km면 다 왔다는 얘기네요.

13:31

그렇죠.

이게 보여야 다 온거죠.

사실 예전에는 공룡을 이 길로 오지 않고 신선대 쪽으로 직접 올라 진행을 했다고 하던데 제가 80년대 초반에 지날때만 해도 이리로 지났던 기억입니다.

13:37

아마 이 표지판 바로 뒤로 이어지는 희미한 오솔길 같은 게 그 신선대로 가는 길 같기는 한데....

지도 #으로 봐도 대강 그럴 것 같습니다.

13:38

어쨌든 걸음은 희운각대피소 삼거리에 닿습니다.

시간 체크를 해보니 14:00 예정이었는데 무난하게 왔습니다.

백담사에서 5시간.

마등령에서 2시간 27분.

느긋하게 내려가 오징어회를 먹을 수 있겠군요.

19:50 버스 예약한 것을 18:20으로 바꿔도 될 것 같습니다.

이따 비선대 휴게소에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돌계단을 너무 스피드 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내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좌우,

그리고 정면에 펼쳐지는 풍광만 보며 걸어도 아까 공룡에서 보지 못한 아쉬움을 충분히 보상 받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화채의 자락들.....

................

드디어 폭포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게 내려가서는,

천당폭포가 됩니다.

..............

................

................

직접 봐야지 사진으로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양폭 중 하나.............

14:18

양폭대피소입니다.

그냥 통과.

아무래도 사진으로는 이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카메라가 아무리 좋고 작가가 아무리 구도를 잘 잡아 이 순간을 표현한다고 해도.....

.............

시원합니다.

이 오련폭포의 물줄기만 보아도 등골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물줄기 다섯 개가 이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다섯 개가 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왼쪽 용소골에서 내려오는 물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도 #4

이 좁은 골짜기에서........

귀면암.

저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사실 머릿속으로는 케이선배님이 알탕을 했다는 곳이 어딘가하는 생각을 곰곰히 합니다.

분명 좌측인데 비선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라면 옛골쪽인가?

눈이 맑아집니다.

당장이라도 풍덩.....

금강굴이 한눈에 들어오니 비선대도 다 왔고,

15:02

여기 같습니다.

발만 담그고 오기로 합니다.

30분 정도 푹 쉬었다 내려옵니다.

15:34

마등령 갈림 삼거리이기도 합니다.

다리 위에서 아쉬움에 뒤를 한 번 더 돌아보고.....

비선대....

권금성 일대....

집선봉........

...............

여기도 또 엉터리 안내판.

산림청이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이면 전문기관 아닌가요?

무슨 태백산맥이고 차령이며 소백입니까.

간단하게 백두대간, 한강정(기)맥으로 끝나는 것을....

이제 다 왔군요.

아쉬움에 우측으로 설악을 다시 보면서,

16:22

설악동을 빠져나와 버스를 타고 대포로 갑니다.

엣맛이 사라진 대포항에서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친구네 누이가 하는 가게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좀 멀리 떨어져 있고 많이 먹을 것도 아니어서 굳이 거기까지 가지는 않고 가까운데 난장이라는 건물이 있어 그리로 들어갑니다.

난장동 안....

그런데 케이선배님의 말과는 달리 두 마리에 만 원.

추가로 한 마리 더시켜 소주 하나에 맥주 한 병을 깔끔하게 비웁니다.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18:20 버스를 타고 성남터미널에 내려 귀가를 하니 10시가 좀 안 되는군요.